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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안보강국으로 만들 8대 액션플랜 제시 대한민국 안보보고서 ‘인빈서블(Invincible·난공불락 코리아) 코리아’
기사입력 2017.04.07 16: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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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 국민들은 불안하다. 매일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충격적인 뉴스들이 쏟아진다. 안보 전문가들은 현재 한반도 상황을 ‘플래시 포인트(Flash Point)’라고 진단한다. 플래시 포인트는 아직 불이 붙지는 않았지만 작은 불꽃만 갖다 대면 폭발해 버리는 상태를 가리키는 화학 용어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매일경제가 창간 51주년을 맞아 개최한 제26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 주제를 ‘격동의 동북아, 한국 생존의 길’로 정한 것은 한반도의 안보 위기 상황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매일경제는 MBN, 국내 대표 외교안보 싱크탱크 세종연구소와 안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물을 담은 ‘대한민국 안보보고서’도 내놨다. 강력한 안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무적의 나라, ‘인빈서블 코리아(Invincible Korea)’로 만들자는 게 이번 국민보고대회에서 매일경제가 내놓은 제안이다.



▶임계치 도달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불안한 국민

현재 한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은 단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다. 국방부가 발간한 ‘국방백서 2016’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5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수준도 상당히 진전됐다고 평가한다.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도 불안요소다. 북한은 이미 일본 전역과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화성-10, KN-7)을 실전 배치했다. 김정남 살해를 계기로 북한의 생화학 무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리 군은 이러한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을 아직까지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기술 발전에 따라 대응무기를 확보하다 보니 항상 ‘뒷북’을 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킬체인(Kill-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 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 타격해 위협을 제거하고(킬체인), 선제타격으로 제거하지 못한 미사일은 공중에서 요격하며(KAMD), 유사시 북한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공격함으로써(KMPR) 도발 의지를 꺾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한국형 3축 체계는 허점이 많다. 킬체인과 KMPR의 경우 군사위성을 비롯한 감시정찰 수단이 절대 부족하고, 타우러스 미사일 등 정밀 유도무기 수량도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성능 공대지 미사일과 유도무기를 투발(投發)할 수 있는 전투기도 부족하다. KAMD 역시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실전 배치된 것은 패트리엇이 유일하고, 고고도 요격을 위해 사드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사드 1개 포대로는 수도권 방어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한국이 북한의 군사력을 압도하고 있다는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핵과 미사일 무기를 감안하면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최근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외교·안보·통일에 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8.2%가 현재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11월 결과를 발표한 동일 항목의 설문조사에서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1%였다. 국민이 느끼는 안보위기의 체감도가 몇 달 새 한층 높아진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처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지배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9.7%가 우리 군의 대처능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는 군사력 증강 5개년 계획을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입안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적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강한 군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내에서 북한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밀타격론은 당초 미국 학계와 일부 싱크탱크에서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언급하는 수준이었으나, 미국과 북한이 강대강 대결을 반복하면서 지금은 미국 정치권은 물론 행정부에서도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이 축사를 하고 있다.

▶안보위기 심화시키는 無전략 한국외교

군사적 갈등을 완화해야 할 외교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리더십 부재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 압력, 중국의 사드 보복, 일본의 과거사 도발 등 주변 강대국들의 공세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충분한 외교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비슷한 경제력을 보유한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 등 중견국들과 비교해 현저히 외교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가 바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다. 말 그대로 한반도 관련 사안을 논의하면서 당사자인 한국을 건너뛰는 것이다. 3월 15~19일 있었던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방문 일정은 코리아 패싱의 전형적인 예다. 한국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자제 필요성을 강조했던 틸러슨은 막상 중국에서는 사드라는 단어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은 외교 리더십의 실종으로 코리아 패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사드 배치, 대북제재,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 등 주요 외교안보 문제에 있어서 정치권이 서로 상충되는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며 “이는 안보 문제를 둘러싼 심각한 ‘적전 분열’ 행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한국 때리기’, 즉 ‘코리아 배싱(Korea Bashing)’마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성주에 배치될 사드 기지를 정밀타격하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중국 소재 롯데마트 점포의 90%가 정상 영업을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15일 중국 국가여유국은 한국행 여행 상품의 전면 판매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국론 분열도 문제다. 최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촉발된 논란에서 지켜본 대로, 정부는 물론이고 국론을 통합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치권이 협치보다는 편 가르기에 몰두하면서 국내 진보와 보수 양 진영 간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김태환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권마다 바뀌는 외교정책, 51%만 지지하는 외교정책, 선거기간만 활용되는 외교정책이 반복되면서 국론 분열이 극심하다”며 “정치권은 편 가르기 대신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외교에 있어서 내부 토론은 필요하지만,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일본·독일 등

안보 모범국들이 주는 교훈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팀은 국방과 외교, 국론통합에 있어 한국의 롤모델이 될 만한 안보 모범국가들의 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의 국방, 일본의 외교, 독일의 정치에서 해결책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스스로 강해지는 길을 선택했다. 지속되는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은 모든 종류의 공격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예가 로켓포와 박격포를 공중에서 요격하는 단거리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돔’이다. 2011년 4월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말 그대로 이스라엘의 주요 지역을 강철(Iron)의 지붕(Dome)으로 덮고 있다. 요격 성공률이 90%에 달한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아이언돔 포대 지휘관인 크피르 이브리 소령은 “아이언 돔이 있는 곳이라면 시민들이 학교를 다니고, 회사로 출근을 하는 등 일상적이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방어체계에는 아이언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거리 70~300km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응하는 ‘데이비드 슬링(David Sling)’, 사거리 300~1000km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애로우2’, 사거리 1000~2000km의 탄도미사일을 겨냥하는 ‘애로우3’ 등 철저한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첨단 무기 강국이기도 하다. 특히 무인 항공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82년 레바논 1차 전쟁에 자체 개발한 ‘스카우트’를 처음 투입한 이후 40년 가까이 무인기 기술을 축적해 왔다. 군사용 로봇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10여 년 전 지상 로봇(UGV) ‘가디엄’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접경 지역에 배치했다. 사람 대신 로봇이 순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투철한 안보 의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6.2%에 달한다. 한국(2.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이스라엘인들은 패배하면 지중해 바다에 빠져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언제든 전쟁을 불사할 각오는 물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외교의 모범 사례다. 리더십 실종으로 한국 외교가 멈춰선 사이 일본의 외교는 종횡무진 세계 곳곳을 내달렸다. 2016년 11월 이후 2017년 3월까지 아베 총리는 20차례 가까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6년 11월에는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를 만나기도 했다.

물론 정상회담의 횟수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베 총리의 해외순방은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강화해가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일본과 미국(하와이), 호주, 인도를 잇는 마름모꼴의 안보체제를 구축하는 ‘다이아몬드 전략’이다. 일본 외교가 늘 성과를 냈던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방위 외교에 나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10년 전부터 외교 인재 양성, 외교의 기동성 강화, 지일파 육성 등 외교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장기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일본의 ‘올 재팬’ 외교도 눈에 띈다. 정부는 물론 기업, 의회, 학계, 지방자치단체, 비정부기구(NGO)를 결집해 외교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면담했고, 미국 내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정치적으로 소원했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에게 러시아 특사직을 맡겼다.

국론 통합에 있어서는 독일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서독 정치권도 오랫동안 동독정책을 둘러싸고 내분이 극심했다. 1969년 사민·자민당 연립정부 총리로 취임한 빌리 브란트가 동독과의 관계개선 정책을 펼치자 기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1972년 브란트 정부가 체결한 ‘동서독 기본조약’에 대해 야당은 동독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기민당은 향후 정권을 잡자 자신들이 반대했던 동방정책을 계승해 결국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핵 잠재력 확보 통한 ‘공포의 균형’ 필요

그렇다면 한국이 안보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국민보고대회팀은 대한민국을 ‘인빈서블(Invincible Korea)’로 만들 방안을 8가지 액션플랜으로 정리해 제시했다.

첫 번째 액션플랜은 ‘공포의 균형’을 위한 핵 잠재력 확보다.

국민보고대회팀은 한반도 안보 위기의 근본 원인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른 ‘대북 군사력 우위의 종말’로 진단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북한을 상대로 ‘상호확증파괴(MAD·Mutually Assured Destruction) 전략’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으로 하여금 한국을 공격하는 순간 자신도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를 심어줌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핵 개발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미국의 혈맹이지만, 원자력 분야 협력에 있어서는 인도는 물론 브라질·아르헨티나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는 제한적으로, 우라늄 농축은 저농도에 한해 가능하다.

반면 일본은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권리를 제한 없이 보장받고 있다. 한국이 원자력협정을 일본 수준으로 개정해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권리를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최후의 순간에 자체적인 핵무기 제조도 검토할 수 있다. 북한을 상대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결정적 카드가 생기는 셈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자력 협정을 개정한 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마저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처럼 미국과 ‘핵 공유 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것도 북한에 빼앗긴 전략적 우위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미국은 5개 동맹국(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터키)에 전투기 탑재용 전술핵무기(B-61)를 비축해 놓고 있다. 핵탄두를 작동 가능한 상태로 전환하는 최종 승인코드는 미국이 통제하지만 5개 동맹국이 탑재 및 투발 수단을 제공해 ‘사실상 50%’의 사용권을 행사한다.

두 번째 액션플랜은 핵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첨단 무기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미사일 등 북한의 움직임이 감지됐을 때 선제 타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대폭 늘려야 한다. 이대우 실장은 “북한 수뇌부 타격을 위해 지하시설 타격이 가능한 타우러스 미사일을 더 들여와야 한다”며 “타우러스 미사일의 투발 수단인 첨단 전투기도 더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지휘부의 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기펄스(EMP) 폭탄과 레이더망을 피해 정밀 타격이 가능한 스텔스 무인기 필요성도 제기된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란의 원자력 발전소를 멈춰 세웠던 사이버 공격 무기 ‘스턱스넷’처럼, 북한의 핵시설을 은밀하게 파괴할 첨단 바이러스 개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양구 경동대학교 교수(예비역 육군 소장)는 “선제타격에 가장 효율적인 무기가 SLBM인 만큼 잠수함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북한 지휘부에 대한 참수작전을 위해서는 수송기와 헬기 등 유사시 공세 기동전력을 즉각 북으로 투사할 수 있게 해주는 항공 운송 수단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5중 미사일방어망 구축·안보추경도 검토

북한 핵을 막을 방패도 더 정교하고 강력해져야 한다. 보고대회팀은 KAMD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반도 하늘에 ‘5중 방어체계’를 구축해 이스라엘처럼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자는 것이다. KAMD는 미국제 패트리엇 PAC-2·3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PAC-2·3는 요격 고도가 15~20km 수준에 불과하다. 북한이 보유한 노동·무수단 미사일과 SLBM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한다면 현재 한국이 갖추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군은 요격미사일인 중거리지대공 미사일 ‘천궁’의 개량형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LAM)과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을 개발 중에 있다. M-SAM은 요격고도가 20~25km에 달하며 L-SAM은 40~60km까지 요격할 수 있다. 하지만 M-SAM은 2018년, L-SAM은 2023년까지 전력화할 방침이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이미 고도화된 상황에서 2023년은 너무 늦다.

보고대회팀은 PAC-2·3와 L-SAM, 요격고도가 40~150km인 사드와 함께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초고고도 요격미사일인 SM-3(요격고도 70~500km)의 배치를 서두를 것을 제안했다. 특히 북한이 장사정포 5500여문으로 수도권을 포위하는 상황에서 아이언돔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구밀집지역에 자칫 한발만 떨어져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5중 방어체계의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동식발사대를 추적할 수 있는 군사 정찰위성의 전력화도 군이 예정하는 2023년에서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 공군은 조기경보 위성체계 구축을 2030년까지, 우주 기반 레이저무기 체계를 2040년까지 각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홍규덕 교수는 “우주 작전에서 우위를 상실하면 미래의 전장 환경에서 결코 승리를 보장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한국의 영공조차 지키기 어렵다”며 “우주작전 역량 개발 계획을 시급히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대회팀은 국방개혁에서 성과를 내고, 군인연금을 개혁해 국방 예산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안보 위기 해결이 시급한 만큼 국방력 보강을 위한 안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새 정부가 꾸려지는 만큼, 국방력 보강을 위해서 안보 추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대회팀 주장이다.

▶‘그랜드 크로스’와 ‘토털 코리아’ 외교 전략

외교 부문 액션플랜 중 첫 번째는 공고한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북핵 외교의 범위를 십자 형태로 넓히는 ‘그랜드 크로스 외교 전략’이다.

현재 북핵 외교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 국한된 게 사실이다. 이들 국가를 세계 지도 위에 표시한다면 ‘일(一)자’ 형태다. 그랜드 크로스 외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 외교 영역을 거대한 ‘십(十)자’ 형태로 넓히자는 것이다. 북쪽으로는 러시아, 남쪽으로는 아세안(ASEAN)과 호주, 서쪽으로는 인도로 영역을 확장하자는 의미다.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원하는 러시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면 대중 관계에서 안전판을 확보할 수 있다. 북한과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가 깊은 아세안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도 강화해 북한의 입지를 줄여야 한다. 중국을 대체할 신시장 개척을 위해 인도와의 교류도 확대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호주와의 관계 개선 역시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외교를 등한시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보고대회팀은 북핵외교에 있어 한미동맹 강화를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으로 꼽았다. 한국과 미국 간에 입장차가 존재하게 되면 북핵 문제 해결은 제대로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과 협의 후에는 중국과의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싫든 좋든 중국은 북핵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다. 향후 미중 관계 변화에 따라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기가 다가올 수 있다.

정부는 물론 기업, 국회, 학계, 지자체 등이 역량을 다 함께 결집해 한 가지 외교 목표를 향하는 총력전, 이른바 ‘토털 코리아’ 외교도 필요하다. 토털 코리아 외교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올 재팬’ 외교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도요타 자동차 사장과 회담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일동맹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기업과 함께 나선 것이다. 아베 총리와 관계는 소원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러시아 특사로 보냈던 것도 올 재팬 외교의 사례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경학으로 지정학 문제 해결 모색

그리스 신화 속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는 지중해 동부의 작은 섬 키프로스의 페트라 투 로미우(Petra tou Romiou)에서 태어났다. 지금도 여신의 숨결을 느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신화 속 아프로디테가 현재를 사는 키프로스 사람들에게 선물을 선사했다. 지난 2011년 키프로스 남동부 배타적 경제수역(EEZ) 12광구에서 대형 천연 가스전이 발견된 것이다. 추정 매장량은 4조5000억 Tfc(세제곱피트)로, 키프로스 섬 전체가 250년 가까이 쓰고도 남는 규모다. 키프로스 사람들은 이 가스전에 ‘아프로디테 가스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프로디테 가스전은 이르면 2020년부터 상업 생산이 시작된다. 에너지 자원을 러시아와 이스라엘 등 외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해 썼던 키프로스 사람들에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아프로디테 가스전은 1974년 무력 충돌 이후 40년 넘게 남쪽 키프로스공화국(그리스계)과 북쪽 북키프로스(터키계)로 분단된 키프로스 섬의 통일 논의에도 불을 붙였다. 키프로스공화국의 요아니스 카술리데스 외교부 장관은 “가스전이 통일 협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들뜬 건 북키프로스도 마찬가지다. 오스만 에루투 북키프로스 외교부 고문은 “가스관이 키프로스 섬을 통해 터키로 가면,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하는 유럽 지역에서 터키가 ‘에너지 허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터키 입장에선 안정적 공급선이 될 키프로스 가스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터키는 키프로스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경제적 이익을 감안해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처럼 아프로디테 가스전은 절대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던 정치적 대립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지정학적 위기를 경제적인 접근으로 극복하는 ‘지경학(地經學)’의 모범 사례다.

지경학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곳은 우리 주변에도 있다. 두만강 등 동북아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 한국과 중국, 러시아, 몽골이 추진 중인 광역 두만강 개발계획(GTI)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만금을 중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러시아와 경제협력을 이뤄내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대안이다.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정학적 딜레마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활용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큰 것이 경제”라고 설명했다.



▶초당적 안보협의기구·안보 공통공약으로 국론 통합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이념·당파성을 넘어 냉철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초당적 안보협의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보고대회팀이 내놓은 액션플랜 중 하나다.

국론분열을 야기하고 단기처방에만 몰두하는 현 외교안보 시스템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과 민간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내에 안보협의기구를 설치할 경우 초당적 기구의 대표성 확보를 위해 원내정당 모두가 참여하고 위원 추천권만 의석수에 비례해 차등을 둬야 한다. 모든 정당이 참여해야 향후 정책 추진 시 무조건적인 반대나 비판을 위한 비판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위원은 민간 중심으로 꾸리되 임기와 독립성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외풍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미국 의회에 설립된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참고할 만한 사례다. 이곳은 상·하원에서 초당적으로 임명된 12명의 위원과 15명 안팎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내는 보고서는 미중관계 분야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보고서로 정평이 나 있다.

대선 후보들이 안보 관련 공통 공약을 미리 국민 앞에 천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요 대선 주자가 북한 핵 문제, 사드 배치, 한미동맹 등 안보 이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북핵 문제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되 북한이 입장에 변화를 보일 경우 장기적으로는 대화의 기회를 모색한다’는 식의 합의문을 발표하는 것이다. 보고대회팀은 대선 후보들이 안보 공통 공약을 발표할 경우 안보 정책이 정권 교체에 따라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현재의 리더십 실종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현 매일경제 국제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9호 (2017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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