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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철 특파원의 워싱턴 워치] 후끈 달아오르는 美 중간선거-11월 6일 하원 전원, 상원 3분의 1 물갈이 트럼프 재선 가늠할 리트머스시험지
기사입력 2018.08.30 0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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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이 중간선거(Mid-term Election) 열기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은 현역 대통령의 임기(4년) 중간에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다. 이번 선거에서 연방 상원은 100명 중 35명(공석 2석 포함)을 교체한다. 하원의원 임기는 2년이다. 상원의원 임기는 6년이지만 2년마다 50개주 가운데 3분의 1씩 새로 뽑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미국 정치권이 중간선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재선이나 정권교체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지이기 때문이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11월의 첫 번째 월요일을 지난 첫 번째 화요일’에 치러진다. 올해의 경우 11월 6일(현지시간)이다. 주지사를 새로 뽑는 주도 36곳에 달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대형 선거다. 현재 주지사 정당별 분포는 공화 26곳, 민주 9곳, 무소속 1곳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대단히 유리한 정치지형 위에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하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이 236석으로 과반(218석)을 훌쩍 넘는다. 상원도 공화당이 51석으로 과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트럼프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공화당의 ‘수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상원의원을 새로 뽑는 35곳의 경우 공화당 현역 선거구가 9곳에 불과한 반면 민주당이 현역인 선거구는 26곳(무소속 포함)에 달한다. 민주당은 26곳을 모두 이기고 2곳을 더 뺏어야 하는 상황인 데다 현역 의원들 중 상당수는 트럼프 바람에 고전하고 있다. 따라서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을 지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하원은 민주당으로선 붙어볼 만한 전장이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쿡 폴리티컬 리포트’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확실한 승리가 예상되는 선거구는 435곳 가운데 민주당(193석)이 공화당(180석)을 앞선다. 나머지 62곳(14.3%)이 박빙이다. 이 가운데 공화당 우위가 26곳, 민주당 우위는 9곳이고 초박빙 선거구가 27곳에 달한다. 만약 초박빙 선거구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면 공화당이 하원 과반을 유지하게 된다. 초박빙 지역들은 대개 선거 막판의 ‘바람’에 의해 표심이 결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부터 사실상 전국을 순회하며 공화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당내 예비경선에 나선 후보들 가운데 자신의 구미에 맞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공화당 정치인들을 ‘제거’하는 기회로도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은 ‘경제 지표’를 선거 캠페인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1%에 달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3%대를 유지하는 등 순풍에 돛을 단 듯한 양상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백인 중산층의 ‘콘트리트 표심’은 여전히 트럼프 쪽에 기울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잘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 세계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란, 시리아, 터키 등 중동국가들과 대치뿐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타협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과 캐나다, 멕시코 등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도 우호적이지 않다. 대선 과정의 러시아 스캔들을 반전시키기 위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헬싱키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국내적으로도 불법 이민자 추방, 흑인 비하 발언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오히려 이 같은 논란을 지지층 규합에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미국에 반기를 드는 국가들에 더욱 가혹한 채찍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관세부과 등 제재 카드를 꺼낼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안중엔 없다. 다만 공화당 입장에선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뮐러 특검의 조사와 폴 매너포트 등 측근들의 재판 결과가 일차적 변수다. 이어 중국 등과의 무역전쟁 성패도 중요하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는 대외관계다. 미국 정치권에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유태인을 의식한 일련의 대(對)중동 강경책은 조기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중간선거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내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북한 핵시설에 대한 검증에 이은 무기 외부반출과 폐기 등 구체적 실행단계까진 아니더라도 북한으로부터 핵관련 리스트를 제출받는 수준에 이른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겐 중간선거 캠페인용으로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이를 잘 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자신들이 더 많은 보상을 얻어내기 위해 끝까지 밀고 당기기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입장에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외에는 마땅히 꺼내들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재 전국 선거를 이끌 만한 대표주자도 없다. 아직까지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민주당이 공화당을 앞서지만 격차는 5%포인트대로 줄어들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세 지원을 절박하게 요구하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중간선거를 ‘트럼프 시대 vs 오바마 시대’의 구도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렸던 건강보험과 이민정책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저소득층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축소하고 이민자를 박해하는 점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복안인데 효과는 미지수다.


만약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는 ‘의회 분할(Divided Congress)’ 상황이 나타난다면 미국 워싱턴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정부의 감세나 확장적 재정정책, 나아가 대외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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