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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특파원의 차이나 프리즘] 실시간 미세먼지 모니터링하는 중국…IBM, 위성동원 실시간 정보 당국에 제공 징진지 일대 미세먼지 5년새 36% 줄여
기사입력 2018.06.05 16: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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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중국의 창업 메카 중관춘에 위치한 IBM리서치센터. 이곳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박사급 인력들이 대형 스크린을 응시하며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스크린에는 베이징 시내 지도와 함께 대기오염 유발인자 관련 데이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한 연구원이 마스터 컴퓨터의 마우스를 움직여 베이징 지도에서 중관춘 지역을 클릭하자 화면 한편에 팝업창이 등장했다. 여기에는 하늘 풍경이 담겨있었다. 처음에는 사진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구름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IBM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중관춘 일대의 하늘 풍경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정밀 센서, 위성 측정 기술을 활용해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성) 일대의 공기 상태를 파악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당국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IBM은 소프트웨어(SW) 기술 사업을 펼치다가 중국 현지 연구개발(R&D)의 필요성을 느껴 1995년 IBM리서치센터(베이징)를 설립했다. 현재 IBM은 13개 국가(지역 포함)에서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석·박사급을 포함한 연구 인력은 3000여 명에 달한다. IBM리서치센터는 중국 당국과 손잡고 ‘정책성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시진핑 정권 들어 중국 당국이 환경오염 해결을 주요 정책 과제로 선정하자 IBM리서치센터는 2013년 ‘그린 호라이즌 이니셔티브(Green Horizon initiative)’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IBM리서치센터는 이 프로젝트의 3대 목표로 ▲대기오염 감축 ▲재생 에너지 활용성 제고 ▲에너지 소비 효율 향상 등을 잡았다. 당시 IBM리서치센터가 주목한 것은 중국의 미세먼지였다. 미세먼지 유발인자의 근원지를 파악하고, 미세먼지의 이동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면 중국 당국이 효과적으로 대기오염 방지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무렵 IBM리서치센터는 ‘대기질 관리 결정 지원 플랫폼(에어 퀄리티 매니지먼트 디시전 서포트 플랫폼·Air Quality Management Decision Support Platform)’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현황을 실시간 측정하고,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오징옌 IBM리서치센터 인공지능 분석 연구위원은 “베이징 전역에 ‘500미터×500미터’ 구간마다 설치돼 있는 센서 설비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3차원으로 실시간 측정하고 있다”며 “센서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정보 루트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미세먼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3~10일 이후 미세먼지의 농도 변화와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스크린을 살펴보니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시간대별로 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3차원 그래픽을 통해 향후 10일 동안 미세먼지의 예상 이동 경로도 볼 수 있었다. 화면 하단에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대기오염 관련 글과 사진, 영상 등이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IBM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일반인의 동의를 얻어 이들이 SNS에 올리는 환경오염 관련 콘텐츠를 모아 분석하고 있다”며 “SNS 정보를 통해 폐수를 불법으로 방출한 공장을 색출하기도 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갑자기 짙어진 지역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IBM 리서치센터가 개발한 ‘대기질 관리 결정 지원 플랫폼’ 화면



▶中 당국은 미세먼지 근원지 파악해 집중 단속

IBM리서치센터의 ‘대기질 관리 결정 지원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징진지 일대에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다. 2013년 초 IBM리서치센터는 베이징 시정부 산하 생태환경부와 ‘미세먼지 모니터링 및 예측에 관한 협력 사항’이라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IBM리서치센터가 ‘대기질 관리 결정 지원 플랫폼’을 베이징 시정부를 비롯한 환경 당국과 공유하고, 징진지 일대 미세먼지에 대한 측정·예측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당시 베이징 시정부는 징진지 일대의 미세먼지 현황을 실시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베이징 시정부는 ‘미세먼지 대응 전담팀’을 꾸렸다. 베이징 시정부와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이 관리감독을 수행하고, IBM리서치센터는 미세먼지 분석 및 예측 업무를, 잉스뤠이다(Insights Value)는 미세먼지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제공하는 등 역할 분담을 명확히 했다. IBM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징진지 일대에 설치돼 있는 잉스뤠이다 센서가 미세먼지 데이터를 IBM리서치센터가 받아 분석한 뒤 감독 기관인 베이징 시정부에 전달하고 있다”며 “시정부는 관련 정보를 토대로 오염물질을 많이 방출하는 공장 지역을 선별해 현지 조사에 나서고, 시정 조치, 벌금형, 공장 폐쇄와 같은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만 7만8000여 개에 달하는 오염물 배출공장을 폐쇄시켰다. 또 정화장치 의무화 규정을 강화해 단속에 나서면서 오염물질 배출량을 최근 5년 새 40%가량 줄였다. 징진지 일대 PM2.5 연평균 수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부가 발간한 ‘중국환경상황보고 백서’에 따르면 2013년 징진지 일대 PM2.5의 연평균 수치는 106ug/㎥였으나 2016년에는 71ug/㎥로 떨어졌다. 지난해 1~11월 평균 수치는 67ug/㎥로 집계됐다. 5년 새 미세먼지 농도가 36.7%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3년 9월 국무원은 전국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대기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2013~2017년까지 진행된 1차 계획에는 중앙 정부가 지방 성·시·자치구와 함께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미세먼지 감축 목표가 담겨있는데 대부분 목표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계획의 목표는 징진지, 장강삼각주, 주강삼각주 등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5년 동안 각각 25%, 20%, 15% 줄이는 것이었다. 베이징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60ug/㎥ 정도로 통제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사오징옌 IBM리서치센터 인공지능 분석 연구위원은 “미세먼지 현황을 파악한 중국 당국의 다음 목표는 전국에 퍼져있는 미세먼지 근원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 점차적으로 없애 나가는 것”이라며 “현재 징진지 일대에서 운영 중인 IBM리서치센터의 미세먼지 분석 플랫폼을 전국에 도입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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