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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 설레게 만든 `윤식당` 나도 인도네시아에 차려볼까?
기사입력 2017.07.13 11:25:00 | 최종수정 2017.07.21 11: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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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총천연색 바다를 벗 삼아 일어나 요가로 아침을 시작한 후 천천히 점심장사 준비에 나선다. 자동차 한 대 없는 미세먼지 청정지대인 섬의 해변도로를 자전거로 가로질러 콧노래 불러가며 여유롭게 도착한 가게 앞은 에메랄드 빛깔의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이 자리해 있다. 손님이 없을 때면 귀여운 고양이와 놀아주거나 카약을 타고 햇살을 즐길 수도 있다. 손님들은 대부분 여행객들인 탓일까 표정이 밝고 늘 반갑게 인사한다. 만들기 간편한 라면, 불고기, 파전 등의 한식메뉴를 각국의 손님들이 맛있게 먹을 때면 괜히 기분 좋고 뿌듯한 감정이 든다.

그림 같은 전경의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섬인 ‘길리 트라왕간’ 섬에서 펼쳐진 한 달간의 프로젝트는 끝났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마친 TV프로그램 <윤식당>은 현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 등 장사에 문외한인 배우들이 한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한 달 살기’를 위해 한식당을 운영하며 여행객들에게 음식을 파는 콘셉트다.

방영 초기만 해도 성공을 반신반의하던 시각이 많았지만 끝내 큰 성공을 이뤄냈다. 월요일 아침 삼삼오오 모인 직장인들에게 <윤식당>에서 펼쳐진 에피소드는 빠지지 않고 회자됐다. 금요일 밤 호프집, 식당, 치킨집 등을 찾으면 어김없이 본방사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영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프로그램은 종영했지만 여운은 깊게 남았다. 4인의 출연배우들은 여행을 즐기는 와중에 생계를 해결하고 일과를 마치고는 한데 모여 요리를 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하루를 마쳤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그려진 슬로라이프는 직장인들은 물론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설레게 할 만할 요소들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외식업을 통한 생계활동이 가능하다는 점. 인자한 아버지 같았던 신구, 불 앞에서 정신없이 요리를 챙겼던 어머니 윤여정, 오누이처럼 서로를 챙기던 이서진과 정유미의 모습은 우리네 가족의 모습이 투영됐다는 점. 자동차 하나 없는 청정지역에서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욕구, 누구나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메뉴라는 점 등 실제 제2의 <윤식당>을 꿈꿀 만한 요소는 충분했다.

가장 많은 정부 투자(50억달러)가 예정된 딴중 르숭(Tanjung Lesung)의 한 빌라 전경



▶제2의 <윤식당>을 계획에 옮기는 사람들

실제 제2의 <윤식당>을 꿈꾸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SNS상에서는 식당창업을 고려 중이라며 현지 외식업을 경영한 사람들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자칭(?) 전문가라 밝힌 사람들이 등장해 <윤식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을 펼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다른 관광지와 비교해 한식당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한편 스미냑 해변에서 한식으로 창업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맵고 짠 음식이 주류를 이루는 한식을 발리를 찾는 유럽인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며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러한 논쟁을 뒤로하고 관광청 등 관계기관에 현지 외식업 동향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허유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무역관은 “인도네시아 관광지에서의 식음료 업종 투자에 대한 문의는 윤식당이 방영된 후 다른 관광 산업 투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변수들이 있을 수 있기에 현지법령과 동향에 대한 정보수집이 필수적이지만 일단 현지 분위기는 호의적인 편이다. 허 무역관은 “윤식당과 같은 외식업 분야도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한국 요리의 명성에 비해 한국 식당 진출이 많지 않아 사업 진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의 관광지 투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인도네시아 관광지로의 투자 진출은 대통령령에 따라 국내 지분율 관련 규정과 네거티브 리스트(투자 제한 업종)가 존재한다.

2014년의 네거티브 리스트에는 관광 산업과 관련된 식당, 바, 카페, 수영장, 축구장, 테니스코트, 헬스장(피트니스 센터), 스포츠 센터, 각종 스포츠 시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외국인 투자 지분을 49%에서 51%까지만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현지 기업이나 업체와 합작 등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지난해 네거티브 리스트상 관광산업 관련 업종 중 일부를 제외하고 100%의 외국인 투자지분을 인정하는 것으로 투자법이 변경됐다. 정부의 대규모 관광 인프라 투자예고도 긍정적이다.

최근 10대 정부 지정 관광지 주변 인프라, 편의 시설 개발을 위해 각 관광지당 정부예산을 2018년까지 500억~1000억루피아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10대 관광지에는 롬복 남부해변가, 보로부두르 사원, 호수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타지에서도 한식을 찾는 여행객을 손님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윤식당>은 물론 최근 지드래곤, 박유천, 공유, 김우빈 등이 발리와 롬복 등을 방문하며 인도네시아의 관광이미지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형성됐다”며 “문체부에 따르면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발 교역 위기의 부대효과 덕분에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에서의 한국인 관광 및 방문객 수가 40만 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한국에서의 창업과 달리 규제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프로그램 내에서도 <윤식당>은 초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야심차게 문을 연 <윤식당> 1호점은 섬 내 해변 정리 사업으로 인해 4월 중으로 철거가 이뤄질 예정이었던 곳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사업이 예정된 것보다 한 달 앞선 3월에 촬영 스케줄을 잡았으나 정부의 사업이 앞당겨져 예정보다 철거가 빨리 이뤄졌다. 결국 <윤식당> 1호점 역시 철거를 면치 못했다.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언(Lion)에어

▶국내 창업보다 치열한 준비 선행되어야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혼재된 인도네시아 외식업계는 현지 특산 요리가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으나 동시에 파스타, 스테이크, 햄버거 등과 같은 서양식 요리도 인기가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아이스크림, 케이크, 와플 등으로 디저트 메뉴들도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SNS의 역할이 외식업 성공에 필수적인 홍보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여행 중개업, 숙박업, 요식업 등 관광산업 관련업종의 경우 이미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이 광고툴로 활용되고 있다.

허 무역관은 “아시아 요리도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태국과 일본식 요리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식의 경우 현재 시장 점유율에 비해 소비자의 선호도 및 관심이 높은 편으로 진출이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식음료 업종(F&B)은 어느 지역이든 호텔 등 숙박시설 인근에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업종이나 이미 식당 및 음료 관련 점포들이 많이 진출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한 외식업계 전문가는 “외국인과 인도네시아 현지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사실 쉽지 않다”며 “현지 문화에 맞게 창의적인 프로모션 전략에는 레스토랑을 어떤 콘셉트로 잡아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뿐만 아니라, 메뉴 구성에 대해서도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과 소비자 성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창의적인 프로모션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적인 특성도 필수적인 고려사항이다. 현지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바(Bar)가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을 공동체 및 지역법들이 이슬람법에 근거한 규율을 지역사회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허 무역관은 “롬복의 경우는 무슬림이 지배적인 지역으로 할랄 투어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바의 설립과 활동이 제한적인 편이나 발리와 마나도의 경우 무슬림이 지배적이지 않은 지역으로 선술집 등 바 사업에 개방적이다”라고 전했다.

결국 제2의 <윤식당>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현지의 투자법뿐 아니라 관광산업 관련 업종 투자 관련 지역의 별도 법령이 존재하는지, 그 지역의 문화나 사람들의 속성, 식당을 설립하고자 하는 지역의 인프라 등 수없이 많은 분야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스크린에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사업 운영자의 눈물 섞인 노력이 투입돼야 하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라는 것. 창업 전 여러 사례들을 분석해 철저한 사전 대비와 현지 정부 기관 문의, 시장성 검토, 법률 및 회계 자문 등을 통해 결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2호 (2017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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