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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12) ‘최저임금 직격탄’ 편의점 상권 분석해보니 과밀화 안된 해남·태백·계룡 장사 잘돼
기사입력 2018.08.29 08: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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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지옥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창업 블루칩으로 꼽히던 편의점 업계는 최근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과밀화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경쟁이 치열해진 데 이어 최근에는 최저임금 상승의 유탄을 직격으로 맞았다. 아르바이트생을 반으로 줄이고, 점주가 직접 12시간씩 일을 해야 겨우 마진율을 맞출 수 있다는 하소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실제 그 많던 편의점들의 불이 꺼지는 영업장도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환경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편의점도 분명 존재한다. 전국 편의점 과밀화, 매출액 변화, 지역별 성장성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편의점 생존전략을 살펴봤다.

▶정부가 제시한 ‘당근’

편의점 고사 막을 수 있을까

편의점은 다른 업종에 비해 매출과 비용의 변화가 크지 않다. 자연스레 최저임금 상승(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에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기 쉽다.

지난 몇 년간 경쟁적으로 늘어난 점포 수에 의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종이 포화상태에 진입하면 각 점포별 매출이 감소한다.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률이 감소하면, 전체적인 매출이라도 높아져야 수익이 유지될 수 있는데, 수익과 매출이 동반 감소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여러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 임대차 계약기간 연장, 편의점 본사 수수료 인하 등이 수익 보전을 위한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모두 인건비 외에 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이다. 이외에 브랜드 관계없이 기존 편의점 근접 출점을 막아 매출감소를 막겠다는 자구책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책들이 편의점 업계의 수익성 감소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편의점 점주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대부분의 문제 해결방식은 누군가의 손해를 수반한다. 이를테면 아르바이트생의 월급이 늘어나면 그 손해가 편의점 점주에게 돌아가는 것처럼, 편의점 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카드수수료를 없애거나 편의점 본사 수수료를 인하하면 그 손해가 카드사나 편의점 본사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원가 비중을 낮추기 위해 원재료비 인하를 요구한다면, 1차 생산자나 제조사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시적인 비용감소나 제로섬(Zero-sum) 게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도 나오기 마련이다.



▶편의점 거리 출점제한도 실효성 의문

브랜드 관계없이 기존 편의점 근접 출점을 제한하여 매출 감소를 방지하겠다는 대책 역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첫째, 전 브랜드가 동참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 둘째, 기존 대형 브랜드들은 이미 출점을 마친 상태에서 신규 브랜드의 출점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그로 인해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셋째, 시기상으로 포화상태에 진입하기 전에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기존 점포의 매출이 감소하지 않게 만들 수는 있어도 매출을 늘릴 수는 없으므로 계속되는 비용인상에 따라 수익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점 등의 다양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결국 한시적인 정책을 통한 당근을 제시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편의점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담배판매율 높은 도심지역에 늘어나지만

해남·태백 등 지방 편의점 매출만 쑥


흔히 편의점 업종은 판매하는 항목이나 가격이 비슷해 위치(상권과 입지)에 따라 매출이 결정되는 ‘위치 결정적’인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데이터 분석결과를 조금만 살펴보면 편의점 간에도 제공되는 서비스나 재화의 종류가 달라 매장 간 선호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유동인구가 많고 좋은 입지, 비싼 임차료를 내고 있는 매장이 매출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같은 자리에서도 어떻게 매장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늘어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 편의점은 단순 물품판매를 넘어 택배를 보내거나, 금융거래를 할 수도 있다.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의미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 전략들이 등장하는 이유도 편의점 업종이 ‘마케팅 결정적’인 업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전국 4만여 개로 늘어난 영업점

편의점 창업 유망한 지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2018년 상반기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와 유사하게 상권분석 자료에서도 전국 편의점 수를 4만여 개로 집계하고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4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분기당 3~5%대로 증가하고 있던 전국 편의점 수는 2017년 3분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2017년 7월 ‘편의점 근접 출점에 대한 규제’도 성장세 둔화에 한몫했지만, 전체적으로 ‘더 이상 출점할 곳이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설명이 타당해 보인다.

점포 수 증감률 분석자료와 동일시점을 기준으로 점포당 월 평균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전반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점포당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점포당 평균매출이 감소하는 시기는 업종 생애주기에 따르면 ‘경쟁심화기(포화기)’, 혹은 ‘정체기’로 부를 수 있으며, 성장세가 꺾였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편의점 업종이 포화기에 진입했다는 것만으로 업종이 곧 쇠퇴기(점포 수와 점포당 평균매출이 모두 감소하는 시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섣부르다. 일반적으로 업종의 생애주기란 ‘도입기-성장기-정체기-쇠퇴기’를 뜻하지만, 반드시 한쪽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커피전문점 같은 경우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업종 포화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과 예측결과가 많았지만, 매번 예상을 뒤엎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이면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포가 사라지고 수익구조와 마케팅 동력이 우수한 매장들이 살아남으면서 수를 늘려 나간 것이 핵심이었는데, 편의점 업종이라고 해서 이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편의점 업종 전체를 한 틀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과 매출 수준 등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분석을 선행해야 한다.



▶전남 해남시, 강원 태백시, 충남 계룡시

매출성장 1~3위, 공백지역 아직 기회 있어

더 이상 편의점이 들어갈 만한 지역은 없을까? 포화상태인 지역의 점포 수는 줄이고, 부족한 지역은 늘려서 균형을 맞추는 작업의 시작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주거인구나 유동인구 수 대비 점포 수(=점포당 차지할 수 있는 인구수)를 가지고 편의점이 부족한 지역을 찾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상권의 성격과 소비목적, 경쟁관계나 보완관계에 있는 타 업종의 유무에 따라 각 지역마다 소비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같은 1명이라는 숫자도 주거지역에서는 소비력이 낮지만, 상업지역이나 직장지역에서는 소비력이 높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든 관계없이 1명으로 계산하는 것은 실제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권분석을 할 때는 점포 수 밀집도와 고객 밀집도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고객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출점 가능지역으로 뽑는다.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각 시·도별로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들이 주로 순위권에 올랐다. 서울은 강남구>서초구>마포구순이었으며, 경기도는 성남시>의정부시>수원시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다른 시·도 단위에서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들이 높은 수요 밀집도를 보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지역들이 반드시 상업시설이나 직장시설 밀집지역만 뽑힌 것이 아니라 주거 밀집지역이나 관광지 등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반드시 비싼 상권이 아니더라도 수요 대비하여 편의점 수가 적은 공백지역을 잘 찾아서 들어간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같은 방식으로 더 세부적인 읍면동 단위나 세부상권 단위로도 수요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뽑을 수 있다. 여기에 지역별 점포당 평균매출의 성장률까지 분석한다면, 좀 더 출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잘나가는 편의점 근처 창업성공률 낮아

신규점포 수익률 기존점포대비 26.4% 낮아

지역별로 편의점 공백지역을 찾아 출점하는 전략이나, 편의점 판매 품목(서비스)을 다변화하여 매출을 증대하는 전략과는 별개로 기존 편의점 근접 지역에 동일업종의 출점을 제한하는 방안은 여전히 이슈로 남아있다. 비단 편의점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종인 커피전문점, 제과점, 치킨전문점, 미용실과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업종들은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이슈가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어느 정도의 거리범위에 들어왔을 때, 기존 매장에 영향을 미치는지’이고, 두 번째는 ‘기존 매장 주변에 신규 매장이 들어왔을 때 기존 매장의 매출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여부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직영점 체계로 운영하는 경우와 가맹점 체계로 운영하는 경우는 상당히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A점포가 월 5000만원 매출에 500만원 수익, B점포가 월 3000만원 매출에 300만원 수익을 올리고 있는 근접 상권에 신규 C점포가 들어온다고 가정해 보자. C점포가 들어오면서 기존 A점포의 매출과 수익은 -20%, B점포의 매출과 수익은 -10% 감소하는 대신 C점포는 4000만원의 매출과 400만원의 수익이 기대된다. 직영점 체계에서는 기존 ‘8000만원 매출에 800만원 수익’이던 상황에서 새로 ‘1억700만원 매출에 1070만원 수익’인 상황이 되므로 +270만원의 수익이 추가 발생하는 것을 근거로 신규 출점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가맹점 체계에서는 매출과 수익이 감소하는 A점포 점주와 B점포 점주의 반발로 인해 C점포를 함부로 개설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을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이라고 부르는데, 모든 근접거리 출점 제한정책은 이 같은 현상 때문에 발생한다.

실제로 어느 정도 기존 매장의 매출감소가 일어났는지 분석하기 위해 신규 매장이 들어선 상권(전국 1100여개 주요상권 중 110개 상권)에서 기존 매장의 매출이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 분석했다. 분석을 위하여 기존 매장이 2개 이상인 상권(60여개)에 신규매장이 진입했을 때, 기존 매장의 평균매출 증감률과 시장규모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평균적으로 기존 매장은 33.4% 정도의 매출 감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새로 진입한 매장은 기존 매장의 평균매출 대비 24.6% 정도 낮은 매출 수준을 보이며 진입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만큼 기존 매장이 자리 잡고 있는 상권에서 신규로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새로운 서비스 비중 높을수록 성공확률 UP

편의점의 매출 수준에 따라 주로 어떤 품목이나 서비스 판매율을 분석해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도출된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은 ‘담배 판매유무(=담배권)’에 따라 매출 영향도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분석결과에서도 담배의 매출비중이 전체 3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이어 음료, 서비스 상품, 맥주, 유음료, 과자, 미반(삼각김밥, 주먹밥 등), 아이스크림순으로 집계되었다. 먼저 편의점 매출액 구간을 2000만원 이하 구간부터 1억5000만원 이상 구간까지 8개로 나누고, 각 매출액 구간별로 판매메뉴 비중을 집계했다. 분석결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서비스 상품’이었다.
매출액과 서비스 상품 매출비중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상품’이라는 품목 내에는 택배, 배달, 복권, 종량제봉투, 상품권 등의 세부 품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렇게 편의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특수’ 서비스나 상품에 의해 전체 매출액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매출액이 낮은 구간에서는 (담배를 제외하고) 전통적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음료, 맥주, 유음료, 과자, 즉석식품 등의 소매품목 판매비중이 높았는데, 이런 소매품목의 경우는 대형마트, SSM, 온라인(배달)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판매채널이 많아졌고, 경쟁 편의점이 생기는 경우에도 판매액이 급감하기 때문에 판매비중이 높을수록 오히려 매출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훈 기자 주시태 한승혜 나이스비즈맵 연구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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