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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CEO·임직원 연봉 살펴보니-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243억 3년째 연봉킹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SK에너지 ‘1억5천만원’
기사입력 2018.05.11 10: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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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공시된 상장기업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기업 실적’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연봉’이었다.

2014년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이사의 연봉을 공개하도록 규정이 바뀐 이후 ‘연봉킹’은 늘 화제의 중심에 섰고, 직장인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을 통틀어 지난해 최고 연봉을 받은 CEO는 권오현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이다. 권 회장은 급여 18억4000만원, 상여금 77억1900만원, 특별상여·복리후생 등 기타 근로소득 148억2100만원 등 총 243억8100만원을 받아 ‘연봉킹’에 등극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봉킹에 올라 직장인들의 우상이 됐다.



▶지난해 연봉킹은 권오현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오너 중심의 경영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에서 전문경영인이 주요 그룹 오너 경영인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급여가 18억원 수준인 권 회장이 상여금까지 포함해 200억원이 훌쩍 넘는 연봉을 받은 것은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사업 덕분이다. 권 회장은 작년 10월 사임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을 맡아 전무후무한 실적을 낸 공로로 거액의 상여금을 받았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은 3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디스플레이(DP) 부문까지 합치면 DS 부문 영업이익은 40조원을 넘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3(약 75%)을 책임졌다.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폭발로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덕분이지만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초격차 전략을 굳건하게 추진한 것이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을 총괄했던 윤부근 부회장(약 76억원)과 스마트폰 무선사업부(IM)를 맡았던 신종균 부회장(약 84억원)도 웬만한 그룹 오너보다 많은 급여를 받아 전문경영인 연봉순위 2, 3위를 기록했다.

윤 부회장은 소비자가전을 총괄하면서 삼성전자 TV가 12년 연속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성과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CEO들의 거액 연봉에 대해 일반 직원들과의 연봉 격차가 너무 크다며 과도하다는 일부 비판도 있기는 하지만 세계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애플 등 미국 IT기업들의 경영진 연봉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에 스톡옵션을 듬뿍 얹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애플 CEO인 팀 쿡의 경우 작년 9월 말 끝난 회계연도에 급여 306만달러, 인센티브 933만달러, 기타 44만달러 등 모두 1283억달러(약 137억원)를 보수로 받았다. 하지만 이는 금전적인 보수일 뿐 작년 8월에 인센티브로 받은 애플 주식 56만 주를 포함하면 당시 가치로 연봉이 무려 1억200만달러(약 10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CEO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액을 받은 셈이다. 애플의 2017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613억달러(약 65조원)로 삼성전자 영업이익보다 높기는 하지만 CEO 연봉 차이는 몇 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만일 미국 기업이었다면 경영진의 연봉은 어마어마하게 책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오너 경영인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8억원의 연봉을 받는 데 그쳤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구속되는 바람에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탓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는 삼성물산의 최치훈 이사회 의장이 57억원의 연봉을 받아 전자 외 CEO 중에는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지내는 등 글로벌 경험을 쌓은 후 삼성그룹에 영입된 최 의장은 삼성SDI·삼성카드·삼성물산 등 다양한 계열사의 CEO를 맡아 능력을 발휘했고, 올해부터는 삼성물산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그는 올해 사외이사에 CE 최고생산성책임자(CPO) 출신인 필립 코쉐 씨를 영입하는 등 이사회 글로벌화와 선진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LG, 차석용·조성진 부회장 ‘눈에 띄네’

LG그룹 전문경영인 중에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약 32억원)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약 25억원)이 전문경영인 연봉 상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기업인 미국 P&G에서 경험을 쌓은 후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로 영입된 차 부회장은 끊임없는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LG생활건강을 그룹 내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로 키운 인물이다.

차 부회장과 함께 LG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CEO인 조 부회장은 ‘고졸 신화’로 널리 알려진 최고경영자로 세탁기 엔지니어로 시작해 생활가전 사장, 총괄 부회장까지 올랐다. 조 부회장이 생활가전뿐 아니라 TV와 스마트폰까지 모든 사업을 총괄하면서 LG전자의 DNA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뛰어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조성진 효과 덕분에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만 돌파구를 찾는다면 올해 시장이 놀랄 만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SK그룹에서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약 35억원),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약 23억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약 22억원)이 고액 연봉자 명단에 이름 올렸다. 김 의장은 2년 연속 35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SK그룹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인 이들은 실적 향상은 물론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점이 감안됐다. 눈에 띄는 점은 SK그룹의 오너 경영인인 최태원 회장의 연봉(20억원)보다 이들의 연봉이 더 많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인 최 회장은 급여만 받은 반면 전문경영인들에게는 실적을 감안해 높은 수준의 상여금을 지급한 덕분이다.

지난 4월 18일 전격적인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지난해 2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권 회장은 철강 과잉공급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포스코를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으로 이끈 공로가 인정돼 고액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채 전격 사임해 아쉬움을 남겼다.

▶CEO 고액연봉은 임직원 동기부여 효과

대기업 CEO들의 고액 연봉에 대해 직원과의 괴리감이 크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입장인 만큼 실적만 좋다면 고액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들이 많아지는 것은 임직원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주요 그룹 오너 경영인 중에는 지난해 별세한 고(故) 이수영 OCI그룹 회장이 19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직 오너 경영인 중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52억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신동빈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 상태인데, 롯데 관계자들에게 “구속수감 중이니 올해는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호텔롯데 등 신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그룹 계열사들은 급여 지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에 이어 글로벌 화장품 대기업으로 발돋움한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이 109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80억원을 수령했고, 정의선 부회장의 연봉은 18억원이었다. 이어 허창수 GS 회장(73억원), 조양호 한진 회장(66억원), 구본무 LG 회장(63억원) 등의 순이었다.



▶일반 직원 중 최고 연봉은 SK에너지

그렇다면 일반 직원들의 연봉이 가장 많은 ‘꿈의 직장’은 어느 곳일까.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모든 업종을 통틀어 석유화학 업종이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종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곳은 SK에너지로 평균연봉이 1억5220만원에 달했다. SK에너지뿐만 아니라 SK그룹의 에너지 관련 계열사들은 평균연봉이 타 그룹이나 기업을 월등히 앞선다. SK종합화학(1억4170만원), SK인천석유화학(1억3000만원), SK루브리컨츠(1억2130만원), SK이노베이션(1억1100만원) 모두 억대 연봉을 받는 꿈의 직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53조원을 넘긴 삼성전자의 평균연봉이 1억17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석유화학 업종의 평균연봉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대략 알 수 있다. SK그룹의 경우 SK텔레콤(1억570만원)까지 합치면 6개 계열사가 억대 연봉 직장에 이름을 올렸다.

타 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연봉도 만만치 않다. 한화토탈(1억2100만원), 에쓰오일(1억2075만원), GS칼텍스(1억818만원), 롯데케미칼(9500만원), LG화학(9000만원) 등 주요 에너지 기업이 고액연봉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이에 따른 판매감소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평균연봉이 낮아졌다. 기아차는 9310만원, 현대차는 9160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평균연봉이 높다고 해서 근속연수가 비슷한 타 기업 동기에 비해 연봉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기업의 전체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높으면 평균연봉도 자연스럽게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최근 실적이 계속 좋아져 연봉이 오른 것도 있지만 석유화학공장 생산 현장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평균연봉이 높게 나오는 측면이 있다”며 “근속연수가 비슷한 직원을 비교하면 아마 통신회사가 더 높은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직원 최고연봉에 꼽힌 SK에너지의 평균 근속연수는 21년이 넘는다. SK종합화학,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의 평균 근속연수도 15년 이상이다.

[황형규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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