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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SNS ‘스티밋’ 체험해보니 평소 쓰고 싶은 글 알리고 가상화폐는 ‘덤’
기사입력 2018.05.04 09: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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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탄생한 이후 기자, 작가, 칼럼니스트를 포함해 대부분의 소위 ‘글쟁이’들의 수천 년 된 고민은 한결같았다. 어떻게 글을 써서 생계를 해결할 만큼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까. 또한 중개자-출판사, 신문, 잡지 등-를 통하지 않고 곧장 독자와 소통할 방법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사회의 중심에 등장한 이후 이와 같은 고민은 일견 해소되는 듯 보였다.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글을 올리고, 독자와 직접 소통하고, 독자의 요구가 향후 작품의 내용에 반영되는 인터넷 문학이 등장한 것이다. 소설과 영화로 모두 제작된 <엽기적인 그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후 글과 사진을 중심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블로그라는 매체가 등장하면서 전업작가가 글로 독자와 직접 소통하고, 수익도 올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는 블로그가 광고 천국으로 전락하면서 산산조각 나게 됐다. 소위 ‘파워블로거’로 불리는 이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실제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월 수만~수십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파워블로거들은 광고수익에 생계를 의존하게 됐다. 마치 체험기인 것처럼 홍보성 리뷰를 쓴 후 관련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 인터넷 상점 등으로 광고료를 받는 식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블로그에 대한 신뢰도도 급속하게 하락한 상황이다.

스티밋은 바로 이 해묵은 작가들의 숙원을 해소해 주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 SNS다. 첫 모습을 보면 통상적인 블로그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블로거(작가)에게 주어지는 보상시스템은 기존과 조금 다르다.

통상 블로거는 자신이 블로그에 쓴 글의 방문자에 비례해 광고 수익을 얻는다. 가령 네이버 블로그 운영자는 방문자에 비례해 네이버로부터 광고수익을 받는 방식이다.

반면 스티밋 블로그의 운영자는 방문자 수와는 상관 없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둔다. 스티밋은 블로그의 공신력과 보안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된다.

블록체인은 다수 사용자가 온라인상에서 발생한 모든 기록을 나눠서 보관한 후 실시간으로 해당 기록을 공유·대조하는 데이터 전송방식이다. 기록은 과반수의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함부로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블록체인 위에서 작성된 게시글이나, 이로 인한 평판이 영원히 기록에 남기에 사용자는 함부로 광고글을 올리거나 낚시글을 올리기 어려워진다.

블로거가 스팀에 글을 올린 후 다른 유저들의 추천이 쌓이면 작성자는 추천수에 비례해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팀으로 보상을 받는다. 블로거는 이렇게 모은 스팀을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준수한 글 작성자는 글 하나당 수만~수십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스팀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다.

양질의 리뷰만 작성할 수 있다면 기존의 블로그와는 달리 외부로부터의 광고에 수익을 의존할 필요성이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또한 온라인·모바일상에서 작성된 리뷰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삭제나 수정도 불가능하기에 나중에 내용을 바꿔치기하는 편법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스티밋은 이런 점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기에 편승해 스티밋에 근본한 각종 부가 서비스들도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스티밋에 올라온 글들 중 맛집 리뷰를 지도에 모아주는 먹스팀(Muksteem), 책 관련 리뷰를 모아서 보여주는 북스팀(Booksteem)이 대표적인 예다. 기자는 이에 스티밋에 각종 글을 쓰고 추천을 받아 스티밋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떻게 하면 실제 글을 쓸 수 있을지 등등을 체험해 보았다.



▶가입하기에 까다로운 스티밋, 인증에 철저

스티밋의 장점으로 꼽히는 점은 강력한 보안이다.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에 구축된 글 중심 SNS인 대신에 가입이 까다롭다.

스티밋에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스티밋 사이트(https://steemit.com)에 회원가입 절차를 밟아야 한다. 통상적인 블로그와는 달리 가입 후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까지 운영진의 심사를 거쳐 회원가입을 엄격하게 받는다. 그동안 다른 포털에서는 허위로 아이디를 만든 뒤 지속적으로 광고성 글을 반복해서 올리거나, ‘댓글알바’를 하는 등의 폐단이 많았는데,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절차다. 특히 아이디를 만든 후에는 비밀번호가 랜덤으로 숫자와 문자를 조합한 16자리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배정되는데, 이 내용을 복사해 두어야 한다. 만약 이 비밀번호를 잃어 버리면 영원히 복구할 방법이 없어진다.

스티밋에 가입한 이후에는 각종 원하는 테마의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작성된 글은 시간순에 따라, 혹은 글을 배치하는 스티밋 운영진(큐레이터)의 결정에 따라 일반 독자들에게 노출된다. 독자들은 해당 글을 읽은 후 마음에 드는 글에 ‘추천’을 눌러 작가가 스팀달러를 받을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다.

다만 이 보상은 독자에 따라 다르다. 스티밋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다량의 스팀달러를 보유한 독자가 추천을 했다면, 한번의 보팅으로 수만원의 스팀달러가 작가에게 갈 수도 있지만, 완전 초보 독자가 추천을 했다면 올라가는 보팅의 수는 극히 미미할 수도 있다.

스티밋을 돌아보면 네이버, 티스토리, 미디엄 등 다른 블로그형 SNS와 달리 유독 재테크와 관련된 글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작년 한창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던 가상화폐와 관련된 재테크 및 기술분석 글들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아무래도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SNS다 보니 초창기에 블록체인 관련 업종에 투자를 하던 개인들, IT 종사자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가입 후 첫 글쓰기까지

참고로 기자는 지난해 스티밋에 가입해 두었기에 따로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글을 쓸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신규가입 신청 후 승인까지는 1~2주간의 기간이 걸린다. 평소에 가상화폐와 관련된 생각과 짧은 메모들을 엮어 둔 글을 요약해 올려 보았다. 스티밋에서는 글을 쓴 후 글과 관련된 내용을 영어로 최대 5개까지 해시태그(Hashtag)할 수 있다. 해시태그된 단어를 다른 사용자가 검색할 경우 해당 글을 노출시켜 주는 것이 바로 ‘해시태그’의 역할이다. 가령 ‘#비트코인 #가상화폐 #빗썸’이라고 게시글에 해시태그를 걸 경우, 다른 사용자가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 빗썸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는 경우 기자의 게시글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글을 3~4시간이 지난 후부터 해당 글을 읽은 독자들이 몰려와 댓글과 추천을 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스티밋에서 새로 가입해 첫 게시글을 올리는 경우 스티밋 운영진이 가동시킨 추천봇(추천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게시글을 추천하고, 보상으로 돌아오는 가상화폐 가격을 올려준다. 새로운 사용자의 의지를 돋우기 위한 시스템이다. 기자가 쓴 글도 추천봇의 도움으로 순식간에 약 5000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추천과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20개가 넘는 댓글과 추천이 모였고, 모두 합쳐 약 1만8000원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쓴 글 치고는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보상으로 받은 가상화폐는 기자의 가상지갑에 모인다. 원한다면 ‘업비트’와 같은 가상화폐 거래소로 송금을 해 곧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기자는 해당 가상화폐 가격이 좀 더 오를 수 있으리라는 전망하에 별도로 송금을 하지는 않았다.

원래 알고 있던 지인과 페이스북 친구들 중 몇몇이 기자를 알아보고 친구를 신청했다. 또한 글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 중에 일부도 친구를 신청해 주었다. 모두 수락하고 나니 순식간에 친구가 100명이 넘게 늘어났다.



▶지나친 주제 편중, 보팅 풀(Pool)은 한계

여러 가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추천을 받자 계속해서 게시글을 올렸다. 다만 글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날카로운 지적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서 방심하고 글을 쓸 수는 없었다. 일반 미디어와 달리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확실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다만 몇 가지 블록체인에 기반한 만큼 스티밋의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했다.

첫째, 보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글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스팀달러는 4월 17일, 업비트 기준으로 약 3000원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의 등락폭이 극심한 가상화폐인 만큼, 해당 스팀달러를 출금하는 시점에 따라 저자의 호주머니에 꽂히는 돈도 천차만별이다. 지난 2016년 초 1스팀달러의 가격은 500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말 폭등한 후 개당 80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올해 초 가상화폐 대폭락 사태 이후 1스팀달러의 가격은 3000원에서 오가고 있다.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글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둘째, 보팅풀(Pool)을 통한 부정 추천이다. 스티밋을 하다 보면 통상은 양질의 글, 혹은 통찰을 담은 글이 큰 인기를 얻고 다수의 추천을 받기 미련이다. 그러나 종종 수준 이하, 그리고 별다른 내용도 없는 일상에 대한 글들이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추천을 받는 현상이 관찰된다.

다수의 사용자들이 담합해 서로의 게시글에 추천을 하는 이른바 부정 보팅풀 사건이다. 추천수가 곧바로 금전적 이익으로 돌아오는 플랫폼인 만큼 근절이 어려울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주제의 편중이다.
다른 SNS와는 달리 스티밋에는 유독 재테크, 특히 가상화폐 관련된 내용이 많다. 아무래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된 플랫폼이라 관련 투자자들이 다수 모인 탓이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운 측면이다.

[유태양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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