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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의 뉴 애브노멀 시대 경제] 금은 안전자산인가?
기사입력 2017.10.11 11: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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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각광받는 자산이 있다.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그리고 금이다. 이들을 3대 안전자산이라 칭하기도 한다.(미 달러화 대신 스위스 프랑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위기 발생 시 이들의 가치가 실제로 유지되는가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자산들을 보유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안전자산 중 화폐인 다른 두 개와 구별되는 것이 있다. 바로 실물자산인 금이다.

최근 국제 금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온스당 1128달러까지 하락했던 금 가격은 9월 초 135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의 정치적 리스크에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미 달러화는 세계기축통화이고 일본 엔화는 일본이 외국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국가여서 그렇다 치자. 그런데 수많은 광물과 실물자산 중 왜 금만 유독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가? 금이 정말 안전자산이긴 한 걸까? 금의 역사, 금의 수익률과 위험, 금 가격 결정요인 등을 통해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시대에 금이 과연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금의 역사

금은 구리와 함께 인류가 맨 처음 발견하고 사용한 광물이다. 고고학자들은 문명 발생지인 이집트와 중동에서 금을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한다. 실제로 이집트 제르여왕(Queen Zer, BC. 5500년경) 무덤에서는 보석형태의 금이 발견된 바 있다. 이후 그리스 로마시대를 거치면서 금은 금화로 발행되었고 이에 따라 금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채굴한 금의 양은 약 17만4000톤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제성이 담보되는 금 매장량은 약 3만3000톤에 불과해 향후 채굴 가능 연수는 20년이 채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요인이다. 현재 채굴한 금의 약 50%는 장신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각국의 중앙은행이 약 1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은행 보유는 지난 6월 말 현재 미국이 8134톤으로 가장 많고 한국은행은 104톤을 보유, 중앙은행 보유량 중 3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적 금 거래단위는 트로이 온스이며 1트로이 온스는 31.103그램, 즉 8.294돈에 해당한다. 현재 현물 금 가격 조성은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에서 이루어진다.

금가격은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에서 고정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온스당 미 35달러로 고정되었다. 하지만 1971년 미 달러화의 금 태환이 정지되면서 금 가격은 변동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인플레이션 헤지 및 가치보전을 위한 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 가격은 급등, 1974년 온스당 100달러에 불과했던 금값은 1980년 850달러까지 치솟았다. 198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던 금 가격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 2011년에는 온스당 189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 가격은 온스당 1100달러에서 1300달러 사이를 유지하다 최근 1300달러를 상향 돌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자산 vs 대체자산

금은 정말 안전한 자산일까? 안전자산이란 위기 시 기본적인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가격변동성이 적은 자산으로 정의된다. 하지만 과거 자료를 분석해 보면 결과는 의외이다. 지난 40년간 미국 주요 투자자산의 연수익률에 대한 표준편차를 계산해 보니 10년 만기 장기국채는 0.101, 주가지수인 S&P500는 0.165인 반면 금은 0.251을 기록했다. 채권은 물론 주식보다도 안전한 자산이 아닌 것이었다. 경제위기 기간만을 별도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변동성이 주식보다는 적었지만 채권보다는 높았다. 그렇다고 수익률도 변변치 못했다. 분석기간 동안 금 가격은 약 5배 증가한 반면 주식은 90배, 장기채권은 18배 증가했다. 기준금리로만 은행에 예금했더라도 원금은 8배가 되어 있었다.

실증 분석상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신 대체자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체자산이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 자산의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 위험회피를 위한 자산 배분 시 활용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실제로 금 가격은 주식시장이 불황일 때 상승했다. 또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때도 금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특히 2004년 gold ETF의 출현은 금이 대체자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투자자들은 gold ETF를 통해 소액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자산배분의 한 축으로 이를 활용, 금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시켰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보유 외환의 가치 변동성 축소를 위해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금으로 보유하면서 금은 이제 안전자산보다 대체자산의 성격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금 가격 결정요인

그렇다면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면 인플레이션, 금리 및 금융상황, 통화가치 등 거시경제 지표와 함께 주식시장, 금의 수급 등을 금 가격의 결정요인으로 꼽고 있다. 먼저 인플레이션 지표로 활용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금 가격은 대체로 정관계를 보인다. 또한 금리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율과 유사하게 변동하므로 금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금융시장 위기 시 금 가격도 상승한다. 미 달러화와 주식가격은 금 가격의 움직임과 유의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금의 수요와 공급 변동폭은 크지 않아 가격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한편 파생상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은 금 가격에 앞서 변동하면서 금 가격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 같이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요인들이 최근에는 무관하게 나타나거나 심지어 방향성이 반대로 나타나기도 해서 흥미롭다. 필자가 박사과정 학생과 공동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율과 금가격은 오히려 역관계 현상이 나타났고 금 가격은 미 달러화보다 유로화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금의 수요측면에서 변동성이 커지며 수급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gold ETF 도입 이후 gold ETF가 금 가격 변동의 핵심 변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old ETF는 금 가격에 1개월 선행하여 영향을 미치며 주가 및 금 선물 포지션과는 역관계를 보였다. 다시 말해 실증분석 결과 gold ETF의 출현으로 금은 안전자산이기에 앞서 대체자산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금 투자 방법

여기서 잠깐! 금 투자는 어떻게 하는가? 과거에는 금은방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으나 최근에는 방법이 상당히 다양해졌다. 먼저 은행에서 골드바를 구입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비교적 거액의 투자자금을 보유하고 있을 때 유용하며 골드바 구입 시 부가세 10%와 약 5%의 판매수수료가 부가된다.

다음 소액투자로 금을 직접 매매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을 통해 골드뱅킹을 이용하거나 증권사의 계좌 개설을 통해 한국거래소(KRX)의 금시장을 이용한다. 골드뱅킹의 경우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은행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금 무게로 환산해서 적립시켜 준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은 금의 ‘현물가격’을 취급하는 거래소로 일반 주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매매가 이루어진다. 두 방법 모두 소액투자가 가능하여 골드뱅킹은 1g 이하 단위로, 한국거래소 금시장은 1g 단위로 거래가 된다. 두 방법 모두 거래수수료가 존재하며 인출 시 인출비용과 거래가격의 10%의 부가세가 부과된다. 또한 골드뱅킹의 경우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투자되기 때문에 원달러환율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gold ETF나 금펀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통해 금에 간접 투자하는 방법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금 관련 간접투자 상품이 많지는 않지만 gold ETF는 7종목이 상장되어 있고 금펀드는 23종이 판매되고 있다. 이들 간접투자 상품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가 부가되며 선취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gold ETF시장이 상당히 발전, SPDR gold shares의 경우 순자산이 323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gold ETF 투자 시 배당소득세 대신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뉴애브노멀 시대의 금 투자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사람들은 금을 찾는다.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20년 후면 채굴 가능한 금도 없다고 하니 금 가격은 더욱 오를 것만 같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의 금 수요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1848년 서부개척시대의 1차, 1974~1980년의 석유파동으로 인한 2차에 이은 3차 골드러시 시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가격 폭락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본고에서는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금의 안전자산 여부에 대해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금은 안전자산보다는 대체자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뉴애브노멀 시대에 금은 분명 필요한 투자 자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투자규모는 대체자산으로서 보유 자산의 지극히 일부이면 충분한 듯싶다. 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덤으로 얻는 효용이라고 생각하고….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창간 7주년 특집호·제85호 (2017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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