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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살기 좋은 곳 BEST 3
기사입력 2017.02.03 17: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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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100세 시대다. ‘은퇴’, ‘노후’, ‘제2의 삶’은 더 이상 먼 나라 남의 일이 아니라 코앞에 닥친 내 일이다. 과연 은퇴 후 행복한 삶의 조건은 무엇일까. 관련 전문가들은 편안한 노후의 첫째 조건으로 ‘살기 좋은 주거지’를 꼽았다. 은퇴 후 수십 년간 노후를 보내야 할 곳이 행복의 터전이란 의미다. 그렇다면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이 부동산·금융 전문가 설문을 통해 ‘은퇴 후 살기 좋은 곳’과 행복한 노후의 필수조건을 살펴봤다.



▶QuestionⅠ |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는?

▷Answer | 서울, 판교, 제주도

“은퇴 후 주거지를 고를 땐 병원 이용과 쇼핑이 편리해야 하고 노인형 여가생활이 쉽고 자녀들이 찾아오기도 쉬워야 합니다. 여기에 작은 소일거리를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가 제시한 은퇴 후 주거지 선택의 기준이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주거지 주변 환경 중 ‘병원’의 유무를 첫손으로 꼽았다. 더불어 대형마트와 운동시설 등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편리한 교통도 빼놓을 수 없다”며 “65세 이상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여기에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공원과 호수 등 주변 자연환경이 쾌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명의 전문가가 은퇴 후 살기 좋은 곳으로 꼽은 도시는 ‘서울’, ‘판교’, ‘제주도’였다.

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편의시설과 의료시설, 편리한 교통, 인적네트워크 등의 조건을 중요시한다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권이 주요 거주지로 적합하고 서울에 비해 병원 등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맑은 공기와 바다, 천혜의 자연환경 등 여유로운 노후를 원한다면 제주도가 적당하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판교)은 의료, 교통, 자녀와의 생활권, 편의시설, 자산의 유동화 가능성까지 도심권에서 누릴 수 있는 인프라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들의 설문조사(복수응답 3곳) 결과 수도권 신도시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했다. 용인, 동탄, 분당, 하남, 광교, 김포, 부천, 남양주, 판교, 과천, 일산, 위례 등 수도권 1, 2기 신도시가 모두 거론됐고, 각각의 도시로 나뉘면 미미하지만 한데 묶어보면 32%의 의견이 수도권 신도시를 추천했다.

서울과 함께 수위를 차지한 판교신도시의 경우, 강남 중심부와의 근접성과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환경이 첫손에 꼽혔다. 실제로 서판교 지역은 이미 한국판 비벌리힐스로 떠올랐다. 특히 운중동 일대는 대기업 오너와 CEO, 의료계와 법조계 전문직 종사자들이 거주하며 부촌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30~40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유입도 늘어 지역 이미지가 젊어졌다는 평가다. 판교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판교는 교통이 편리하고 용적률과 인구밀도가 낮아 주거환경이 조용하고 쾌적하다”며 “서판교역, 판교~월곶 복선 전철 등도 예정돼 있어 미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교통이 편리한 한강 변에 위치했거나 녹지가 풍부하다면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며 “은퇴자는 노후준비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 혹은 도심의 비싼 아파트를 매도하고 도심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2기 신도시로의 이전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2017년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시장 전망은 어떨까. 현대증권의 ‘2017 주택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11.3 대책과 11.24 금융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경기 아파트 가격 강보합세 전망이 눈에 띈다. 현대증권은 “금리인상 가능성과 정부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라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세난과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등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현재 전월세 전환율이 약 4~5%로 시중금리보다 높아 임대인의 월세 전환 요구가 전세 세입자의 매매 전환 수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도 강보합세의 원인 중 하나다. 2017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량은 약 2만7000가구, 2016년(2만4000가구)보다 늘어난 수치지만 개포, 둔촌 등 대단지가 재건축되며 2만 가구 이상이 멸실될 예정이다. 덕분에 서울 지역 아파트 순 증가분은 2016년 1만1000가구에서 2017년 5000가구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도의 경우 2017년 입주 물량이 연말에 대거 몰려있어 물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이 2018년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는 2016년 8만8000가구에서 2017년 12만 가구, 2018년 15만6000가구로 입주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온화한 기후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제주도는 도시 근로자들이 은퇴지로 고려하는 지역 중 하나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국제적 명성의 관광도시로 여유롭고 낭만이 가득한 노후를 보내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제주도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성산일출봉 등 오름이 무려 360개나 있다. 용암동굴은 약 10만~30만 년 전에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생성됐다. 미국과 캐나다의 유명한 은퇴 마을도 주로 바다와 호수에 접해 있거나 경관이 좋은 구릉지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제적 관점에서도 나쁘지 않은 은퇴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도는 2년 연속 7.06% 이상의 높은 토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는 7.48%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신산)의 제주 제2공항은 약 4조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최적 입지로 확정된 신산 일대는 기존 제주공항과 공역이 중첩되지 않고, 기상 조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이전까지 새로운 공항을 개항한다는 계획이다.



▶QuestionⅡ | 은퇴 후 살기 좋은 주거유형은?

▷Answer | 아파트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은퇴 후 살기 좋은 주거 유형’으로 단연 아파트를 추천했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아파트는 여타 주거 유형에 비해 관리가 편하고 쾌적하다”며 “관리비 부담도 적고 환금성이 뛰어나 매매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노년에 접어들수록 거주지의 유지와 관리에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들어가는 주거유형이 좋다”며 “살고 싶은 이상향의 주거유형과 살기 좋은 주거유형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편의성과 효율성, 안정성 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아파트마다 형성돼 있는 커뮤니티도 추천 이유 중 하나였다. 노후에 독립성이 강조된 주택은 외롭다는 의견 도 있었다.

▶Question Ⅲ | 은퇴 후 주택의 적정 규모는?

▷Answer | 99㎡ 이상~132㎡ 미만

은퇴 후 주택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99㎡ 이상~132㎡ 미만(30~40평, 65%)과 66㎡ 이상~99㎡ 미만(20~30평, 35%)을 선택했다. 너무 크면 관리하기 힘들고 너무 작으면 공간이 작아 답답하기 때문에 적당한 규모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은퇴 후에는 자녀들의 대학진학이나 결혼 등으로 가족 수가 줄기 때문에 굳이 은퇴 전의 규모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을 구한 후 차익으로 재테크에 나서는 게 은퇴공식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실제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며 1~2인 가구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중소형 주택의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2인 가구주 연령대별 이사 전후 전용면적 추적조사’를 살펴보면 전체 가구에서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34.7%에서 2016년 54.7%로 20%나 증가했다. 1~2인 가구는 2008년 전체 가구 중 45.7%를 차지하며 3~4인 가구 비중(45.5%)을 넘어섰고, 전체 1~2인 가구 중 55세 이상인 가구는 528만 가구(50.9%)로 절반 이상이다.

연령대별 이사 전후 주거면적을 비교해 고령층의 주택 규모가 점차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35~54세는 이사 이후 주거 면적이 늘어났지만, 55~64세(76.4㎡→74.6㎡), 65세 이상(80.8㎡→77.2㎡)은 각각 주거 면적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2인 가구가 절반을 넘어선 2012년부터 2016년 말까지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는 10.4%, 중소형 아파트는(60~85㎡) 5.8% 매매가격이 올랐지만 중대형 아파트(85~135㎡)는 약 1%, 대형 아파트(135㎡ 초과)는 7.1%씩 가격이 떨어졌다.

판교 신도시



▶Question Ⅳ |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 규모는?

▷Answer |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 규모로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50%)이 가장 적합하다고 답했다. 100세 시대에 노후 30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규모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인의 은퇴 준비 2016’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 준비 지수는 총 56점으로 ‘위험’(0∼50점 미만), ‘주의’(50∼70점 미만), ‘양호’(70∼100점) 중 간신히 위험을 면했다.

하지만 10가구 중 3가구는 실제로 위험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금융전문가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산출한 노후 최저생활비는 월 159만9100원(부부 기준)이지만 이는 정말 최저생활비”라며 “비교적 여력이 있는 분들도 은퇴 준비 상황을 물으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은퇴 전에 전문가를 찾아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게 은퇴 준비의 지름길”이라고 전했다.

서울 지역 개발계획 신분당선 연장선 추진과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민족대공원조성 등 용산이 지닌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뉴욕 맨해튼에 비견될 만하다고 평가한다. 잠실종합운동장과 한전 용지가 연계돼 개발될 삼성동과 잠실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지역이다. 삼성동에서 제2롯데월드까지 이어지는 라인이 잠실을 비즈니스 벨트로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GTX 급행철도와 KTX의 수서역 개통, 영동대로 지하도시건설 추진도 기대되는 호재다.

최고급 아파트와 주거단지로 대표되는 압구정과 청담은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수변 복합문화도시로의 재건축이 예정돼 있다. 비록 한강 변 아파트 층수는 최고 35층 이하로 제한하지만 최대한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이 나오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이 공개되면서 압구정 재건축 시장은 이전과 달리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 2016년 상반기만 해도 50층 초고층 아파트를 지으면 수억원의 수익이 날 거란 기대에 3개월 간 집값이 2억원 가까이 뛰는 등 투자 열기가 높았지만 35층 이하 층수 제한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하반기 들어 몸을 사리는 분위기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빨리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입장과 박원순 시장 임기 이후 층고 제한이 풀리길 기다려 보자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재건축에 따른 경제적 가치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만큼 고급 아파트의 원조로서 독특한 위상과 정체성을 지닌 곳이기 때문이다.

귀농은 임대부터… 은퇴 후 노후를 전원주택에서 보내거나 귀농을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도 철저히 재테크 전략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자산가에겐 큰 고민 없는 선택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은퇴자금이 전 재산인 만큼 불리진 못하더라도 마이너스가 되선 안 된다는 말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실제로 농사를 지어봤거나 전원주택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귀농이나 전원생활이 녹록지 않아 다시 도시로 컴백하곤 한다”며 “투자한 돈을 모두 건질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밭이나 임야를 매입하고는 대부분 매도가 쉽지 않아 고생”이라고 전했다.

장 팀장은 “건강관리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 등 농촌생활은 수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은퇴 후에는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 적정 임대수익과 거주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에 자리 잡는 게 유리하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는 토지와 농가주택 임대가 많은 만큼 투자보다는 임대로 경험을 쌓은 후 귀농이나 전원생활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최대한 보유자금에 대한 마이너스를 줄이고, 경험을 쌓는 쪽으로 1단계 전략을 세운 후 본인에게 맞는 생활권역에 자리 잡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도움 주신 분들고준석 신한은행 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김일환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부장, 김지연 리얼투데이 본부장, 김은경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김능수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차장, 노두승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양해경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안치만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차장,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황규완 대신증권 부동산연구원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6호 (2017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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