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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전기차 사볼까?
기사입력 2017.03.10 10: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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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된 친환경차는 총 6만8761대. 연간 판매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5년에 3만1743대가 팔렸으니 간단히 비교해도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제조사별 순위는 ‘아이오닉’과 ‘니로’를 앞세운 현대·기아차가 수위에 올랐다. 5만1052대가 판매되며 무려 74.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기아차 니로의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총 1만8710대가 판매되며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PHEV 포함)가 91.4%로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그 뒤를 전기차, 수소전기차가 뒤쫓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분석한다. 자동차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은 앞으로 빠른 시간 내에 연간 판매량 1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이 더해지며 전기차 분야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5914대. 기대와 달리 다소 미비한 숫자일 수 있으나 2015년 판매량(2907대)과 비교하면 103%나 늘어난 수치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디젤 차량의 판매가 주춤하고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늘리면서 성장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장을 주도한 모델은 현대차의 ‘아이오닉’. 무엇보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주행거리(191㎞)가 가장 길어 3749대나 팔렸다. 시장점유율만 놓고 보면 63%에 이른다. 그 뒤를 르노삼성의 ‘SM3 Z.E.’(742대), 기아차 ‘쏘울 EV’(729대), BMW ‘i3’(369대)가 쫓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쉐보레의 ‘볼트EV’와 테슬라의 ‘모델S 90D’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기차 시장의 수위 다툼이 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이쯤에서 나도 전기차로 바꿔볼까?’ 자동차 운전자들의 마음이 싱숭생숭한 이유다.

쉐보레 볼트(Volt)



▶Check 1 전기차 수요 증가, 왜?

1년 열두 달 중 고작(?) 두어 달 지난 시점이지만 올해 전기차 수요는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환경부가 1월 25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받은 결과 접수 3주 만에 1200대를 넘어섰다. 지방자치단체 72곳 중 세종특별자치시, 광주광역시, 전주시, 춘천시, 청주시 등 33곳의 접수는 조기에 마감됐다. 접수가 끝난 곳 중 청주시 등 27곳은 올해부터 전기차 보급 사업을 시작한 지자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그만큼 신규 보급지역의 전기차 구매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청주시에선 보조금 신청을 받으려는 시민 70여 명이 밤새 줄을 서기도 했다. 세종시와 용인시에선 보조금 접수 시작과 동시에 신청이 마감되며 구매 신청이 폭주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2월 말까지 전기차 보조금 신청 대수는 300여 대에 불과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자체와 지방 보조금 금액이 증가하며 신청자들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국고 1400만원, 지방비 300만∼1200만원. 차 값이 4000만원인 아이오닉 EV(기본사양)를 예로 들면 지자체에 따라 1400만~2300만원(취득세 제외)에 구매할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총 103곳. 지난해 31곳에서 올해 3배 이상 늘었다. 지자체별 지방 보조금 단가도 지난해 평균 430만원에서 올해 545만원으로 115만원이나 확대됐다. 환경부는 3월까지 전기차 보급실적을 바탕으로 4월 중 지자체별 국고보조금 예산을 재조정할 예정이다. 전기차가 많이 보급된 지역에 보조금을 우선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갑작스런 수요 증가의 원인엔 전기차 인프라 확대도 한몫하고 있다. 우선 환경부는 올 1월부터 kWh당 313.1원이던 급속충전요금을 173.8원으로 44% 인하했다. 그린카드 사용 시 50% 추가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올해 말까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충전기 1만기 이상을 추가, 2만여 기의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전국 고소도로 휴게소, 대형마트 등지에 2600여 기의 급속충전기를, 가정이나 직장에서 충전에 필요한 완성충전기 2만 여기를 각각 설치할 예정이다. 이형섭 환경부 청정대기기획 TF 팀장은 “올해부터는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올해 보급 목표인 1만4000대를 조기에 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닛산 ‘LEAF’



▶Check 2 다시 전기차, 왜?

사실 전기차의 구조는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꽤 단순하다. 전원과 모터, 유무선 컨트롤러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용량이 넉넉한 배터리와 모터가 전기차 기술의 전부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제조할 수 있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 고작 20여 개국에 불과했다면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은 그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말한다. 전기차의 또 다른 장점은 소프트웨어와의 유기적인 연결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의 명령을 다시 기계식 장치로 변환해야 하지만 전기차는 이러한 과정이 생략됐다. 당연히 전기모터를 이용하는 전기차가 소프트웨어의 명령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며 오류 발생 가능성도 낮다. 무인자율주행기술에 전기차가 사용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지금에서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걸까.

자동차의 역사는 1885년 독일의 카를 프리드리히 벤츠가 가솔린 엔진을 이용한 삼륜차를 발명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당시 자동차의 심장으로 내연기관만 존재했던 건 아니다. 내연기관보다 3년 앞선 1882년, 실제로 전기차가 존재했다. 발전기의 원리를 발견한 베르너 폰 지멘스가 독일의 한 도시에서 전선에 연결된 마차를 무려 540m나 운행하는 데 성공했던 것. 오늘날 전기 버스인 ‘트롤리버스’의 조상격인 이 마차를 당시 ‘일렉트로모트(Elektromote)’라 불렀다. 전기차의 상용화는 이미 110여 년 전부터 진행됐다. 1904년 시카고에 설립된 ‘EV Company’가 당시 2000여 대의 택시와 트럭, 버스를 생산했다. 하지만 당시의 배터리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이라 내연기관에 밀려 자연사했다.

자동차 역사에 기록된 또 하나의 전기차는 1996년에 GM이 출시한 ‘EV1’이다. 하지만 이 모델도 수익성 악화와 부품 결함 등을 이유로 전량 폐기 처분됐다.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며 내연기관 자동차는 기술에 기술을 더하며 승승장구한다. 그 성장일로에 레드카드가 더해진 사건이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였다. 자동차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화석연료를 태워 구동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모두 배출가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며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시기에 전기차는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에너지로 구동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차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 Check 3 핵심기술은 결국 배터리?!

순수 배터리만 이용해 주행하는 전기차를 BEV(Battery Electric Vehicle)라 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를 말할 때는 BEV뿐 아니라 HEV(Hybrid Electric Vehicle)와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도 범주에 속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라 불리는 HEV는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모두 이용하는데, 주동력원은 가솔린엔진이다. 주행 중 발생하는 에너지가 배터리를 충전시켜 전기모터는 보조 동력원으로 사용된다. 당연히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현재 국내에선 최대 410만원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매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HEV는 연비를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완전한 전기차는 아니다.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라 불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HEV처럼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이용하지만 주 동력원이 전기모터다. 기술적인 측면에선 BEV에 가까운데 주행거리와 충전소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조 동력으로 가솔린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용량과 충전소 문제가 해결된다면 PHEV보다 BEV가 결국 친환경차의 최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전기차(BEV)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전기차는 속도의 경우 전기모터로 제어할 수 있지만 충전에 의지해야 하는 주행거리는 배터리(2차 전지)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크게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 ion Battery)와 리튬폴리머전지(LPB; Lithium Polymer Batteries) 시장으로 구분되는데, LIB는 무게가 가볍고 전력손실이 적다. 가격도 저렴해 소형 가전제품에 많이 사용된다.

LPB는 고체 혹은 젤 형태이기 때문에 LIB에 비해 발화나 폭발 우려가 거의 없고 안전하다. 하지만 제조공정이 복잡해 가격이 비싸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중대형 LPB를 사용한다. 당연히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테슬라는 소형 LIB를 사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론 부족하지만 생산 수급이 편리한 LIB를 선택해 부피를 줄이고 더 많은 용량의 배터리를 설치했다.

테슬라모터스 ‘모델3’



▶Check 4 경쟁에 나선 국내 친환경차 시장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새로운 모델 출시가 이어지며 각 브랜드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국내자동차시장의 강자 현대차가 조만간 ‘아이오닉 PHEV’ 모델을 출시한다. 같은 시기에 2018년형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EV)도 공개할 예정이다. 3월엔 기아차의 소형 SUV ‘니로’의 PHEV도 첫선을 보인다. 기아차는 친환경시장의 강자로 나선 니로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고수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GM의 ‘볼트EV’도 이 시기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383.17㎞를 주행하며 여타 전기차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주행성능을 인정받았다. 도요타도 프리우스의 PHEV 모델인 ‘프리우스 프라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프리우스 PHEV의 2세대 모델로 지난해 뉴욕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한 바 있다.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에 1~2인용 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고속도 80㎞/h,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100㎞로 다소 짧지만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경우 600만원 수준이면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심 주행 등 특화된 틈새시장에서 선전이 예상된다.



▶Check 5 그럼 테슬라는?

지난해 3월 31일 시작된 테슬라의 ‘모델3’ 사전예약은 단 한 달 만에 40만 대를 넘어서며 뉴스의 주인공이 됐다. 업계에선 “어떤 제품이란 말만하고 제품은 보여주지 않았다”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지만 일단 시작부터 초대박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회사 설립 이후 10년간 판매량보다 모델3의 예약 대수가 4배나 많았다. 사실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 모터스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회사다. 최근 5년간 적자에 주주들에게 배당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어떤 이는 그런 이유로 거품이라 하고 다른 이는 ‘과연?’이란 말이 앞선다. 하지만 이 이상한 기업 테슬라에 대한 관심은 스티브잡스 시절의 애플과 비교될 만큼 독보적이다. 모델3의 돌풍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한 번 충전으로 346㎞를 주행할 수 있고 제로백이 6초 미만이다.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가격이다. 3만5000달러라는 현실적인 가격이 매력적이다.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는 점도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어떠한 전기차도 1회 충전에 200㎞ 이상 주행이 불가능했던 2008년, 테슬라의 ‘로드스터’는 320㎞를 달렸다. 2012년에 출시된 ‘모델S’는 최고속도 250㎞, 최대 주행거리 500㎞가 가능했다. 여기에 모델3는 가격까지 낮춰 버렸다.

이 테슬라도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 테슬라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자동차 제작자 인증을 받아 오는 5월부터 ‘모델S 90D’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미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직영 서비스센터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S 90D의 주행거리는 435㎞, 제로백은 3초대에 불과한 고급 스포츠 세단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5만935대가 판매되며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가격이 9만달러에 달해 국내 판매 가격은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기차 강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들도 국내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우선 중국 내 전기차 업체 1위인 비야디(BYD)가 지난해 10월 국내 법인 설립을 마치고 판매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올해 전기버스를 시작으로 세단까지 판매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8호 (2017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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