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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현 칼럼] 日本서는 公試族이 준다는데
기사입력 2017.07.13 15:51:28 | 최종수정 2017.07.21 11: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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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라는 기나긴 터널의 끝에 선 일본과 이제 그 터널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사이에 대비되는 장면이 여러 가지지만 그중 하나가 공무원 공채다. 최근 치러진 9급 지방공무원 공채시험은 안정적 직장에 목매는 우리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공무원 1만315명을 뽑는 이 시험에 지원 서류를 낸 응시생 숫자는 22만501명에 달했다. 역대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지원자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였다.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18.8 대 1을 넘어 21.4 대 1을 기록했다.

공무원 공채에 이처럼 취업준비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청년 실업률이 10%를 육박하고, 민간기업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매년 시험 응시자가 늘어나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치러졌거나 치러질 예정인 9급 공무원시험의 지원자 수는 61만 명(중복지원 포함)으로 작년 수능시험 지원자(60만5900여 명)보다 많았다.

비록 연봉은 적지만 업무 난이도가 비교적 평이하고, 만 60세까지 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는 데다 은퇴 후에는 연금까지 받을 수 있는 매력을 감안하면 공무원 지망생 증가 현상을 놓고 일률적인 평가를 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일본의 사정을 보면 한없이 부럽기만 한 것 또한 사실이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민간에 일자리가 넘쳐나자 공무원 자리가 일본 구직자들로부터 ‘찬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최근 보도를 보면 일본 수도권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지원자 수가 확연히 줄고 있다.

도쿄시와 인근 3개 현 등에서 내년 봄 졸업 예정인 대학생의 지원 경쟁률이 전년보다 떨어졌다. 그나마 지원자 중 상당수는 민간기업 취업이 확정되면 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시 관계자는 “경기에 반비례해서 지원자가 줄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지바 현의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2015년 22.5 대 1에서 2016년에는 13.6 대 1, 올해는 13.1 대 1로 떨어졌다. 사이타마 현도 취업설명회를 늘리는 등 대졸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강화했지만 지방공무원 지원자 수가 작년보다 10%가량 줄었다. 일본의 지자체 공무원시험 지원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증가했지만 아베노믹스 시행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올해는 지원자 수가 2013년 고점 대비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상황은 심각하다. 올 들어 4월까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 상승 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올해 4월 한국의 청년(15~24세) 실업률은 11.2%로 작년 12월 8.7%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청년 실업률이 올라간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독일 일본 등 5개국에 불과했다.

청년층을 포함한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봐도 한국의 실업률 역주행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실업률은 작년 12월 3.5%에서 지난 4월 4.0%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상승 폭은 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가팔랐다. OECD 회원국 평균은 6.2%에서 5.9%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11조원짜리 일자리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일자리 3만8500개를 만들자는 취지다. 일자리를 시급히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응급처방을 내린 셈인데, 날로 악화되고 있는 청년층 실업의 근본대책이 될 수는 없다.
공공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민간에서 일자리가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게 기대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긴말이 무슨 소용인가. 일본의 사례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윤구현 LUXMEN 편집인·편집장(이학박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2호 (2017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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