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통일 후 주목할 만한 북한 숨은도시(上) ‘평양의 인천’ 南浦, 해상물류 거점 기대 황해도 三泉, 온천물로 목욕하니 욕창 ‘싹’
기사입력 2018.08.30 08:09:50 | 최종수정 2018.08.30 09:40:45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며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휴전선 부근 접경지들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8·15 경축사에서 통일경제특구를 언급하면서 경기 파주·문산, 강원 철원·고성 등 휴전선 인근 지역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지역들이 남북화해 분위기 속에 관심을 받는 것은 남쪽에서 투자 가능한 지역의 북방한계선이라는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기껏 투자처를 최대치로 늘려봤자 비무장지대 안의 토지들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한계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이 현실이 되면 달라진다. 투자 북방한계선은 북한과 중국·러시아의 접경지역까지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북한 정보가 상당히 빈약하다는 점이다. 통일이 됐을 경우 잠재력 있는 북한의 지역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없다면 접근 자체가 실패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들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북한 지역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준비 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개발연구소가 탈북자 4개 단체와 손잡고 행정안전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해온 ‘북녘고향개발 아카데미’의 결과물인데, 20명의 탈북자들이 자신이 살던 곳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곳곳들을 소개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은 “한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곳들은 북한에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통일 초기에는 이런 곳들이 관심을 받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잠재력을 가진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여러 도시들이 많이 있고 이런 곳들을 국내에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북한의 중소단위 도시들에 대해 실태보고서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남북 교류 확대 시 참고할 만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매일경제 럭스멘은 이 자료를 토대로 통일 후 우리가 이름만 알았던, 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잠재력 있는 주요 도시들을 상하 편으로 나눠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평양 시내 전경



▶남북 해상 교류 관문 남포특별시

인구 80만의 남포특별시는 북한에서 제 2의 도시다. 산악 지형이 많은 북한의 일반적 지형 특성과 달리 높은 산이 별로 없고, 바닷가에 인접해 있다.

남포시는 일찌감치 북한에서 주요 도시로 성장했는데 평양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가 한몫했다. 때문에 평양의 관문으로 여겨져 남포는 항구도시지만 군사도시의 색채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평양 방어를 위한 북한의 해군 서해함대 사령부가 있고, 해군시설인 52호 공장 등 해군 관련 각종 시설도 밀집해 있다. 인민군 3군단 사령부도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시 인구 구성 면에서 군 관련 인원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군 시설이 이곳에 들어선 것은 남포시가 북한의 주요 공업단지로 성장해 왔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

남포시의 공업단지 발전에는 일제가 한몫했다. 해방 후 김일성 정권은 일제가 남겨두고 간 남포제련소를 그대로 활용해 도시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들어선 시설들도 제련소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이 모이면서 남포시는 북한의 대표적 종합공업지대로 거듭났다. 북한의 독특한 중앙경제 체제인 연합기업소, 종합기업소들이 대거 몰려있고, 남북 합작기업인 평화자동차공장도 있다. 조선소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 도발이 거셌을 때,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바지선 건조가 남포조선소에서 이뤄졌다.

대남도발의 전진기지였기도 한 남포는 최근 남북 화해 무드 시점에서는 뒤바뀐 상황을 맞이하는 분위기다. 남북 해상 교류의 거점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천항과 남포항 사이에 이뤄진 교역을 부활하자는 기류가 있고, 연합항만공사를 설립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포시 보고서를 작성한 한강산 연구자는 남포항 개발이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남포항의 가장 큰 단점은 수심이 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갑문을 설치했지만, 갑문통과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며 “교류 확대 시 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남포의 상황은 북한 경제 제재와 맞물려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한강산 연구자는 “남포항은 과거 북한에서 비교적 큰 국제무역항으로 대외화물수송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무연탄 야적장으로 변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남포는 북한의 수도 평양시와 접해 있고, 북한 중부에 자리 잡고 있어 교통이 매우 발달해 있다. 철도의 경우 20여 개의 지선으로 평안남도 안팎의 여러 지역을 연결하고 있고, 평남~남포 간에는 36㎞ 길이의 고속도로가 나있다. 해상길은 평양시와 황해도를 잇는 주요 교통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 남포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약수’다. 강서구역 약수리에서 나는 약수로, 이전부터 남북 합작 사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거론돼 왔다.

강서약수는 산성계열로, 철분과 탄산이온이 많아 소화기 계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강서약수는 1970년대부터 개발됐다. 하지만 북한의 생산 및 제조능력 때문에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철도 요충지 평안남도 개천시

개천은 평안남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전체 인구는 31만9554명(20008년 추정)으로 개성보다 많다. 개천이란 지명은 조선 초기에 생긴 지명으로, ‘개’는 대동강과 청천강 사이에 끼여 있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지리적 특성이 담긴 지명인데, 이런 점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듯 개천은 교통 요지로 발달해 왔다. 일제시대 탄광의 운송로로, 6·25 당시는 군수물자의 주요 이동로로 쓰이기도 했다.

현재 개천은 평안북도, 자강도 전체와 주변 인근 철도를 연결하는 철도 중심도시로 거듭난 상태다. 각암역, 룡원리역, 천동역 등을 지나는 만포선과 신안주청년역을 통해 평의선으로 이어지는 개천선 등이 대표적인 철도 노선이다. 개천 지역 보고서를 담당한 김경애 연구자는 “이런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면 개천시는 통일 후 대한민국 서쪽 철도노선의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연구자는 “현재 경기 광명시는 KTX광명역과 북한 개성을 연결하는 남북철도 노선 개발용역에 착수했는데 이를 더 확장해 평양, 개천, 신의주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구상하면 한반도의 서쪽에 새로운 물류망이 건설될 수 있다”면서 “이 노선은 통일 후 물적·인적 교류 측면에서 남북 모두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개천은 교통뿐만 아니라 탄광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시 전체 공업 총생산액의 50%가 석탄 생산이다. 관내 가장 큰 무연탄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다. 탄광도 100여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개천의 철도망은 여전히 석탄의 주요 수송로이다. 석탄뿐만 아니라 망간, 구리 등 각종 지하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알루미늄 생산지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큰 도시답게 장마당도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묘향산 관광지로 가는 길의 중심에 있다. 개천은 평안북도 영변과도 접해 있는데, 핵시설로 인해 개천을 관통하는 기존 철도망이 일부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온천 관광 잠재력 큰 황해남도 삼천군

삼천이란 지명은 군내 있는 세 개의 온천(삼천 三泉·달천 達泉·수교 水橋)이 있는 것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이곳은 온천이 유명하다. 남한의 수안보, 온양 등 유명 온천지에 못지않은 개발 잠재력이 있다. 특히 500년 역사를 지닌 달천온천은 광물질이 적은 규토온천으로 염증 신경통 고혈압 피부병은 물론 외상과 부인병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천온천은 옛날 다리가 부러진 종달새들이 이곳에서 치료를 했다는 전설에 따라 종달온천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삼천군 내 수장리는 온천 덕분에 장수하는 이들이 많아서 생긴 지명이다.

이 지역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박지원 연구자는 온천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삼천군 보위부 감방에서 2개월가량 갇혀서 취조를 받다 보니 욕창이 생기고, 다리는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철창 안에 흐르는 온천물에 몸을 씻고 담그니 다리에 온기가 돌고 욕창이 생겼던 부위는 서서히 본래의 피부색을 찾기 시작했다. 감옥 기억은 하고 싶지 않지만 삼천군의 온천은 지쳐 있는 나의 몸을 회복시켜 준 좋은 회생온천약수로 기억된다.”

통일 후 개발과 홍보만 잘된다면 북한의 대표 온천 휴양 단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순히 온천단지뿐만 아니라 대규모 휴양시설까지 건설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삼천은 황해남도 중부에 자리 잡고 있다. 전체 면적은 353.83㎞, 총 19개 리로 구성돼 있다.

구월산맥이 삼천군을 가로질러 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산맥은 구월산을 주봉으로 하는데, ‘단군 신화가 서려 있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산이다. 교통망으로는 삼천을 중심으로 해주·수교·은률·사리원 등지로 연결되는 도로가 있고, 철도는 은률선이 지나간다. 이 노선은 수교역, 월봉역, 삼천역, 문화역, 황해용문역, 신천역을 지난다. 최근에 삼천역과 황해용문역 사이에 문화역이라는 작은 간이역이 하나 더 생겼고, 삼천리 수장리에는 대한민국 서울 시내를 놓고 특수훈련을 하는 군부대가 있다고 한다.



▶희귀금속 주목받는 함경북도 연사군

연사군은 함경북도 북서부의 내륙지방으로 고산지대다. 도 안에서도 고지대에 속하고 그래서 기온도 가장 낮다.

연사군의 주력산업은 그동안 임업이었다. 북한 통나무의 최대 생산지다. 연사 지역의 신양임산사업소와 연사임산사업소는 북한 통나무 생산의 20.7%를 차지한다. 군 공업생산액의 73%를 차지한다. 일제 강점기부터 이곳의 산림은 약탈대상이었다.

최근에 이 지역에 묻힌 규석, 니탄, 몰리브덴 등의 희귀 광물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연수리에는 니탄밭이 있는데 매장량이 수천톤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신양노동자구 대리골에는 몰리브텐과 텅크스텐, 망간, 마그네슘 4종이 매장되어 있다.

도로망은 백암과 무산을 연결하는 백무선, 경성군에서 연사군과 대흥단을 잇는 중부도로, 삼지연군에 있는 삼지연 특각과 연결된 828도로 등이 있다. 도로 대부분이 굴곡이 심하고 다리도 많다.

철도망은 일제가 산림자원 약탈을 위해 1939년 10월에 개통한 백무선(함북 무산역~양강도 백암역)이 운영되고 있다. 철로는 협궤이며, 열차는 갈탄과 통나무를 원료로 움직인다. 남북 교류 협력 시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평양까지는 철길로 717.3㎞, 도소재지인 청진까지는 151.2㎞, 무산까지는 54.9㎞이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관광잠재력이다. 현재 김일성의 항일 투쟁을 선전하는 항일 유적지가 많아 북한 주민들의 교양의 거점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백두산과 가까운 지리적 특징을 활용할 부분이 있다.

일례로 연사군과 대홍단을 연결해 백두산 관광 벨트를 만들면 시너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도 이 지역은 북한에서 인기 관광코스이다. 대학생들의 백두산 수학여행 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낡은 철로도 관광 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연사군 보고서 작성을 맡은 김병욱 박사는 “북한주민들 속에서 ‘빽빽이’로 불리는 백무선은 일제 때 건설된 철로로 여행 시 옛 추억을 불러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백무선을 이용하면 고산지대 여행의 진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연사군의 주민 수는 3만7876명(2008년 기준) 수준이다.

함경북도 회령시 전경



▶사유화 바람 일찍 분 함경북도 회령시

회령시는 함경북도의 북부, 두만강 연안에 위치한 도시이다. 강을 사이로 중국 동북지방 지린성과 옌벤 조선족 자치주 룽징시와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예부터 이 지역은 중국과의 관계가 밀접했다. 1980년대부터 중국 상인들이 들어왔고, 이들의 상업활동을 통해 이곳 사람들은 일찍 개인 상공업에 눈을 떴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도 규모가 있는 회령시장이 일찍 등장했고, 시장경제의 기초인 사유화 바람도 북한 내 다른 지역보다 조기에 불었다.

또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중국의 식량, 생활필수품 등이 회령을 통해서 들어오면서 국경지역의 무역 중심지가 됐고, 청진이나 함흥 내륙지방의 각종 중국산 물건들이 이동하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 중국 룽징시 싼허와 마주보고 있는 곳에 회령세관이 있다.

회령은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북한 당국은 회령 시내에 김정숙 동상을 세우는 등 우상화 작업도 진행했다. 분만 전문 병원이 평양 다음으로 들어섰다는 점만 봐도, 회령의 북한 내 위치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예부터 회령에서 유명한 것은 백토다. 회령백토는 질 좋은 도자기 원료로 정평이 나있다.

함경산맥이 시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지형 특성상 회령도 탄광이 많다. 갈탄 생산 탄광이 많은데 과거에 비해 매장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령시 인구 15만여 명 중 시내 거주자가 5만9000여 명, 탄광마을 거주자가 3만5000여 명, 농촌 지역 거주가 5만10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광업이 주로 발달했으며, 탄광설비를 생산하는 기계공업이 산업의 주를 이룬다. 회령탄광기계공장은 북한의 대표적인 채취공업설비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회령에서 눈길을 끄는 산업이 하나 있다. 바로 담배 생산공장이다. 북한 인민군에 독점적으로 공급되는 담배가 바로 이곳 회령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공장에 담배 생산 원료를 공급하는 담배농장의 위치도 이채롭다.
농장은 정치범 수용소가 있던 곳에 들어서 있는데, 외부에 위치가 드러나자 수용소를 옮기고 담배 재배 농장을 지었다고 한다.

북한 천연기념물 439호인 백살구의 원산지이기도 하다. 백살구를 통조림·술 등으로 가공하는 공장도 설립돼 있다.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일 후 주목할 만한 북한 숨은도시(上) ‘평양의 인천’ 南浦, 해상물류 거점 기대 황해도 三泉, 온천물..

보는 공간에서 경험하는 공간으로 플랫폼 서비스의 진화-20주년 맞은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韓 영화 르..

[Reverse ICO] 새로운 기업 자금조달 창구 vs 주주가치 훼손…리버스 ICO를 보는 두 가지 시선

Luxury Vacation-해외여행 못 가도 실망하지 마세요 국내 럭셔리 휴양지 7선

맥주세제 개편 움직임에 국산·수입 맥주시장 부글부글…한여름, 목 타는 맥주전쟁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