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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구독경제로 무장한 ‘홈트’ 언택트 시대 랜선 트레이닝 호황
기사입력 2020.07.29 1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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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수영장과 헬스장 등이 문을 닫자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Home-Fitness)’ 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헬스장, 수영장, 축구장, 야구장 등 공공체육시설이 셧다운(Shut-Down) 됐다. 땀방울을 흘려가며 몸과 마음을 단련하던 운동족들은 집안으로 장소를 옮겨왔다.



뷰티·헬스케어 기업 뉴스킨 파마넥스가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건강한 삶과 운동에 대한 한국인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성인 10명 중 9명(92.3%)은 현재 운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맨몸운동(34.6%), 스트레칭(17.2%) 순이었다.

운동하는 장소를 묻는 질문에 44.5%가 집에서 운동한다고 답했고 공원(28%), 헬스장 및 운동센터(19.6%)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주로 활동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외부 공간에서 운동하는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및 온라인 동영상 채널의 보편화로 인해 집에서 운동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설문 응답자의 92.2%가 최근 3년 내 홈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 현재에도 홈트를 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67.8%로 나타났다. 특히 20대(73%) 30대(71.6%)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홈트를 하는 이유로는 최근 외부 활동 제약(31.8%), 집에서 하는 게 편해서(28%)를 가장 많이 꼽았고 유튜브를 가장 많이 참고(62.9%)한다고 답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손쉽게 영상을 보고 따라할 수 있기에 많은 사람이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홈트에 사용하는 운동 기구로는 ‘실내 자전거(28.9%)’ ‘근력 운동기기(22.8%)’ ‘스트레칭 기기(2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복수 응답). 향후 사용하고 싶은 기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근력 운동기기(32.9%)’ ‘스트레칭 기기(32.5%)’ ‘러닝머신(28.5%)’ ‘실내 자전거(25.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새롭게 홈트레이닝 장비를 구매하는 이들도 상당히 늘어났다. CJ대한통운이 최근 발간한 ‘일상생활 리포트 PLUS’는 지난해와 올해 3~4월 총 4억8000건에 해당하는 물품 데이터를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유산소 운동을 도와주는 러닝머신은 266% 증가했으며, 계단 밟기 운동 기구인 스테퍼는 162% 증가했다. 아령 제품은 140%, 훌라후프는 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홈트 열풍!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홈트가 갑자기 대호황을 이룬 산업은 아니다. 1990년대 ‘이소라 다이어트 비디오’를 시작으로 줄줄이 출시된 연예인 다이어트 비디오나 사이클·러닝머신 등을 통해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모두 ‘홈트족’ 범주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홈트는 지금처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엔 부족했다. 혼자서 제한된 운동 기구를 통해 할 수 있는 동작도 적을뿐더러 재미도 없고, 지루함만 커져 운동 의지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짜더라도 휴식공간인 집은 스스로를 나태하게 만든다. 큰 맘 먹고 산 러닝머신은 얼마 못 가 빨래걸이로 전락하고 만다.

홈트의 유행은 콘텐츠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제한적이던 콘텐츠는 유튜브란 플랫폼을 통해 폭발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집에서 맨몸이나 아령·요가매트 등 간편한 용품들을 갖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영상들은 지금도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온라인 퍼스널트레이닝(PT) 프로그램도 성행하고 있다. 혼자서 온전히 자신을 통제하기 힘든 사람들은 랜선 트레이너를 통해 전문성과 강제성을 더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보고 따라하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소통’ 기능을 강화한 홈트 서비스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기술을 활용해 기존 홈트강좌의 한계를 넘는 서비스를 스타트업들이 선보이면서 이용자 호응도 커지고 있다. 국내 홈트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 서비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피트라이브처럼 전문 강사의 1대1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줌이나 라인웍스 같은 기존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들도 홈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홈트레이닝 콘텐츠에 5G를 도입한 ‘스마트홈트’를 공개했다. LG유플러스가 카카오VX와 공동 추진하는 ‘스마트홈트’는 멀티뷰로 트레이너의 동작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고, AI(인공지능)가 제공하는 자세 교정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의 한쪽 화면에선 전문 트레이너의 동작을 보여주고, 다른 화면에선 카메라에 찍힌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다. 카메라에 찍힌 사용자의 동작을 플랫폼에 전송하면 AI가 분석해 바른 자세를 알려준다. AI가 사용자의 신체를 점과 선으로 연결하고 옳은 자세는 청색, 틀린 자세는 적색으로 표시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오른팔 동작에 신경써주세요”와 같은 자체 알림도 화면에 표시해 어디가 틀렸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동작 분석 등 핵심기능은 LG유플러스와 독점 제휴하는 카카오VX의 기술을 활용한다. 플랫폼에서 수많은 운동 동작 영상과 분석 정보를 저장해 축적된 데이터를 끊임없이 학습하고 분석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확한 자세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홈트에서는 AI 코칭 외에 전문가의 운동영상을 4개 각도로 볼 수 있는 ‘멀티뷰 영상’, 360도로 영상을 회전하는 ‘AR자세보기’ 등 콘텐츠도 제공한다. 현재 근력,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다양한 운동의 헬스 콘텐츠가 200여 편 탑재됐으며, 손연재(리듬체조 동작), 양치승(근력운동), 황아영(요가), 김동은(필라테스) 등 유명 선수와 트레이너들의 전문 코칭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구독경제 가미된 홈트기구

‘피트니스계 넷플릭스’ 펠로톤

세계 시장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홈트레이닝 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펠로톤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기업은 2012년 뉴욕에서 설립된, 실내자전거 및 온라인 스피닝 수업을 제공하는 회사다. 회원들이 실내 자전거 비용을 할부 및 월 구독료 형태로 내면 스피닝, 요가 등 운동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이후 홈트레이닝 붐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11억6000달러 규모의 IPO를 마친 펠로톤의 무기는 바로 콘텐츠다. 구독료(12.99~39달러)를 내면 미국의 유명 트레이너 강좌를 구독할 수 있다. 기기를 구매해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할 수도 있고, 별도 스튜디오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수도 있다.

이 회사의 2019년 매출은 9억1500만달러(약 1조1100억원)다.전망도 밝은 편이다. 미국시장조사업체 글로벌뷰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피트니스앱 시장 규모가 2018년 24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6년 209억달러(약 25조원)로 연평균 20% 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룰루레몬에 인수된 스타트업 ‘미러’



▶‘요가복의 샤넬’ 룰루레몬

미러 인수해 홈트 시장 입성

겉모습은 영락없는 거울이다. 그러나 전원을 켜면 신나는 음악과 함께 피트니스 강사가 등장하는 훌륭한 40인치 크기의 디지털 트레이더로 변모한다. 이 기기는 홈트업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는 ‘미러’다. 마치 개인 강습 받듯 거울 속 강사와 1대1 소통하며 운동·명상 등을 따라할 수 있는 이른바 ‘홈트(홈 트레이닝) 거울’이다. 거울에 달린 카메라가 내 모습을 촬영, 전송해 실시간으로 자세를 교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마트워치, 심박센서 등을 착용하면 운동량을 측정해 거울에 수치를 보여준다.

기기의 값은 약 1495달러(약 180만원)로 비싼 편이지만 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은 월 39달러(약 4만7000원)짜리 운동 강습 프로그램 구독이다. 훌륭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해 공급하는 형태로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구독경제의 일환이다.

캐나다의 고급 피트니스복 브랜드 룰루레몬은 지난 6월 29일 미국의 디지털 피트니스 스타트업 미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5억달러(약 6010억원)다. 미러를 인수한 룰루레몬은 요가복, 트레이닝복 등을 판매하는 북미 유명 의류 브랜드다. 고급 소재를 사용한 고가(高價) 제품으로 ‘요가복계 샤넬’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의류 사업과 시너지를 꾀하면서 ‘구독경제’라는 탄탄한 미래 먹거리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구 트레이닝이 가미된 토날(TONAL)



미러의 인기와 더불어 또 다른 홈트 업체인 토날(TONAL)도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토날은 미러와 비슷하지만, 운동기구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토날은 3000달러(약 360만원)의 인텔리전트 피트니스 시스템을 구매하고, 월 49달러(5만9000원)의 구독료를 지불하는 형태다.
미러와 마찬가지로 스크린을 보면서 운동을 할 수 있고, 대신 다양한 웨이트 기구를 활용해서 운동할 수 있다. 미러가 맨손 운동이라면 토날은 헬스장을 좀 더 스마트하게 구현해놓은 것 같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홈트레이닝 열풍의 수혜를 보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면 제로금리 및 금리 변동성이 낮아진 데 따른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과 미국 정부정책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라며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이 독주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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