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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26) “대박집은 어김없이 환타를 판다?” 메뉴 수와 매출액의 상관관계
기사입력 2019.10.29 10:51:25 | 최종수정 2019.11.03 12: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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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뷔페에 갔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 가장 맛있게 먹었던 메뉴가 뭐였을까?

한식, 분식, 양식, 일식, 중식 수십 수백 가지의 음식과 주류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과일이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류가 갖춰져 있음에도 치명적인 맛을 자랑하는 음식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려보아도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의 평가는 박하다. 특히 “XX 음식이 없어서 별로였어”라는 평가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를테면 육회가 없었다든가, 잡채가 없었다든가, 해파리무침이 없었다는 이유로 해당 뷔페는 박한 평가를 받는다. 수십 가지 메뉴가 차려져 있고 원하는 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몇 가지 음식이 없었다는 이유로 전체 식사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음료/주류 종별 데이터 구분이 가능한 음식점 표본 추출

업종별 음료/주류 종류의 수에 따른 점포당 평균매출 차이 분석

특정 브랜드 판매 유무에 따른 점포당 평균매출 차이 분석 “삼겹살에 냉면, 설렁탕엔 김치”

메뉴 수보다 食궁합이 더 중요


‘여러 가지 물건을 고루 갖추다’라는 뜻의 ‘구색’이라는 말은 굉장히 중요하다. 제대로 된 구색을 맞추지 못하면 손님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낼 수 없다. 요즘과 같이 100인 100색의 시대에 모두가 원하는 구색을 어떻게 다 맞추겠느냐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구색은 다른 말로 하면 ‘손님이 왔을 때 기본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메뉴’이므로 전체를 다 갖출 필요는 없다. 많은 게 좋은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설렁탕이나 곰탕, 순대국밥, 해장국 같은 국밥류를 생각해 보자.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고 가장 중요한 구색은 무엇일까? 당연히 무김치와 배추김치다. 아무리 국밥이 맛있더라도 김치가 맛이 없다면 이 점포가 대박집이 될 확률은 없다고 봐도 된다. 이번에는 고깃집을 생각해 보자. 삼겹살 전문점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구색은 무엇일까? 고기종류로 생각해 보면 삼겹살이나 오겹살 같은 주 메뉴 외에 목살이나 항정살, 갈매기살 같은 부위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삼겹살 전문점이므로 고기종류는 삼겹살밖에 없다고 해도 고기만 맛있고 신선하다면 손님이 떨어지는 이유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된장찌개(혹은 김치찌개)나 냉면, 볶음밥이 없다면 어떨까? 이것은 꽤 치명적이다. 손님들은 고깃집에서 으레 먹었던 찌개나 냉면과 같은 조합 메뉴가 없으면 전체적인 식사 만족도를 낮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점포 경쟁력을 위해선 밑반찬의 질도 중요

물론 주 메뉴가 가장 중요하므로 맛있고 신선하고 적정한 가격대로 설정되어 있어야 하겠지만, 주 메뉴를 보조하는 메뉴들이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가 요즘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음식점을 하는 상인들에게는 적절한 구색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반대로 이런 구색만 잘 맞추면 손님의 만족도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요즘처럼 주 메뉴의 차별화가 어려운 고품질 평준화 시장에서 된장찌개나 냉면 같은 보조 메뉴가 특별히 맛있다면 이런 하나하나의 차별점이 점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정도 내용은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음식점 점주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며,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손님이 원하는 구색은 점주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층 더 디테일 하다. 점주 입장에서는 분명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손님은 없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들이 있다.

덕평휴게소 소고기국밥



밑반찬이나 음료, 주류 부분이 특히 그렇다. 한 가지 예로 양념갈비 전문점에 양념게장이 반찬으로 나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전체적인 만족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 밑반찬에 따로 과금하지 않고, 메뉴판에 밑반찬 리스트까지 소개되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종류들을 몇 개 준비하는지는 데이터로 집계하기 어려우나, 밑반찬의 구색은 음식점 매출과 수익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가 동종업종의 대박집을 찾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면, 이렇게 드러나지 않는 밑반찬의 구색은 반드시 조사해야 할 포인트다. 대박집 몇 개만 돌아봐도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메뉴가 눈에 띌 것이며, 이런 메뉴가 곧 손님들이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메뉴다.

두 번째는 음료나 주류가 비치된 냉장고를 살펴봐야 한다.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에게 “운영 중인 점포에 음료수가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갖추고 있다고 답변한다. 그런데 “운영 중인 점포에 음료수를 몇 종 갖추고 있으며, 각 종류별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를 갖추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더 많다. 주류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주류는 취급하는데 “소주와 맥주와 막걸리(음식점 종류에 따라 막걸리는 없을 수 있음)를 갖추고 있으며, 각 종류별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 2~3개를 갖추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그렇지 않은 점포가 더 많다.

매출 많은 대박집들에는 남다른 메뉴가 있다

음식점에 음료메뉴가 다양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점주들이 ‘이게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료수가 있으면 됐지, 어떤 브랜드인지가 얼마나 중요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점주가 많은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류나 음료는 브랜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개별 손님마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찾는 것만 찾고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찾는 브랜드가 해당 음식점에 없다면 당연히 음식점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관리부담 때문이다. 각 종류별로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를 들여놓기 위해서는 그만큼 납품 받는 거래처가 늘어나야 한다. 장사하기도 바쁜데 음료나 주류는 한 개 음료(주류) 대리점이 맡아서 한 유통사의 제품만 받으면 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이유는 유통사나 대리점이 ‘우리 제품만 넣어주면 납품가를 낮춰주거나 간판을 교체해 주겠다’는 등의 경쟁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점주의 ‘편리함’이나 ‘납품가로 인한 이익’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냉장고의 구색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부분은 별도의 데이터 조사가 가능하다. 첫 번째 조사는 ‘환타’가 있는가/없는가에 따라 매출차이가 나타나는지 비교했다. 환타라는 특정 브랜드를 조사의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대부분의 일반음식점에서 브랜드와 관계없이 사이다와 콜라 2종은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보다 한 단계 더 준비한 점포와 그렇지 않은 점포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바꿔 말하면 음식점에 가서 가끔 환타를 찾는 손님들을 볼 수 있는데, 많지는 않지만 이들의 만족도까지 생각해서 음료 구색을 맞춘 점포와 그렇지 않은 점포를 비교한 것이다.



▶맛집은 구색 갖추기에 능하다

단순히 이 비교결과를 놓고 ‘환타를 팔기 때문에 매출이 높다’고 단정 짓는 것은 비약이다. ‘환타’라는 작은 요소까지 신경 쓰는 점주라면 주 메뉴나 보조 메뉴는 기본이고 매장의 서비스 수준이라든지 주변상권 상황에 맞는 마케팅이라든지 가격도 적당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므로 그냥 장사를 잘하는 점주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환타를 판매하면 매출이 높아진다’는 가정보다는 ‘매출이 높은 대박집들은 대부분 환타라는 음료까지도 갖추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적당할 것이다. 그러나 몇 개 업종에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일반, 휴게음식업 전반적으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니 결코 우연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런 유의미한 매출차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음료판매가 많은 외식업의 경우 10%, 일반 식사 위주나 휴게음식의 경우 7% 정도만 환타를 취급하고 있다는 점은 손님이 원하는 디테일만큼 점주가 구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어느 날 ‘파인애플맛 환타’가 갑자기 먹고 싶어져서 주문했는데, 마침 그 가게에 제품이 있었을 때의 만족도를 생각해 보자. 다른 요소들도 있겠지만 그 가게는 아마 환타로 인해 높은 평점을 받을 것이다.)

판매하는 소주 종류 많을수록 매출액도 UP

맥주는 3종 이상 판매점이 장사 잘돼


주류를 살펴보자. 주류는 특정 상품이 있는지 없는지보다는 몇 개 브랜드를 갖추고 있는지 분석했다. 지역에 따라 브랜드별 고객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제품의 유무만으로는 매출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소주를 취급하는 일반음식업 1만5000여 개 점포를 대상으로 취급 종류의 수에 따른 매출차이를 비교했다. 대체적으로 1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점포보다는 2개, 3개 이상 브랜드를 취급하는 점포일수록 평균매출이 높게 분석되었다. 그리고 2개 브랜드보다는 3개 브랜드 이상을 취급할 때 매출 증가율이 높았는데, 전국적인 시장점유율이 높은 1, 2위 브랜드와 지역특성을 가진 1개 브랜드를 더하여 3개 정도를 갖추었을 때 구색이 맞춰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맥주의 경우에는 3개 이상 브랜드를 취급할 때 매출이 높은 결과가 나타나는 현상은 소주와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도 찾을 수 있다. 일단 소주보다는 도수가 낮아 커피/음료 업종에서도 ‘일반음식업’으로 등록하고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점포들이 추가로 분석되며, 표본 수도 소주 취급점포에 비해 숫자가 많다.(분석표본 1만8000여 개) 그만큼 맥주 취급업소가 소주 취급업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특성은 주점을 제외하고 일반 요리메뉴가 주가 되는 업종에서는 2개 브랜드를 취급할 때의 매출과 1개 브랜드를 취급할 때의 매출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3개 브랜드 이상을 취급할 때의 매출 증가율이 훨씬 크다. 이 같은 특성은 맥주가 소주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수입맥주의 점유율 증가로 손님들이 찾는 맥주의 종류가 소주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다시 말하면 맥주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80만 음식점 점주들의 한결같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손님을 더 모아서 매출을 올릴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손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 한다. 좀 더 맛있게, 적당한 가격으로, 친절하게, 눈에 잘 띄도록, 편리하게,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하여 결국 손님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런데 객관적인 여러 기법으로 맛을 평가해 보고, 가격대를 평가해 보고, 직원의 친절도나 전체적인 분위기와 과정, 프로모션을 체크해 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손님이 떨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손님이 원하는데 갖추지 못하고 있는 디테일이 어디에 있는지, 손님이 모이는 대박집들은 어떤 구색을 맞추고 있는지 체크해보자.


[박지훈 기자 주시태 한승혜 나이스지니데이타 연구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0호 (2019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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