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확 달라진 금융세제 슈퍼리치 절세 재테크 주식양도세 과세 피하고 해외주식·ETF 주목
기사입력 2017.09.15 16:24:5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지난 8월 2일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첫 세제개편안의 특징은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현실화로 요약된다. 기업 법인세를 인상하고 개인들에게 재산증식을 돕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비과세나 분리과세 혜택을 대부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도 달라진 세제에 맞춰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상황이 됐다. 매일경제 럭스멘이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무엇이 달라졌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꼼꼼히 따져봤다.



수백억원대 자산가인 60대 김 모 씨는 올해 초 코스닥 A종목에 20억원을 투자해 최근 1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자 팔아 치웠다. 코스닥 시장의 대주주 대상(개별종목 20억원 이상 또는 지분율 2% 이상)에 해당돼 김 씨는 수익의 20%에 해당하는 2억원을 양도소득세로 냈다. 다만 김 씨가 만약 내년에 같은 매매를 했다면 올해보다 3500만원이 더 많은 2억35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가 내년부터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세율을 지금보다 5%포인트 높은 25%로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 포함된 주식·펀드 등 재테크 관련 가장 큰 변화는 대규모 주식 투자자의 양도소득세 세율과 과세 대상이 크게 넓어졌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대주주가 주식을 팔아 발생한 매각차익이 3억원을 넘는 경우 세율이 25%로 높아진다. 3억원 이하까지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앞선 사례에서처럼 10억원의 주식 매각차익이 발생했다면 내야 할 세금이 현재 2억원에서 내년에는 2억3500만원으로 17.5% 많아진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자인 대주주 범위도 대폭 확대된다. 원래 국내주식 양도차익엔 세금이 안 붙지만 ‘대주주’로 분류될 경우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기준 지분율 1% 이상 또는 보유액 25억원 이상, 코스닥시장은 지분율 2% 이상 또는 20억원 이상을 보유하면 대주주에 해당한다. 내년 4월부터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구분하지 않고 개별 주식 보유액이 15억원 이상, 2020년 4월부터는 10억원 이상인 경우 대주주에 해당된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는 2021년 4월부터 3억원 이상 보유자로 대상 범위를 크게 넓혔다. 지금으로부터 3년 6개월 이후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123주(8월 2일 종가 기준) 이상 보유하면 주식 양도차익 과세대상자가 되는 셈이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크게 넓어지면서 이제 ‘국내주식=비과세’란 공식은 사라지게 됐다. 종목당 수억원 단위로 투자하고 있는 거액자산가라면 종목별 보유 비중을 과세대상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묻어 둔다는 생각으로 중소형 주식을 보유 중인 경우도 금액에 신경을 써서 3억원이 넘지 않도록 지분을 조절해 과세대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펀드·채권 큰손이라면 해외상장 주식·ETF 주목

일부 주식이나 펀드 투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주어졌던 과세특례도 대부분 올해 말을 기점으로 사라진다. 고배당기업에 투자한 주주에 대해 배당소득을 9% 분리과세(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인 경우 5% 세액공제)해줬던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올해 말까지만 적용된다. 만기 10년 이상 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한 경우 이자소득의 30%를 분리과세 해주던 ‘장기채권 이자소득 분리과세’도 폐지된다. ‘하이일드(고위험 회사채)펀드 분리과세’ 혜택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분리과세 상품이 사라지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가장 두려운 고액자산가들에 미치는 타격이 큰 상황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을 경우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는 연간 소득이 5억원 이상인 경우 최고 소득세율을 기존 40%에서 42%(지방세 포함 시 46.2%)로 올리기로 했다.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어렵게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절반 가까이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셈이다. 자산가들이 그동안 분리과세 상품을 투자 1순위로 선호해 온 이유다.

국내 분리과세 상품이 사라지면서 이제 해외 상장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분리과세가 가능한 해외 상품 ‘직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해외상장 주식 및 ETF는 양도소득세 22% 분리과세 대상이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은 “해외상장 ETF는 해외 주식과 마찬가지로 연간 수익금 250만원까지는 비과세이고, 초과 수익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 22%가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종합과세가 걱정되는 자산가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주로 큰손 개인들이 거래하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과세 체계도 달라진다. 파생상품 양도소득세율이 현재 5%에서 내년부터 10%로 2배 강화된다. 파생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대신 국내와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서 발생한 손익을 합산해 과세하기로 했다. 현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선물 투자에서 수익이 나고 유럽거래소에 상장된 선물에 투자해서 동일한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경우 별도 과세체계 때문에 실제로는 얻은 수익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했다. 파생시장 전문가는 “국내와 해외 파생상품 손익 합산과세로 바뀌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연계거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과세 해외펀드 여러 개 쪼개 가입

최대 3000만원 한도로 ‘비과세 해외주식전용 펀드’에 투자했을 때 발생한 수익에 대해 적용됐던 비과세 혜택도 예정대로 올해 말 완전히 종료된다.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는 해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2월 도입한 것으로 가입 후 최대 10년간 3000만원까지의 해외투자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혜택이 주어진다. 비슷한 시기 도입됐던 세제혜택 금융상품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는 비과세 한도가 있지만,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는 한도 제한이 없어 잘만 활용하면 더 강력한 세제 혜택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내년부터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신규가입은 불가능하지만 기존에 개설한 펀드 계좌 내에서는 납입한도(총한도 3000만원)까지는 추가 납부가 가능하다. 이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펀드를 3개 가입한 뒤 단돈 10만원이라도 넣어놓으면 나중에 각 1000만원까지는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따져보자. 예를 들어 A펀드, B펀드, C펀드, D펀드에 각각 50만원씩 200만원을 투자해 일단 펀드를 만들어 놓으면 나머지 2800만원 어치는 비과세 혜택이 끝나는 내년 이후에도 돈을 넣을 수 있다. 미국·중국·유럽·동남아 등 여러 국가의 펀드를 만들어 놓는 식으로 내년 이후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펀드 하나만 200만원어치 가입을 해놓은 뒤 내년 중국 증시가 불황에 빠진다면 나머지 2800만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 투자를 하기 힘들어진다. 해외 펀드에 가입하려면 통상 3거래일 정도 걸린다. 안전하게 올 크리스마스 이전에 펀드에 발을 걸쳐놓는 것이 좋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판매잔고는 1조8848억원(계좌수 44만2000개)이다. 6월 말에 비해 판매잔고가 한 달 만에 1967억원이나 늘었다. 계좌수도 3만8000개나 급증했다. 펀드 판매잔고는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5월 1601억원 늘어난 잔고는 6월에는 1706억원 증가로 속도가 붙었다. 올해 말 세제혜택이 끝나기 전에 미리 가입신청서를 써두려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비과세 해외주식 펀드의 투자 성과는 어땠을까. 최근 수익률은 상당히 짭짤한 편이다. 금투협 분석에 따르면 설정액 기준 상위 10개 펀드 설정일 대비 수익률은 펀드별로 11~49%를 기록했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몰린 펀드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였다. 지난달까지 1760억원이 넘게 몰렸는데 설정일 대비 수익률은 환헤지형이 18.73%, 환노출형이 13.50%였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도 1700억원 가까이 몰렸다. 1245억원이 들어온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는 설정일 대비 수익률이 47.94%나 된다. 여섯 번째로 돈이 몰린 ‘KB통중국고배당’ 펀드 수익률도 47.63%에 달한다.



▶비과세 혜택 늘어난 만능통장 ISA 관심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근로자라면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비과세 혜택이 최대 500만원까지 늘어난 ISA를 필수 투자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난해 3월 처음 도입된 ‘재테크 만능통장’ ISA는 연간 20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주식·펀드·예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가입 후 5년간 발생한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제도다. 비과세뿐만 아니라 계좌 내에서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도 상품 간 손익을 합산해 과세가 이뤄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연봉 5000만원 이하(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자영업자가 가입할 수 있는 서민형 ISA의 경우 5년간 비과세 한도가 현재 250만원에서 내년부터는 500만원으로 2배로 늘어난다. 연봉 5000만원 초과(또는 종합소득 3500만원 초과)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일반형 ISA의 경우 비과세 한도가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50% 늘어난다. 지난해까지 일반형으로 분류됐던 농어민의 경우 서민형과 같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ISA 관련 세제개편에서 또 주목할 점은 자유로운 중도인출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현재는 서민형은 3년, 일반형은 5년간 중도인출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ISA 가입을 고민했던 근로자 가운데 상당수가 주택구입비나 의료비 등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ISA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내년부터는 납입원금은 전액 중도인출이 가능하고,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인출은 안 되지만 비과세 혜택은 유지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연간 납입한도 2000만원을 채워 최대한도로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중도 인출이 자유로워진 만큼 ISA를 명실상부한 ‘만능 통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상철 금융투자협회 WM지원부장은 “가정주부나 노년층 등 가입대상 확대방안이 빠진 것은 안타깝지만 중도인출 허용과 세제혜택 확대는 긍정적”이라면서 “일임형 ISA의 올해 상반기 평균수익률이 6%인 만큼 늘어난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예·적금에서 벗어나 주식·채권 펀드 투자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4호 (2017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송커플이 택한 이태원…매력은 뭐?

[럭스멘·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1등 기업의 조건은 무엇일까 미래를 향한 첫걸음, 퍼스트 무버

[럭스멘·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Chapter Ⅱ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승자

연예인·스포츠 스타 빌딩투자 청담·신사동 빌딩 눈독 이태원·홍대도 인기

확 달라진 금융세제 슈퍼리치 절세 재테크 주식양도세 과세 피하고 해외주식·ETF 주목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