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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계만 기자의 Blue House Diary] 남북 정상, 비핵화·군사적 대결 완화 한 걸음 전진
기사입력 2018.10.02 09: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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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를 담은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동선언문에서 영변 핵시설·동창리 발사대 영구 폐기라는 추가적인 비핵화 카드를 명문화하면서 종전선언과 맞바꾸는 ‘빅딜’에 나섰다. 남북 정상이 2박3일 북한 평양에서 함께하면서 나눈 주된 대화 주제도 비핵화였다. 북한 보유 핵 리스트 신고와 비핵화 시간표 등 보다 구체적인 진전내용은 미·북 협상의 몫으로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정상이 배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도 채택했다. 여기에는 군사분계선 일대 각종 군사연습 중지, 서해해상 평화수역 조성,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가동 등 사실상 남북 불가침 합의를 담았다.

문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은 “조선 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직접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남·북·미 종전선언 가능성까지 열어놨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북 간의 경제 교류는 더욱 활발해진다. 평양 공동선언문에서 올해 서해안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국제사회 대북제재 완화 등 여건 마련 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우선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등에 나서기로 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연내 서울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경호문제를 우려하는 북측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서울행을 결단했다고 한다. 이로써 봄에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4월 27일)과 북측 통일각(5월 26일)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가을 평양회담(9월 18~20일), 그리고 겨울 서울 회담으로 이어가면서 셔틀 회담이 정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박3일 방북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9월 20일 남북 정상이 백두산 정상을 향해 함께 오르는 장면이 손꼽힌다.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이뤄진 남북 정상 간의 독대와 돈독한 신뢰관계를 백두산에서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자리였다.



▶2차 대북 특사단 당일치기 방북…

김 위원장 만나 文 대통령 친서 전달

문 대통령은 9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2차 대북 특별사절단장으로 해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북한 평양에 전격 파견했다. 대북 특사단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무산으로 인해 당시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 중재라는 중책을 어깨에 짊어졌다.

정 실장은 서해직항로를 통해 당일치기로 방북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리고 저녁 늦게 귀국한 뒤 다음 날 브리핑을 통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등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북한과 미국 간의 70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이른바 ‘비핵화 시간표’를 직접 제시했다는 점에서 미·북 대화 재개 물꼬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 실장은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9월 8일 중국에 찾아가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면담했다. 서훈 원장은 9월 10일 일본으로 건너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예방했다.

남북은 9월 14일 판문점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준비를 위한 첫 실무회담을 열었다. 한국 실무대표단으로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을 수석대표로 해서 청와대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권혁기 춘추관장, 최병일 경호본부장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비롯해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리현 통전부 실장, 김병섭 노동당 선전부 과장 등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정상회담 개최일을 불과 나흘 남겨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일정과 의제 조율이 덜 된 ‘깜깜이’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양측은 의전·경호·통신·보도 등 분야별로 나눠 5시간 동안 휴식 없이 진행한 뒤 합의 결과를 도출했다. 문 대통령이 9월 18일 서해 직항로를 통해 북한 평양을 방문해 2박3일 일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첫 만남부터 주요 정상회담 일정을 생중계하며, 남측 선발대는 16일 육로를 통해 파견한다 등의 내용이다.



▶방북 D-2 남측선발대 90여 명 육로로 파견… “北 도로사정 나빠, 시속 60㎞ 이상 속도 못내”

남북정상회담 실무준비를 위한 남측 선발대는 일요일이던 9월 16일 오전 5시 50분 청와대 연무관 앞에서 출발해 7시 10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을 단장으로 해서 권혁기 춘추관장,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비롯해 경호처와 방송준비 인력 등 93명이 방북 수속절차를 밟았다.

서호 비서관은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우리 선발대가 미리 가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대는 이날 낮 12시 15분에 고려호텔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공식수행원 숙소는 백화원초대소로 정해졌다. 정당 대표, 경제인·문화·예술·체육, 노동계, 종교계 등 특별수행원과 기자단 숙소는 고려호텔로 확정됐다.

남측 선발대는 북측 도로 사정에 대해 “개성에서 평양까지 170㎞ 거리 동안 왕복 4차로 도로 곳곳이 패여 60㎞ 이상 속도를 낼 수 없을 정도”라며 “최근 폭우로 인해 도로 사정이 더 안 좋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도로 곳곳에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 목격됐고, 고속도로 양방향으로 지나가는 차량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 정상 및 수행원 오찬에 앞서 최태원 SK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LG 구광모 회장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특별수행원 53명 선정…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경제인 동행

김동연·장하성 등 경제 투톱 제외

청와대는 4·27 첫 남북정상회담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정의했고, 이번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 대해 ‘평화가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수행한 한국대표단으로 공식수행원 14명, 특별수행원 53명, 일반수행원 91명, 기자단까지 포함해서 200명 규모로 구성했다.

우선 공식 수행원 중에 행정부에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이 함께했다. 또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 김종천 의전비서관, 김의겸 대변인,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동행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방북명단에서 제외됐다. 앞서 평양에서 열린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는 당시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성경륭 청와대 정책실장이 각각 대표단에 합류한 바 있다.

이번에 경제 사령탑 방북 무산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장하성 실장은 방북 기업인 선정과정에 깊숙이 관여했지만 결국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가장 집중해야 할 일이 국내 경제와 부동산 등 추석 민심을 살피고 대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민생경제까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에 ‘퍼주기식 경제협력은 없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기업인이 함께했다. 또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동행했다. 재계에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방북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하는 것을 상당히 껄끄러워했다. 행여나 기존 글로벌 비즈니스에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으로부터 투자결정 권한을 가진 총수급에 대한 동행 요청이 물밑에서 있었던 데다 11년 만의 평양방문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서 기업인들은 방북 길에 올랐다.



▶방북 D-1,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흉금을 터놓고 대화 나눌 것” 포부 밝혀

문 대통령은 방북 하루 전날인 9월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흉금을 터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이번 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진심을 다한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 간의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얻고자 하는 것은 평화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제정세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임시적 변화가 아니라 국제정세가 어떻게 되든 흔들리지 않는 그야말로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평화”라고 규정했다. 이어 “남북이 국제정세에 휘둘리지 않고 한반도 문제의 주인이 되는 길이며 경제적인 공동번영과 통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부연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 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두 가지 문제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첫째는 남북한 사이에서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인한 긴장과 무력 충돌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의 공포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비핵화를 위한 미북 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평양에서 진행될 남북정상회담의 자세한 일정과 의제를 브리핑했다.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 미·북 비핵화 중재, 군사적 긴장완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4대 핵심 의제를 협의한다고 예고했다.



▶D-day, 2018년 9월 18일 오전 10시 9분… 문 대통령 11년 만에 평양 땅에 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8일 오전 10시 9분 현직 대통령으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11년 만에 북한 평양 땅을 밟았다.

공군 1호기를 타고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비행기 트랩에 영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힘껏 포옹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판문점에서의 4·27 회담과 5·26 회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또 문 대통령은 함께 마중 나온 김정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도 악수를 나눴다. 북측은 공식 환영식에서 예포 21발을 발사하면서 예우를 갖췄다. 문 대통령은 조선인민군 육해공군의 분열을 받고 나서 환영 인파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의 손을 잡기도 했고, 공항을 빠져나가기 직전에는 시민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다.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서울에서 미리 가져온 전용차를 이용하다가 평양 시내에 접어들었을 때 뒷좌석에 지붕이 없는 김 위원장의 차량에 함께 탄 뒤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평양 시민 10만 명이 길가에서 “조국통일, 평화번영, 환영”을 연호했다.



▶北 체제 심장부인 조선노동당 본부청사서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과거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장소는 백화원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북한 체제의 심장부로 직접 안내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을 비롯해 외국사절단을 조선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주로 맞이하면서 정상국가로서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정상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각각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 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전 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라며 “북남관계, 조미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인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며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추켜세웠다. 또한 “이로 인해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며 문 대통령에게 거듭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공식·특별·일반 수행원들과 함께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열린 김 위원장 주재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경제인들,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만나

이재용 “이게 한민족이구나 느껴”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시간에 방북 경제인들은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를 만나 저마다 자기소개를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마음의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평양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고 하니까(실감이 난다)”라고 말했다. 또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 있었다”며 “삼성의 기본 경영철학인 ‘기술중심, 인재중심’과 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써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글로 된 것을 처음 봤는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리용남 부총리는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며 농담을 건넸고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7년에 왔었는데 11년 만에 오니까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며 “건물도 많이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라난 것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평가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말을 했다. 대북사업을 주도해 왔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는데, 빨리 다시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리 부총리는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 등 3당 대표, 안동춘 北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면담에 ‘노쇼’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3당 대표)는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의 면담 장소에 약속시간 1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노쇼’로 인해 이날 면담은 결국 취소됐다. 당시 북측 관계자들은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교적 결례논란까지 번진 가운데 3당 대표들이 ‘격이 맞지 않아서’ 불참한 것은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는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뒤늦게 밝혔고, 이정미 대표는 “일정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에 정당 대표들끼리 간담회를 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해찬 대표는 다음 날인 9월 1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면담을 했다. 일정이 다시 잡힌 배경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어제 연회장에서 ‘이렇게 됐는데 오늘 면담을 해야 된다’고 말하니깐 김정은 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된다’면서 즉석에서 김영철 상임위원장에게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군사 분야 합의문 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9월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9월 평양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3페이지 분량의 평양 선언문에는 ▲한반도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남북 경제 교류와 협력 증대 ▲이산가족 등 인도적 협력 강화 ▲문화예술체육 교류 적극 추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 ▲김 위원장의 가까운 시일 내 서울방문 총 6가지 항목이 담겼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10월 중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 유치 협력, 3·1운동 100주년 공동 기념행사도 포함됐다.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연내 서해안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국제사회 대북제재 완화 등 여건 마련 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 우선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산림분야 협력, 방역과 의료분야 협력 강화 등이 담겼다. 특히 북측은 종전선언을 포함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북한 체제보장을 위한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려는 추가적인 비핵화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미국 등 국제사회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의 문을 다시 열었다. 미국에게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고 핵사찰을 받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제 미북 비핵화 협상의 공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남북정상이 배석한 가운데 양국 국방장관들이 서명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이를 위해 남북군사공동위를 가동하기로 했다. 단계적 군축도 실현하기로 했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기 위해 상호 1㎞ 이내 근접해 있는 감시초소를 완전히 철수한다. 서해 해상을 평화수역으로 조성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에도 남북 정상은 뜻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들어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 방문키로…

판문점 평양(봄)→서울(가을)로 셔틀회담 정례화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을 약속하면서 연내 네 번째 정상회담이 가시화되고 있다. 더구나 서울 방문은 9월 평양 공동선언문에도 명시됐다. 문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에 방문하기로 했다”며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위원장도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에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공식화했다. 남북 정상은 4·27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등 신뢰관계를 유지하면서 약속을 지키는 데 상당히 공을 들여왔다. 앞서 과거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서울방문을 약속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는데, 다가올 서울 남북정상회담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놓고 주변 북측 참모들은 대부분 반대를 했다고 한다. 여전히 경호문제를 이유로 우려가 크지만 김 위원장의 독자적인 결정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방한이 성사되면, 시기는 11월 말~12월 중순으로 예상될 수 있다. 미국의 중간선거(11월 6일) 직전인 10월 하순 미국 워싱턴DC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종전선언을 하고 이를 통해 적대관계를 완전히 종식한 뒤 정상국가 지도자로서 홀가분하게 한국을 찾는다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문 대통령,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

“지난 70년 적대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

문 대통령은 9월 19일 오후 9시부터 평양시민 15만 명이 운집한 ‘5·1 경기장’에서 북한 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기존 집단체조 프로그램에서 일부를 각색한 것으로 체제선전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반미 구호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가 공연에서 많아 나왔다고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소개를 받고 일어나 직접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을 향해 “(남북 정상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민족 자주 원칙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방문했다.
평양에서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해서 정상인 장군봉에 올랐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에도 찾아가는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을 마치고 귀환한 뒤 사흘 뒤에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으로 갔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방북결과를 공유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종전선언 중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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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12일, 제19회 세계지식포럼-강대국 틈바구니 ‘투키디데스의 함정’ 美·中 갈등 속 한반도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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