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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이상 자산가 300명의 부동산 투자계획 | 중소형빌딩 1순위 상가·토지도 관심
기사입력 2017.02.23 16: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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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듀오 리쌍의 길(본명 길성준)과 개리(본명 강희건)가 공동투자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꼬마빌딩’이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리쌍이 지난 2012년 53억원에 산 건물이 5년이 채 안 돼 90억원에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호가대로 거래된다면 시세차익만 37억원이 된다. 또 리쌍이 실제 투자한 금액은 대출금·건물 보증금 약 40억원을 제외한 10억원대로 수익률이 300%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주택경기가 지난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아직도 저금리의 꿀맛을 보고 있다. 특히 200억원 이하 ‘꼬마빌딩’에 대한 자산가들의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신한은행과 함께 30억원 이상 자산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산가들의 상당수가 ‘꼬마빌딩’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산가들은 또 올해 주택구입을 위한 거시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가격하락을 예상하면서도 향후 10년 내 부촌 1순위로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압구정동’을 꼽았다.



▶자산가 31% “여유자금 중소형빌딩에 투자”

일반인들은 토지 주택 투자선호 높아

이번 설문조사에서 ‘여유자금이 생긴다면 어떤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자산가의 31.8%가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상가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19.0% 였고, 토지는 16.3%였다. 주택(아파트 포함) 9.03%, 재건축·재개발 7.69% 등 주거상품은 선호도가 떨어졌다. 반면 일반고객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설문조사에서는 토지와 주택 투자 선호가 높았다. 여유자금을 어떤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겠느냐는 질문에 일반고객 응답자 22.13%가 “토지에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주택 20.33%,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이 16.84%, 상가 15.53%, 중소형빌딩 9.08% 순으로 응답했다.

김일환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부동산팀 팀장은 “상가도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지만 땅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꼬마빌딩이 시세차익 차원에서는 유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천억원 대 규모의 오피스 빌딩 위주로 투자하며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평가받는 국내 대형 펀드까지 ‘꼬마빌딩’ 쇼핑에 나서면서 꼬마빌딩 시장을 달구고 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은 지난 연말 캡스톤 자산운용을 통해 강남구 청담동 ‘영인빌딩’을 259억원에 매입했다. 유명 스테이크 전문점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와 라운지바인 디브릿지 등이 영업을 하고 있는 5층 상가 건물이다. 국민연금 외에도 행정공제회, 지방재정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 연기금이 최근 800억원 이하 국내 중소형 리테일 빌딩에 국한해 매입을 시도하는 중이다. 고위험·고수익 구조의 공격적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양미아 세빌스코리아 전무는 “과거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사는 오피스에 집중돼 있었지만, 수요보다 신규공급이 많아지고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익률이 3~4%대까지 떨어지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가건물 쪽으로 관심이 옮겨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 쇼핑몰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상가건물의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연기금과 같은 ‘큰손’도 중소형 빌딩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신사동 가로수길



▶강남역·청담동·명동·홍대·가로수길 관심

지역적으로는 국내외 유명 소매업소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설 수 있는 강남역, 청담동, 명동, 홍대, 가로수길 등 핵심 5대 상권이 1차 관심지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상무는 “핵심 5대 상권을 중심으로 유명 소매 브랜드에 건물을 장기간 통임대 주는 사례가 늘어났고 웬만한 오피스보다 임대가 안정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리테일 빌딩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그동안 개인 자산가들의 시장이던 200억원대 건물까지 눈높이를 낮춰 투자한 것에 주목한다. 이들 중소형 상가 건물은 관리가 쉽지 않고 경기에 민감해 그동안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기금의 투자대상이 아니었다.

이진석 리얼티코리아 상무는 “국민연금이 임차인 관리가 쉽지 않은 200억원대 상가 빌딩을 구매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개인거래 위주였던 중소형 상가 건물 시장에 연기금 같은 ‘큰손’이 등장하면서 여러 개의 중소형 건물을 묶어서 펀드에 통매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부동산 자산관리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임대업자도 대출원금을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꼬마빌딩 투자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정부는 최근 2~3년간 부동산 임대업 시장상황이 좋아지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투자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경우 올해 거시경제 악화, 금리인상, 주택공급 물량 확대 등 3대 악재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낮은 경제성장률, 높은 실업률, 베이비부머의 은퇴 등 주택구입을 위한 거시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내년 경제성장률은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2.5%)보다 하락한 2.3% 수준이 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둔화는 실질국민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빚낼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 실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년 국내 기준금리도 0.25~0.5%포인트 오르고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결국 가계부채 문제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가 88% 올 상반기 주택가격 약세 예상

이러한 분위기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자산가들의 상당수가 올 상반기 주택가격 전망과 관련 5% 내외 하락(43%), 3% 내외 하락(21%), 10% 이상 하락(24%) 등 하락세를 점쳤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인상되는 등 금리인상 초기단계에 진입했다”며 “주택 공급과잉과 맞물려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가격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는 이미 주택시장이 정점을 지나 하향곡선에 들어선 모습이 반영됐다.

지난 1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경매물건 23건이 모두 유찰됐다. 23건 모두 한 명도 응찰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법은 강남, 서초, 동작, 관악, 종로, 중구 등 서울에서도 알짜 6개구의 경매를 진행하는 곳이다. 경매를 통해 강남 매물을 잡으려는 수요들로 항상 북적였던 점을 감안하면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 0%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지난해에는 경매시장에 사람이 몰리면서 전국 법원경매 낙찰률이 역대 최고치인 40.3%를 기록했다. 이날 중앙지법 경매에서 낙찰률 0%를 기록한 것은 감정가가 현 시세보다 높거나 근접한 매물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경매 감정가는 실거래가의 80% 수준에서 결정된다. 또 경매 접수부터 실제 경매까지 6개월 정도 소요돼 부동산 경기 상승기에는 6개월 전 시세의 80% 수준으로 낙찰받을 수 있어 경매시장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하강기에는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6개월 전 감정가가 현 시세보다 높거나 근접한 사례가 왕왕 발생한다.

실제 이날 경매에는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전용 101㎡가 감정가 10억2000만원에 신건으로 나왔다. 이 물건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7월 경매 신청돼 같은 달 감정가가 매겨졌다.

서초구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진흥아파트 전용 101㎡의 현 시세는 약 11억원대로 11·3대책 이후 약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면서 “가격이 하락세인 상황에선 실거래가에 근접한 가격의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으로는 역시 강남 4구가 자산가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호를 받았다. 이른바 ‘강남 불패론’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올해 가장 높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 4구를 꼽은 자산가는 48.6%로 응답률이 일반 고객 대비 약 8.3%포인트 높았다. 뒤를 이어 자산가 응답자 중 12.4%가 영등포, 용산, 여의도, 성수 등 강남 외 한강 변 지역의 가격상승을 예상했다.

서정렬 영산대 교수는 “가격 상승여력이 있다고 보는 지역은 여전히 서울이고 그중에서도 강남지역”이라며 “최근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 값이 조정받고 있지만 코엑스 한전부지 개발 및 삼성동 주차장 지하화 등 개발재료가 풍부해 서울 집값은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은 이미 편리한 인프라를 갖춘 가운데 재건축을 통해 노후화된 아파트마저 새 아파트로 탈바꿈한다면 소비자의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자산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이에 따라 향후 부동산 관련 투자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환 알리안츠생명보험 WM센터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향후 금리가 오르더라도 유망한 투자처”라며 “강남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 투자자들은 대부분 부자들이어서 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산가들 “10년 내 부촌 1순위 압구정동”

반포·한남·개포·청담·대치동 순

자산가들은 10년 내 부촌이 될 지역 1순위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을 꼽았다. 자산가 응답자 중 39.5%가 강남구 압구정동이 10년 뒤 최고의 부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압구정동은 강남 개발의 효시였던 지역으로 사회 지도층, 고소득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한강 변이고 각종 인프라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에 아파트 노후화 문제만 재건축으로 해결하면 반포·잠원을 능가하는 부촌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14%)을 향후 최고의 부촌으로 꼽은 자산가도 많았다. 뒤를 이어 ‘미래 부촌’으로는 용산구 한남동(9.9%), 강남구 개포동(8.2%), 강남구 청담동(7.1%), 강남구 대치동 (6.5%), 용산구 이촌동(5.1%) 등의 응답이 많았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반포동은 광화문, 테헤란로, 여의도라는 서울 3대 업무 중심지구의 한가운데에 있어 직주 근접성이 뛰어나다”며 “반포동에는 현재 재건축 추진 중인 아파트가 많은데 이들이 새 아파트로 바뀌면 자연스럽게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지역의 전반적인 시세도 껑충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기정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7호 (2017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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