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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만 기자의 Blue House Diary] 문 대통령, 유럽순방서 메신저 역할 자청 교황 “北 공식초청장 오면 갈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 진전에 새 전기될까
기사입력 2018.10.30 10:54:02 | 최종수정 2018.10.31 16: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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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에 응답했다.

교황은 10월 18일 바티칸 공식집무실인 교황궁 2층 서재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해 듣고 “공식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라며 “나는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수락의사로 읽힌다고 청와대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15년 9월 쿠바와 미국에 찾아가 양국 관계정상화에 기여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사적인 방북을 통해 미·북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방북 초청장을 친서에 담아 바티칸 특사를 실제 파견하는 시기도 관심이다. 일정·의전 조율이 불가피하지만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는 잔뜩 고무됐다. 평화와 화해의 상징인 교황의 사상 첫 방북은 한반도 평화구상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약 12억 명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미국 뉴욕에서의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10월 유럽 순방을 통해 한반도 평화구상에 대한 공감을 얻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7박 9일 동안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바티칸, 벨기에 브뤼셀, 덴마크 코펜하겐을 찾아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아셈(ASEM, 아시아유럽정상회의)이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곳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 등 2곳 정상들과 만나 되돌릴 수 없는 단계의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 제재완화 여부를 타진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노력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표면적으로 북한에게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촉구하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앞으로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난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제재완화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새로운 접근법이 유럽에서 처음 논의된 점에 의미를 둔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메이 총리도 비공개 회담에서 한국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상당한 공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2차 미·북 정상회담 중재와 남·북·미 종전선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 등 외교적 중대한 분수령을 하나씩 넘어가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담한 뒤 교황이 선물한 묵주 상자를 들고 대화하고 있다.



▶‘평양 공동선언’ 후속조치 이행 가속도…

靑, 한미공조 균열 우려 일축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합의하고 후속조치를 이행하는 데 속도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평양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사흘 만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방북결과를 공유했다. 또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발사대 영구폐기 카드를 전하면서 남·북·미 종전선언 여부를 논의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10월 초 방북도 성사됐다.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었던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곧바로 서울로 찾아와 문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곧 있을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서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인 진전을 만들어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면서도 “아직까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상당히 많고, 오늘 또 한걸음을 내디뎠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도 이어졌다. 여기에서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에 진행하고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의장의 보직변경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북한이 일관되게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북정책을 놓고 ‘과속’ 우려도 제기된다. 평양 공동선언과 함께 채택된 남북군사합의서를 놓고 미국 측에서 반발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9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군사 분야 합의서 가운데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내용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폼페이오 장관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인정했고 여러 질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한미공조 균열 우려를 일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 세계 보수층 설득하며 유럽 5개국 순방 돌입

청와대는 북한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높은 세계 각국 보수층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할 당시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했고, 10월 유럽순방 직전에는 보수색채의 프랑스 최대 일간지 ‘르 피가로’와 서면 인터뷰를 했다. 문 대통령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어길 경우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의 보복을 감당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피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종전선언 발표가 평화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영국 BBC와 인터뷰를 하고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서서히 완화해 나가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0월 13일 프랑스 국빈방문을 시작으로 유럽 5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가 격동기로 빠져드는 가운데 평화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이다.



▶문 대통령, 마크롱 만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역할 해달라”

문 대통령은 10월 15일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이어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프랑스 헌병군 기마부대와 함께 1㎞가량 카퍼레이드를 했다. 프랑스 측 요청으로 파리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차담회를 하기로 했다가 남프랑스 폭우로 인한 10여 명의 사망 사고 소식을 접하고는 막판 취소했다. 대신에 엘리제궁 앞뜰 탁자에서 환담하며 함께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와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경우 핵과 미사일 실험중단과 생산 시설의 폐기뿐만 아니라 현재 보유 중인 핵무기와 핵물질 모두를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어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빅딜’이 성사되면 다음 단계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로 나아갈 때, 프랑스의 지지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프랑스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상태지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방안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한·프랑스 정상은 공동선언을 통해 ‘양 정상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입장에서는 UN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쓰인 문구를 그대로 인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EU회원국으로서 EU 공동 외교안보정책을 따른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논의했고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도 전했다. 우선 최근 EU가 한국산 철강재에 세이프가드 잠정조치를 발표한 점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 ‘넥쏘’에 깜짝 시승하고 수소 충전소 시연도 참관하면서 “현대차가 세계적인 기업이니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예정에 없던 현장행보였다.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수소 전기차 개발과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

제1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본부에서 EU 관계자들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마크롱, 국빈만찬서 엘리제궁 나폴레옹 방 공개…

文 대통령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

문 대통령은 10월 15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국빈만찬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한국시간 기준 다음 날 새벽 6시30분에 하루 일정을 마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외국 정상들과 수많은 만찬을 했지만 이렇게 늦은 시각에 끝낸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과정에서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국빈만찬에서 포용적 성장, 부의 대물림, 공정경쟁, 남북·한일·북중미 관계 등 글로벌 현안을 놓고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 정상의 비공개 대화에서 상당 부분은 북한 비핵화 문제였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식 식사코스가 모두 마무리되자 프랑스 참모들을 헤드테이블로 불러 문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같이 ‘셀카’를 찍었다. 시종 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찬 장소에서만 2시간30분 가량이 흘렀다. 밤이 깊어지자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해하던 양국 의전장들이 두 정상에게 만찬종료를 건의했고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그때 마크롱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 내 사적공간인 관저로 문 대통령 내외를 이끌었다. 마크롱 대통령 내외는 정원, 응접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집무실, 서재 등으로 안내했고 벽에 걸린 피카소 그림에 대해서도 일일이 설명했다. 그리고 맨 끝방인 `나폴레옹 방’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 문서가 보관되어 있다. 나폴레옹 3세는 이 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자신이 주창한 지역 개편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자 드골 대통령이 사임을 결정한 방이기도 하다. 브리지트 여사는 이 방을 소개하고는 “나와 남편은 이 방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마크롱 대통령은 외국순방 기간 동안 한국관련 자료를 비행기 속에서도 챙겼으며, 한국 대사관에 자료를 달라는 독촉도 했다고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2년 만에 한국의 국빈방문을 접수했고, 또한 프랑스에 첫 방문하는 외국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바티칸서 한반도 평화미사…

“기필코 평화 이루고 분단 극복할 것”

문 대통령이 10월 17일 저녁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에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바티칸 미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인데,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이례적으로 직접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미사가 마무리될 즈음 연설을 통해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고,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 ”이라고 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강론에서 “다시 한 번,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바티칸 측에 확인한 바로는 현직 대통령의 미사 참석과 연설을 한 전례가 최근엔 없다”며 “교황청의 역사가 길어 외국 정상 연설이 과거에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바티칸 측은 매우 특별하고 예외적인(unique and exceptional) 경우라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티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 김 여사의 세례명은 골룸바(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이다. 문 대통령은 미사를 마치고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저에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 이라는 말이 있는데 성의를 다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얘기다”며 “오늘 미사에서 나는 평화에 대한 우리의 갈구와 간절함이 한 데 모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한반도에 평화가 꼭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제 생각에도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을 하셔야 할 것 같다”며 “우리의 기도는 정말 강렬했고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꼭 들어주시리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北 초청 친서’ 전할 바티칸 특사는 김여정일까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미사 다음 날인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어로 “공식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라며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 통역에 나섰던 한현택 신부는 교황 발언 의미에 대해 영어표현으로 “available(가능한)”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해 세계 강국과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면서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문 대통령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교황청은 성명을 내고 “한반도에 여전히 존재하는 갈등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계획을 발전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강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결과를 기대 이상으로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가속도를 낼 방침이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북한의 공식 초청 여부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북한에 초청하는 친서를 바티칸에 보낸다면, 특사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 1부부장이 가장 유력하다. 김 제 1부부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특사로서 청와대에 방문해 평화의 물꼬를 열었다. 또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네번째 방북 때 김 위원장 옆에 유일하게 배석할 정도로 신임을 얻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그 시기는 이르면 2019년 상반기일 수 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에서 서서히 진행되는 가운데 대화 동력을 이어가려면 내년 상반기가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교황이 내년 봄에 방북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 문 대통령 “교황은 인류의 스승”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최종태 조각가의 예수 얼굴상과 성모 마리아상을 선물로 전했다. 한국인의 얼굴을 한 소박한 모습에 성스러움을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문 대통령은 선물을 소개하면서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너무 아름답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리브 가지를 비롯해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보호에 대한 책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쟁반 위에 있던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축복하여 한국 수행원들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어로 번역된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며 “원어대로 번역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교황님이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념촬영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퇴장하면서 “문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는 몰타기사단 회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프란치스코 교황과 스페인어로 인사를 나눴다.



▶ASEM서 한반도 평화구상 지지 당부…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다자외교 무대인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 아시아와 유럽 정상 53명에게 한반도 평화구상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아셈 전체회의 1차 세션에서 첫 번째 일반발언을 통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경과를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궁극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공동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아시아·유럽 연계성 강화의 초석으로 남북한·중국·일본·러시아·몽골 등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공동 참여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손꼽았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아셈에 참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북 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 진전 상황을 공유했다. 유럽 주요 정상들은 대화를 통한 평화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의 CVID를 촉구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메이, 메르켈 두 총리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더욱 촉진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며 “북한도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위한 좀더 확실한 행동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한편 문 대통령은 별도 장소에서 다음 세션 연설을 준비하던 도중 아셈 의전팀으로부터 늦게 연락받는 바람에 전체 정상들이 참여하는 단체기념사진을 찍지 못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서 P4G 참석…

“北 경제성장·지속가능발전 동시 도모 도울 수 있을 것”

문 대통령이 덴마크 코펜하겐 라디오콘서트홀에서 열린 제 1차 P4G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같이 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거치지 않은 나라들은 처음부터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성장 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소 배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인류의 공동 번영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제성장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P4G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를 의미한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네덜란드가 P4G 가입을 선언함에 따라 회원국은 덴마크, 한국, 베트남, 멕시코, 칠레,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에 이어 9개국으로 늘었다.

문 대통령은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이미 생산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장거리 미사일을 다 폐기해야 완성이 되나 비핵화에 대한 프로세스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등의 타임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와 미국 상응조치라는 단계적이면서도 동시 이행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 등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미국의 유연한 태도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는 단계가 되면 북한의 녹색성장을 돕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예로 서울과 평양 간 지자체 교류를 통해 북한 대동강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도 순탄치 않을 수 있으나 북한의 비핵화가 평화적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덴마크가 적극적으로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본인의 페이스북에 “성베드로 성당에서 울려 퍼진 평화의 기도를 가득 안고 돌아간다”며 “항구적 평화를 이뤄내고 인류와 함께 평화의 지혜를 나눌, 그 날을 기약한다”고 소회를 적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8호 (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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