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장용승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새 북미협정 USMCA 타결 의미-美 ‘자국 우선주의’ 기반한 무역질서 옥죄기
기사입력 2018.10.30 10:59:57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예상과 달리 9월 내 3국 합의를 도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 성공을 자축할 것이며,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통상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CNN)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USMCA)’ 트럼프 행정부에게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워싱턴포스트지)

미국이 지난 9월 30일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글로벌 무역질서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격다짐식 압박’이 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전 세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USMCA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취임 후 타결 지은 첫 다자무역 합의라는 데 의미가 있다.

NAFTA를 “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재협상을 현정부의 무역정책의 지상과제로 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소기의 목적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통상정책이 실제 협정으로 구체화하게 된 것으로 향후 미국 무역정책의 ‘지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USMCA 타결 협상안에 따르면 캐나다는 자국 낙농업 시장의 3.5%를 미국에 열어주기로 했다. 또 최대 쟁점이었던 자동차 이슈와 관련해 미국이 자국 자동차 생산 강화를 목표로 멕시코와 협상을 타결한 대로 북미산 자동차에는 시급 16달러 이상을 받는 근로자의 생산 비중을 40∼45%로 늘리도록 했다. 무관세 혜택을 위한 자동차 부품의 역내 생산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미국이 자국에 있는 자동차 업체와 부품사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멕시코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히 주장해온 사안이다. 결국 철저하게 ‘미국 우선주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타결 과정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이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USMCA의 경우, 미국 파트너가 캐나다와 멕시코지만 미국은 3자간 협상을 배제한 채 우선 지난 8월 27일 멕시코와 개정에 합의한 이후 캐나다를 압박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미국과 멕시코 간 합의가 이뤄졌으니 캐나다가 동참하지 않으면 양국 간 협정으로 대체하겠다고 압박하면서 캐나다에 대해선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은 재협상 마감시한을 10월 1일 자정으로 정해놓고 캐나다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캐나다가 결국 낙농업 시장 개방 등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면서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3자 무역협정 틀을 유지하는 쪽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미국이 양자협상에 나선 것은 원하는 대로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관세 폭탄’ 위협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기 용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언론들의 지적대로 이에 자신감을 얻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무역 파트너들에게도 ‘관세 폭탄 위협-양자 협정 추진-미국에 유리한 무역협정 체결’ 접근법을 사용하겠다는 점을 내비쳤다. ‘고율 관세 부과’를 무기로 개별 양자 협상을 압박해 미국 쪽에 유리한 무역구조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USMCA 협상 과정이 ‘트럼프 무역 협상 지침서’ 될 듯

트럼프 대통령은 USMCA 합의 직후인 10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USMCA에 대해 “이것이 북미를 제조업 강국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새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에 일자리 수십만 개,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될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위협에 반대하는 진영을 “애송이(baby)”라고 지칭하며 “관세가 아니었더라면 우리는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관세 폭탄’ 위협이 무역파트너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고,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주효했던 만큼 앞으로도 이를 계속 활용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타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브라질, 인도 등을 언급하며 무역역조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신흥국인 브라질, 인도 등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미국에 유리한 무역협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 규모는 3759억달러다. EU, 일본, 인도 등은 미국에 대해 각각 1526억달러, 700억달러, 230억달러 무역흑자를 나타냈다. 미국은 브라질에 대해선 무역흑자(9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폐쇄적인 경제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향해선 ‘관세 왕(Tariff king)’이라고 부르며 즉각적인 무역협상 개시를 요구했다. 그는 또 “브라질은 미국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그들(브라질)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은 세계화 가치에 바탕을 둔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무역체계를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석학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방식이 자유무역주의 근본 질서를 흔들어 세계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글로벌 공급·가치 사슬에 위협을 가해 무역질서에 큰 혼란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로 인해 미국 역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 인식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미국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주도로 합의를 이끌어낸 USMCA의 경우, 곧바로 출범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국 간 서명, 의회 승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장벽을 통한 미국 우선주의 실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당사국 정상들의 서명, 의회 승인 절차 등으로 인해 USMCA의 주요 내용은 2020년까지 개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USMCA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국 기업들로선 새로운 환경에 맞춰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또 다른 부담이 생긴 셈이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8호 (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sean Trend] 경제개방 후 입맛 확 변한 미얀마

[장용승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새 북미협정 USMCA 타결 의미-美 ‘자국 우선주의’ 기반한 무역..

[신헌철 특파원의 워싱턴 워치] 석유매장량 세계 1위 베네수엘라의 비극-현대판 엑소더스… 국민 12% 조..

[김대기 특파원의 차이나 프리즘] 전자상거래 시대 급성장 중인 中 화훼 산업 올해 꽃 거래 400억 송이 ..

[정욱 특파원의 일본열도 통신] 신재생 vs 원전, 기로에 선 日 에너지정책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