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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혁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7년 제로금리 마감한 미국…이젠 금리인상 속도에 달렸다
기사입력 2016.02.25 13: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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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금리인상의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과연 미 연준이 예상하는 만큼의 속도로 금리인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또한 유럽, 일본 등 다른 권역과의 금리 차가 갈수록 벌어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혼동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숙제다.”

월가에서 만난 한 경제 전문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다음 금리인상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7년간의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한 미국은 9년 반 만의 금리인상과 함께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한 닻을 올렸다. 연준의 항해가 순항할지 아니면 금리인상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파장을 던지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2016년 4차례 총 1%P 인상 시사한 연준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완만한 금리인상 방침을 거듭 강조하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옐런 의장은 “경제 여건을 보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금리 수준은 당분간 장기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수준보다 더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도면 ‘비둘기파적’ 색채가 물씬 묻어나는 발언이다.

하지만 연준의 조심스런 행보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느끼는 인식과는 괴리가 존재한다. 미 연준 위원 17명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2016년 말까지의 기준금리가 1.37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금리인상으로 0.25~0.5%에 도달한 점을 감안하면 2016년에 1%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준 위원들은 2017년에는 기준금리가 2.37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까지는 3.25%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이에 반해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2016년에 기준금리 1%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낮은 저물가와 중국발 경기 부진, 기록적인 저유가 등의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난 달 16일(현지시간) 미 다우지수는 1.28%나 오른 1만7749.09에 마감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17∼18일에는 각각 1.43%, 2.10% 급락해 전날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더 떨어졌다. 18일 금요일의 증시 급락이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을 맞이한 데다 유가 하락이 겹친 점도 있었지만 미 금리인상의 후폭풍 아니냐는 불안감이 시장을 엄습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연준의 기준금리인상이 위험하고 너무 이른 결정이라고 지적한 뒤 실업률을 더욱 낮추고 불평등을 없애려면 돈을 풀어 계속 미국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 연준이 향후 3년 간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만큼 순차적인 금리인상 행보가 여러 신흥국들의 자금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신흥시장을 빠져나간 달러는 1조달러에 육박한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달러채권을 대거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신흥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 금리인상에 따른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CNN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을 꼽았다. 지난 10년 간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막대한 달러 부채를 쌓아왔거나 해외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쫓아 위험자산에 투자해온 주요 국가들이라는 분석이다.



▶상업용 부동산·정크본드시장 우려 증폭

미 금리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유가 급락으로 흔들리고 있는 러시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경우 유가 하락을 자극할 수 있고 외화 수입 감소로 러시아의 재정난을 한층 가중시킬 수 있다. 러시아에서 에너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의 70%에 달한다. 산유국 베네수엘라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원유 수출로 국가 재정의 90%를 충당하는 베네수엘라는 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으로 2015년 재정 수입이 전년보다 68%나 줄어들었다. 다른 권역 못지않게 불안한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이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를 포기하려는 것도 미 금리인상 충격을 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의 긴축 개시는 수년째 초저금리 유동성의 자양분을 먹고 호황을 누려온 상업용 부동산과 신흥국 주식,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일명 하이일드채) 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다. 미 통화정책 정상화와 함께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야도 이들 고위험 자산 시장이다. 이미 미국 정크본드 시장에는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최근 ‘서드 애비뉴’와 ‘스톤 라이언 캐피털 파트너스’가 유동성 압박과 환매 요구에 시달린 끝에 정크본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대표적인 정크본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쉐어스 아이박스 달러 하이일드채 ETF’도 가격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정크본드 충격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고금리 회사채 등 정상등급 채권시장까지 불똥이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고금리 회사채 시장의 불안은 신흥국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 미국 고금리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의 상당수가 신흥시장 채권에 펀드의 최대 20%를 투자한 상태라 미 채권시장의 위기가 신흥국 회사채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신흥국의 회사채 규모는 2014년까지 지난 10년 간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뉴욕·런던·홍콩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도 저금리 유동성 혜택을 톡톡히 본 경우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10년 대비 93% 상승했고 이는 종전 최고치인 2007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무디스는 분석했다. 미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2014년보다 10% 올라 1조7600억달러에 달한다. 스탠더드차타드(SC)는 최근 보고서에서 홍콩과 싱가포르의 부동산 시장이 거품 상태에 다다랐으며 향후 2∼3년에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최대 20%, 싱가포르는 1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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