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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위기돌파 위한 7가지 과제
기사입력 2017.02.03 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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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키디데스 방정식에서의 실리 구축

미국과 중국 사이에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단적으로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은 미 의회의 TPP 비준을 촉구하며 “중국이 세계경제의 규칙을 쓰도록 나둬서는 안 된다”고 천명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과 중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당선인이 37년간 미·중 관계의 근간이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린 뒤 양국 간 공방은 아슬아슬한 지경이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도전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는 갈수록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WTO에 따르면 2016년 8월까지 미중 간의 통상 분쟁은 27건으로 무역분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향해 제기한 것이 18건, 중국이 미국에 대해 제기한 것이 총 9건이다.

G2 간 무역전쟁으로 통상마찰이 심화하면 가공무역을 통한 한국의 수출에는 더욱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통상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한국도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G2는 서로 경제의존도가 높아서 실제로 극단적 조치를 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은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은 정확히 G2의 한가운데에 섰다. 사드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 한중 갈등이 빚어진 이후 중국의 경제제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 분야에 국한된 것으로 보여졌던 중국의 제재는 점차 개별기업, 특정업계로 퍼져가면서 수면위로 점차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서로 경제의존도가 높아 극단적인 보호무역 조치를 할 경우, 화살이 자국으로 되돌아오게 돼 정책적 수단이 제한적”이라며 “한국으로서는 양국 간 줄타기를 잘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 신산업의 빠른 성장을 활용하기 위해 한중 산업 간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고, 또한 중국이 중요한 중간재 수출국으로 변모할 경우 결국 글로벌 분업구조 내에서 한국과 중간재 공급자의 지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세 확대를 기회로 활용하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 미국과의 통상 마찰 대비,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대응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 뉴노멀 이후 시대정신(Zeitgeist)에 적응

세계 각국의 통상정책의 방향성은 ‘고립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와 11월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2차 대전 이후 관통하던 시대정신은 자유무역과 세계화라는 기류가 탈세계화와 보호무역주의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 전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정신의 변화는 고비용 사회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허재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GDP 대비 교역비중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선진국 물가는 안정되었고 기간 주요국들의 방위비 비중은 하락했다”며 “탈세계화와 보호 무역주의로의 전환은 그간 하향 안정되었던 물가와 안보를 위한 비용이 높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보호무역주의·신고립주의 중심으로 재편되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이 심화되면서 가공무역을 통한 한국 제품 수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 무역수지 적자 추세가 지속되며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했고, 절반에 가까운 적자가 중국과의 무역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반덤핑 조치 강화 등 미국의 대중국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중간 통상 마찰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양자 간 무역협상 강조, 보호무역주의 및 인프라 투자 등을 표방하는 트럼프노믹스로 TPP 표류 및 한미FTA 재협상 압력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당선인은 다자 간 FTA보다 양자 간 FTA를 강조함에 따라 미국 신행정부 출범 시 미국의 TPP 탈퇴가 전망된다. TPP 표류는 양자 간 FTA에 집중한 한국에게 유리한 상황이나, 동시에 한미 FTA 재협상 압력 등 악영향도 우려된다. 또한 미국 신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인프라 투자로 자국 산업 보호 및 수요 확대를 통한 제조업 육성 효과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행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한국의 가전, 태양광, 2차전지 등의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여러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2017년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일정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강력한 CEO리더십의 발현

최근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은 경제 분야로의 전이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2017년 한 해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계와 정책기조는 방향을 읽을 수 없이 흩어지고 있고,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경제리더’의 부재는 큰 문제로 지적된다. 불확실성의 확대는 소비위축과도 무관치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2월 5일 발표한 ‘정치불확실성과 경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 우선 가계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다”며 “기업의 향후 경기 및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의 투자 심리도 냉각된다”고 전했다. 해외경제주체들이 한국 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되면서 국내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한국갤럽의 국정지지도)이 소비자심리지수(CSI) 및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분석으로 추정해 본 결과 국정지지도 10%p 하락은 CSI와 BSI를 각각 2.9p, 2.0p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되어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고 전했다. 총 6번의 대선에서 대선 연도가 그 직전 연도에 비해 민간소비 증가율, 설비투자 증가율 및 경제 성장률이 각각 0.6%p, 4.0%p, 0.5%p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어 정치 불확실성 확대가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를 위해 새 정부 출범까지의 과도기 동안 경제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는 정부주체 확립을 통한 민간의 심리안정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또한 경제 부처 및 유관 기관들은 새 정부의 경제운용시스템이 정책공백 없이 조기에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도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우려되는 국내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막기 위해 투기자금 유출입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한 생산 활동의 주력 부문인 기업 단위에서 근로자들이 공감하고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강한 CEO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 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선·해운업 등 기업부채 구조조정 비용이 3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차·화·정으로 대변되는 국내 산업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전통산업들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많은 인력들의 유출과 부품·원자재 등의 공급업체들이 도산할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2017년 조선업종은 침체 장세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가 하락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전·정보통신기기 등도 중국과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인하 압력으로 수출단가 하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여건 악화에 따른 수요부진 속에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는 경쟁심화로 이어져 12대 주력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하는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업체들과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구조조정이 부진함에 따라 이들 산업의 경쟁력은 점점 더 취약해진다. 타이밍을 놓친 구조조정은 대규모 피해로 이어진다. 예상보다 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관련 지역의 부동산 경기의 위축과 자영업자들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당국은 지난 9월 말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해 조선, 해운에 이어 시급한 산업부문에 대한 대략적인 구조조정의 윤곽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몇몇 특정 기업들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선·해운 외에 건설·전기전자 등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분야의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부실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근본적인 자료들을 공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의 구축이 시급하다.



▶5 뒤처진 4차 산업 경쟁력 회복

제조업 정체 해결 위한 열쇠

“디지털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았던 것과 달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은 뒤처지고 있다.”

경제추격연구소 43명의 석학을 대표해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17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 간담회 석상에서 4차 산업분야에 있어 한국이 자칫 선진국에 안착하지 못한 채 ‘선진 도상국’에 머물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기술 및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는 후발 주자의 관점에서 추격을 위한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신흥국과 선진국 간에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은 정체된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디지털화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2012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의 비중은 31%로 중국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늦어진다면 정체가 아닌 추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해 제조혁신 3.0이라는 정책 아래 스마트 공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6 ‘끊어진 사다리’ 이을 근본적인 청년실업 대책 마련

국내 청년실업률은 경제성장률과 달리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월별 최고치를 다섯 차례나 경신하는 등 지표상으로 외환위기 시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올해에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절반가량이 내년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청년들의 시름은 더해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8일 국내 기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9.5%가 ‘긴축경영’ 계획을 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긴축경영 방안으로 ‘인력부문 경영합리화’(32.7%)가 1위를 차지했다. ‘전사적 원가절감’(22.1%), ‘사업부문 구조조정’(17.3%)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인력부문 경영합리화’를 긴축경영 방안으로 제시한 기업들은 ‘조직개편’(41.9%), ‘인원감축’(22.6%), ‘임금조정’(16.1%) 등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임금 피크제의 시행 등 정년 연장으로 중장년층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잔류하고 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구조조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력직 선호 등 채용 관행 역시 청년들의 취업기회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근 교수는 이에 대해 중소기업의 일자리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층 노동 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을 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교섭력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 관리의 현대화 등 비임금적 요인의 개선에 의해 일자리의 매력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7 신사업 생태계 막는 포지티브 규제 타파

가입자 8억 명을 확보한 글로벌 핀테크 기업인 중국의 알리페이는 세계 핀테크 시장의 리딩기업으로 거듭났다. 반면 한국은 2000년대 이미 핀테크 핵심기술을 개발하고도 금융규제에 묶여 상용화에만 10여 년을 보내는 와중에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했다.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기술혁신의 결과로 산업의 지형도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혁신을 통한 창업기업들은 기존에 제정된 규제에 묶여 기술 혁신의 성과를 상업화 단계까지 발전시키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규제의 방식이 기술 혁신과 스타트업들의 시장 진입에 장애물을 조성한다는 점은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규제의 강도는 예비 창업자가 시장에 뛰어드는 마음가짐에 있어서도 달라질 수 있다.
자율주행차, 공유경제 등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환경 속에서 굴뚝산업 중심의 대기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젊고 열정 있는 인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는 “포지티브(원칙 금지, 예외 허용) 규제를 타파하고 네거티브 시스템으로의 규제 시스템 전환은 스타트업이 만든 참신한 아이디어를 꽃피우기 위한 제1과제”라며 “현행 대기업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이해관계가 물려있는 환경에서 혁신적 결단에서 대한민국의 4차 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6호 (2017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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