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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의 뉴 애브노멀 시대 경제]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기사입력 2017.04.27 15: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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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지난 4월 3일 문을 열었다.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이제 은행에 갈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고 터치만 몇 번 하면 된다. 예금도 할 수 있고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송금도 되고 체크카드도 만들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핀테크 구현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IT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금융의 집약체인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금융산업의 체제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뉴 애브노멀’ 시대에 은행산업의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살펴보자.



▶출범 배경 및 서비스 현황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영업점을 통한 대면방식이 아닌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자동화된 방식을 통해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의미한다. 금융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IT를 활용한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취지하에 오래 전부터 도입이 논의되었다. 2015년 11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예비인가를 받았고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12월 본인가를 획득, 이달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도 6월 중 은행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이다. 케이뱅크는 ‘24시간 365일 가장 가까운 1금융권 은행’이라는 모토로 영업시작 2주 만에 가입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섰고 수신액 2300억원, 여신액 1300억원을 기록하면서 올 목표치의 절반 이상을 이미 달성했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이 전체 수신액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수익성도 단기에 확보 가능하리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는 입출금통장, 정기예금, 자유적금의 예적금 상품과 마이너스 통장, 직장인 신용대출, 중금리 신용대출 등 대출상품, 그리고 체크카드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예금 상품 가운데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은 가입을 위해 반드시 개설해야 하는 것임에도 연 1%대의 금리를 지급한다. 시판 초기 저원가성 예금이 몰린 이유이다. 대출상품 중에서는 중금리 신용대출 부문에서 차별화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 입금과 출금은 GS25에 있는 CD기나 ATM기를 활용하면 된다. GS리테일은 케이뱅크의 주주이기도 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매력적인 이유

어차피 기존 은행도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제공하고 있는데 굳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편의성, 금리 경쟁력, 수수료나 부가서비스 측면에서 활용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이용 채널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편리하다. 기존 은행은 첫 거래 시 반드시 창구에 가서 직원을 만나야 한다. 또한 공인인증서도 발급받아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그러한 과정이 필요 없다. 물론 본인 인증을 위해 신분증을 휴대폰으로 촬영해야 하는 불편함과 화상인증을 위해 콜센터 직원의 지시를 따르는 과정에서 약간의 민망함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면 접촉에 비하면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 또한 24시간 콜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언제라도 금융업무를 볼 수 있다.

금리 경쟁력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활용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일 수 있다. 대출의 경우 중위권 신용등급자들이 주 타깃층이 되는데 이들에 대해 5~10%의 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물론 기존 은행권의 대출금리에 비하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신용도층인 신용등급 5~6등급 차주들이 대출받은 금액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31.8%로 나머지는 비은행권에서 차입(2015년 6월 말 현재, NICE 평가정보 분석)하고 있다. 이들의 은행 대출금리는 5.5%인 반면 카드론 대출금리가 15.0%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에게 인터넷전문은행은 매력적인 금융기관임에 틀림없다. 또한 기존 은행에 비해 대출금리만큼은 아니지만 예금금리도 경쟁력이 있다.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와 유사하다. 각종 수수료나 부가서비스 이용도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시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기본적으로 송금 수수료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수료가 면제이며 케이뱅크의 경우 음원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젊은 세대 기호에 맞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의 인터넷전문은행 현황

사실 해외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미 오랜 전부터 설립, 운영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설립 형태는 다소 상이하지만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유사하다. 미국은 1995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40여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었으며 총 예금 3089억달러로 전체 은행 대비 2.8%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로 비은행 금융기관과 비금융기업이 설립을 주도해 Charles Schwab Bank와 E*Trade는 온라인증권사가, Ally Bank와 BMW Bank는 GM과 BMW가 주도해서 만들었다.

유럽에서는 1998년 에그뱅크(Egg Bank)가 영국에서 처음 설립되었으며 모은행의 경쟁력 제고차원에서 자회사로 영업채널의 한 부분을 담당하거나 HSBC은행의 First Direct Bank나 BNP파리바은행의 Hello Bank와 같이 기존 은행의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SBI주신네트은행과 소니은행 등 주로 은행과 비금융기업이 공동 출자해서 설립,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도 이미 지난 2014년부터 텐센트가 중심이 된 WeBank와 알리바바가 중심이 된 MyBank가 영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은 일반은행과 유사하게 예대마진이지만 유가증권 관련 이익, 대출채권 관련 수수료, 자산유동화 관련 수익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해결 과제 및 향후 시장전망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인터넷 은행들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특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즉 인터넷 중심의 영업은 점포영업의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로서 기존 은행영업 방식을 답습해서는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 예컨대 GM이 설립한 Ally Bank나 BMW가 설립한 BMW Bank는 모회사인 GM이나 BMW의 사업영역을 활용하여 오토론, 리스, 카드 등에 특화를 추진했다. 또한 Charles Schwab Bank는 유가증권 부문을, Japan Net Bank는 모바일지급결제 및 온라인 소액대출 부문을, Jibun Bank는 이동통신 고객에게 대한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집중했다. 모두 모회사의 사업과 관련 있는 영역이다. 안정성 제고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온라인 영업을 기반으로 하고 전산시스템에 의존하는 업무 특성상 금융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피싱이나 스미싱, 파밍과 같은 전자금융 사기의 진화에 대비해 FDS(부정방지시스템) 선진화를 통한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에 맞는 전산시스템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수익성 악화로 파산하는 경우에 대비해 개별 은행의 위험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전이되지 않도록 시스템적 리스크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관련법 정비이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은행 주식의 4%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ICT 기업의 은행 주식 보유한도를 50%로 상향조정하기로 하였으나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위는 케이뱅크의 경우 시범인가 방식으로 참여 주주에 대해 4% 이상의 지분 보유를 인정했다.

이 같은 시범인가 방식은 법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범위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의 고유, 부수, 겸영업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열거주의인 ‘은행법’ 특성상 요즘 핫한 P2P대출이나 크라우드펀딩과 같은 업무가 부수업무에 명시되지 않는 한 창의적인 업무를 개발, 제공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은행권의 경영혁신과 IT 수용성의 증대를 통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는 은행을 포함하는 금융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기부동자금 증가와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수신 부문에서의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전략도 성공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자산관리서비스나 환전업무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위상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영업초기 성장성에 비해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고 적지 않은 은행이 M&A나 파산으로 사라지는 해외 사례는 좋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차분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여유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운 금융채널로 자리 잡아 금융산업 발전 및 금융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0호 (2017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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