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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도시 당신은 과연 살아남을까
기사입력 2017.12.15 17:16:50 | 최종수정 2017.12.19 09: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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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요?”

지난 20일 <2050 미래사회보고서(이하 미래사회보고서)>란 책을 써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진 유기윤 서울대 교수를 만나자마자 이렇게 물었다.

다소 황당한 질문일지 모르지만, 책에서 그리는 미래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물론 인공지능이 아이를 낳을 순 없겠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한 장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잠시 묻어두고 먼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 전에 책에는 인공지성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유 교수식 표현이다. 유기윤 교수는 “인공지능이란 말보다는 인공지성이란 용어가 더 적합하다”고 했다.



행성X가 있다. 인간의 의지와 인공지성이란 시스템이 함께 만들었다. 인류가 사는 지금까지와 다른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미래 인류의 터전이다. 그런데 여기서 사는 것은 육체가 아닌 정신이다. 행성X는 가상현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행성X가 가상공간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행성X가 무한하다는 뜻도 된다. 가상공간이 계속 생기면 행성X의 영토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영토에 얽매인 국가라는 개념은 없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운영되진 않는다. 여기도 움직이는 ‘룰’이 있다. 그것을 규칙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이다. 인공지성에도 단계가 있다. 지금 개발되고 있는 인공지성은 약한 인공지성으로 불린다. 인간을 도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존재다. 하지만 행성X를 만들 정도의 인성지성은 지금 수준으로는 안 된다. 더 크게 발전해야 한다. 이때 등장하게 되는 인공지성을 ‘슈퍼 인텔리전스’, 즉 ‘강한’ 인공지성이라고 부른다.

책은 여기서 등장하는 인공지성, 가상현실, 그리고 플랫폼이란 세 가지 틀을 통해 미래도시의 모습을 그린다. 행성X란 미지의 공간은 ‘미래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강한 인공지성이 등장해 새로운 행성을 만드는 수준까지 만들어 내게 되면 인간이 사는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것이 유 교수의 예측이다. 하지만 굳이 강한 인공지성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다가올 미래사회는 이 책에 의하면 엄청난 변화 속에 놓여 있다.

인공 시냅스



▶미래 도시는 불평등이 당연한 세상?

앞서 행성X에서 국가의 존재는 무의미해진다고 했다.

유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래 사회는 국가의 틀만 남게 될지 모른다”고 본다. 그래서 책은 ‘국가의 형태’가 아닌 ‘도시’에 집중한다. 여기서 도시란 서울, 뉴욕 등 특정 지역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 사는 공간을 말한다. 책은 2050년께 미래의 도시는 ‘아주’ 불평등한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신자유주의가 만연한 이래 지구촌에 가속화된 불평등 현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 유 교수의 분석이다. 사회 구조가 지금보다 더 디스토피아적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다. <미래사회보고서>에 따르면 미래도시의 구조는 제일 상단에 플랫폼 소유주가 자리하고, 그 다음에 플랫폼 스타가, 그 뒤를 이어 프레카리아트라고 불리는 계층이 존재한다. 불평등 구조는 플랫폼 소유주와 플랫폼 스타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 때문에 형성된다. 플랫폼의 소유주는 전체 도시 구성에서 0.001%에 불과하고, 플랫폼 스타도 0.002%에 그친다. 이에 반해 프레카리아트의 비중은 99.99%나 된다.

여기서 플랫폼은 단어 그대로 이해하면 기차역이나 정거장처럼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곳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을 현재 수준에서 이야기하면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것을 떠올리면 된다. 플랫폼 소유주들이 절대 권력을 차지하는 것은 이들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과 거기서 파생되는 정보들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 사회로 들어온 후 시간이 갈수록 정보의 중요성은 더 커지기 때문에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들의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 사회를 좌지우지할 기술 중 하나가 빅데이터 분석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기업들은 고객이 원하는 걸 디자인할 수 있게 해주고 고객 맞춤형의 정밀한 마케팅도 가능하게 해준다. 이 시장의 팽창성을 꿰뚫어 본 많은 기업(IT, 금융, 교육 헬스케어 등 업종에 관계없이)들이 빅데이터 시장에 뛰어들며 플랫폼화를 꾀하고 있다.

책은 “사회 인프라를 담당하는 공기업이나 정부의 공공서비스까지 플랫폼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미래에 살아남아 번창하는 모든 조직의 실체는 포괄적으로 플랫폼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조직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에 필요한 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감각체험



▶플랫폼을 갖는 이가 세상을 지배

플랫폼 스타들이 상위 계층에 있는 이유는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이들이 일반 대중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계속 끌고 가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대중적 스타들이 SNS를 통해 계속 자신의 인지도를 끌고 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 능력이 인공지성에 의해 배가되면서 미래 도시 구조 상단에 계속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 같은 플랫폼 시대의 도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때 주목할 대목이 있다. 플랫폼화한 조직에 있어서 자산의 의미가 ‘소유’에서 ‘사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은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소유의 종말>을 인용해 “산업화 시대에는 재화의 소유가 조직에게 존재 의미를 부여했지만 IT가 고도로 발달한 미래에는 핵심가치가 비물질로 이동하면서 접속, 즉 사용권으로 중심이 이동한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노동의 형태도 바뀌게 된다는 것이 책의 분석이다.

유 교수는 “고용 형태가 정규직과 정년보장에서 계약직과 프리랜서로 이동된다는 뜻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고용 안정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는데, 더 큰 문제는 인공지성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 같은 고용의 불안정성조차 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 책의 설명이다.

유 교수는 “인공지성이 발전하는 속도와 일자리 창출 속도가 불일치하는 현상으로 앞으로 대량실업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단순 반복 노동의 경우 로봇 등이 인간을 대체하는 빈도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책에서 그리는 인공지성의 모습은 노동을 대체하는 인공지성의 수준을 넘어선다. 강한 인공지성의 등장에 관한 것이다.

“단순한 설계자의 계획에 따라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개선해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더불어 자아, 즉 법인격을 지니고 있다.”

즉 인공지성이 사람처럼 판단과 행위의 주체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성이 법인격을 가지게 되면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재산을 모을 수도 있다. 이는 인공지성 자체가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성 자체가 플랫폼 소유주가 되면 인공지성이 인류 전체를 지배하는 사회가 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인공지성으로 대량실업은 불가피

유 교수는 “인공지성이 발전할수록 전문지식도, 타고난 재능도, 세상을 바꿀 힘도 없는 프레카리아트들은 플랫폼에 종속되어 주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소수의 자동화된 시스템 운영자의 역할을 맡으며 근근이 살게 될 것”이라며 “일자리의 질은 낮아지고 소득 수준은 형편없어진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는 최상층도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팔 수 있는 노동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구글이 장담한 대로 몇 년 이내에 자동 번역 기술에 의해 수십 개 언어의 장벽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통·번역과 관련된 일자리는 철학 등 아주 극소한 분야에만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우울하기 그지없는 미래 사회일 수 있지만, 살아가는 환경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더 가속화돼 인류의 삶은 더 풍요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2040년 지구 전체의 총생산(GDP)은 20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지금보다 2배 늘어난 수준이다. 물질적 풍요는 계속된다는 것이다.



다시 행성X로 돌아가 보자. 강한 인공지성이 만들어내는 가상현실은 불가능한 것이 없다. 비용도 별로 들지 않는다. 접속만으로 전 세계를 국경 없이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고, 지중해 캐러비안의 어느 해변에 근사한 주택을 짓고 안젤리나 졸리 같은 미녀와 함께 지내는 것은 더 이상 헛된 공상이 아니다. 집에 머물다 우울해지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말을 걸고 음악도 틀어 준다. 이쯤 되면 이게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이 안 된다.

유 교수는 “실제 미래도시에는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서 인공지성의 발달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있다. 어떻게 인공지성이 알아서 사람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을까?(참고로 현재 이 같은 기술은 실현 중에 있다.) 이는 인공지성이 사람의 감정을 배우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인공지성이 감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인간은 감정이 없으면 판단을 못 내린다. 배고픔을 느끼고 먹는 것은 ‘배가 고프다’는 감정 때문에 뇌가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인공지능도 이 같은 사람의 판단과정을 배우기 때문에 감정을 안다. 알파고가 바둑을 두는 수도 궁극적으로 이기려는 감정 때문에 그 수를 생각해 판단해 두는 것이다. 이기면 만족감·행복감이 온다는 것을 인공지성도 안다. 이것이 감정의 영역이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진화하는 것은 감정 때문이다.”

▶스스로 감정 아는 인공지성, 자가 진화도 가능해진다

유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인공지능끼리도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고,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감정의 형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을 통제하게 되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강한’ 인공지성의 등장 시기는 금세기 말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유 교수의 예측이다. 강력한 인공지성의 등장은 사실 첫 서두에서 분석한 1 대 99의 사회를 무의미하게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인간이 인공지성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공지성도 컴퓨터라 전원을 끊거나, 특정 코드로 작동을 멈추게 하는 방안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인공지성이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 인간이 자신을 막으려는 모든 시도를 회피하려 할 것이다. 문제는 인공지성이 인간을 언제 넘어설지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인공지성을 개발하지 않는 것이 강한 인공지성의 등장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란 얘기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인공지능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시스템이 아기를 낳을 순 없겠죠, 하지만 자신의 DNA격인 소스코드를 스스로 개선하는 인공지능도 개발 중입니다. 이 소스코드는 인간의 뉴런과 시냅스로 이뤄진 인간의 신경망과 비슷한데, 스스로 DNA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든지 스스로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유 교수는 “미래 인공지성은 컴퓨터, 물론 스마트폰, 로봇, 스피커 등 물질적 형태부터 홀로그램 등 손에 잡히지 않는 형태로도 존재할 수 있다”면서 “강한 인공지성의 등장으로 인류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공지성이란 새로운 종과 인간이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는 ‘종의 전쟁’도 벌어질 수 있단 얘기다.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유 교수는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언급한 행성X에는 규칙이 있다. 인공지성의 규칙은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의 지배에 인간이 맞서는 형국이다. 최근 35년 만에 속편으로 관객과 마주한 미래 암울한 사회를 그린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인간이 만든 복제인간이 아이를 낳는다.

인공지성이 아이를 낳는 것,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유기윤 서울대 교수

“1인 플랫폼으로 스스로 고용하는 시대 준비해야”

인공지성이 지배하는 미래 도시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하는가?

유기윤 서울대 교수는 “절대 아니다. 지금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익히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앞으로 미래사회는 누가 나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스스로 플랫폼을 만들고 전문성을 키우고 이를 경제활동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물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막연할 수 있다”면서 한국사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설민석 씨를 예로 들며 “무명의 강사에서 출발한 그가 오늘날의 자리에 온 것도 설민석이란 개인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첫 출발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자신의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기반으로 삼아 축적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면서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분석을 통해 방문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아내고, 또 자신의 플랫폼과 연결된 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궁극적으로는 수익 창출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떡볶이를 팔아도 플랫폼화해야 더 큰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현재 자신도 플랫폼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과 함께 개인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서로 연결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유 교수는 “여러 플랫폼들이 모여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할 수 있다”고 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7호 (2017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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