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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맞수열전 ⑤ 동탄 vs 미사 | 교육업 뜨는 동탄… 외식업 피는 미사
기사입력 2020.06.30 16: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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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을 비롯해 판교, 미사, 그리고 세종까지, 신도시 성공신화가 상당수다. 훌쩍 뛴 집값은 물론이고 안정적으로 조성된 상권과 인프라에 좋은 학군까지 완성된 신도시는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도시’가 무조건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던 과거와 사정이 달라진 것은 이미 오래전 얘기다. 활성화 단계까지 발달하지 못하고 정체에 빠져버린 신도시들이 마치 중간쯤 올리다 공사를 중단한 건물들처럼 아픈 경험을 남겼다. ‘신도시’라는 말만 믿고 무작정 뛰어들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다.

‘투자’ 개념으로 보면 당연한 얘기다. 매번 성공하는 투자만 할 수 없고, 모든 종목이 오르기만 하지 않듯이, 신도시에도 옥석이 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신도시 자체의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들어가는 시점과 나오는 시점을 잘 고려해야 하는 타이밍 싸움인 경우가 많다. 예상보다 천천히 성장하는 지역도 있고, 기대만큼 발달하지 못하는 지역도 있고, 급성장하다가 금세 하락하는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통사에서 신도시에 대형마트를 오픈하고자 한다면, 어느 시점이 가장 좋을까?

첫 번째 선택지는 신도시 입주 초기일 것이다. 아직 거주인구의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일 테니 굉장히 저렴한 수준의 매매·임차 가격으로 입점이 가능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선점 효과도 있을 것이고, 꾸준히 매출이 오르는 흐뭇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길 꿈꾸는 많은 유통·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종종 이런 선택을 한다.(기업뿐만 아니라 신도시 입주 또는 입점·투자 계획을 가진 모든 이가 고민하고 선택하는 부분일 것이다.)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라

그런데 막상 입주가 시작되면, 기대만큼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거나(또는 아주 천천히 입주가 진행된다거나), 나만 홀로 외로이 개점하여 전체적인 상권의 매력도가 떨어진다거나,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동네는 활성화되지 않는 ‘기이한’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실망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지만, 투자한 비용이 있으니 처음에는 좀 더 버텨보자는 심산으로 운영해 보다가 1~2년이 지나도록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밀려드는 손해를 감수하지 못하고 폐점을 결정한다.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경우다. 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장만해서 입주한 경우라면, 환경이 좋아질 때까지 불편함이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버텨 보겠는데, 상업시설의 경우에는 누적되는 손해를 감당할 수 있는 기간이 훨씬 짧다. 게다가 이렇게 한번 실패한 경험은 이 유통사에게 ‘이번 신도시 지역은 우리와 맞지 않는 실패한 지역’으로 낙인 찍혀 향후 몇 년간 입점 계획이 ‘불허’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옆 건물로 최근 오픈한 경쟁점포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최악의 몇몇 상황을 가정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아주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다.(1~2년 차 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이 최대치인 이유가 대략 이렇다.)

두 번째 선택지는 입주가 어느 정도 끝나고, ‘도시’로서의 기능을 시작했을 시점이다. 교통이나 교육, 상업시설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가면서 이미 투자가치는 입증된다. 상주인구와 유동성이 확보되니 실패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시점에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권이 완성 단계에 이르러 진입 시점이라고 보기에는 한참 늦은 타이밍이 있을 수 있다. 오히려 정체기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성장 동력은 약화된 상태이며, 이미 최고점을 찍은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면서 ‘떨어지는 일만 남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생긴다. 매매·임차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오히려 불안요소다.

다양한 진입 타이밍이 있겠지만 신도시의 경우에는 ‘초기 진입 형태’가 가장 많다. 신도시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높은 위험성을 부담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는 심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타이밍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합한 종목이 시점마다 따로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크게 보면 도시계획 당시에 이미 입주 시기, 입주 규모, 건물 용도가 적합하게 설계된 지역도 있고, 손실을 발생시키는 도시계획으로 출발하는 지역도 있다. 또 작게 보면 입주 초기부터 갖춰져야 할 기능이 있고, 성장기, 성숙기, 완성기로 접어들면서 채워져야 하는 기능들이 있다.

위 사례를 단적으로 얘기하면, 대형마트는 입주초기에 갖춰져야 할 기능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입주 초기에 들어가서 성공한 케이스가 얼마나 있었는지 성공률을 되짚어보면 되지 않는가?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겠지만, ‘이번에도 역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엔터식스 동탄메타폴리스

2020년 상반기 국내 신도시들

연식별로 적합 업종 달라


이런 분석을 위해서는 ‘신도시 Case’를 분석해야 하는데, 분석에 앞서 ‘어디가 신도시인지’조차 정의하기 쉽지 않다.(심지어 아직도 일산을 ‘신도시’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산은 계획적으로 조성된 1기 신도시이므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최근의 신도시를 분석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형성 시기나 완성도가 목적과 많이 다르다.) 이번 분석은 신도시 상권의 형성과 적합한 기능을 주제로 최근 조성되는 신도시를 조명하는 목적이므로 ‘전국적으로 상권의 평균 운영연수(업력)가 3년 미만인 대상지역을 추출’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행정구역 기반 지역단위와 점포 평균 운영연수 3년 이하 지역을 추출해보면, 점포수가 현저하게 적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3500여 개 지역 중 52개 지역이 신도시로 분류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탄, 광교, 위례, 청라, 송도, 세종시의 행정구역들이 눈에 띈다. 신도시 개발지역으로 선정은 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입주·입점이 시작되지 않은 일부 지역은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어떤 기능들이 언제 갖춰질까?

우선 신도시 형성기간에 따라 점포나 매출액이 성장하는 비율은 매우 다르다. 형성기간별 점포 수 성장률의 결론은 ‘신도시 형성 1년 6개월 내에 거의 대부분의 상업시설 입점이 완료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초기 진입’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반증이다.

52개 지역을 6개월 단위로 쪼개어 점포 수 성장률을 살펴보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1년에서 1년 6개월까지 가파르게 입점하는 점포가 늘다가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 입점이 거의 완료에 이르고, 2년 이후부터는 양적인 팽창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오히려 감소하는 지역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입주 초기부터 2년이 지난 신도시는 ‘초기 입점’ 효과를 보기에 이미 늦었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형성기간별로 어떤 기능(업종)들이 주로 갖춰지는지 분석했다. 신도시 형성 1년~1년 6개월 차까지는 전반적으로 모든 업종의 입점이 활발한 시기지만 증가율로 보면 여가/오락서비스업과 음식업이 그 중에서도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권 형성 초기에 해당하는 지역은 여가/오락과 음식업으로 소비자 유입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특징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형성시기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나 2년 차까지는 생활서비스 업종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아무리 먹고 마시고 노는 것도 좋지만, 생활에 필수적인 기능들도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미용실이나 세탁소, 자동차정비소 같은 생활형 서비스 증가율이 높은 시기다. 형성 2년 차가 넘어가면, 학문/교육서비스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먹고 마시는 기능, 생활 편의기능이 갖춰지고 나면, ‘교육’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신도시 지역은 기본적으로 ‘거주’ 기능이 우선인데, 우리나라에서 ‘거주’ 기능과 ‘교육’ 기능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2년 차 이후부터는 각종 학원들이 (상권의 형성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신도시에 한하여)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19 이슈로 2020년 2월부터 휴업에 들어간 학원이 많기는 하지만 교육 정상화와 함께 하반기에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도시의 모습이 완성단계에 접어들면, 여전히 교육 기능의 증가율이 가장 높고, 부족했던 생활편의, 여가/오락, 의료 기능이 강화된다. 재미있는 점은 음식, 소매 기능보다 서비스업 위주로 보완된다는 점인데, 이때는 음식, 소매업에서 신도시 진입 효과를 보기는 늦은 감이 있고, 운동시설, 문화시설, 의료시설, 유아시설 등 부족했던 마지막 퍼즐들이 채워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신도시 형성 초기에 진입하지 못했다면, 2년 중후반기에 부족한 서비스 기능을 채우면서 입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사역 인근 전경



▶사실 상업시설이 언제 어떻게 구성되는지가 신도시 상권의 성패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 성패를 가르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이미 그 이전에 ‘용도별 수요-공급의 배분’이 적절하게 설계되어 있어야 하는데 거주인구의 규모, 직장과의 거리, 교통, 교육, 문화, 생활편의 기능 등이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아야 ‘성공한 신도시’가 된다.

그래서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매출 증가지표가 성공적인 신도시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평가’의 지표로 보는 시각도 많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3~4월을 포함하여 최근 1년 매출(2019년 5월~2020년 4월)과 직전 1년(2018년 5월~2019년 4월) 매출을 비교해 보면, 동탄7동과 8동은 전체 시장규모와 점포당 매출이 동시에 성장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마찬가지로 세종시 대평동, 새롬동, 도담동과 위례동, 가양동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인천 청라, 송도 지역과 전주 혁신동은 시장규모와 점포당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사, 배곧, 광교, 운정, 빛가람동은 총 시장규모는 증가했지만, 점포당 매출은 감소하며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분류되었다.



▶동탄은 교육·미사는 외식업이 뜬다

이 가운데 최근 시장규모의 성장세가 크고, 이슈가 되는 2개 지역을 꼽으라면 동탄 2기 신도시(동탄7동)와 지하철, 상업시설 입점과 함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미사 신도시일 것이다. 두 지역은 상업시설의 입점 현황이나 발달단계가 곧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기’로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신도시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음식업이 초기 상권의 형성을 이끌었고, 각각 38%, 45.7%로 상권을 구성하며 가장 높은 업종 구성비를 보이는 점이 유사하다. 또 소매업이 각각 15.4%, 15.3%, 의료/건강 서비스업이 각각 10.1%, 10.8%로 높지는 않지만 필수적인 수준만큼 유사하게 배치된 것도 눈에 띈다. 반면 차이가 나는 부분은 동탄에서는 교육서비스가 20.7%로 2위를 차지했으나, 미사에서는 5.7%로 가장 낮은 구성비를 보인다는 점, 생활서비스나 여가/오락 서비스에는 미사 지역이 2~4% 정도 더 높은 구성비를 보인다는 점이다.

업종 분류단계를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증가한 업종에 차이가 더 명확히 나타난다.
두 지역 모두 미용서비스와 한식, 커피/음료, 치킨, 제과점 등의 증가는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동탄은 학원 업종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미사는 주점이나 고깃집 등이 더 많이 증가했다. 추후 상권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층도 차이가 나타날 것을 예상할 수 있으며, 성장성이나 지속력에도 차이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같은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개발되는 지역 간에도 업종 구성과 시점의 차이로 인해 각각 다른 모습으로 발달할 것을 예상할 수 있고, 몇 년이 지난 후에 어떤 지역이 보다 ‘성공한 신도시’로 평가받을지 예상할 수 있다면, 적합한 종목과 타이밍을 잡는 데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지훈 기자 주시태·한승혜 나이스지니데이타 연구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8호 (2020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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