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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진훈 칼럼] 파월 풋? 파월 콜?
기사입력 2018.02.28 15: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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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비껴가도 좋을 텐데. ‘머피의 법칙’처럼 불길한 망령은 때를 놓치는 법이 없다. 세계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 연준(Fed)의장이 바뀔 때마다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게 언젠가부터 경험칙으로 굳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7년 또는 ○○○8년마다 주가 폭락이 찾아온다’는 소위 글로벌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에 놓인 해이기도 하다. 두 개의 징크스가 겹쳐서인지 연초부터 증시가 심상찮다.

나름 ‘월가 출신 비둘기파’라고 해서 시장에서 반겼던 제롬 파월 신임 연준의장. 2월 13일(현지시간) 공식 취임선서도 하기 전에 호된 신고식부터 치렀다. 전임 재닛 옐런 의장에게서 의사봉을 물려받기 직전에 전 세계 증시가 이미 한 차례 롤러코스트를 탄 것이다. 2월 초·중순 사이에 중국 등 신흥국 주가는 한때 7~9%, 미국과 유럽 주가도 5% 이상 급락했다. 상당수 국가가 2월 중순부터 반등에 성공했지만 추가 지진 염려에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진앙지는 이번에도 미국이다. 임금 급등발 인플레이션 조짐이 금리상승이라는 뇌관을 건드렸다. 올 1월 미국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2.9%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파격 인하한 데다, 연초 18개 주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발표한 영향이 컸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시장예상치보다 0.2%포인트 높은 2.1%(전년동기 대비)에 달했다. 미국 연준이 관리 목표로 삼은 물가상승률 2%를 수년 만에 뛰어 넘었다. 그만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요인이 커졌다는 게 증시로선 부담이다. 월가 등 시장에선 올해 연준이 3차례, 또는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부터 물가가 예상보다 더 뛰자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4차례로 전망하는 쪽이 좀 더 늘었다.

이런 무게중심 이동을 채권시장이 가장 먼저 감지했다. 일주일 새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연 2.6%에서 2.9%선까지 껑충 뛰었다. 채권값이 단기간에 11% 가까이 급락했다는 얘기다. 장기금리가 2.9~3%선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주가도 연초보다 10% 정도 떨어지는 게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새 금리수준에 맞게 주가·환율·집값 등 전반적인 자산가격 재조정(Repricing)이 일어나는 게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이다. 향후 시장의 키는 역시 파월 의장이 잡고 있다. 변곡점에 놓여 있는 만큼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직 취임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파월의장의 입이 예상보다 무겁다는 점이다. 취임식에서 그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하는 모든 리스크에 경계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시장안정에 방점을 뒀다. 그렇지만 “연준의 목표는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이라며 언제든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뜻도 동시에 내비쳤다. 버냉키나 옐런처럼 친절하게 시장과 소통하며 미리 방향지시등을 켜줄지 아리송하다는 말들이 벌써부터 나온다.

월가에는 ‘그린스펀 풋(Put)’이라는 용어가 있다. 풋옵션은 일정한 값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여서 주가 급락기에는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발 금융위기 때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슬기롭게 대처했다. 그가 위험을 방어하는 풋옵션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해서 이런 말이 회자됐다. 거꾸로 ‘버냉키 콜(Call)’이라는 용어도 있다.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취임 초기 잦은 말바꿈으로 주가급락을 초래하며 만기 전에 매물을 더 쏟아지게 만드는 일종의 콜옵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시장은 일단 ‘파월 풋’ 안전판을 기대하는 기류가 우세하다. 옐런 전 의장처럼 시장의 대세를 거스르지 않는 비둘기파로 꼽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옐런 시절 연준 이사는 중립파 3명, 비둘기파 6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파월시대에는 2월 말 현재 공석인 부의장을 제외하고 비둘기파 2명, 중립 2명, 매파 4명으로 당소 강성화된 게 사실이다. 유력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시기로 꼽히는 3·6·9·12월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가슴 졸이며 연준 결정을 밤새워 지켜봐야 할 이유다.

[설진훈 LUXMEN 편집인·편집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0호 (2018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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