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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원 특파원의 百市爭名 중국 도시 이야기] (6) 우루무치…자원풍부한 유목민의 땅 ‘신장위구르’ 수도 ‘아름다운 목장’에서 분리독립 ‘화약고’로
기사입력 2015.10.16 1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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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생활하다보면 어느 도시를 가든 양꼬치구이집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어로 ‘양로촬’이라고 부르는 이 요리는 양의 어깨부위를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구운 것으로, 생각보다 비린내가 많지 않고 향이 독특해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와 함께 중국 대표 음식으로 통한다.

사실 양꼬치는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의 요리도 아니고 한족의 요리도 아니다. 대륙의 서쪽 끝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양떼를 몰던 유목민들이 수천 년 전부터 간편히 해먹던 음식이 오늘날까지 전통으로 내려온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도시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다. 최근 들어 실크로드 여행붐이 일어 우루무치-둔황-투르판으로 이어지는 여행상품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아직도 우루무치라고 하면 중앙아시아 어디쯤 있는 도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루무치는 몽골어로 ‘아름다운 목장’을 뜻한다. 현지 발음은 ‘위림치’에 가깝다.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은 역사 이래 줄곧 유목민족들이 가축에 의존해 살던 곳이다. 천산산맥의 북쪽 해발 900m 고지에 위치해 가축을 키우기에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7세기 당나라 시대에 들어 중동지역과의 교역로인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비로소 중국 역사에 등장했다. 당나라는 우루무치에 북정도호부를 설치하고 실크로드의 한 줄기인 천산북로를 관할하게 했다.

하지만 당나라가 멸망한 뒤 이 땅은 1000년 가까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다. 흉노, 돌궐, 몽골 등 유목민족 흥망성쇠에 따라 주인이 바뀌었다. 청나라 건륭제가 1759년 서역에 군대를 보내 다시 중국 영토로 편입했지만, 19세기 들어 근대 민족주의 발흥기 유목민의 땅에서도 무슬림들이 정치세력화를 시도했다. 서쪽으로 마주한 중앙아시아에서 향신료만 넘어온 게 아니었다.

우루무치를 비롯한 서역 지방은 11세기 이후 이슬람교가 확산돼 15세기에는 중앙아시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수니파 이슬람교가 사회 주류를 형성했다. 쓸모없는 땅이라 여겨 방치하던 청 왕조는 분리독립운동이 일자 19세기 후반 군대를 보내 중앙통제력을 강화했다. ‘새로운 영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이라고 명명하고, 우루무치를 주도로 설립한 것도 이 시기다.

하지만 신해혁명으로 청조가 몰락하고 중앙 통제력이 약화되자 위구르족을 비롯한 토착 유목세력은 1944년 동투르키스탄을 건립하고 독립을 선포했다. 이 지역에서 역사상 처음 이슬람국가가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공산당 홍군이 진주하고 1949년 신중국에 합병됐다.

중국 위구르주민들의 시위



▶중국 영토의 6분의 1, 석유 등 지하자원 무궁무진

올해 10월 1일로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선포한 지 60주년을 맞는다. 중국 정부는 60주년을 맞아 관영 TV와 신문 등을 통해 신장위구르 지역이 지난 60년간 이룩한 성과물을 한 달 가까이 선전하고 있다.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5년간 이 지역에 대한 고정자산투자는 무려 3조2000억위안(약 600조원)을 기록했다. 가히 ‘예산폭탄’이라 할 정도고, 올해도 1조위안(약 185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 기간 200여만 명의 서민이 보장방(保障房, 일종의 장기임대주택)에 입주하는 등 민생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중국이 지역 형평성을 무시하고 신장위구르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이유는 어떻게 해서든 무슬림주민들의 독립운동을 막기 위해서다. 23개 성(省)과 4개 직할시, 5개 소수민족자치구 가운데 신장위구르는 최대 면적을 차지한다. 166만㎢로 중국 전체 영토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남한면적의 17배에 달하는 엄청난 땅덩어리다. 뿐만 아니라 몽골, 러시아, 인도, 카자흐스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중국이 절대로 신장위구르를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지하자원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시멘트, 철광석 등 무궁무진한 지하자원이 묻혀 있다. 특히 석탄 매장량은 100억t에 달한다. 풍부한 자원을 배경으로 철강, 전력 등 중공업이 발달했다. 또 서부지역 교통의 중심지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경제협력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국력을 기울여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사업에서도 우루무치가 육상 실크로드의 핵심 도시로 지정됐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신장위구르는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2010년부터 5년간 연평균 11%에 달하는 GDP 성장률을 기록했고, 중국이 6년 만에 최저인 7% 성장률에 턱걸이한 올 상반기에도 8.2% 성장을 달성했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쏟아부어 경제성장을 돕는 대표적 사업은 고속철 건설이다. 건설공사 기간에는 대규모 일자리가 생겨나고 개통 후에는 산업의 동맥이 뚫려 여행과 유통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견인해준다. 지난 연말에도 우루무치와 란저우를 잇는 ‘실크로드 고속철도’가 완공됐다. 4년여 공사를 거쳐 총연장 1776㎞ 구간에 개통된 이 고속철 덕분에 우루무치에서 내륙 중심도시 란저우로 가는 시간이 기존의 절반인 12시간으로 단축됐다.

위구르주민 달래기에 나선 중국 지도부(2012년)



▶무슬림 투쟁세력, IS와 손잡아 中정부 긴장

하지만 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위구르 지역에선 여전히 반(反)한족, 반(反)정부 정서가 강하다. 이 지역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사이에서 수천년간 동서 교류의 가교 역할을 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특히 신장위구르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고 여전히 고유의 언어를 쓰고 있어 한족과의 융합에 한계를 드러낸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내세우는 고속성장의 과실도 나중에 이주해온 한족들에게 집중되고, 토착 무슬림 주민들에겐 억압정책만 혹독해졌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대대로 유목민족의 주무대였던 우루무치는 ‘민족의 십자로’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았다. 현재도 위구르족과 카자흐족 등 50여 개 소수민족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신중국 건국 이후 중앙정부의 한족 이주정책으로 현재 350만명 우루무치 인구 가운데 한족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신장위구르 전체 인구를 따져도 2200만명 가운데 위구르족은 1000만명 남짓이다.

100년 넘게 이어진 분리독립 운동과 반(反)한족 정서는 오늘날에도 크고 작은 테러를 낳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7월에는 한족과 위구르족 주민 간에 유혈충돌이 발생해 20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 뒤 우루무치에선 다수의 군중이 모이는 집회가 사실상 금지돼 왔다.

시진핑 정부 들어서도 투르판 관공서 테러(2013년 6월), 쿤밍 철도역 흉기테러(2014년 3월), 우루무치 기차역 폭탄테러(2014년 4월) 등 토착 무슬림단체에 의한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다. 세 건 모두 사망자가 각각 3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남겼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선포 60주년을 맞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이미 넉 달 전부터 테러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공무원, 학생, 교사에 대해 지난 6월 라마단 기간 모든 종교 활동을 금지한 데 이어 대중집회를 철저히 통제했다.

폭력성을 강화하고 있는 위구르 독립운동세력이 신장자치구 60주년을 계기로 대규모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독일 뮌헨에 본부를 둔 신장위구르 분리독립운동 단체 ‘동투르키스탄 해방조직(ETLO)’은 신장자치구 50주년이었던 지난 2005년에도 위구르족 동포들에게 기념활동 저지와 무장투쟁을 선동한 바 있다.

자치구 선포일이 중국 내 주요명소가 관광객들로 붐비는 국경절(10월 1일) 연휴와 겹치는 점도 중국 정부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신장위구르 공안 당국은 심지어 주방용 칼을 구입할 때에도 신분증 번호와 전화번호 등을 제출해 허가를 받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들어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손을 잡고 있어 중국 공안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IS는 그동안 중국정부에 대해 위구르족 탄압을 중지하라고 경고해 왔다.

신장 출신 위구르인 300여 명이 이미 IS 대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관광객 20여 명이 사망한 최근 방콕 테러도 위구르족 무장독립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거된 용의자와 도주한 다른 용의자는 모두 신장위구르 출신으로,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위구르족 난민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

위구르족의 분리독립운동은 태국뿐만 아니라 터키에서도 반중 역풍을 낳고 있다. 터키는 위구르와 인종과 언어, 종교까지 유사해 형제의식이 강하다.

무슬림들이 신성시하는 지난 6월 라마단 기간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무슬림들에게 예배와 금식 등 종교의식을 제한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터키에서는 대규모 반중시위가 발생했다. 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국으로 밀입국한 위구르족 100여 명을 중국으로 돌려보낸 뒤에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태국영사관이 반중 시위대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과 중국 정부 사이에 화해는 앞으로도 요원해 보인다.

토착 무슬림들은 IS 등 국제 이슬람무장조직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 정부는 “영토문제에 있어선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며 통제의 끈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신장위구르와 우루무치를 ‘중국의 화약고’라고 부르는 이유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1호(2015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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