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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Trend] 태국에서 여론전 펴는 북한 유튜브
기사입력 2018.10.02 15:18:57 | 최종수정 2018.10.11 15: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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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태국은 북한이 대사관을 두고 있는 전 세계 얼마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양국은 75년부터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은 1991년에 설립됐다.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인데, 그만큼 양국의 관계는 돈독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남북 간 측면에서 보면 태국은 양측의 외교전장이다. 이는 태국이 중립국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태국에서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이 전 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12개로 파악되고 있는데, 여기에 태국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태국 내 유튜브 채널 등장은 2016년 11월 28일부터인데 시기가 다소 묘하다. 이때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었고, 전통적 우방국인 태국의 북한을 향한 태도가 미묘하게 변하던 시점이었다. 태국 정부는 2016년 4월 각료회의를 열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승인하면서 북한의 여객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후 고려항공은 스스로 주 1회 운영하던 방콕 노선을 폐지했다. 태국 정부는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에 향해 목소리를 높였는데, 2017년 9월 유엔총회에서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외무장관은 과거와 달리 북한 핵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태국 내에서 유튜브 채널을 연 것은 물밑에서 태국과의 호의적 관계를 끌고 나가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국 유튜브 채널명은 ‘나는 태국을 사랑!!! ’인데, 여기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얼핏 엿볼 수 있다. 북한 유튜브 채널은 이달까지 92건의 비디오가 게재됐고, 현재 6715명의 구독자가 있다. 게시물은 관광, 애니메이션, 게임, 북한 국가 및 뉴스 4개의 채널로 분류돼 있다. 먼저 관광코너에는 평양 만수대 워터파크, 놀이동산, 북한 음식점 등 11개의 관련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북한의 ‘고려관광’이 비디오 제작을 위한 재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터테인먼트에는 북한 스튜디오에서 1977~2000년에 제작되었던 애니메이션 ‘다람쥐와 고슴도치’ 관련 4개의 영상이 등재되어 있다. 채널에 나오는 뉴스는 대부분 북한의 군사 정보를 담고 있으며 북한 군사력의 우수성을 홍보 및 과시하는 성격이 짙다. 사이트 전반적으로 고난의 행군과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전반적 모습이 아닌 일부의 모습만 부각시켜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느끼게끔 구성돼 있다.

코트라 방콕 무역관에 따르면 이 유튜브 채널은 북한에 거주 중인 북한인 김선규 씨(이하 김 씨)와 중국인 린리차(Lin Licha) 씨가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함흥 지역에서 활동하는 태국 전문가로, 태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북한에서 10여 년간의 군복무를 마친 뒤 태국 유학생활을 시작하였으며, 태국 북부의 콘껜 국립대학교와 치앙마이 국립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채널 내 코멘트 섹션을 통해 채널 시청자들과 소통도 하고 있다. 태국인의 질문 또는 코멘트에 대한 답글을 다는 방식이다. 빠르면 하루 만에 통상 1주일 이내로 북한 운영자 측의 답변이 올라온다. 운영자는 태국인들과의 친분 강화를 위해 운영자는 스스로를 태국어로 삼촌이라는 의미를 지닌 ‘룽’이라는 단어로 지칭하기도 한다.

북한이 태국 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물밑에서 여론전을 벌이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업로드 콘텐츠는 5개월 전으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인데, 이것이 이 채널의 마지막 영상이다.
공교롭게도 남북관계 화해무드 이후 게시물 게재가 다소 뜸한 모습이다. 이 채널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의 모습도 올라와 있다.

방콕무역관 측은 “태국 내 유튜브 채널 운영은 북한 정부에서도 디지털 미디어 활용의 중요성 또는 필요성을 감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최근 다른 아세안 국가에서 주목받지 못하지만 태국은 경제적·외교적 활용 면에서 우리에게 여전히 관심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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