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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횡포 민원 폭발… 세금혜택 없애라
기사입력 2021.01.07 14: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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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골퍼들이 언론사와 정부 기관 등에 숱한 민원을 제기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 과정에서 회원 대우에 관한 문제, 과도한 그린피·캐디피·카트비 인상, 부킹 어려움, 식음료 폭리 등이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민원이 수그러들었지만 봄에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예전 남광주CC로 알려진 화순엘리체CC. 이 골프장은 최근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 과정에서 동의하지 않은 회원들과 마찰 중이다. 골프장 측은 얼마 전 동의하지 않는 회원 수백 명에게 ‘회원 입회 약정계약 해지 통지서’를 발송했다.

통지서에는 “회원님께서는 수차의 안내와 면담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입회금 반환받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2020년 11월 30일부로 회원 입회 약정계약 해지를 통보한다”라고 적혀 있다. 또 “퍼블릭 전환에 동의한 회원에게는 3년간 회원 대우와 입회금과 회원권 시세의 차액 50%를 쿠폰으로 지급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약정계약 해지에 동의하지 않는 400여 회원은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원은 남광주CC 시절 회원분양가(입회보증금)를 2000만~2500만원에 매입해 회원지위를 유지해 왔다.



최근 회원권 시세는 4000만원대로 알려졌다. 회원들은 수십 년 전에 형성된 입회보증금만 돌려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회원의 동의 없는 약정계약 해지는 효력이 없다며 반발한다.

골프장산업 특수로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앞으로 유사한 분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회원제는 초기 자금조달을 회원권 분양을 통해 충당하는 이점이 있지만 완공 후에는 그린피(회원) 가격이 낮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반면 대중제는 시공자금 마련에는 부담이 있지만 완공 후 그린피를 회원제의 회원 이용료보다 훨씬 높게 받을 수 있어 이익 측면에선 유리하다. 물론 회원제 골프장을 비회원이 이용하면 대중제보다 훨씬 비싼 그린피를 지불한다.

이에 따라 몇 년 전부터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하면서 입회금 반환과 회원 대우를 놓고 회원과 골프장 측 분쟁이 끝없이 이어졌다. 양측이 대립하다 결국 법정 판결로 결론이 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대중제 전환 전후의 골프장 그린피 현황’에 따르면 2014년 이후 회원제에서 대중제 전환 골프장은 72개였다.

문제는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 가운데 그린피를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올린 곳이 36%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월까지 5만원 이상 올린 골프장은 12곳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중제 전환 72개 골프장 평균 그린피는 주중 13만2700원, 토요일 18만1800원으로 전환 전보다 각각 1만4600원, 1만5200원밖에 인하하지 않았다.

정부는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면 골프대중화에 기여한다며 세금혜택을 준다.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 2만1120원이 면제되고 재산세율도 4%에서 0.2∼0.4%로 대폭 낮춰준다.

이에 따른 차액이 3만7000원 정도이기에 대중제로 전환하면 이용자들의 그린피를 내려줘야 하는 게 세금혜택의 취지다. 만약 그린피를 전혀 내리지 않았다면 3만7000원 정도의 차익을 골프장 측이 세금혜택을 악용해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그린피를 올린 곳은 세금혜택 3만7000원에다 인상분까지 이중으로 폭리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 대중골프장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골프장별로 3만~5만원의 그린피를 인상했다.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 수는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102개소로 전체 골프장 538개소의 19.0%에 달한다.

캐디피도 12만원에서 2020년 회원제와 대중제 불문하고 일제히 최소 13만원으로 올랐고 15만원으로 오른 곳도 웰링턴 등 5군데에 달했다. 춘천권 라비에벨은 2년 사이에 캐디피를 두 차례 올려 골퍼들의 원성을 샀다.

캐디피 부담이 골프장별로 한 해에 8~25% 높아졌는데 4~5년 만에 1만원씩 오르던 예전과 크게 대조된다.

카트비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배터리 교체비밖에 소요되지 않는데 10만원을 왜 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고급 외제차 하루 렌털비보다 비싸다. 캐디피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데 5만원 이하로 내려야 한다는 민원이 줄을 잇는다.

부킹난도 심각했다. 지난 9월부터 인터넷 부킹이 열리는 시간과 동시에 바로 3~4주 예약이 마감됐다. 동반자들이 시간을 맞춰 동시에 클릭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대중제와 회원제를 불문하고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골프장들이 선불카드를 만들어 배포하기 때문이란 의혹도 있다.

연부킹을 이용하는 단체팀도 예년과 달라졌다며 골프장 횡포를 호소한다. 단체행사 때 식음료 반입 검사에서 걸리면 이를 빌미로 내년 연부킹을 없앴다.

가방검사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으로 실은 연부킹 비용을 올려달라는 속내다. 의정부의 한 여성 골프동호회는 경기도는 물론 강원권 골프장까지 연부킹을 시도했지만 골프장에서의 기존 사용금액이 적다며 모두 퇴짜를 맞았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 골프장에 2021년 연부킹을 하려면 1인당 그린피 17만~19만원, 1시간 30분 거리엔 14만원 정도 소요된다. 2020년보다 2만~3만원 오른 금액이다.



제주지역 골퍼들의 원성도 높았다. 지역민에게 주던 그린피 혜택이 없어졌고 평일에 가능하던 2인 골프도 없애버렸다. 고객 유치에 혈안이 된 2019년과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었다.

문제는 정부에서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주면서도 그린피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골퍼들은 골프장의 횡포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제기한다.

캐디피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캐디선택제나 노캐디제 골프장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을 서로 권한다. 군산CC나 사우스링스영암CC 등 남부권 골프장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유사한 골프장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횡포가 심한 골프장은 인터넷에 골프장 실명으로 실상을 알려 골퍼끼리 공유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골프소비자운동을 펼치자는 뜻이다.

골프장에선 아예 식음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자영업자인 필자의 친구는 골프장 횡포가 싫어 20년 동안 골프장 식음료에 손도 대지 않는다.

그는 해장국 1만7000원, 커피 9000원, 생맥주 한 잔 1만2000원, 막걸리 한 통 1만4000원이 적힌 메뉴판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고 한다. 적당한 가격으로 내려올 때까지 골퍼들이 아예 이용하지 않도록 공동대응할 것을 제시한다. 골퍼들이 단합해 한 달간 동시에 전국의 모든 골프장을 이용하지 말자는 과감한 의견도 있다.

문화체육부는 12월 10일 전국 481개 골프장의 방역과 운영실태를 조사해 11건의 대중골프장 편법운영 실태를 적발했다.
이 중 8건에 대해선 시정명령을 내렸는데 주로 유사회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골프장들이다.

정부는 이에 머물지 말고 세금혜택을 입으면서도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로 불법·편법·세금탈루 사례를 적발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횡포가 계속되면 세금혜택을 없애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현권 골프칼럼니스트, 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4호 (2021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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