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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법률이야기] 상속세·증여세 신고할 때 객관적 가액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기사입력 2020.07.06 17: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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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을 상속받거나 증여받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상속세나 증여세는 무상으로 이전된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므로 재산의 객관적 가액이 얼마인지를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점은 재산을 유상으로 양도한 경우 그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면 되는 양도소득세와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고, 어떤 면에서는 상속·증여세제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재산의 평가(제4장)’라는 표제 하에 제60조 제1항 전문에서 재산 평가의 원칙으로서 시가(時價)주의를 천명한 다음 제1항 후문 이하부터 제66조까지 재산의 유형별로 시가에 대한 상세하고도 광범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시가(時價)는 시장에서 매매되는 가격(市價)이 아니라 일정한 시기의 물건값, 즉 시세(時勢)를 의미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시가(時價)라고 규정하면서,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증여의 경우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일 후 3개월) 이내의 기간 중에 있었던 매매거래가액, 둘 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의 평균액(주식은 제외된다) 등을 시가에 포함시키고 있다.

물론 거래가액이 있다고 하여 언제나 시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가액을 시가라고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보아 그 거래가액이 일반적이고도 정상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한다. 동일한 재산이라 하더라도 거래 시기, 규모나 상황 등이 다르다면 그 거래가액을 시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예컨대 주식을 경영권과 함께 양도하는 경우 그 거래가액은 주식만 양도하는 경우의 시가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82. 2. 23. 선고 80누543 판결,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1두9394 판결 등). 반면 감정이 적정하게 이루어져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되었다는 점이 인정되는 이상 소급감정이라 하더라도 시가로 인정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누18038 판결 등).

만약 거래가액 등이 없는 경우라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규정한 방법을 적용하여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유형의 재산은 단연 부동산과 주식인데, 부동산의 경우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거래가액이나 감정가액이 없다면 토지는 개별공시지가, 건물은 신축가격 등을 고려하여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가액을 시가로 본다.

한편 납세자가 아닌 과세관청에서 의뢰한 감정가액도 부동산의 시가로 인정될 수 있을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데, 적어도 과세관청의 입장은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9. 2. 12. 개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근거로 소위 ‘꼬마빌딩’이라 불리는 비거주용 부동산 및 나대지에 대하여 납세자가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상속세·증여세를 신고하여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중심으로 상속세 신고기한으로부터 9개월(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15개월), 증여세 신고기한으로부터 6개월(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9개월) 이내에 감정평가기관으로부터 감정가액을 받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상속세·증여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주식은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상장주식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전후 2개월 동안 공표된 거래소 종가 평균액을 시가로 본다. 즉 상장주식의 경우 상장주식은 증권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여 특정일 하루에 형성된 가격을 가지고 상장주식의 안정적인 가치를 파악하기에는 객관성이 결여되는 점이 있고, 매매물량의 조절 등을 통해 거래가격을 왜곡시킬 소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위 규정에 관하여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보충적 평가방법이라는 견해와 상장주식의 경우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액만을 시가로 보는 특칙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견해가 있으나, 대법원은 이를 특칙 규정으로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두4770 판결).

비상장주식은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거래가액이 있다면 그 금액으로, 그러한 금액이 없다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서 규정한 평가방법으로 산정한 금액을 시가로 본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거래가액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산정한 가액으로 신고하게 된다. 다만 납세자는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소명하여 미래현금흐름할인법(DCF법) 등 일반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방법으로 평가한 금액으로 평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 경우 평가심의위원회가 심의하여 제시하는 평가가액에 의하거나 위원회가 제시하는 평가방법 등을 고려하여 계산한 평가가액을 시가로 보아 신고할 수 있으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실제 객관적인 가치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높은 가액으로 산정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비상장주식 평가심의위원회 신청을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최대주주와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서는 상장주식, 비상장주식을 불문하고 위 가액에 20%를 가산한다. 이는 최대주주 등이 보유하는 주식에는 회사의 지배권(경영권 프리미엄)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고, 따라서 일반적으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거래 현실을 고려하여 이러한 주식 가액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위 특수한 가치를 적절히 반영함으로써 적정과세를 이루고자 함이다. 주의할 점은 최대주주 할증은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이기만 하면 적용되는 것이지 현실적으로 경영권 이전의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거래소 상장법인 A사의 지분 1%를 보유한 갑(甲)이 지분 99%를 보유한 아들 을(乙)에게 위 지분 1%를 증여한 경우 을의 경영권에 변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증여세 과세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위 할증평가 규정이 적용된다.
이처럼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 그 구체적인 타당성을 따지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할증평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수차례 있었으나 헌법재판소는 모두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6헌바 115 결정 등).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정한 재산의 평가방법은 다소 복잡하고 기술적이어서 세무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상속재산·증여재산 평가의 대원칙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즉 해당 재산의 객관적인 교환가치가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이는 납세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납세자 본인이 생각하는 재산의 가치와 법령에서 정한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산정한 가액 사이에 지나치게 큰 차이가 있다면 우선은 과연 법령을 제대로 적용하였는지 점검해 보고, 그래도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평가심의위원회 신청 등을 통해 재산의 평가가액을 낮추려는 노력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박재찬 김&장 변호사]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8호 (2020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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