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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블록체인 뉴비즈니스
기사입력 2018.10.02 15: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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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 자동차, 20세기에 인터넷 혁명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이자 캐나다 출신의 미래학자인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을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 정의했다. 20년 전 인터넷이 그러했듯 블록체인은 모든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폭발력 있는 기술로 사회 각 분야에 다양한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일반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은 어렵고, 실생활과 거리가 멀어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虛像)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암호화폐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목격한 대중들의 학습효과와 주류 경제학을 습득한 한 작가의 저주에 가까웠던 전망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탈중앙화를 기치로 블록체인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전역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원순 코인’부터 치킨배달서비스까지

플랫폼 장악 구글급 공룡도 나올 것


“블록체인에 대해 ‘역사상 가장 우아한 사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블록체인을 적용해 성공한 눈에 보이는 서비스가 비트코인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송치형 두나무 설립자가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 2018’에서 한 말이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반인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실생활 밀착형 서비스 성공의 부재’를 꼽는다. 성공한 프로젝트가 등장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각 분야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코인이 발행됐다고 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선거공약을 체인에 기록하고 임기 만료 전에 공약 미이행 정도에 따라서 암호화폐를 소각한다고 합니다. 정치와 블록체인이 본격적으로 결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서울 2018’ 개막 인사말에서 박원순 시장은 ‘박원순 코인’을 언급했다. 실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의 암호화폐가 발행됐다. 후보별 10대 핵심공약을 스마트계약에 기록해 영구적으로 남기고, 암호화폐로 공약 이행도를 평가하는 것이 목표다. 이더리움 기반의 코인 크레드는 당선인별 5000만 개씩 발행됐다. 발행된 코인은 거래가치는 없으나 공익 목적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경제와 금융 분야는 비교적 대중에게 익숙하다. 자산운용시장을 뒤흔든 암호화폐 생태계가 비교적 자리를 잡아가며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 여부를 따지는 전문 애널리스트도 등장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암호화폐를 파생상품에 견주어 분석하는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등장하는 등 직업군도 늘어가고 있다.

이외에 예술 분야에서도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투명한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여지가 크다. 오리온 볼트(Orion Vault)는 예술가와 박물관 및 미술관을 위한 예술 거래 플랫폼이다. 창작자는 오리온 볼트를 통해 후원자를 모으거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다. 중개인 없이 창작자와 후원자가 바로 거래하기 때문에 높은 거래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고 시장의 왜곡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탈세와 불법 자금세탁으로 예술이 이용되는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박물관 및 미술관은 유명 작품의 원본을 디지털화를 거쳐 매매함으로써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구매자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인증한 디지털 원본의 권리를 소유할 수 있다.



▶배달앱·SNS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 출격

국내에 성행 중인 배달주문중계앱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높은 중계수수료를 없애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기존의 높은 중계수수료를 받아가는 앱을 대신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스마트결제(Smart Contract)’로 중계수수료를 줄이고 오히려 사용에 대한 토큰을 보상받는 형태다. 한국푸드테크협회가 추진한 4000억달러 규모의 ICO를 홍콩에서 마친 팬텀코인은 맛집 애플리케이션(앱) 식신에 적용돼 맛집 리뷰, 댓글 작성자를 대상으로 보상이 지급된다.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팬텀코인으로 결제해도 식신이 정산, 음식값만큼 현금으로 돌려준다. 소비자도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식신 앱을 포함한 배달 앱 이용료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며 “음식값 5% 안팎으로 붙는 카드 수수료를 없애주고 식품 이력 관리와 유통망도 투명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3040에게는 추억으로 남아있는 싸이월드도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암호화폐 발행을 준비 중이다. 싸이월드 자체 암호화폐 클링(CLINK)은 블록체인 기반 보상형 플랫폼으로 2018년 3분기 IC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싸이월드는 기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플랫폼이 사용자들의 활동과 콘텐츠, 광고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유저들이 더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보상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SNS 활동에 대한 보상 및 자체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선물가게)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 ‘포도알’(구 ‘도토리’)을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싸이월드 암호화폐 클링, 팬텀코인



▶“구글·아마존급 블록체인기업 등장할 것”

실생활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수를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은 블록체인 업체들이 등장해 경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곧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가 탄생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 핀테크 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우섭 리빈(LIVEEN) 대표는 “국내 2000개가 넘는 기업의 시가총액 합보다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4개 회사의 시가총액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앞으로 수백 수천조의 가치를 지닌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들이 부족한 것에 대해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개발자의 역할과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한다.

그는 “인터넷의 원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구글, 아마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전 세계적인 관심과 인프라가 집중되고 있는 지금이 블록체인 개발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편에서는 기술의 완성도에 비해 블록체인 업계가 다소 과열되고 있지 않은가라는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우섭 대표는 “20년 전 다음 라이코스 네이버 등 현재 암호화폐의 메인넷 같은 기업들이 등장했지만 인터넷 플랫폼의 70%는 소멸했고 남아있는 5% 정도의 기업들이 성공을 이뤄냈다”며 “블록체인 플랫폼 역시 같은 과정을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시장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이견은 많지 않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개인적으로 인터넷 도입 이후 대한민국에는 가장 큰 기회”라며 “산업 시대 이후 글로벌 차원에서 처음으로 같은 출발선이자 정책적, 철학적 이야기들은 차치하더라도 개발자로서 블록체인은 무한한 탐색의 영역으로 다가왔다”며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신현성 테라(Terra) 대표

암호화폐 가격변동성 문제 해결한

스테이블(Stable) 코인이라면 쇼핑몰 결제도 가능해지겠죠?


송치형 두나무 의장

“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이 얼마나 클까요? 이 질문을 하는 순간에도 시세는 변동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실제 화폐로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생활과 결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창업자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신현성 테라 대표는 올해 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블록체인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가 창업한 테라는 바이낸스 랩, OKEx, 후오비 캐피탈, 두나무앤파트너스 등 글로벌 최상위 대형 거래소의 투자 자회사 다수로부터 약 360억원가량의 시드 펀딩을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창업 아이템은 가격변동성이 없는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다.

최근 개최된 ‘블록체인 서울 2018’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신현성 테라 대표는 ‘안정성’과 ‘상용화’를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공조건으로 꼽는 동시에 가격변동성이 제한된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상용화를 위해서 필요한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이더리움 자체는 안전하지만 투기세력의 개입 등으로 가격이 하락한다면 전체 화폐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철저한 탈중앙화를 통해 규제와 투기로부터 자유로운 토큰을 만든다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테라(Terra)는 변동성이 높은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지향한다. 수요가 늘어나면 프로토콜에서 테라를 추가 발행하고, 수요가 떨어지면 프로토콜이 테라를 사서 가격을 부양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루나(Luna)라는 보증 토큰을 만들어서 테라의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고객에게는 인센티브, 결제업체는 가격절감

“테라페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10~20% 가격 할인 등 인센티브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이커머스 업체들은 기존 결제수수료 2~3%를 0.2~0.5%대로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티몬은 1년에 1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신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의 성공요건으로 확장성을 꼽으며 테라를 활용한 ‘테라페이’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라페이 사용자가 늘어나면, 테라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고, 늘어난 통화량만큼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테라의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해 티몬·배달의민족 등 기존 이커머스 서비스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현재 가장 성공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나 페이팔이 이베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점에서 착안했다.

신 대표는 “테라를 통해 고객들이 피자와 치킨을 배달시켜 먹었으면 좋겠다”며 “티몬·배달의민족·티키·캐러셀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함께 서비스 적용을 준비해 하루 사용자 4000만 명이 250억달러를 거래하는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세 사우가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 회장

“자금세탁·투기는 성장통 불과

블록체인, 에스토니아의 미래 먹거리”


現 앙코르 컴퍼니 공동설립자 겸 파트너 / 現 테라폼 랩스 공동설립 / 티켓몬스터 전 대표 / 티켓몬스터 창업자

“에스토니아는 세계에서 ICO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Top5 국가로 선진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가상화폐에 대한 선진적인 기준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규제를 최소화하며 하나의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있을 뿐이죠.”

아세 사우가 에스토이나 암호화폐협회 회장은 ‘블록체인서울 2018’ 둘째 날 행사 ‘B7 서밋’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가장 친화적인 국가로 꼽힌다. 정부 공공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2014년 암호화폐를 공식통화로 인정하기도 했다. 에스토니아 재무부의 전 IT 개발 책임자임과 동시에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국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그는 “에스토니아는 비트코인 등장 전부터 암호화폐 분야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는 에스토니아의 미래먹거리를 위한 준비”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세제정책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사우가는 “세제 당국도 2년 전 더욱 분명하고 명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채굴, 거래, 자산 수익 등에 따른 세제 기준을 마련했다”며 “통합적인 법적 규제는 물론 일반증권과 차이점을 보여주는 제도까지 갖췄고, 전체 사이버 공간에 대한 안보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습득 어려운 블록체인

일자리 창출 위해 교육 확대 나서야

적극적인 기술과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문제도 일어났다. 최근 에스토니아에서 러시아의 검은 돈이 암호화폐로 둔갑해 돈세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관한 질문에 아세 사우가 회장은 “현재 조사 중인 사건”이라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규제를 마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과도한 ICO가 허용되어 스캠 사기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에 “탈중앙화가 제대로 된 ICO의 경우 리스크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모든 정보가 오픈소스에 공개되어 있고 어떤 팀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알 수 있는 탈중앙화 시스템에서는 투자자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블록체인 교육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기술적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학습 커브를 보면 배우기 쉽지 않다”며 “나 역시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어떤 리스크를 가졌는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에스토니아 내에 블록체인 대학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아주 쉬운 단계부터 그 나라와 언어로 설명된 블록체인 관련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며 “에스토니아는 많은 사람에게 블록체인에 대해 알려주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으로 에스토니아어로 작성한 블록체인 교과서를 만들었다”며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통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여러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빌리우스 사포카 리투아니아 재정경제부 장관

블록체인 세대 간 간극 줄여야

기업교육·인센티브 제도 마련해야


에스토니아 암호화폐협회 설립자 겸 회장 에스토니아 재무부의 전 IT 개발 책임자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 EUR, 에스토니아 모바일 결제 시스템 제조자 LHV 은행 세계 최초 블록체인 뱅킹 전문가

인구수 300만 명의 리투아니아는 블록체인 분야에 있어서는 대국으로 통한다. 크립토 자본금 규모 세계 3위, 암호화폐 핀테크 분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포카 장관은 리투아니아의 블록체인 산업 성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과 교육, 적극적인 인재 등용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정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이 접목되고 있는데 블록체인 사업이 어떻게 확장되어 나갈 것으로 보나?

워낙 잠재력이 큰 사업이다 보니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다고 본다. 공공서비스 분야에서는 철도시스템에 도입해 트래픽을 컨트롤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트래픽 컨트롤은 교통량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일종의 관제형 시스템이다. 암호화폐도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리투아니아는 블록체인 규제를 많이 없앴다고 했는데 대표적 사례가 있을까?

기업체에서 고객의 신원을 인증하는 과정이 있을 때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일종의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2015년 도입한 비디오 인증을 통해 신원인증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 대표적인 규제 철폐라고 생각한다. 라이선스 취득과정도 단순화해서 EU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취득하는 발판도 마련했다. ICO와 관련해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회계, 세재, 규제, 자금세탁방지 4가지를 다룬다.

▶ICO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룹 비즈니스 과정을 거쳐 마켓플레이스의 제안을 받고 정부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함께 만들었다. 투명성을 위해 공개적으로 여러 명의 의견을 들으려고 했다. 다양한 기업들과 시장의 전문가들에게 제안서를 받거나 이견을 수렴했다.

▶리투아니아와 비교하면 한국은 ICO전면금지 등 규제가 심한 편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블록체인이 신규 기술이다 보니 규제와 관련해 다양한 논의가 오가는 게 당연하다. 소비자와 투자자를 동시에 보호하는 완벽한 방법을 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논의를 통해 진행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과 핀테크 분야에 인재를 영입할 때 전직 포커플레이어 출신 등 다양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전문가들을 늘 초청할 정도로 개방적이라는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있다. 다양한 기술분야에 다양한 이력의 기술자들을 고용한다.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 분야에서 세대별 습득 차이가 커질 수 있다. 공공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매우 중요한 토픽이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는 만큼 교육을 통해 대중을 바꿔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교육이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세제혜택도 준비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주에게 소득세 일부를 감액해 주는 방식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ICO전면금지는 ‘행정편의주의’

생태계 파괴하는 규제 거둬야


2016년~현재 리투아니아 정무 재무부 장관 2012~2016년 리투아니아 은행 금융 서비스 및 시장 부서장 2006~2012년 리투아니아 증권 거래 위원회 회장 2002~2006년 리투아니아 재무부 시장정책부 1999년 리투아니아 상호저축은행 근무

“국내 블록체인 정책 방향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그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리버스 ICO, 거래소와 결합한 ICO 등 다양한 ICO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모든 유형의 ICO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안정성을 무기로 행정 편의주의는 달성했을지 모르지만, 이제 막 뜨는 사업을 향한 문은 닫고 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블록체인 서울’ 강연자로 나서며 현재 정부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한 정부정책을 작심 비판했다. 국내는 지난 2017년 9월 ICO 전면금지를 선언했다. 반면에 올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을 통해 “암호화폐를 제외한 블록체인 영역에 대해선 시범사업, 인력 육성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분리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블록체인은 좋고, 암호화폐는 규제한다는 입장은 있을 수 없다”면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의하면 2030년까지 블록체인 시장은 3조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블록체인 산업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는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규제하는 방식 때문에, 스캠(사기), 김치 프리미엄 등 오히려 다양한 문제가 등장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무조건적으로 ICO를 막은 결과 국내기업들의 해외 ICO가 이어져 국부유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야

한편 원희룡 지사는 제주 특례 규정을 통해 암호화폐를 둘러싼 문제를 하나의 법률적인 문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자치도로 자치권이 보장된 법적 특수 지위를 가진 곳인 만큼 스위스나 에스토니아, 싱가포르처럼 블록체인 사업을 하기 좋은 특구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기존 법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가 어렵다면, 제주특별법으로 할 수 있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서 거래소 자금세탁을 방지하고, 보안 규정 등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건강하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제주도는 블록체인 허브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4차 산업혁명 지원 조례를 만들고, 블록체인 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블록체인 업계의 의견을 듣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와 규제 가이드라인 모델을 만들기 위한 네트워크도 가동한 바 있다.

원 지사는 정부에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디앱(dAPP)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한편 당장 시작 가능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업부터 시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블록체인 방식을 통해서 제주 흑돼지 유전자의 품질 인증을 하는 방식이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세금 환급 등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디앱(dAPP) 개발을 통해 블록체인을 도입해 제주를 블록체인 허브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잠깐용어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알려진 블록체인은 각종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관리하지 않고 여러 곳으로 분산해 동시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일정 시간(설정하기 나름이지만 평균 10분)마다 거래 정보는 하나의 암호화된 블록으로 묶이고, 다시 블록과 블록이 결합해 체인이 형성되면 참여자들에게 공유해 위변조를 막는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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