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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조직위원장 | “현재 준비 상태는 99점 남은 숙제는 국민들 관심끌기”
기사입력 2017.11.03 17: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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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가장 마음이 조급한 사람이 있다면 이희범 조직위원장이 아닐까 싶다. 내년 2월 9일 열리는 이 겨울 축제는 대한민국 국제 스포츠대회 개최의 마지막 방점이다. 88서울올림픽, 2002월드컵, 2011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대한민국은 4대 메이저스포츠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이를 달성한 국가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까지 5개국에 불과하다. 그만큼 국가 위상이 올라갔다는 의미고, 대한민국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에 걸맞게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할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 그 진두지휘를 이 위원장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주변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열린 국제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안보 상황이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핵 도발에 우발적 충돌이 시간문제라는 인식은 이제 걱정거리도 아니다.

미국과의 전면전 우려까지 대두된 상태. 이를 반영한 듯 아직 국민들 사이에서 부는 올림픽 열기는 뜨뜻미지근하다. 티켓 판매 상황이 최악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 위원장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자신한다. 물론 조직위원장으로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위원장은 “현재 준비 상태는 99점을 줘도 무방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다만 “전 국민적 성원이 더해져야만 100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북핵 등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위협하는 여러 변수가 끊이지 않습니다. 위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올림픽 위협 요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위협요소라고 표현하기보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가장 큰 게 아무래도 기상 문제 같은데요. 눈이 많이 와도, 또 눈이 너무 적게 와도 경기 개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눈 부족 문제는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들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기후변화에 따른 천재지변이지요. 하지만 평창의 경우, 복사면 슬로프가 많고 제설 시스템이 잘돼 있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알파인 경기장으로 활용될 용평스키장은 1975년 개장한 이래, 눈 부족으로 스키장 오픈을 못한 해가 없었으며 작년과 올 시즌에 열린 설상 경기 테스트이벤트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평창은 동계올림픽을 열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제설 기출을 갖췄습니다. 또 혹한에 대비해 관람객들을 위한 보온패드, 핫팩, LPG가스난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임박한 안보위협상황이 도래할 경우, 선수단·올림픽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은 어떻게 준비돼 있습니까?

조직위는 군경을 비롯한 국내외 유관기관 및 개최도시와 함께 대테러 및 안전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회 준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안전보안 대책임을 저희 조직위는 잘 알고 있습니다. 완벽한 대회 안전 확보를 위해 정부안전기관 소속 각 분야의 전문가 및 민간 전문인력으로 안전관실을 만들어 역대 가장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목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올림픽을 통해 국가 이미지(국격)를 높이는 것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인 것 같습니다.

88서울올림픽이 개도국이었던 한국을 선진국 대열로 진입시켰다면, 이번 2018 평창올림픽은 선진국 한국을 초일류 국가 대열로 진입시킬 것입니다. 특히 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중요한데, 다수와 소수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 남의 다름을 인정하고, 동시에 존중하고 포용하는 ‘톨레랑스’ 사회로 대한민국이 발전해 가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올림픽이 한 톨의 씨앗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어떤 올림픽으로 기억되길 원하십니까?

30년 전 개최된 88서울올림픽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축적된 우리의 저력과 힘을 유감없이 분출시키면서 세계 속에 ‘코리아’를 각인시켰습니다. 그로부터 한 세대가 지난 후 열리게 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올림픽의 완성’으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또 다른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올림픽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준비과정을 돌아볼 때 점수를 주신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을 도약의 전기로 만들기 위해 저를 포함한 조직위 모든 직원들이 얼마나 분초를 다투며 일해 왔는지 잘 알기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100점이나 200점을 주고 싶습니다만, 완벽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은 늘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99점을 주고 싶습니다. 대회 개최까지 부족한 1점을 위해 노력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의미로 굳이 1점을 뺐습니다.

올림픽 개최 전까지 남아있는 과제들이 있다면?

이제 사실상 올림픽이 개막되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개·폐회식장도 9월에 완공됐고, 경기장 시설공사도 이제 거의 막바지 단계입니다. 운영준비 역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요. 저희가 중점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남은 기간 동안 정부, 강원도, 개최도시와 힘을 합쳐 대회 붐업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관심을 평창으로 끌어오는 것이 앞으로 남은 저희들의 숙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을 때 ‘성공적이었다’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으려면 어떤 결과들이 있어야 할까요?

제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관심입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우수한 성적, 사후활용 문제, 패럴림픽의 성공, 올림픽 5대 목표(경제, 문화, 환경, 평화, ICT 올림픽) 달성이 더해져야 비로소 2018 평창대회가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평창에서 대한민국이 4위를 목표로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만…

대한체육회에서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라는 구체적인 메달 목표까지 제시한 상태인데요. 저 역시 우리나라가 최종 4위까지 간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이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는 것도 4위에 올랐던 성적의 영향이 컸습니다.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확신하고 계신 것 같던데, 북한 선수단의 평창 참가를 위해 기울이시는 노력들이 있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주변 정세는 어려웠지만 원만하게 대회를 열었습니다. 아마 북한은 참여할 것입니다. 북한의 참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입장이고 우리 정부의 입장이며, 조직위의 입장입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역시, 북한 선수들이 평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지난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IOC총회에 참석한 장웅 IOC 위원도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 문제라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될 가능성은 있나요?

이 문제는 검토해 본 적이 없는 사항입니다. 북한에서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11월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유엔에서 의결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변수는 없습니까?

유엔 휴전 결의안 관련 부분은 저희 조직위보다 외교부 쪽에서 답할 사안인 것 같습니다만 조태열 유엔주재대사가 며칠 전 국정감사 자리에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국으로서 올림픽 휴전 결의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고, “휴전 결의 채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채택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이 다른 국가들에서 펼쳐진 스포츠 이벤트와 비교할 때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번 평창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습니다. 먼저 콤팩트한 경기장 구성을 들 수 있습니다. 평창대회 경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콤팩트한 경기장 배치입니다. 개폐회식장인 올림픽 플라자를 중심으로 모든 경기장이 30분 내에 위치해 있어 선수와 경기 중심의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최적의 경기장 구성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첨단 ICT를 적용해 세계 최초 5G 실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회라는 점입니다. 5G 시범망을 구축 완료하고 올림픽 경기 등에 5G 실감미디어를 적용하여 참가자들에게 즐겁고 새로운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더욱이 선수단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환영 로봇이 선수단을 맞이하고 교통, 길, 주차, 관광안내 등을 제공하여 편리한 올림픽 여정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있어 쉬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재정 문제는 물론 대회 운영에 있어 세부적인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데요.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지난해 말 터진 국정농단 사태입니다. 성공적인 올림픽 준비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많지 않은데, 각종 의혹 제기로 대회 준비가 아닌 이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고 이제는 모든 분들이 ‘평창올림픽은 비리의 온상이 아닌 표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외국인들이 평창을 평양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올림픽과 관련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손님을 맞이할 평창을 기억에 남게 홍보해 주십시오.

평창올림픽은 우리 세대에 다시 오기 힘든, 어쩌면 일생에 단 한 번뿐일 수도 있는 지구촌 최대의 겨울스포츠 축제입니다. 조직위는 우리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완벽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18 평창대회 다음에는 2020 도쿄, 2022 베이징 등 연이어 하계와 동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이제 지구촌 스포츠는 ‘아시아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그 깃발을 평창이 들고 있는 셈이고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걸려있습니다.
이제 약 4개월 뒤면, 평창과 강릉·정선의 눈과 얼음 위로 전 세계인의 시선과 발걸음이 향하게 됩니다. 평창올림픽의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처럼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해 주시고 입장권도 많이 구매하셔서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에 대한 보답은 내년 2월과 3월, 평창에서 펼쳐질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6호 (2017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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