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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서 홀로그램 원격회의, 자동차엔 3차원 내비게이션
기사입력 2019.02.27 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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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은 단순 공연을 넘어 감정적인 교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고 최종현 SK 회장을 기리는 20주기 추모 행사가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그가 직접 홀로그램으로 나타났다.

SK의 정신을 당부하는 한편, 후손들의 이름을 부르며 “수고했다”는 덕담을 나눈 퍼포먼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 회장의 얼굴과 모션 데이터 대부분은 원 데이터를 참고해 재창조한 것에 가깝지만, 홀로그램이 가지는 인간적 교류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에서는 홀로그램 아이돌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남성이 이벤트성 결혼식을 올리며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이트박스의 ‘나의 신부 소환 장치’는 가상의 홀로그램 하츠네 미쿠를 등장시켜 실제의 남성과 연애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생생한 홀로그램 기술력에 인공지능을 덧대어 대화와 감정교류를 이끌어 현실과 비슷한 관계 형성을 끌어내는 개념이다. 아직까지 기술력이 초기단계지만 홀로그램의 현실 재현력과 인공지능의 상호교류라는 콘텐츠가 채워지면 산업 전반에 접목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외에도 홀로그램은 생활환경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13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빌딩에 구축한 5G 스마트오피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증강현실(AR) 글라스로 가상공간에서 대용량 영상자료를 함께 보거나 3D 설계도면을 펼쳐서 회의할 수 있다. 비록 렌즈를 착용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영화 <킹스맨>의 원탁회의 장면처럼, 홀로그램 기반의 영상회의를 구현할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차선이탈과 충돌 위험경고 기능이 포함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홀로그램을 활용한 시위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스페인의 시민단체인 ‘홀로그램 포 프리덤’은 스페인 정부가 공공건물 주변에서 시위를 금지하는 새 법률을 통과시키자 이에 항의하는 세계 최초의 홀로그램 시위를 벌였다. 1시간가량 진행된 홀로그램 시위는 미리 촬영된 영상을 스크린에 투영하는 일종의 무인 집회로 ‘유령 시위’라고 불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2016년 2월 24일 처음으로 홀로그램 시위를 선보였다.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청와대 인근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는 경찰의 방침에 반발해 광화문 광장에서 홀로그램을 영상을 틀었다. 이들 두 시위 모두 실제 군중들이 모인 집회에 비해 평화적이고 효과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잘 전달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두 사례는 모두 녹화된 장면을 틀었지만 5G기술의 보급으로 실시간 홀로그램 시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네시스가 선보인 홀로그램 내비게이션



▶홀로그램 스마트폰부터 모니터까지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개발 중

엠네스티 유령집회



홀로그램을 실생활에서 구현할 장비들도 하나둘 세상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지난 1월 15일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3D 디스플레이 장치’ 특허를 취득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과 연결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로, 받침대와 비슷하게 생긴 부분을 제외하면 기존의 모니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모니터는 홀로그램 형태의 3D 콘텐츠를 재현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전면에 카메라가 탑재돼 현실 속 사물의 형태와 색깔을 인식한 뒤 3D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적외선열영상(IR) 혹은 초음파 센서를 탑재해 이용자가 홀로그램을 만질 경우 이를 감지, 반응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그래픽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세계 최초의 3D 홀로그램 스마트폰 ‘하이드로젠 원’



지난해 12월 IT전문매체 레츠고디지털 등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와 미국특허청(USPTO)에 홀로그래픽 장치에 대한 특허 출원 내용이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홀로그래픽 기술은 특수 안경 없이 빛의 개입을 통해 공중에 고품질의 3D 홀로그램 이미지를 실현한다. 화면 앞면에는 마이크로 렌즈와 필터가 있는 공간 광변조기(SLM)가 포함된 릴레이 렌즈가 탑재된다.
SLM이 재현된 홀로그램 패턴을 디스플레이에서 광선으로 투사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스마트폰에 이러한 기능이 탑재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레츠고디지털은 “3D 기술은 최근 몇 년 동안 3D 영화관이나 헤드셋 등을 통해 구체화돼 왔다”며 “3D 안경 없이 재현되는 특허 기술은 아직 이르지만 삼성전자가 진지하게 그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2호 (2019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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