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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법률이야기] ‘재산분할’ 이혼에도 재테크?
기사입력 2018.06.29 09: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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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전문변호사로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내가 지금 이혼하게 되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가?’이다. 지금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 중 몇몇도 마음 한편에 이런 질문을 품고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민법은 이혼 시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요인을 참고해 어떤 비율로 재산분할을 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따라서 재산분할을 어떤 방법으로, 어떤 비율로 할지는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오롯이 판사의 권한에 맡겨져 있다. 그만큼 재산분할소송은 변호사의 역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 소송이기도 하다.

먼저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부터 알아보자.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부부가 혼인 중에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이룩한 공동재산’이다. 여기서 ‘혼인 중’이란 ‘사실적 혼인공동체 성립일’부터 ‘혼인공동체 와해 시’까지를 의미한다. 따라서 혼인공동체가 와해되기 전이라면 별거 후 취득한 재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 ‘쌍방의 협력’이란 특정재산 취득자금 조달 등의 직접적 협력뿐만 아니라, 생활비 조달, 가사노동, 내조 등 간접적 기여도 포함하고 있다(혹자는 전업주부에 대한 재산분할을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판례는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대가로서 재산분할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가사노동을 통해 공동재산에 대하여 기여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여 공동재산의 일부를 청산해 주는 것이다). 그럼 전업주부인 배우자가 가사에 불충실하여 시쳇말로 ‘맨날 밖으로 나돌았다’면 공동재산에 대한 간접적 기여는 인정되지 않는 것일까? 판례는 배우자가 가사에 불충실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동재산에 대한 기여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정황은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하는 데는 참작될 것이다.

반면 ‘부부가 혼인 중에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이룩한 공동재산’이 아닌 재산(이를 ‘특유재산’이라 한다)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부부 일방이 혼인 전에 취득한 재산, 혼인 중 상속, 증여 등에 의하여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됨이 원칙이다. 그러나 취득 자체는 혼인 전에 했거나 상속, 증여 등에 의하여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다만 이러한 정황 역시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하는 데 참작요인이 된다). 특정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보아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인지 여부는 자산가들의 재산분할소송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동 재산 형성에 기여 높으면 유리한 고지

다음으로 재산분할의 비율에 대하여 알아보자.

판결례들에 의하면 ①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② 혼인생활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③ 당사자의 직업, 경력, 경제력 ④ 혼인파탄의 경위 등이 재산 분할 시 통상 고려되는 요인으로 보인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기본적으로 부부가 혼인 중에 쌍방의 협력에 의하여 이룩한 공동재산의 ‘청산’의 목적을 가진다. 따라서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당연히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던가 재테크로 재산을 많이 증식시켰다던가 하는 경우에는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재산분할 비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혼인생활의 기간 역시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동거기간이 30년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동거기간이 길어질수록 배우자에 대한 재산분할의 비중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거기간이 10년 미만인 경우에는 배우자에 대한 재산분할의 비중이 50%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동거기간이 10년 미만인 경우 전업주부의 재산분할 비율은 30~40% 선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동거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 전업주부의 재산분할 비율이 50% 선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혼인생활의 기간이 왜 재산분할의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혼인생활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화목한지 여부를 떠나) 부부 공동체가 더 견고해지고, 그 자체로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간접적인 기여가 커진다고 보는 게 아닐까 싶다.

배우자의 직업, 경력, 경제력, 혼인 초기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도움 여부 역시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데 중요한 참작요인이다. 대체적으로 배우자가 혼인 생활 내내 전업주부인 경우에 비하여 배우자가 혼인 생활 중 경제적인 활동을 한 경우의 재산분할 비율이 더 높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위 요인은 이혼 이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느냐’의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고려된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는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인 측면도 고려하기 때문이다.

혼인파탄의 경위도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의 참작요인으로 판시되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지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혼인파탄에 대한 책임 여부가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할 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외에도 사안에 따라서 미성년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지 여부, 배우자가 공동재산을 낭비하거나 재산적 손실을 입힌 적이 있는지 여부, 배우자가 상대방의 부모를 봉양하거나, 전혼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양육한 적이 있는지 여부 등도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데 참작 요인이 된다. 판결문에 통상적으로 적시되지는 않지만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규모 역시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할 때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배우자가 전업주부인 경우 분할대상 재산이 10억원 미만의 규모에 이를 때까지는 전업주부의 분할비율이 증가하는데, 분할대상 재산이 10억원 이상이 되면 분할대상 재산이 늘어날수록 전업주부에 대한 분할비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이혼싸움은 칼로 재산 베기다. 혹시라도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앞에서 살펴본 내용들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현실적인 준비를 하기 바란다.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더라도, 앞에서 살펴본 내용에 비추어 ‘만약 이혼을 하게 된다면 배우자에게 어느 정도의 재산분할을 하게 될지’ 스스로 답해보자. 역설적으로 배우자가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인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장현주 김&장 변호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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