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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5G시대 어떻게 달라지나 | VR·AR 시장 급속 팽창… 2020년 6조원 예상 북한은 아직 3G, 통신분야도 남북협력 이뤄질까
기사입력 2018.05.30 1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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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가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분주해지고 있다.

5G 통신은 현재의 LTE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20배 이상 빠르다. 자연 지연이나 끊김도 거의 없다. 아무리 먼 거리에 있어도 ‘찰나’의 지연조차 없이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5G 통신망이 구축되면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냉장고·세탁기·TV 등 집안 전자제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이를 통제하는 ‘스마트홈’이 본격적으로 구현된다. 국내 IT 기업들은 2025년 7900억달러(약 85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5G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5G 상용화 이후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면 오는 2026년 세계 ICT 시장 규모는 3조 2810억달러(약 35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경쟁은 통신망 구축을 누가 먼저 하느냐 뿐만 아니라 누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느냐도 중요하다.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같은 5G 활용 분야에도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G와 HD맵으로 사각지대 어린이를 발견해 주변 차량에 경고를 주자,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멈춰서고 있다.



첫 번째 관문 주파수 경매

‘100㎒폭 확보’ 사활 건 이통사


국내에서도 5G 서비스 일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6월 15일부터 주파수 경매가 시작되고 내년 3월 세계최초로 5G 시대가 열린다. 이동통신 3사는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받고 하반기에 장비 발주와 함께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경매에서는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한도인 ‘총량제한’이 전국망 대역 3.5㎓(기가헤르츠)의 경우 100㎒로 정해짐에 따라 이동통신 3사에 비교적 균등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할당 대상 주파수는 3.5㎓ 대역 280㎒ 폭(메가헤르츠), 28㎓ 대역 2400㎒ 폭 등 총 2680㎒ 폭이다. 3.5㎓ 대역 20㎒ 폭은 혼·간섭 문제로 경매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 사업자가 낙찰받을 수 있는 주파수 총량은 3.5㎓ 대역의 경우 100㎒ 폭, 28㎓ 대역은 1000㎒ 폭으로 제한된다. 경쟁이 치열한 3.5㎓ 대역의 낙찰 한도가 당초 제시된 100㎒, 110㎒, 120㎒ 3가지안 중 최소치로 결정돼 이동통신 3사가 ‘100·100·80’이나 ‘100·90·90’ 등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모든 사업자가 유사한 환경에서 5세대 혁신을 시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초기인 점을 고려해 효율적 주파수 이용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파수 할당 최대치인 100㎒를 어느 사업자가 확보할 것인지, 어떤 사업자가 어느 시점에 포기할 것인지가 라운드 횟수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총량제한 120㎒를 주장했던 SK텔레콤은 최대치인 100㎒를 고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따라서 KT와 LG유플러스의 선택이 변수다. 3사 모두 100㎒를 포기하지 않는 경우 조기 종료까지 예상되던 경매 열기가 예상외로 뜨거워질 수 있다. 하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입찰 증분에 따라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사업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이에 100㎒를 확보하기 위해 어느 가격까지 입찰 전략을 세울지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이통사가 5G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좋은 주파수 대역을 많이 확보해야 양질의 통신서비스가 가능하고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 정부가 총량제한을 100㎒로 정한 이유 역시 5G 시장에서 출발점을 비슷하게 한다는 취지였다.



장비 시장은 ‘화웨이 VS 삼성’

미국의 중국 견제와 보안이슈가 변수


주파수 경매가 끝나면 이통 3사는 이르면 3·4분기께 본격적으로 장비 발주에 나서게 된다. 현재 5G 장비를 공급할 만한 업체로는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 에릭슨 등이 꼽힌다. 이통사들이 요구하는 시스템 수준에 맞출 수 있는 기술력뿐 아니라 ▲비용 ▲기술협력과 생태계 구축 ▲보안 등 기타 이슈 등이 장비 업체 선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더구나 3.5㎓와 28㎓ 대역대가 각각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이통 3사는 이를 적절하게 배분해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 한국 맞춤형으로 장비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정도로 알려졌다. LTE(4G) 장비의 경우 SK텔레콤과 KT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의 장비를 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들 3개사에 더해 화웨이 장비도 이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LTE 장비 점유율을 삼성전자(약 40%), 노키아(약 20%), 에릭슨(약 20%), 화웨이(약 10%)순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주요 장비를 해외 업체에서 집중 공급하고 국내 업체가 소외된다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5G 장비에서는 화웨이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5G 상용화에 화웨이가 주도적 장비로 자리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특히 3.5㎓ 장비 부문에서는 화웨이의 기술이 앞서 있다는 게 통신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보다 몇 개월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버라이즌과 함께 28㎓로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어 여기에 많은 노력을 쏟아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28㎓ 기술이 3.5㎓보다 더 난도가 높다”며 “3.5㎓ 기술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3월 상용화 일정에 맞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웨이의 장비는 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비해 30% 이상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보수비는 변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가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은 맞지만 유지·보수 등에서 다른 경쟁사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화웨이 장비를 놓고 미·중 간의 갈등과 함께 안보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미국 정부 등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 관계자들은 공히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정부 영향력 아래에 있는 화웨이가 정보 수집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보안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보안 우려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17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보안 문제는 의혹 제기 수준일 뿐 단 한 번도 보안 사고가 터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격전장은 자율주행차와 VR

VR시장 2020년 5조7000억원 예상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통신업계의 근본적인 고민은 ‘먹거리’다. 특히 조단위가 훌쩍 넘는 5G망 투자액을 고려하면 우려는 더 커진다. 핵심은 ‘어떤 서비스로 이익을 낼 수 있을까’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최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360도 화면을 보여주는 VR 콘텐츠와 실제 화면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AR는 일반 동영상보다 파일 용량이 크고 전송 속도도 빨라야 한다.

이 때문에 VR·AR는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20배 이상 빠른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핵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VR산업협회는 2016년에 1조4000억원에 그쳤던 국내 VR 산업 규모가 2020년에는 5조7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통신업체들은 자신들이 수조원을 들여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만큼, 이런 VR·AR 시장 성장의 과실을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KT는 GS리테일과 함께 올 3월 VR 게임 체험장 브라이트(VRIGHT)를 열었다. HMD를 착용하면 가상으로 꾸며진 우주와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스릴 있는 총싸움이나 짜릿한 질주를 체험할 수 있다. 연내 전국에 VR 게임장 4개를 추가로 열고, 2020년 200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R 기술을 적용한 영상 통화 서비스 ‘콜라’를 선보였다. 영상 통화로 나오는 상대방 모습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연인과 통화할 때 인형 테마를 적용하면 상대방 얼굴에 곰 인형 모습이 합성된다. 화질도 기존 영상 통화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HD급(1280×720)으로 좋아졌다.

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스포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스포츠와 연관된 5G 콘텐츠 전략을 연달아 내놓고 있어서다. ‘U+프로야구’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놨던 LG유플러스는 한 달 만에 ‘U+골프’ 앱을 선보였다. 프로야구 앱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중계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인기선수를 골라볼 수도 있고, 스윙자세를 슬로모션으로 자세히 볼 수도 있다. 일반 중계와는 차별화된 중계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많은 데이터량을 끊김 없이 처리할 수 있는 5G 시대가 오면 중계 플랫폼이 주목받을 것으로 LG유플러스는 보고 있다. 주영준 모바일서비스 1담당은 “5G시대가 되면 고화질은 물론이고 화면의 수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제공하지 않는 VR서비스도 5G 상용화가 되면 도입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차량 기술도 현재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5G 네트워크를 통하면 차량 간 통신이 가능해진다”며 “자율주행에 더해 협력주행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5G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로봇을 활용한 원격 외과 수술 및 재난 현장 원격 구조 등도 5G로 구현 가능한 미래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밖에 공상과학(SF) 영화 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홀로그램을 활용한 제품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동영상은 데이터 크기가 700MB 정도에 불과한데 비해 각설탕 크기의 홀로그램을 구현하는데 1GB 정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5G망을 활용하면 끊김 없이 홀로그램 전송이 가능하다.

남북한 교류도 5G가 대세?

홀로그램 이산가족 상봉 가능해져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역사상 처음으로 5세대 이동통신(5G)이 가동된 정상회담이었다. 북한의 이동통신망은 3G에 머물러 있다. 10년 주기로 이동통신의 세대가 바뀐다는 점에서 약 20년의 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평가다.

2008년 12월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이 북한과의 합작으로 설립한 ‘고려링크’가 주요 통신사업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361만 명에 그친다. 남한 가입자 수는 6130만 명이다. 북한 주민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인터넷 사용도 제한돼 있고 국제전화도 되지 않는다. 통신망도 3G 초기 단계여서 사진 한 장을 받는 데도 수분이 소요되는 수준이다. 동영상 시청과 음악감상, 게임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20,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접속은 차단돼 있지만, 북한 정부는 구글 등 웹사이트를 흉내 낸 자체 인트라넷을 만들어 북한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매우 낙후된 북한 통신망 재건이 필수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한 통신 상황이 국내 통신업체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통신 분야 경제협력의 시작은 개성공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은 2007년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는데, 10·4 선언에 ‘개성공업지구의 통행·통신·통관 등 제반·제도적 조치를 완비한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공단 내 입주기업과 우리나라 간 연결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통신망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과 필수설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KT, 그리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목마른 LG유플러스 모두가 통신 부문 경협에 관심을 보인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미래 산업인 5G에서도 아직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에 방송망 등 통신 시스템과 시설을 구축하고 5G 기지국도 설치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이미 2005년 12월에는 KT 개성지사를 열며 남북 간 민간 통신망 700회선을 연결하기도 했다. 개성공단에는 남북 간 광케이블 등 통신 인프라와 함께 북한 당국으로부터 50년간 임차한 1만㎡ 규모의 통신국사 부지도 확보하고 있어 언제라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북한과의 통신 협력이 진행된다면 업계에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KT가 앞으로 발전시킬 5G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남북 화해 협력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첨단 ICT도 적극 활용한다. 가상현실(VR), 홀로그램 기반의 이산가족 화상상봉 지원, KT샛 위성망으로 북한 농어촌 지역 위성인터넷 보급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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