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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가전쇼 ‘IFA 2019’ 가보니… 종전보다 4배 선명한 ‘8K TV’에 환호
기사입력 2019.09.24 17: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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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6~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19’는 전 세계 IT·가전 업계의 ‘미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첨단 기술의 장이었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로 꼽히는 행사다. 올해 IFA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5G 이동통신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들이 이끄는 가전 분야 ‘스마트 혁명’이 단연 뜨거운 화두였다. 여기에 8K TV와 폴더블 스마트폰 등 최첨단 IT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다양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혁신 가전들이 트렌드 변화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비스포크(BESPOKE)’를 중심으로 다양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혁신 가전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이 제품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미래 핵심 소비자인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성을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LG 시그니처



▶스마트홈 생태계 본격 확대

인공지능과 연결성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홈 생태계 확대는 이번 IFA 2019의 주요 화두였다. ‘어디서든 내 집처럼’이라는 화두가 AI 및 연결성을 만나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주요 IT·가전 전시회의 최대 화두였던 AI 및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은 5G를 만나 더욱 강력한 주제로 거듭났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일평 사장은 IFA 2019 공식 개막에 앞서 진행된 ‘LG 미래기술 좌담회’에서 “LG전자의 AI 전략인 진화와 접점, 개방을 통해 어디서든 내 집처럼 생활할 수 있다”며 “연결성을 통해 어디서든 안락함, 편안함, 익숙함을 제공하는 집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독자 AI 브랜드인 ‘LG씽큐’로 사물인터넷(IoT) 무선통신이 가능한 제품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박 사장은 둥근 원통 모양의 ‘비전팩’을 의류 관리 가전 스타일러에 넣어 클라우드에 연결되면서 옷의 상태를 파악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비전팩은 향후 전자오븐에 적용돼 요리 재료 등을 분석하고 클라우드로 보내 AI가 명령한 대로 조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IFA에서 ‘씽큐 핏’도 처음 공개했다. 씽큐 핏은 3D 카메라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카메라 앞에 서면 옷을 입은 상태에서도 신체를 정확히 계측한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바타(가상공간에서 분신)를 생성하고 이를 토대로 패션을 제안하고, 스마트폰으로 쇼핑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번 IFA 2019에서 3800㎡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AI로 새로운 가치를 담은 주거 공간 ‘LG씽큐 홈’을 선보였다. LG전자 전시장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한 LG씽큐 홈에서는 ▲그레이트 리빙·키친 ▲홈오피스·홈시네마 ▲스타일링룸 ▲세탁라운지 등 실제 생활공간을 연출해 독자 AI 플랫폼인 LG씽큐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외부 AI 플랫폼이 탑재된 제품들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스마트가전 솔루션인 ‘커넥티드 리빙’을 관람객들에게 제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중앙에 6가지 형태로 라이프스타일 존을 만들고, 삼성전자 독자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다양한 스마트가전·기기 연동을 구현했다. 6가지 라이프스타일 중 ‘건강 중시 싱글족’ 공간에서는 모바일 기기인 갤럭시 웨어러블과 공기청정기 ‘무풍큐브’, 무선청소기 ‘제트’ 등 각 제품이 유기적으로 홈 트레이닝 환경을 조성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5G’ 전시장



▶초고화질 8K TV 경쟁 본격 점화

올해 IFA 2019에서 관람객을 가장 사로잡은 분야 중 하나는 단연 초고화질 8K TV였다. 지난해부터 이미 양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일본 등 주요 경쟁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고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8K TV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안착하는 2021~2022년께 프리미엄 시장의 최대 격전지는 8K TV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8K TV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IFA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TCL, 창훙, 하이얼,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업체와 터키 베스텔 등이 8K TV 양산 제품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QLED 진영과 OLED 진영을 각각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경쟁사들의 도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각 제조사의 주력 8K TV 양산용 제품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기술력 차이가 한눈에 들어왔다”고 평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화질 우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8K 고해상도 기술의 우위를 놓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주도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는 평가다. 8K TV는 현재 대세 제품인 4K(화소 수 3840*2160)보다 화질이 4배 선명해 ‘꿈의 화질’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까지 8K TV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점이 시장 확대의 장애 요소로 꼽혀왔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 규모는 올해 21만5000대에서 내년 142만8000대, 2022년 500만 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55형 ‘QLED 8K’를 공개하면서 “QLED 8K가 98형에서부터 55형까지 풀 라인업이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미국, 유럽,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8K 협회(8K Association)’와 함께 8K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라쿠텐 TV 유럽(Rakuten TV Europe)의 하신토 로카(Jacinto Roca) 사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8K 생태계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라쿠텐 역시 이런 흐름에 동참해 올해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의 HDR10+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에도 삼성과 협업하여 유럽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홈 시네마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8K 콘텐츠 제작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 초고화질 8K TV 판매 확대를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 8K TV를 출시한 지 1년도 안 돼 60여 개국에 진출하고, 55인치형부터 98인치형까지 제품군을 구축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8K TV 확대를 위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화질 업스케일링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UHD나 4K와 같이 상대적으로 저화질인 콘텐츠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8K급 화질로 변환하는 기술로, 아직 턱없이 부족한 8K 콘텐츠를 질적·양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 싱스’ 전시장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행사 기간 열린 가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AI 기반 8K 업스케일링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000억원 넘게 투자를 했다”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삼성리서치,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 있는 3개의 화질 연구소가 협업해 이뤄낸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화질 업스케일링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선보일 마이크로 LED TV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기술이다. 마이크로 LED는 화면 크기·비율과 해상도에 제약이 없는 것이 특징인데, 해상도에 상관없이 화질을 최적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번 IFA 2019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전시장에 8K 제품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하고 화질을 비교 시연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비교 대상 제품은 LG전자의 LCD TV인 ‘나노셀 8K’와 타사의 ‘QLED 8K’ TV였다. QLED TV는 LCD TV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모델인 OLED TV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 LG전자의 전략으로 풀이됐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화질선명도(CM) 평가에서 LG 나노셀과 OLED는 모두 90%에 달하지만 QLED TV는 12%에 불과하다면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CM 수치가 50%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8K 해상도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자사에 유리한 특정 기준을 들어 비방전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올레드 중 세계 최대 크기의 88인치 8K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모델명: OLED88Z9)’를 선보였다. 8K 올레드 TV는 3300만 개에 달하는 자발광 화소 하나 하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화질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삼성전자 QLED 8K TV



▶중국 가전업체들 전방위 맹추격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TV를 포함해 가전 전반에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목소리다. 중국은 올해 IFA에도 전체 참여 기업 절반에 가까운 880여 개 업체가 참가할 정도로 세력을 과시했는데, 이는 개최국인 독일 참가 업체 수(339개)의 2배가 넘는 숫자다. 올해 기조연설은 중국 화웨이 리처드 위 최고경영자(CEO)가 맡기도 했다. IFA에서 중국 업체가 개막을 알리는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화웨이는 자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프로세서(AP)인 ‘기린 990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IFA와 올해 초 CES 등 가전 전시회에서 기술 홍보용으로 8K 제품을 내놨다면, 중국업체들은 이번에는 실제 판매가 가능한 양산용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은 IFA에서 4K보다 4배 선명한 TV를 5G와 연결시켜 향후 열릴 8K 스트리밍 방송 시대도 대비했다. TCL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TCL 8K QLED X’ 시리즈를 공개했다. TCL의 플래그십 모델이 될 이번 제품은 65·75·85인치형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TCL은 신제품에 ‘빌트인 카메라’를 적용해 증강현실(AR)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 시리즈는 내년 2분기 주요 시장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케빈 왕 TCL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긴밀하게 연결해 ‘인텔리전트 라이프’의 이점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선도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LCD 패널 두 장을 겹쳐 화질을 높이는 ULED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하이센스도 IFA 2019에서 8K 신제품을 발표했다. 특히 하이센스는 이번 신제품에 ‘업스케일링’ 기능을 탑재했는데, 이는 4K나 UHD 등 상대적으로 저화질인 콘텐츠의 화질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8K급으로 높이는 기술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기능이다.

하이센스는 화면이 자체적으로 진동하면서 소리가 나는 ‘소닉 스크린 레이저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에서 소리가 나는 LG디스플레이의 크리스털 사운드 OLED(CSO)와 유사한 것으로 내장 스피커보다 음향이 뛰어나며 소리와 이미지의 결합이 자연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LG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라이프스타일 반영 가전 대세로

“소비자가 혁신을 주도하는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인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은 행사기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기술 중심의 혁신을 통해 굉장히 많은 성장을 해왔고 올해는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을 더 많이 연구해 새로운 제품을 보여드리고자 했는데,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자층으로 부상하고 기술 발전 속도 이상으로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가전부문 사업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해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대 흐름을 감안해 올해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제품에 담아내는 ‘프로젝트 프리즘’을 발표하고 그 첫 번째 신제품인 신개념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를 지난 6월 시장에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를 계기로 비스포크 냉장고의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비스포크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비스포크 냉장고가 출시 3개월 만에 한국에서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냉장고 전체 매출에서 65%를 차지하고 있다”며 “통상 신제품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라고 말했다. 이번 IFA를 기점으로 비스포크를 유럽 시장에 내놓고 추후 글로벌 판로를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냉장고 뒤를 이을 두 번째 ‘프로젝트 프리즘’ 제품도 연내에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1200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액자처럼 감상할 수 있는 ‘더 프레임(The Frame)’, 가구처럼 생활공간을 돋보이게 해 주는 ‘더 세리프(The Serif)’ 등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 TV도 전시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로 유럽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최고급 가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에 대해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인 마시밀리아노 푹사스와 함께 조성한 단독 부스를 선보이고 유럽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이색적 전시 디자인을 배경으로 올레드 TV,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와인셀러 등 LG 시그니처 제품 11종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인공지능 DD모터(Direct Drive)’를 앞세워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였다. 올해 IFA에서 인공지능 DD모터가 탑재된 드럼세탁기를 전시했는데, 현재 유럽 8개국에서 판매하는 이 제품을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 등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올해 말까지 3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공지능 DD모터를 탑재한 드럼세탁기는 세탁물의 재질을 분석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세탁방법을 제시한다.

[황순민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9호 (2019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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