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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낙연 총리 ‘2인3각’ 경주 시작됐다…인사권 장악한 실세총리 광폭 행보 대통령 전용기 타고 해외순방까지
기사입력 2018.11.28 11: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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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이원집정부제(二元執政府制)’가 시작된 것 같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보고 정치권 인사가 한 촌평이다.

이원집정부제란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가 절충된 제도다. 평상시에는 총리가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의 권한만을 가지는 제도이다.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되며, 의회의 다수당 당수가 총리로 선출하는 것이 이원집정부제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이 총리가 이런 수준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것은 아니지만, DJP 연합 당시 김종필 총리만큼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역대 정권마다 ‘책임총리제’ 실현을 공약했지만 이 총리만큼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이 총리의 지지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0월 29일~11월 2일 전국 성인 2506명에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범여권·무당층(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690명)에서는 이 총리가 9월 집계 대비 2.7%포인트 오른 18.9%의 지지율을 기록해 선두를 지켰다.

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11.3%), 3위 박원순 서울시장(10.5%), 4위 김경수 경남도지사(10.3%) 등에 비해서 크게 높은 편이다. 차기 주자로 늘 거론되는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6.5%),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3.3%)와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지지율이다. 성향 구분 없이 응답자 전체 조사에서도 이낙연 총리는 16.0%를 기록, 이재명 지사(9.5%), 심상정 의원(8.8%), 박원순 시장(8.6%)을 크게 앞질렀다. 수십 년간 활동을 해온 기존 정치인을 앞지르고 유력한 대권주자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식상한 정치인보다 사이다성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총리에 더 끌리고 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 총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정계, 관계, 재계 뿐 아니라 문화·체육·종교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나서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청동 총리공관이 손님맞이로 분주해졌다. 손님 중 상당수는 총리공관에 오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이 총리는 내년부터 문 대통령을 대신해 정상외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어서 내치 뿐 아니라 외치까지 담당하는 실세 총리로 더욱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절대 신임

이 총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크게 두 가지 원인에 기인한다.

첫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이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총리를 치켜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1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를 언급하며 “(야당이 주장하는) 총리추천제를 했다면 이낙연 총리 같은 좋은 분을 모실 수 있었겠느냐”며 “지금 같은 국회 상황에서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제안한 총리추천제를 통한 협치에 대한 반대의 뜻을 표시하는 상황에서 이 총리에 대한 신임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과 비공식 만찬을 이따금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에 비해서 ‘식사 정치’를 자주하는 편이 아니다. 만찬 행사를 자주 갖기보다 밤늦게까지 업무를 챙기는 올빼미형 생활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밀린 업무를 야간에 하기 위해 가볍게 저녁을 할 때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 총리도 이따금씩 부른다고 한다. 이 총리는 공식적인 보고 자리에서 뿐 아니라 이런 자리를 통해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유는 여러 갈래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현실적으로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쏠린 업무를 분담하자는 순수한 의도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외교 현장에서 중국, 베트남 등의 사례를 참고해, 총리도 다자외교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도 ASEM, APEC, ASEAN+3, AEC 등 숱한 다자외교 현장에 참여했다. 이 중에 사안별로 나눠 총리에게 분담시켜 효율적인 외교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이유 뿐 아니라, 후계자를 키워야할 필요성 때문에 이 총리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역대 대통령의 말로가 비참해진 것은 후계자를 제대로 육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의식하고 있을 수 있다.

둘째는 이 총리 본인의 경쟁력이다. 이 총리는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데다가 전남도지사로서 행정 경험까지 있어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낙연이 아닌 다른 사람이 총리였다면 문 대통령이 이렇게 파격적인 권력 분담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 총리는 언론인 출신으로 어떤 현안에도 막힘이 없을 정도로 논리 정연하며, 순발력이 뛰어난 편이다. 때로는 저돌적이지만 유머 감각으로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진 것이 아니며,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이 총리가 동아일보 도쿄특파원이었던 시절 도쿄에 함께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당시 한일 간에 미묘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도쿄특파원들은 예민한 사안에 대해 일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지만 이 총리는 논리를 갖고 일본 사람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대화를 해서 오해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대학생 시절 삼청동에서 하숙을 같이 했던 한 인사는 “아침 식사를 늘 같이 했는데 대학생인데도 현안에 대한 자기 소신이 강했고, 똑부러졌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인사권 장악한 실세 총리

지난 11월 9일 이뤄진 개각은 이 총리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시켜 준 ‘사건’이었다.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이 총리의 추천으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직 사회를 장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무기는 인사권이다. 총리의 법적 권한이지만 유명무실했던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나선 것은 앞으로 대통령과 총리 간에 새로운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는 일종의 신호탄으로도 읽혀진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당시 인사 배경을 설명하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지속된 이낙연 총리의 주례보고에 배석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역시 이 총리가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가 정부 출범 때부터 자신을 보좌해 오던 홍남기 국무조정실장과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을 각각 경제 사령탑인 부총리 후보자와 부처 간 업무 조율을 책임지는 국무조정실장으로 진급시키면서 정부 내 이 총리의 위상과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내각을 두루 관장했으나 ‘경제 분야’와 ‘외교안보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홍 후보자가 부총리로 임명되면 경제 분야에도 깊게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이 총리의 고등학교(광주제일고) 후배다. 광주제일고가 평준화기 전인 1980년대 초까지 호남권의 최고 명문 학교이었으며 여러 인재를 배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총리가 고교 후배를 대놓고 장관급 자리에 추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총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후배를 국무조정실장으로 천거했다. 물론 노 실장이 실력, 인품 면에서 탁월한 인재이기 때문에 아무 잡음이 없이 지나갔다. 과거 총리 시절에는 잡음을 피하기 위해 이런 인사를 피했다는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이낙연 국무총리(앞줄 가운데)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오찬에서 기념촬영에 앞서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각 군기반장 자처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경질된 것은 이 총리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봄,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을 당시 이 총리는 김 장관이 미숙하게 일처리를 했다며 직설적으로 질타를 했다. 환경부는 지난 4월 5일 이 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수도권 재활용 쓰레기 문제 대응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김 장관이 공개 브리핑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는 환경부가 해당 안건을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하루 앞두고 사전 대책 보고를 했으나, 이 총리는 현장에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안건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이 총리는 이보다 앞서 국무회의에서도 환경부의 안일한 태도를 공개 질타한 적이 있었다. 이 총리는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 지난해 7월, 실제 수입을 중단한 것이 올해 1월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제때 대처하지 않고 문제가 커진 뒤에야 부산을 떠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단지의 페트병 등 재활용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불편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 총리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부처를 상대로 가감 없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국무회의에서 BMW 자동차 화재와 관련, 국토교통부에 모든 행정력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총리는 “BMW의 자발적 리콜과 국토교통부의 운행자제 권고 같은 기존의 대처가 미온적이고 느슨하지 않았느냐는 등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총리는 “국토교통부는 대처방식을 재검토해 국민이 납득하실 만한 사후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며 “법령의 제약이 있더라도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한다. 동시에 법령의 미비는 차제에 보완하시기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직자의 특혜성 취업과 관련해서도 강도 높은 지적을 한 적이 있었다.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퇴직 간부들의 특혜성 취업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며 “비록 과거 정부에서 생긴 일이지만, 가장 공정하고 스스로에게도 엄정해야 할 기관에서 스스로의 영향력을 이용해 오랫동안 자행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연 넓히는 광폭 행보

이 총리는 국정 현안과 관련, 여러 회의를 주재하며 외연을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장관들을 긴장시키는 회의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11년 만에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11월 14일에 연 것이 대표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혁신의 플랫폼으로서 과학기술장관회의를 복원했다”며 “각 부처에 산재된 연구개발을 연계해 상승효과를 내는 일이 절박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세계 10위권 경제규모 달성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 둔화, 사회 갈등 폭증, 4차산업혁명에 따른 빠른 변화 등을 거론하며 “광범한 변화를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추진해온 국정을 과학기술과 접목해 혁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각 부처에 산재한 연구개발을 연계해 상승효과를 내는 일이 절박하다”고 지적했다. 직설적인 지적은 R&D 담당자들을 긴장시켰다.

이 총리는 내년 예산안에 사상 처음으로 R&D예산이 20조원 넘게 편성됐지만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재와 산업, 연구와 사업의 연결이 불충분하고 규제혁파는 현장의 수요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런 모든 문제를 이 회의가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해결의 출구 또는 힌트라도 만들어내길 바란다”며 “기관장께서 회의를 통해 스스로의 과제를 찾아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권 인사들과도 전례 없던 회동을 시작했다. 11월 16일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과 15개 시중·국책은행의 은행장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오찬 행사를 가졌다. 이 총리가 은행장들을 총리공관으로 초청한 것도 처음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은행연합회 소속 19개 은행 가운데 산업은행·농협·SC제일은행, 수출입은행 등 출장 중인 4개 은행장을 제외하고 전원이 참석했다. 당초 총리실은 은행권의 의견을 단순히 듣는 자리라고 강조했지만 현안에 대한 해결책까지 나왔다. 이 총리가 이날 “은행이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관련 법령에 따라 금융기관은 핀테크 기업의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은행들의 건의 사항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선사했다. 이 총리는 “지자체와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이 지방은행을 일정 부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적극적으로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이 지자체 공공금고 사업에 어느 정도 참여할 수 있게 하고,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들도 지방은행과 어느 정도 거래하게 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변이었다. 해당 안건은 은행권에서는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이런 안건에 대해서 ‘사이다’ 발언을 내놓자, 참석했던 시중은행장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는 후문이다.

이 총리는 또 “조선과 자동차 부품 산업에 대해서는 연내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국가는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진출할 경우 특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당초 오후 1시에 끝나기로 했지만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오후 2시 10분에 종료됐다. 실세 총리에 대한 관심도를 대변하는 듯 했다.

재계 인사들과의 만남 역시 활발해졌다.

이 총리는 지난 10월 29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손경식 회장 등 한국경제인총협회 회장단과 지방경총 회장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만찬은 지난 2월 이 총리가 경총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해 ‘막걸리 회동’을 제안해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한 정책이 시장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여러 진통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정부도 해가 가기 전에 심기일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손 회장 외에 김용근 상근부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안병덕 코오롱 총괄부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박복규 택시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외교까지 분담하는 이 총리

주목할 점은 문 대통령이 이 총리에게 내년부터는 외교까지 일정 부분 분담하겠다고 결심한 점이다. 문 대통령은 11월 9일 청와대에서 19명의 신임대사들에게 신임장을 수여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공론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총리가 정상회담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외교부가 적극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 전용기도 내드리고, 순방 대표단이나 수행원단을 잘 꾸려 적극 뒷받침 해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을 보면 정상회담에서 2, 3명의 정상을 활용한다”며 “중국은 주석과 총리가 각각 정상외교를 펼치고,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나라의 경우는 국왕과 총리가 각각 나라를 대표해 정상외교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연방의 경우는 총독과 총리가 역할을 나눠 맡는다”며 “그래서 다른 나라와 정상회담을 할 때 훨씬 많은 나라를 소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총리도 특별한 위치에 있다. 헌법상 국정을 총괄하도록 돼 있는데, 대통령제 중심 국가에서 그런 위상을 가진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다자외교 무대에 이 총리가 적극 나서도록 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총리에게 일부 나라에 대한 순방을 부탁하기도 했고, 대통령 전용기를 내드리기도 했다”며 “특히 다자회담의 경우는 총리가 가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총리가 정상외교에 나설 수 있도록 대통령 전용기 사용을 정례화한다는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억원이었던 총리 전세기 임차료 예산을 내년에는 아예 배정하지 않은 것은 총리가 해외순방을 나갈 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외교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외교부는 내년 총리 전세기 임차료 예산으로 5000만원만 편성했다. 총리 해외순방 시 일정에 맞는 민항기편이 없을 경우에 대비해 전세기 임차료로 예산을 편성해왔는데 이를 대폭 줄인 것이다.

이 총리는 지난 7월 케냐·탄자니아·오만 등 3개국 공식 방문 때부터 대통령 전용기를 탔다. 8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석할 때도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했다. 청와대가 총리에게 대통령 전용기를 지원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정부는 내년 총리가 네 차례 해외 순방을 가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지난해 5월 취임식에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상적인 행정, 특히 민생과 관련한 문제는 제가 최종적인 권한을 가진 책임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해 나갈 것”이라며 이른바 ‘민생 총리’가 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었다.
그는 “성심(誠心)을 가지고 국가를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로서 지혜를 모으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문 대통령은 그에게 민생 총리로서 역할을 넘어 국정 전반을 책임지며 대통령과 ‘2인 3각’ 경기를 펼쳐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그가 강조한 ‘성심’ 으로 난제를 헤쳐 나가기를 고대해본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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