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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 5억원 이상 자산가 157명 설문조사 | 올해 ‘미국 달러와 동남아 펀드’ 투자유망
기사입력 2017.02.23 16: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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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역시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정국 불안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한 시장상황에서도 수익을 찾는 자산가들의 눈은 최근 투자시장의 대세인 ‘중위험·중수익’을 좇는 모양새다.

터무니없는 고수익은 포기하면서도 달러와 원자재 등 최근 몸값이 오르고 있는 알짜 자산에 주목하는 등 다소 낮은 수익이라도 확실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은행업계 1위인 신한은행이 금융자산 평균 5억원을 보유한 VIP고객 157명을 대상으로 올해 금융투자 전략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모두 수년간의 투자 경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자산 굴리기에 관심이 많아 신한금융그룹이 상속, 증여, 금융상품, 부동산 투자 등 종합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센터의 주요 회원으로 활동하는 투자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자산가들 달러투자와 원자재 투자 관심

전문가 못지않게 투자에 자신 있는 이들이 올해 꼭 투자해야 할 상품으로 꼽은 것은 바로 미국 달러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상품에 투자한다면 어떤 상품에 투자할 계획이냐’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28.2%가 달러를 선택했다. 이는 최근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촉발된 ‘강(强)달러’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25%포인트씩 올린 0.50~0.75%로 조정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작년 3월 이후 9개월 만에 1210원을 돌파했다.

뒤이어 연준이 올해 세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 계획을 밝힌 것도 달러 투자의 강력한 유인요소로 작용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길었던 저금리 기조가 마무리되고 미국 달러가 힘을 얻으면서 투자가치가 높아졌다고 보는 자산가들이 많아졌다”며 “외화예금과 채권 등 달러를 재료로 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겠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투자를 꼽은 자산가들이 19%로 그 뒤를 이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가 배럴당 54달러에 육박해 반년 새 최고치까지 올랐고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도 지난해 4분기동안 가격이 50% 뛰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이 곧 미국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 만큼 산업투자와 민감한 원자재 값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가 향후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공언한 만큼 원자재 가격 강세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도 자산가들은 주목했다.

양현미 하나은행 평창동 골드클럽 PB부장은 “미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원자재 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산가들의 전망은 실제 업계에서 활약하는 투자 전문가들의 시각과도 일치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내 5대은행 대표 PB(프라이빗뱅커)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0%가 올해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하는 자산으로 달러를 꼽았다. 올해 가장 투자가치가 높은 통화로는 절반이 넘는 52%가 달러를 선택한 것도 주목된다. 전문가 중 54%는 현재 1200원 내외로 움직이는 달러 대비 원화가격이 올해 소폭 상승해 1200~1300원 내외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 덕택에 자산가들의 해외 투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펀드에 몰릴 전망이다. 해외투자 관심지역으로 동남아를 꼽은 비율이 33.9%로 가장 높아서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석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다시금 동남아지역에 새로운 금융투자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박선원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신흥시장의 경우 인구구조적 측면에서 소비가능 인구 비중이 높고 성장여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원자재 보유국의 주식형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와 증시, 부동산 경기 호조로 주목받는 미국 등 북미 지역이 25.3%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오피스빌딩을 유동화해 내놓은 공모펀드는 단기간에 투자목표를 모두 채울 만큼 반응이 좋았고 나스닥지수가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우는 등 초강세를 보이는 것이 이런 선택의 근거가 됐다.

조현수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 팀장은 “미국주식의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의 의도대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된다면 미국의 소비재, 금융주, 인프라 관련주가 당분간 수익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KEB하나은행 직원들이 달러화를 검사하고 있다.



▶‘수익’보다는 ‘안정’ 추구 경향 강해져

반면 자산가들은 투자에 대한 불안감도 드러냈다.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적절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올해 하반기를 고른 응답자가 38.5%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2018년을 꼽은 응답자도 상반기가 9.8%, 하반기 6.9%로 합쳐서 16.7%였다. ‘투자하기 적절치 않음’이라는 답도 5분의 1인 19%에 달했다.

이는 현재 금융투자를 고려할 때 가장 큰 걸림돌로 ‘세계 금융시장 불안(31.6%)’이라는 대답이 1위인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고준석 센터장은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며 “투자 시기를 조금 늦추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려는 성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투자 불안요소는 ‘낮은 경제성장률(28.2%)’이었다. 실제로 최근 세계은행(WB)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작년 6월 예상보다 0.1%포인트 낮은 3.5%로 전망했다. 국내 사정은 더 심각해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 2.4%)과 현대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2.2%) 등 국책·민간 연구기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2%대의 저성장을 예측한 바 있다. 당초 3%를 예상했던 정부도 2.6%로 낮췄다.

세 번째로 많은 26.4%가 꼽은 금융투자 걸림돌은 저금리였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금리가 소폭 조정돼도 최근 계속된 저금리 기조를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불안정한 환율(6.3%)과 세금(2.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불안 요소 탓에 실제로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안정성(61.5%)을 꼽은 자산가 비율은 수익성(28.2%)의 두 배를 넘었다. 기대수익률도 연 4% 미만이 46%로 가장 많았고 연 7% 이상은 14.3%에 그쳤다. 선호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달러와 원자재에 이어 기준금리보다 고작 1%포인트 높은 예·적금(16.7%)이 꼽힌 것에도 자산가들의 안정추구 성향이 잘 드러난다. 특히 달러 강세와 동시에 원자재에도 베팅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자산가들이 투자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리스크 분산 전략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가 연말에 주춤해질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원자재 자산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지여옥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PB팀장은 “하반기 달러값이 꺾일 때를 대비해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에 대한 투자를 미리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SK이노베이션의 베트남 원유시추



▶자산가들 “기준금리 1.5%… 코스피 2000~2100” 전망

미 연준이 금리 인상과 관련해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자산가들은 한국은행이 섣불리 미국과의 금리 커플링(동조화) 상황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내 기준금리 전망에 관한 질문에 자산가 중 가장 많은 48.9%가 ‘1.5%로 인상’을 꼽았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가 1.25%고 통상 한번에 0.25%포인트씩 증감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단 한차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는 뜻이다.

‘현 수준(1.25%)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자산가는 17.8%로 두 번째로 많았고 ‘1.75%로 인상(14.9%)’, ‘2% 초과로 인상(6.9%)’ 등이 그 뒤를 이어 전반적으로 소폭 인상 혹은 현상 유지를 점친 의견이 다수였다. 미국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부담과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한 전망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문가들의 관측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산투자의 핵심 지표인 코스피지수는 현상유지를 내다본 시각이 많았지만, 소폭 하락을 예상한 답변도 만만치 않았다. 올해 국내 증시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서 ‘2000~2100’을 꼽은 응답은 가장 많은 37.4%로, 3년 만에 2000선을 회복한 지난해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1900~2000’이라고 예측한 자산가도 28.2%에 달했고, ‘1800~1900’선까지 떨어지리라 본 대답도 10.3%나 나왔다. ‘2100~2200’은 9.8%, ‘2200 이상’은 2.3%에 그쳤다. 앞선 질문에서 해외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도 이처럼 자산가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다소 어둡게 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부동산 사랑’은 이번 설문에 참여한 자산가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이 몇 대 몇’인지를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2.3%가 8 대 2(부동산 대 금융자산)를 꼽았다.


고준석 센터장은 “저금리 기조 탓에 금융투자보다는 강남권 분양 아파트나 중소형 빌딩 등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한 자산가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규모는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가 39.7%로 가장 많았는데, 이 금액은 강남권 20·30평 아파트 매매가~서울 꼬마 빌딩 1채 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에 종사하거나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가계 월소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최다인 35.1%가 ‘1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라고 대답했다.

[김태성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7호 (2017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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