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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특파원의 워싱턴 워치] 경마 루이빌·골프 오거스타·자동차 경주 데이토나…美 승부의 도시… 한판으로 1년 먹고산다
기사입력 2018.05.11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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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5일. 올해 미국에서는 제144회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날이다.

켄터키 더비는 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열리는 미국 최대의 경마대회다. 세계 각지에서 뽑힌 명마들이 2000m 트랙을 달리는 켄터키 더비 경마는 1분 30초간 진행된다. 그래서 켄터키 더비는 ‘1분 30초의 미학’이라고도 불린다.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켄터키주 루이빌은 이 1분 30초를 위해 1년을 준비한다. 그리고 켄터키 더비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으로 1년 먹거리를 챙긴다. 그야말로 명승부 하나가 그 도시의 모든 것인 셈이다. 미국에는 이 같은 명승부의 도시가 몇 곳 더 있다. 대표적인 곳이 4월에 개최된 미국 최대의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다. 4월 첫째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를 위해 오거스타는 1년을 준비한다. 물론 오거스타는 마스터스 대회 하나로 1년 예산을 훨씬 넘는 소득을 얻는다.

미국의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과 프로야구 결승전인 월드시리즈, NBA 농구 결승전 등도 미국인들의 시선을 한꺼번에 사로잡는 경기이기는 하지만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열리는 탓에 특정 도시 하나가 주목을 받지는 않는다. 명승부를 독점하는 미국의 도시는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루이빌,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그리고 매년 2월 나스카 최대 승부가 펼쳐지는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그리고 세계적인 테니스 시합 US오픈을 매년 9월 개최하는 뉴욕 정도가 거의 전부다.

켄터키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치킨 프랜차이즈 KFC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켄터키의 존재 이유는 켄터키 더비다. 고작 1분 30초짜리 경기를 보기 위해 17만 명이 경기장을 찾는다. 입장권 평균 가격은 900달러다. 물론 VIP석은 5000달러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올림픽 주관사인 NBC 방송이 전 세계에 경기를 생중계하는 데 통상 1600만 명이 이를 시청한다.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다.

켄터키 더비에는 세계적인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기업인과 정치인들이 총집결한다. 이 때문에 켄터키 더비는 유명인사들의 사교의 장이자 비즈니스 현장이기도 하다. 켄터키 더비 때 열리는 선더버드 루이빌이라는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루이빌을 찾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미국의 주요 단체들이 참여하는 페가수스 퍼레이드 역시 상당한 볼거리다. 경마장이 있는 루이빌은 켄터키 더비를 통해 연간 5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 60만 명의 작은 마을 루이빌에 연간 관광객이 150만 명이 되는 것은 오직 경마 덕분이다.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가 켄터키주 루이빌과 닮은 꼴이다.

매년 4월 첫째 주에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는 입장권 판매로 4000만달러, 골프용품 판매로 5000만달러, 방송 중계권료 2500만달러를 벌어들인다. 올해 마스터스 관람객은 4만5000명이었다. 입장권 가격도 다양한데 골프스타들의 연습경기를 보기 위한 입장권이 75달러였다. 6번홀 티박스 뒤편에는 ‘베크만 플레이스’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부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 구역이다. 6000달러에 달하는 입장권 가격도 가격이지만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하얀 원피스의 캐디들과 함께 선수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다.



▶마스터스 대회 올해 수익만 1억2500만달러

마스터스는 이처럼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다. 올해 수익은 1억2500만달러로 추산된다. 마스터스 대회 덕분에 조지아주의 중소도시 오거스타도 엄청난 소득을 챙긴다. 세계적인 골프선수들도 마스터스 대회 참가를 위해 오거스타에 숙소를 마련한다. 대회 기간에 숙박비가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올해 출전한 한국 선수 김시우는 가족과 캐디가 묵을 집을 일주일간 빌리는 가격으로 1만달러를 지불했다. 톱 순위권에 속한 선수들은 5만달러까지 숙박비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F1, 카트와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 경주로 꼽히는 미국의 자동차 경주가 나스카다. 나스카 대회 중 최대 경기이자 연중 첫 경기가 바로 데이토나 500이다. 매년 2월 플로리다주 데이토나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플로리다의 작은 해변지역 정도로만 알려진 데이토나는 자동차 경주 하나가 도시의 시작이자 끝이다. 1959년 첫 경기가 열린 이래 매년 1500만 명을 넘나드는 시청률을 자랑한다. F1 대회의 차량이 전용 경주용차인 것과 달리 나스카 차량의 겉모습은 세단 형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매년 2월이면 플로리다에 집결한다. 이 경기 하나를 보기 위해 세계 전역에서 데이토나를 찾아온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 자동차 경기를 관람한 후 인근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모습도 흔하다.

매년 열리는 세계 4대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US오픈도 특정한 장소를 정해 놓고 열리는 경기다.
1881년 처음 시작된 US오픈은 미국 노동절을 전후한 8월 말 또는 9월 초에 열리며 그랜드슬램 대회 중 연중 가장 마지막으로 열리는 탓에 세계 테니스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합이 열리는 뉴욕이 워낙 대도시인데다 US오픈 외에도 다양한 수익원을 갖고 있어 뉴욕이 US오픈의 도시로 주목받지는 않는다. 뉴욕은 US오픈보다 더 유명하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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