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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단위 인구 전국 1위, 대구 달성군
기사입력 2017.12.08 11: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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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테크노상업로에 들어서자 3명의 주부들이 유모차를 나란히 끌며 지나가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출산 시대 보기 드문 광경이란 생각도 잠시 불과 10m를 못 가서 또 다시 한 무리의 유모차 부대를 마주쳤다. 그 후로도 곳곳에서 유아를 동반해 외출을 한 ‘맘’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진 시골’이라는 뉴스는 이제 새로운 소식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출산 문제는 심각한 상황인 것이 현실이지만 유가면은 딴 세상 같았다. 당일 우연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유가면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가 많으려면 적정 출산 연령대가 많아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 유가면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다.

올해 6월 기준 주민의 평균연령은 32.6세다. 이는 젊은 층의 인구 유입속도도 가파르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2015년 11월 말 5624명이었던 인구가 1년 만인 2016년 11월 말께 2만 명을 돌파하더니, 올해 6월 말에는 2만5000명에 육박했다. ‘젊은’ 유가면인 것을 감안할 때, 이 시기 유입된 인구 중 상당수가 20~30대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채후식 유가면장은 “지금도 하루 60명씩 전입신고가 이뤄지는데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월 평균 유입인구가 1000명을 훌쩍 넘는단 이야기다.

(사진 : 달성군청 제공)



▶유가면·다사읍 평균 연령 35세, 젊어진 달성

비단 유가면뿐만 아니다. 아예 신도시로 개발된 인근 다사읍도 평균 연령이 35세다. 다사읍은 2005년 인구 3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8만 명을 넘길 정도로 인구 유입속도가 가파르다. 현풍, 구지면 등 인근 지역들도 인구 증가세는 눈에 확연하게 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달성군은 전국 군단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곳으로 변모했다. 지난 13일 달성군을 찾았을 때 군 전체 인구는 24만5793명이었다. 전체 인구 연령도 역시 낮아졌다. 2016년 12월 말 기준 전국 시군구 평균연령 현황에 따르면 대구의 평균연령은 41.1세(남 39.7세, 여 42.5세)인데, 이에 반해 달성군은 39세(남 37.9세, 여 40.1세)에 불과했다.

아기 울음소리도 계속 우렁차다. 동북지방통계청이 10월 30일 발표한 ‘2016년 대구경북 출생인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달성군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21.7%나 증가했다. 대구 전체 출생인구는 같은 기간 5.86%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을 보면 달성군은 대구 평균인 7.4명보다 높은 11.3명이었다.

달성군이 이처럼 대구, 경북을 벗어나 대한민국의 전체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터. 그 답은 바로 달성군 일대가 거대한 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노폴리스(유가·현풍면), 국가산업단지(구지면) 등 달성군 일대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들이 완공단계에 들어서거나 조성 작업이 착착 진행되면서 이곳에 기업과 사람과 돈이 몰려들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이를 두고 “양질의 일자리가 공급되고 신도시 개발 등 주거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테크노폴리스 일자리 늘자 활력 넘쳐

이 중심에는 단연 테크노폴리스가 있다. 대구시가 2006년부터 미래 첨단 산업 단지를 표방하며 달성군 유가면 일대에 1조7400억원을 들여 조성한 테크노폴리스는 달성군을 기업도시로 만드는 주역이다. 2018년 말 정식 완공이지만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테크노폴리스에는 현재 106개 기관(산업시설 98개, 연구시설 8개)이 입주해 90% 넘게 입주가 마무리된 상태다. 최근 현대중공업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 본사와 동명전기·일성엠텍 등 5개 협력사가 대거 이전해 화제가 됐다.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생산 국내 1위(세계 7위)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6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산업단지가 조성됐다고 해서 지역 전체가 자연스레 개선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테크노폴리스의 효과가 있다. 테크노폴리스는 출발부터 단순한 기업 입주를 위한 공간만으로 조성되지 않고, 주거·산업·연구단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래지향적 첨단복합단지를 지향했다. 또 동남권 연구개발 중심도시를 건설해 대구 경제를 책임지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이에 테크노폴리스는 육성기업들을 4차산업 등 미래 첨단산업 등에 집중키로 했다. 물론 이 같은 장밋빛 구상이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었다. 부지 조성 작업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지역이 지금처럼 변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컸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테크노폴리스가 외관을 갖춰갈수록 대구의 새 성장동력으로 마련된 이곳에 대한 기업과 지역민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그 결과는 유가면의 화려한 변신이다.

테크노폴리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유가면은 ‘면’ 단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확 변했다. 세련된 상가 거리가 조성돼 있고 새 아파트가 즐비하다. 현재 13개 공동주택 단지가 예정됐는데, 지금까지 10개의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완료했다. 면 곳곳에 공원이 조성돼 있는 등 주변 환경도 살기에 쾌적하다. 그러다 보니 꼭 테크노폴리스 때문에 이주를 한다기보다는 살기 좋은 곳이란 인식으로 옮겨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유가면으로 이사를 온 이정은(31) 씨는 “아이가 태어난 후 넓은 집이 필요해 이곳으로 이사를 했다”면서 “새집과 깨끗한 주변 환경이 좋아 집을 옮겼다”고 밝혔다.

채후식 유가면장은 “물자가 부족해서 유가면을 벗어나 대구 등 외지로 나가는 경우는 없다”면서 “이미 자급자족 기능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유가면에는 곧 영화관도 들어올 예정이다.

일자리가 생기고 주거환경이 바뀌니 유가면 인구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씨는 “한 지인은 남편의 회사가 내년에 테크노폴리스로 이전해 미리 옮겨 왔다”고도 전했다. 유가면과 맞붙어 있는 현풍·구지면 일대, 신도시로 개발되고 있는 다사읍의 전경도 유가면과 사정은 비슷하다.

물산업클러스터



▶로봇·자율주행·물산업이 달성군 3대 산업축

이처럼 테크노폴리스 일대가 겉모습만 화려한 것은 아니다. 속으로도 들여다볼 구석이 많다.

사실 달성군에는 유가·현풍면의 테크노폴리스 외에 구지면 국가산업단지도 있다. 국가산업단지는 1단계가 완료된 상태고, 2차 부지 조성작업이 진행 중이다. 완공되면 달성군은 테크노폴리스를 포함해 500여만 평의 새 산업단지를 보유하게 하게 된다.

이들 새 산업단지는 미래 지향적 비전답게 ▲로봇 ▲자율주행 ▲물산업 등 4차산업과 관련된 것들이 주축을 이룬다.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역시 관련 기업으로, 대구시 등 지자체는 대규모 투자유치 인센티브 등을 내세우고 있다. 지방세 감면은 물론 대규모 투자의 경우 총 투자금의 50% 이내에서 보조금을 주고 상시고용인원 20명을 초과하면 고용보조금 등을 지급한다.

테크노폴리스에는 이미 현대로봇틱스가 들어섰고, 국가산업단지 내 물산업 클러스터에는 롯데케미칼이 공장을 짓고 있다. 총 313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는 물 관련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등 16개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또 국가산업단지 내에 마련된 ITS 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산업 주행시험의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곳에 마련된 주행 시험장에서는 매일 같이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시험들이 이어진다. 달성군이 자율주행차를 욕심 내는 것에는 사실 이유가 있다. 인근 성서공업단지 등 대구는 예로부터 자동차 부품산업이 유명했기 때문이다. 또 올 6월 대구 계명대학교 팀이 제13회 현대차 미래자동차기술공모전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서 종합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변 인프라도 탄탄하다. 미래 차 산업과 관련된 지역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있다고 나름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달성군이 확보한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있다. 바로 달성군 내 입주한 기업들의 기술혁신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가 현풍면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 설립된 DGIST는 동남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데, 특히 이곳의 융합연구소는 산하에 태양광, 자율주행차 등에 특화된 센터들을 두고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DGIST에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 상업화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테크노폴리스 내에서는 경북대학교 이공계 등 지역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부지도 마련돼 있다. 이처럼 기업 육성과 관련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또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는 달성군은 인구수에서 보듯이 이미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테크노폴리스에 둥지 튼 현대로보틱스 전경

달성군 물산업클러스터에서 공장을 짓고 있는 롯데케미칼



▶달성군 “향후 대구 경제 70% 차지”

기업과 인구가 늘자 자연스레 군의 재정건전성도 좋아지고 있다.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척도를 나타내는 재정자립도는 현재 40.66%다. 이는 비슷한 유사 지방자치단체 평균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 전체 세입에서 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을 말하는 재정자주도는 67.74%에 달한다. 지방세 등 세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법인세를 내면 10%가 지방자치단체 몫으로 돌아온다.

달성군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행정자치부 선정 재정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달성군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테크노’ 브랜드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실 달성군 내에서 테크노는 이미 유명 브랜드다. 유가면 일대 메인 거리가 테크노 상업로이고, 새로 들어서는 상업시설도 테크노 브랜드를 단 것들이 꽤 있다.

달성군이 현재 절실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계속 끌고 갈 수 있는가다. 이에 군은 군내 산·학·연의 효율적인 연결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시너지를 내지 않으면 장기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용범 달성군 경제과장은 “테크노폴리스와 국간산업단지의 기업들이 지역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들을 마련해 주고 싶다”면서 “입주기업들 중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곳들이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큰 곳들이 꽤 있다.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면 달성군 아니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군은 내년에 지역 실태조사, CEO포럼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군의 이 같은 구상에는 달성군을 향후 대구 경제를 책임지는 중심축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달성군 등에 따르면 본격 가동을 시작한 테크노폴리스가 안착단계에 들어서고 또 인근 구지면 국가산업단지가 완공되면 달성군이 대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달성군의 대구 전체 산업 생산액의 비중은 34%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 여지가 큰 것이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테크노폴리스가 완공되면 고용창출 8만4000명, 경제파급효과 3조5000억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달성군의 활기찬 분위기는 대구의 청년 일자리에도 돌파구를 마련해 내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29일 대구시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최근 3년간 대구의 20·30대 연도별 순 유출·유입 비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순 유출인구는 2014년에 비해 32.6%가 줄었다. 30대의 경우는 같은 기간 75%나 감소했다. 물론 대구를 떠나지 않는 인구가 모두 달성으로 간다는 구체적 추정치는 없다. 때문에 달성의 발전이 대구시 젊은 층 인구 유출을 줄이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침소봉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황은 그렇게 보인다. 지난 8월 영남일보가 달성문화재단과 공동으로 기획한 보도는 “급증하는 달성군 인구 상당수가 대구 도심에서 옮겨오기에 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일부 있다”면서 “실제 대구지역 한 자치구의 경우 2년 새 2개동에서만 6000여 명의 인구가 감소했는데 대부분이 달성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대구에서 달성으로 이동하는 것은 지역 내 이동으로 대구시 전체로 보면 인구 유출에는 변화가 없게 된다.

대구시는 관련 통계 자료를 전하면서 “그동안 청년 유출 대책으로 진행한 대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근로여건 개선, 물·의료·에너지·IoT 미래형 자동차 등 미래성장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개편 등을 추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물론 대구 전체 청년 유출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것이 현실이다. 한편 달성군은 늘어난 입주기업들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군내에서 주기적인 일자리 박람회도 열고 있다.



▶치솟는 땅값, 불균형 성장은 해소해야 할 문제

하지만 항상 성장에는 그늘이 있듯이 달성군도 마찬가지다.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거품이 심하게 끼었다. 테크노폴리스의 배후도시인 유가면의 경우 메인 대로인 테크상업로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의 경우 평당 4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분양이 됐다. 이는 대구의 상업중심지인 반월당과 엇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3억원 초반대 주고 샀던 40평대 아파트가 현재는 1억원 정도 올랐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 유가면뿐만 아니라 다사읍, 화원 등 주변 지역의 땅값도 개발에 따라 올라간 추세다. 여기에 젊은 인구가 많은 특색과 달리 관련 시설이 부족한 것도 개선돼야 할 숙제다. 유달리 어린아이가 많지만 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 유가면의 경우 현재 4개인 국공립 어린이집은 이미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다. 대기자가 1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군내 3개소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가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간 불균형 발전도 고민거리다. 유가·현풍·구지면과 다사읍 등의 새롭게 개발된 지역과 구도심 간의 형평성 문제인 셈이다. 군은 현재 구도심의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인프라 개선도 남은 숙제다. 유가, 현풍일대는 진입도로 개통으로 교통망이 개선됐지만, 달성군 내 산업단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통망 개선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 문제가 있다. 서대구고속철도역에서 계명대~성서산업단지~명곡~달성군청(옥포지구)~달성산업단지~대구테크노폴리스~대구국가산업단지에 지나는 대구산업선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에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단골 지역 공약이기도 하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구간이 완성되면 달성군으로서는 지역 개발에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달성군 산업단지들의 물류길이 확 개선되기 때문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달성군)은 “대구산업선 실제 착공은 일자리 창출 선도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달성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현실화되는 것이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해공원이 왜 달성에?

대구 달성군이 주력하는 또 다른 사업 중 하나가 바로 ‘관광’이다. 달성군의 대표 관광상품은 ‘비슬산’이다. 대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비슬산은 정상에 있는 대견사 등 여러 사찰, 서원, 참꽃 군락지 등 볼거리가 많아 달성을 찾는 이들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집중한다면 달성군 관광을 온전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슬관광지 외에 또 다른 볼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중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옥포면 기세리 옥연지에 자리 잡은 ‘송해공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MC 송해 선생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한 가지, 송해 선생은 황해도 출신이어서 달성군과는 별 연고가 없다. 그런데 무슨 사연으로 달성에 송해 선생 이름을 붙인 공원이 생긴 것일까.

여기에는 송해 선생의 부인 석옥이 여사가 한몫했다. 바로 공원이 있는 옥포면 기세리가 석 여사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송해는 대구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할 당시 석 여사를 만났다. 실향민 출신으로 고향에 갈 수 없는 송해 선생은 이후 부인의 고향인 이곳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았다. 수시로 이곳 옥연지를 찾아 실향의 아픔을 달래곤 했다. 공원이 자리 잡은 옥연지가 보이는 산기슭에 묏자리도 이미 마련해 뒀다고 한다.

달성군은 여기서 모티브를 얻어 본인의 동의하에 송해공원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송해공원은 옥연지 일대 총 4만7300㎡(1만4308평)에 조성됐다. 옥연지를 가로지르는 백세교를 통해 연못 중심부를 걸어서 가볼 수 있다. 교량중심부에는 2층 높이의 정자도 세워졌다. 또 옥연지를 거니는 둘레길도 조성돼 있어 산책길로 제격이다. 백세교를 거닐 때 마주하는 트릭 아트(평면에 그린 그림이 입체적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기법)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곳의 인기는 기세리 일대를 확 바꾸고 있다. 몰려드는 관광객을 겨냥한 듯 신축 건물들이 곳곳에 올라가고 있고, 공원 앞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숍까지 문을 열었다. 땅값도 꽤 올랐지만 매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인근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직원은 “주말이면 평일에 비해 손님이 3~4배 정도 확 는다”고 말했다. 조병로 달성군 정책관광국장은 “효도공원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사실 달성군이 ‘관광사업’에 힘을 쏟는 것도 기업도시로 나아가려는 군의 장기 발전 계획과 맞물려 있다.

조 국장은 “지금처럼 늘어나는 인구 추세를 유지하려면 만족할 만한 정주여건은 필수적”이라면서 “외부에 가지 않아도 20~30분 내 거리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 아래 관광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피아노가 들어온 사문진나루터, 다양한 수상스포츠가 가능한 오토캠핑장 등도 군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힐링 공간이다. 10월에는 비슬산 자락에 유스호스텔도 개장했다.

송해 선생은 현재 달성군 명예군민이자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사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코미디 역사와 관련된 자료도 달성군에 제공키로 했다.

한편 지난 6월 대구시는 송해공원이 포함된 비슬산 일대 25만㎡(7만6000여 평)를 ‘대구 1호 관광지’로 지정했다. 개발부담금 면제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지므로 비슬산 관광개발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7호 (2017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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