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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혁신 라운지 ⑤ 혁신전략 성공 4요소 | 혁신의 성패는 전략수립 출발점에서 결정된다
기사입력 2020.08.04 14: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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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제약업체의 혁신전략 재수립

필자는 현재 세계적 수준의 생산규모를 갖춘 바이오 제약업체인 A사(社)의 혁신전략 수립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A사는 창립 초기부터 각 부문과 공장별로 꾸준한 혁신활동을 전개해 왔고, 구성원들이 기본적인 혁신역량을 갖춘 상태이다. 바이오 제약 산업은 글로벌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업체 간 국가 간 경쟁이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축적된 혁신역량을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은 혁신목표를 향한 체계적인 혁신체계와 전략의 재정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의 혁신활동을 단순히 경영성과를 저해하는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혁신전략 수립의 필요성과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모든 기업이 중장기 경영전략이 있고, 전략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도 구체화되어 있어 혁신전략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혁신은 경영의 수준을 높이고 경쟁력의 차별화를 추구하는 과정이다. 전략달성을 위한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 수행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다지는 일이며, 전략과제의 실행력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혁신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혁신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하다. 혁신체계 진단은 크게 네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첫째, 혁신목표 달성을 위한 과제의 유형과 난이도를 평가해야 한다. 혁신과제는 크게 발생형, 탐색형, 설정형 과제로 나눠진다. 발생형 과제는 기준과 표준에서 어긋나는 문제다. 불량품의 발생, 설비의 고장, 표준작업절차의 미준수 등이 해당된다. 탐색형 과제는 경쟁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혁신과제다. 새로운 제품의 개발, 차별적 품질수준의 실현 등 기존의 기준과 표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과제다. 설정형 과제는 신사업전개, 신제품개발, 생산규모의 확대 등 경영의사결정이 필요한 과제다. 해결해야 할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목표가 제시되면서 생기는 혁신과제다. 혁신과제의 유형과 난이도는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혁신방법론의 선택을 위해 필요하고, 구성원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필요하다.

둘째, 문제해결의 주체인 구성원들의 혁신의식과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

업종과 기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업의 구성원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진다. 엔지니어, 연구원, 구매, 영업사원 등 화이트칼라 직원이 있고 현장의 오퍼레이션을 담당하는 블루칼라 직원들이 있다. 이 두 그룹은 역할과 운영 면에서 뚜렷한 특징을 갖는다. 현장은 조, 반 등과 같은 최종 단위조직을 기반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하나의 팀이 되어 일정한 직무를 공동으로 수행하며 공동으로 책임진다. 목표와 문제를 공유하며, 팀워크와 응집력이 기본적으로 높다. 발생형 과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조직이며, 조나 반 단위의 공동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반면 사무직 직원은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상의 다양한 업무를 분담 받아 개인적인 업무로 수행한다. 설계, 구매, 생산 등 가치사슬상의 기능조직에 속해 분담된 업무를 수행하고 평가받는다.

담당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높으며 개인적인 자부심도 높다. 이들은 주로 가치사슬의 횡단면에서 발생하는 탐색형 과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된다. 탐색형 과제는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 구매, 생산 등 다양한 전문영역의 협동, 협력이 필요하다. 기능조직을 가로질러 별도의 CFT(Cross Functional Team)를 구성하는 이유다. 조직을 구성하는 두 개의 핵심 그룹은 서로 조직의 운영방식이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르며 혁신과제의 특성이 다르다. 따라서 문제해결 방법론이 다르고, 평가와 보상, 동기부여의 방식이 다르다.

셋째, 혁신시스템을 구성하는 6개 핵심요소의 균형이 파악되어야 한다. 혁신시스템은 한 기업의 혁신 방향과 목표를 향해 조직 구성원 모두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결집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전사적 체계다. 뚜렷하고 도전 가능한 목표,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 혁신과제의 유형에 부합하는 해결 기법과 해결주체의 역량, 혁신과정의 장애요인 제거와 필요한 지도와 지원의 제공, 공정하고 합리적인 성공사례의 인정과 실패사례에 대한 격려 등 6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 이 6가지 요인의 균형은 한 조직이 혁신목표를 향해 일관성 있게 역량을 결집시키도록 하고, 실천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동력(Driving Force)을 만들어내는 엔진이다.

혁신 6요소를 ‘균형’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6요소 중 어느 한 가지만의 강점으로 혁신동력이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왕성한 체력이라는 것이 강한 근력 한 가지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근력, 심폐기능, 심장, 시력과 청력 등 신체기능 전반에 걸쳐 고르게 균형 잡힌 상태를 의미하는 것과 같다.

혁신 6요소에 따른 혁신체계의 설계와 관리는, 당장의 혁신동력 제공뿐 아니라, 시간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혁신동력 저하의 원인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혁신리더십의 강화가 필요한 시점인지, 목표수준을 상향 조정해야 하는 시점, 구성원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시켜야 할 시점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넷째, 경영자의 철학이 반영된 혁신추진 원칙이 정립되어야 한다.

혁신은 CEO의 경영철학을 경영현장에 실제로 적용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혁신 성공 사례들에 대한 연구가 한결같이,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에서 성공의 핵심요인을 찾아내는 이유기도 하다. 혁신활동의 실천과정에 있어 핵심적인 원칙은 5가지 영역으로 나눠진다. 자율추진의 원칙, 전원참여의 원칙, 형식배제의 원칙, 속도차 인정의 원칙, 성취격려의 원칙이다.

혁신동력이 지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기여가 절대적이다. 전사적 혁신활동과 격리된 혁신의 사각지대가 없어야 하며, 불필요한 형식과 절차가 아닌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조직별 역량과 의식에 따라 혁신활동의 참여와 기여, 성과창출의 속도차이는 당연한 혁신과정이다. 늦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참여와 기여를 만들어내는 혁신리더십의 문제다. 성취격려의 원칙은 성공경험에 대한 인정과 실패에 대한 격려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과도한 보상과 부당한 질책은 혁신동력 상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5가지 혁신추진 원칙은 최고경영자의 뚜렷한 소신과 철학에 따라 설계된다. 각 원칙별로 이상적이고 이론적인 모습은 있지만, 조직 구성원의 수용력, 공감 정도에 맞춰 교육체계, 실행체계, 인정격려 체계 등 혁신시스템 설계에 일관성 있게 반영된다.

최고경영자의 철학은 혁신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며, 성공의 절대적 ‘빅 원(Big One)’이다. 혁신시스템은, 그 ‘빅 원’을 조직의 역량과 체질에 맞추며 궁극적인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정교한 실행체계다.

▶혁신의 성패는 출발점에서 이미 결정

A사의 혁신전략 수립 프로젝트는 전반적인 혁신진단을 마치고 7월 말 최종 보고를 목표로 혁신시스템 설계를 진행 중이다. 혁신활동이 전사적으로 통합되어야 하는 만큼 뚜렷하고 가시적이며, 달성과정이 공유 가능한 목표제시가 중요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도출된 과제의 유형과 난이도에 따라 기존의 문제해결 방법을 보완, 강화하고 절차를 개선했다. 구성원들의 필요역량이 구체화되어 교육을 포함한 역량강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직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A사의 새로운 혁신전략은 향후 2~3년 내 한 단계 높아진 혁신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혁신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관행적으로 쓰는 말 중 “가만있어 보자”라는 말이 있다. 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고 움직이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롭고 확실한 대책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직전에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을 가다듬으며 각오를 단단히 하겠다는 의미다.

기업의 혁신체계 진단은 건강검진과 같다. 그리고 혁신전략 수립과정은 검진결과를 바탕으로 더 크고 의미 있는 새로운 행동을 위해 “가만있어” 보는 단계다. 더 큰 성과를 위해 더 큰 도약을 위해 한 번쯤 ‘가만있어’ 보자.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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