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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에서 본 기술 트렌드-음성 인식 장악한 구글 vs 아마존 곳곳서 대결
기사입력 2018.10.01 1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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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유통기한 3일 남았어요.”

아내가 보낸 줄 알았더니 냉장고가 보낸 알람이다. 아참, 아내는 3박 4일로 출장을 갔다. 냉장고를 열어 우유를 마시던 중 바지에 묻은 얼룩이 눈에 띈다. 점심때 반찬을 떨어뜨렸었다. 바지를 세탁기에 넣으며 말한다. “얼룩을 제거해줘.” 세탁기는 내 말을 척척 알아들고 작동을 시작한다. 세제를 넣고, 모드를 ‘얼룩제거’로 전환한다. 항상 세제량 맞추는 게 어려웠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TV를 보기 위해 소파에 앉고 생각한다. 내일 부산으로 출장 가는데 우산을 챙겨야 할까. “내일 부산 날씨 어때?” 뉴스를 보여주던 TV가 몇 초간 검색을 하더니 말한다. “내일 부산 날씨는 맑습니다.” ‘우산 챙길 걱정이 없겠구나’ 하며 마음 편히 소파에 기댄다.

SF 소설에서나 볼법한 한 남자의 하루. 정말 이렇게 편리하게 사는 날이 올까. 전 세계 48개국에서 1800개 가전·IT 업체가 참가한 이곳은 인공지능으로 변하는 우리의 삶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관람객들은 음성으로 기기를 제어했고, 통신으로 연결된 기기들은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TV는 이용자의 명령을 알아듣는 한편 압도적 그래픽으로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혁신적 기술은 사무실, 거실, 부엌 등 우리 일상의 전 영역에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올해 IFA의 화두는 ‘음성인식’, ‘스마트 홈’, ‘인공지능’, ‘8K 텔레비전’ 등 4개로 요약된다. 스마트 홈은 가전 기기가 서로 통신으로 연결되고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지능적’으로 반응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었다. LG전자, 삼성전자, 화웨이, 소니 등 글로벌 가전기기 제조사들의 전시관은 ‘알렉사’(아마존 AI 플랫폼), ‘구글’(구글 어시스턴트), ‘빅스비’(삼성 AI 플랫폼)를 부르는 소리로 가득찼다. LG전자 TV,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은 구글 AI스피커 구글홈, 아마존 AI스피커 에코 등과 연동됐다. 음성으로 세탁을 시작하고, 냉장고 안 음식을 확인하거나 오븐을 요리에 맞게 준비해 놓을 수 있다. 로봇은 일상으로 들어왔다. LG전자는 IFA에서 웨어러블 로봇 ‘LG클로이 수트봇’을 최초 공개했다. 하체 근력을 지원하는 이 로봇은 이용자가 바지처럼 착용하면 힘을 적게 들이고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LG전자는 사람의 표정까지 재현하는 가정용 로봇은 연내 시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AI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 LG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의 개선 모델도 처음 소개된다. 사용자가 “스포츠웨어는 어떤 코스를 써야 하냐”고 물으면 “스포츠웨어 코스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할까요?”라고 알려준다.

LG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LG전자 가전 브랜드 씽큐를 강화해 우리의 삶이 인공지능으로 더욱 자유로워지고 현명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냉장고, TV 외에 로봇, 스피커 엑스붐, 스타일러 등 가전 제품군을 계속 넓혀 가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홈은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빅스비와 오픈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다. 빅스비로 집 안의 다양한 기기를 상황에 맞게 제어하고,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음악을 TV나 냉장고에서도 끊김 없이 들을 수 있다. 오븐을 예열하거나 조리모드를 설정할 때 앱으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플랫폼으로 가전기기와 플랫폼을 연결하고 앱을 상호 작동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홈과 함께 부상한 존재가 음성인식 비서다. 결국 가전을 인공지능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음성을 인식하고 그 명령을 가전에 전달하는 ‘음성인식 비서’ 플랫폼이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플랫폼을 선점한 구글, 아마존은 전시장 곳곳을 지배했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개발한 아마존과 구글 어시스턴트를 만든 구글은 자사 음성인식 비서가 탑재될 기기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며 각국 가전 제조업체들과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유통 및 IT 기업 아마존은 알렉사를 알리기 위해 IFA에 아예 부스를 차렸다. 알렉사가 탑재된 카메라, TV, 스피커 등 가전기기를 모아놓은 체험존을 마련했다. 한쪽 벽면에는 알렉사를 탑재한 파트너사 70개를 소개한 ‘파트너사 지도’를 붙여놓고 위용을 과시했다. 아마존은 가전업체들이 주인공인 IFA에서 기조연설도 맡았다. 다니엘 로쉬 아마존 가전제품 부문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알렉사가 탑재된 (기기) 브랜드가 1200개에서 3500개로 급성장했다”면서 “알렉사를 통해 파트너사들이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있다. 알렉사를 탑재해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라”고 홍보했다.

구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구글은 부스를 차리지는 않았지만 IFA 전시장 내 구글 어시스턴트를 전면 광고했다. 구글은 IFA에 참석한 49개 파트너사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설명하는 가이드를 배치했다. 흰 옷을 입은 구글 가이드는 관람객에게 구글 어시스턴트 사용법을 소개했다. 중국 가전업체 창홍 부스에는 구글 가이드가 창홍 TV를 구글 어시스턴트로 컨트롤 하는 법을 안내했다. LG전자 부스에서 구글 가이드는 스마트폰으로 이미지 인식하는 법을 보여줬다. 한 구글 가이드는 “우리의 역할은 구글 어시스턴트로 가전제품, 주변 기기에서 다양한 기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가전업체 관계자들과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도 음성인식 기술 솔루션 주목

미래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스타트업관도 음성인식 기술을 지원하거나 인식 성능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았다. 스타트업으로 꾸며진 ‘넥스트관’은 독창적 음성인식 솔루션을 보유한 한국 스타트업이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넥스트관 초입에 부스를 차린 한국 스타트업 TG9.AI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스마트 스피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솔루션을 소개했다. 음성만 인식하는 스피커가 아니라 화자의 내용을 알아듣고 디스플레이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음성인식 플랫폼을 제품 안에 구현하고 사용자 친화 인터페이서(UI)를 제공해 고객사가 스피커 제조를 쉽게 하도록 돕는다.

신민영 대표는 “아마존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알렉사 솔루션 보유 기업으로 하반기 인증을 받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화웨이, 아마존, 구글 등 관계자들이 부스를 찾아 우리 기술을 확인하고 갔다”고 했다. 2016년 설립된 음성 기술 전문 스타트업 오르페오 사운드웍스는 ‘소음제거’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오르페오 사운드웍스는 부스에 작은 노래방을 설치했다. 시끄러운 노래방에서 이 회사의 제품으로 통화를 하면 상대방이 또렷하게 ‘음성’만 들을 수 있다.

관람객들은 노래방에서도 음악은 들리지 않고 화자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전달되는 것을 보고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앞서 이 회사는 올초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 네이버와 함께 만든 통역 스피커 마스로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김은동 오르페오 사운드웍스 대표는 “음성인식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 소음제거 기술이 필요해서 우리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손가락으로 음성을 전달하는 스마트 시곗줄 시그널을 선보인 한국 스타트업 이놈들연구소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시곗줄을 착용한 직원이 손가락을 관람객 귀에 대자 다른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다.


통화 음성을 시곗줄이 진동으로 변환해서 손끝으로 전달하는 원리다. 김은동 대표는 “지난해 IFA에 비해 구글과 아마존이 탑재된 제품이 크게 늘었다. 음성인식 산업이 급성장하는 게 느껴진다”면서 “음성인식 기술을 서비스로 제대로 구현하고 성능을 높이는 기술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선희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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