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커피 원두 수입 베트남산이 가장 많은데… 고산기후 적합한 콜롬비아산이 최고급
기사입력 2019.07.26 16:56:3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9개의 교향곡으로 유명한 독일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말한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60가지의 좋은 아이디어를 안내한다”고. 비단 베토벤만의 일상이 아니다. 최근 발표된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인의 커피사랑, 억(億) 소리의 파장이 조(兆)를 훌쩍 넘어설 만큼 남다르다.



우선 국내 커피산업 규모는 올해 7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이면 8조6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커피산업을 커피전문점, 소매시장, 소규모카페 등으로 나눠 보면 커피전문점 매출은 4조3000억원, 소매시장(액상, 조제, 인스턴트 등)은 2조4000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기준 20세 이상 성인의 연간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약 353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하루 한 잔을 꼭 마셔야하는 일상인데, 전 세계 인구의 연간 1인당 소비량 132잔과 비교하면 무려 3배나 높은 수준이다.

▶세계 6위 커피 소비국 한국, 원두소비량 15만t

유럽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소비량이 높은 전 세계 커피시장에서 한국은 세계 6위의 커피 소비 국가다. 수입량을 기준으로 지난해 커피 원두 소비량은 유럽연합(EU)이 264만t으로 가장 큰 비중(39.4%)을 차지했다. 한국은 약 15만t, 세계 소비량 대비 약 2.2%의 비중으로 EU, 미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 다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커피시장은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위 3대 브랜드의 매출액만 약 2조원이나 된다. 구체적으로 미국브랜드인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2위인 투썸플레이스(약 2743억원)를 압도하고 있다. 가맹점수 기준으로 국내 1위 브랜드인 이디야 커피는 약 200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수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한 커피의 원두는 과연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사라지는 걸까.



▶전 세계 커피 원두 생산, 지난 3년간 10% 성장

국제커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커피 원두 생산량은 약 1014만t에 이른다. 2015년에 비해 약 1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은 전 세계 총 생산량의 약 61.3%나 됐다. 그 외 로부스타 원두가 약 38.7%의 생산량을 차지했다. 그런데 아라비카는 뭐고 로부스타는 뭘까. 낯선 용어지만 커피를 즐기는 이들에겐 이미 생필품(?!)이나 다름없는 원두 이름이다.

커피는 풍부한 향만큼이나 품종이 다양하다. 식물학상 꼭두서니과 코페아(Coffea) 속으로 분류되는데, 커피 원두의 품종은 가장 크게 ‘코페아 카네포라(Canephora)’, ‘코페아 아라비카(Arabica)’, 그리고 ‘코페아 리베리카(Liberica)’로 나뉜다. 이름하여 삼대원종이다.

먼저 서아프리카 콩고에서 발견된 ‘카네포라’는 로부스타(Ro busta), 티모어 하이브리드(Timor Hybrid), 카티모어(Catim or) 등 여러 품종으로 나뉘지만, ‘강건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로부스타’가 가장 대표적인 품종이다. 주로 800m 이하의 저지대에서 자라며 병충해와 추위에 잘 견딘다. 아라비카와 비교해 2배 이상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 쓴맛과 구수한 맛을 낸다. 생명력이 강해 재배가 쉽지만 향이 단조롭다.

동아프라카 에티오피아의 카파(Kaffa) 고산지대에서 처음 발견된 ‘아라비카’는 주로 8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생산된다. 강수량이 풍부하고 배수가 좋은 화산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 단맛이 풍부해 병충해가 많은데, 직사광선이 조금만 과해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재배가 까다롭지만 단맛, 산미, 향이 풍부하다.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 연안의 라이베이라에서 발견된 ‘리베리카’는 앞서 두 품종에 비해 커피의 향이나 맛, 품종이 부족해 서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내수용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럼 시중에 판매되는 커피의 품종은 무엇일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99%가 이 두 품종이며 약 6:4의 비율로 생산된다. 형제나 다름없는 두 품종도 소비 방식에선 양 갈래로 나뉘는데, 향과 맛이 풍부한 아라비카는 커피전문점에서, 맛이 투박한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커피로 제조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품질과 소비자 선호도 면에서 아라비카가 월등히 앞선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의 말을 빌면 “아라비카 품종으로 드립한 커피와 로부스타로 드립한 커피는 맛의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고급커피는 아라비카, 그 외 커피는 로부스타로 단정하기에 애매한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에선 로부스타를 블렌딩해 크레마(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마지막에 나오는 황금색 거품)가 풍부한 에스프레소를 만들기도 한다. 또 최근 인스턴트를 비롯한 RTD(Ready to Drink)시장에선 로부스타 대신 아라비카를 사용한 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커피재배농장

칼디의 전설을 아십니까

커피에 대한 전설 중 가장 유명한 게 ‘칼디의 전설’이다. 칼디는 에티오피아의 염소 목동이다. 어느 날 그는 빨간 열매를 먹고 염소들이 흥분해 날뛰는 걸 목격한다. 이상하게 생각한 칼디가 직접 열매를 먹어보니 정신이 맑아지고 흥분되는 게 느껴졌다. 그는 그 길로 이 열매를 이슬람 사원에 가져갔다. 사원의 수도자들이 이 열매를 달여 마셔보니 야간 기도 중 밀려드는 잠을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었다. 이후 성지순례를 떠나는 수도자들이 이웃국가에 커피를 알리면서 이슬람 문화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게 됐다.

온두라스 코판의 커피농장. 아라비카 품종의 커피열매.



▶커피명에서 알 수 있는 커피등급

온화한 온도, 적정한 강수량, 과하지 않은 햇빛까지, 커피는 재배하기 꽤 까다로운 작물이다. 이러한 조건에 가장 어울리는 지역이 적도 지방이다. 이 적도 지방의 저지대는 커피나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온도가 높아 평균 15~25℃를 유지하는 해발 1000~1800m 고산지대에서 주로 재배된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봤을 때 남·북위 25° 지역을 흔히 커피존, 커피벨트라 부른다. 아프리카, 중남미, 지중해 연안, 동남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수확되고 수확 시기나 수출시기, 원산지마다 맛과 향에 차이가 있다. 콜롬비아와 케냐의 경우 강수량과 기온에 따라 연중 두 번에 걸쳐 수확하기도 한다.

커피를 가공해 수출하기 전, 원산지에 따라 생두를 분류해 등급을 정하는데, 생산고도, 생두의 밀도, 크기, 결점의 정도 등 다양한 기준이 적용된다. 커피의 이름은 산지와 지역, 생산된 농장 그리고 등급명을 붙여 완성되며, 그런 이유로 와인처럼 이름만 자세히 살피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우선 중미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생산고도와 생두의 밀도에 따른 등급의 경우 고도가 높을수록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밀도가 높다(단단하다). 당연히 생산지의 고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등급이 부여된다.



생두는 스크리너(Screener)를 사용해 폭을 측정하여 크기에 따라 분류한다. 스크리너의 사이즈를 스크린사이즈라 하는데 스크린사이즈 1은 1/64인치, 약 0.39㎜. 크기가 클수록 등급이 높고 가격도 높다. 그런가 하면 일정량의 생두에 어떤 결점이 있는지 검사해 분류하기도 한다. 주로 에티오피아와 브라질에서 많이 하는 분류법이다. 에티오피아는 결점의 점수에 따라 순서대로 G1~G8까지 분류하고 G1~G5까지 수출한다.



▶가장 많이 수입되는 커피는 베트남, 브라질, 콜롬비아

그렇다면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원두는 어느 나라 커피일까. 커피 수입량이 가장 많았던 2017년 자료를 살펴보면 그 해 커피류(생두, 원두, 인스턴트커피, 커피조제품) 수입량은 16만5609t으로 역대 최고였다.(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량은 2017년에 비해 감소했다.)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커피 생두. 총 14만7501t을 수입해 전체 커피류 수입량 중 89.1%를 차지했다.

한국에 가장 많은 커피를 수출한 국가는 베트남이었다. 로부스타 품종이 주로 수입됐는데, 2017년 수입량은 3만5724t이나 됐다. 2위는 브라질, 3위는 콜롬비아가 차지했다. 사실 최근 10년간 순위만 뒤바뀔 뿐 엎치락뒤치락하는 국가들이다. 그렇다면 어떤 특징들이 한국인의 커피부심에 어필한 걸까.



프랑스 선교사들이 커피나무를 소개해 1800년대 중후반 아라비카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한 베트남은 1970년대 전쟁 이후 중앙 고산지대를 개간해 대규모로 로부스타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고급커피보다 주로 블렌드 커피와 인스턴트커피 제조 등에 사용되는데, 향은 적지만 조화로운 맛이 특징이다. 브라질은 커피 재배에 적합한 기후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35%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커피생산국이다. 주로 남동부 해안가를 따라 커피가 재배되는데 생산량의 85%가 아라비카로 부르봉, 티피카, 문도노보 등 다양한 품종이 생산된다. 묵직한 단맛이 풍부하다. 전 세계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콜롬비아는 브라질 다음으로 커피 생산량이 많은 나라다. 안데스 산맥 산기슭 언덕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고산 지대에서 소작농에 의해 재배되기 때문에 품질이 좋고 향과 맛이 뛰어나 최고급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부지역의 원두는 산미가 적고 바디감이 풍부한 데 비해 남부지역은 산미와 향이 강하다. 남쪽으로 갈수록 신맛이 강해진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기로 유명한데, 한 커피전문점 바리스타의 말을 빌면 이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맛보다 느긋하고 묵직한 맛을 좋아합니다. 바디감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콜롬비아산 커피가 환영받는 이유 중 하나죠. 연하게 내려 커피가 주는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싶어합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7호 (2019년 8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드라마 속 ‘만능 보좌관’ 이정재는 없다… 비상 꿈꾸는 조연 vs 의원의 영원한 그림자

커피 원두 수입 베트남산이 가장 많은데… 고산기후 적합한 콜롬비아산이 최고급

아라비안나이트 속 술탄처럼 누려보자… 부킹닷컴 추천 해외 유명호텔 7선

비메모리 1위 도전장 낸 삼성전자 이미지센서·車 반도체·파운드리서 승부

“미래차 시장 적과 아군 따로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생존 위한 합종연횡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