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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고·동지상고·서울고 잇는 실세인맥 주목 임종석의 ‘용문高’ 전성시대
기사입력 2018.03.27 17:54:52 | 최종수정 2018.03.30 16: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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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 각계에서 용문고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권마다 특정 고등학교 출신들이 두드러지는 현상들이 벌어졌는데, 이번 정권 들어서는 서울 용문고 출신 인사들이 단연 눈에 띈다.

그 중심에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문고 33회인 임 실장으로 인해 학교 인맥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한껏 받으며 출범한 현 정부에서 임 실장은 핵심인사 중에서도 실세 반열에 올라 있다. 정권 초 훈풍이 불고 있는 남북관계의 실무를 책임질 정도다. 현 집권 여당의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몰락 이후 임 실장의 이름은 정치권에서 더 자주 거론된다. 세간에서 더 용문고 인맥들에 눈길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용문고 인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출사표를 속속 던지는 것은 물론, 최근 재계·관계 등 곳곳에서 약진하고 있다.

먼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우상호 의원이 용문고 출신이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당내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우 의원은 용문고 29회로 임 실장의 선배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문이란 점 외에 1980~199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이란 공통분모도 가지고 있다. 우 의원은 전대협 1기 부의장을 지냈고, 임 실장은 3기 전대협 의장 출신이다. 참여정부에서 차세대 리더로 분류됐던 이들이 이제는 ‘리더’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인천 시장을 겨냥해 나선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도 용문고 26회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을 2016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지냈다. 김 전 총장 역시 임 실장과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김 전 총장 역시 임 실장과 마찬가지로 운동권 출신이다. 6월 재보선 출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김택수 대전시 정무부시장도 용문고 출신이다. 월간 말지 출신인 김 부시장은 임 실장의 2년 선배로, 참여정부 시절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냈다.

정치권에서 용문고의 인사들의 눈에 띄는 행보와 맞물려 정부 입김이 강한 공기업 인사 등에서도 이 학교 출신들은 최근 약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발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장이 1979년 용문고를 졸업했다. 아직 정부의 공식 ‘낙점’ 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내정 이야기가 나온다. 임 실장의 6년 선배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지식경제부에서 에너지자원실장, 차관보 등을 지냈다.

또 올 2월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에 임명된 김민호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용문고 출신이다. 인천 시장에 출마한 김교흥 전 국회사무총장과 같은 해 졸업했다. 지난해 초 임명된 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도 용문고 출신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을 끝으로 공직사회를 떠났던 윤 원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8월 단행된 군 인사에서도 용문고 출신이 있다. 3군 사령관에 임명된 김운용 대장으로, 이 학교 28회다. 3군 사령관은 서부전선과 수도권 방어를 담당한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최명식 화성세무서 서장도 용문고를 나왔다.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오규택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국장도 동문이다. 용문고 출신들은 정·관계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올해 유독 눈에 띈다.올 초 젊은 롯데를 표방하며 50대 CEO를 대거 전진 배치한 롯데그룹 인사에서 대표 주자는 용문고 출신이었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주인공으로, 1977년 학교를 졸업했다. 하 사장은 지난해 2월 부사장 직함으로 대표이사를 맡아 눈길을 끌었고, 롯데월드타워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올 초 인사에서 승진했다. 삼성에서도 용문고 출신 CEO가 탄생했다. 역시 올 초 인사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고정석 신임 삼성물산 상사 부문장이 용문고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현 정부 들어선 이후 10대 그룹에서 용문고 출신 CEO가 연달아 나온 것이다.

올해 새롭게 등장하지 않았더라도 이 학교 출신 재계 CEO는 꽤 많다. 김철 SK케미칼 대표, 강창균 현대EP 대표이사 사장,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이사 회장, 고정일 동서문화사 대표이사,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이사 회장 등이 용문고 동문이다. 용문고는 연예계 인맥에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한다. 국민 MC 유재석, 국민 배우 한석규,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 등이 이 학교를 나왔다. 이처럼 현 정부 들어 부각되고 있는 용문고지만, 학교 설립 역사를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이 다소 어색한 구석이 있다. 현 정부는 진보 색채가 강하지만 학교는 보수당인 자유한국당과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용문고는 용문학원 소유인데, 이사장이 자유한국당 중진 김무성 의원의 누나인 김문희 씨다. 8대 교장을 역임하기도 한 김 이사장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보수 쪽을 향해 주로 제기되는 친일 논란에 학교가 휩싸인 적도 있다. 김 이사장의 아버지 고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을 향한 논란인데, 그가 일제 강점기 전방의 전신 회사에서 친일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버지는 독립군을 후원했다”며 적극 반박하고 있다. 현재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은 김무성 의원의 큰형이다. 물론 정치권 인사들을 포함해 재계·관계 등의 모든 용문고 출신들이 진보적 색채를 가졌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정권 들어 뜨는 인사들이 진보적 성향을 보이면서 생긴 오비이락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독 진보적 색채가 강한 인사들이 많다는 것은 학교 연혁을 볼 때 흥미로운 대목임은 틀림없다.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용문고 출신이다. 이에 대해 용문고 관계자는 “학풍에서 이유를 찾기는 힘든 것 같다”면서 “학교 분위기가 대화를 강조하고 자유로운 측면이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한 졸업생은 “자신도 이유가 궁금하다”면서 “학교 다닐 때를 돌이켜보면 딱히 진보 성향의 학교였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보수 측 인사 중에서도 이 학교 출신들은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용문고를 나왔으며,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배지를 단 차명진 전 의원도 동문이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도 있다. 한때 같은 당에 몸담았던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은 당내에서 비주류로 활동하며 쓴소리를 많이 한 인물들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서울고 인맥이 대세를 이뤘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해, 서남수(교육부)·문형표(보건복지부)·방하남(고용노동부)·서승환(국토교통부)·유진룡(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 서울고 출신들은 정부 요직을 두루 차지했다. 국무총리 지명자였던 문창극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도 서울고 인맥이다.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상고 출신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MB 정부에서는 동지상고 출신들이 참여정부에서는 부산상고 출신들이 약진했는데, 두 곳 모두 대통령의 모교라는 공통점이 있다.

MB 정부에서는 이병석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상기 전 육군참모총장, 최원병 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이휴원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하인국 전 하나로저축은행장 등이 동지상고 출신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동지상고 동창회를 열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 동문들은 승승장구했다.
한때 청와대 내에서는 비서관급 중에 3명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학교 동문인 적도 있었다.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한행수 전 주택공사 사장,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오용환 전 롯데월드 사장, 김지완 전 현대증권 사장 등이 당시 부산상고 인맥으로 분류됐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용문고는 7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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