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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늪에서 피어날 연꽃기업들
2017 Leading Company
기사입력 2017.02.23 16: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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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절벽·공포’ 근 몇 년간 세계 경제상황을 표현하는 수사들은 그야말로 암울했다. 저성장의 칼바람에 꺼져가는 경제 ‘화로(火爐)’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개별 국가들이 불쏘시개로 꺼내들고 있는 두 가지는 보호무역주의와 양적완화다. 수출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춘 한국경제의 큰 장애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러 가지 대내외 위기상황에 2% 저성장에 갇힌 한국경제는 소위 ‘늪’에 비유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늪에서도 연꽃은 피어나기 마련이다. 위기 속에서 희망이 되어줄 2017 한국경제를 이끌 연꽃기업들을 꼽아봤다.



■ 글로벌 No.1 입지 굳힌 수출기업 주목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반도체다. 먼저 리딩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조원을 돌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반도체가 견인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에 올린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49.84%, 지난 분기에 비해선 76.92%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3세대 반도체인 48단 3D 낸드(NAND)플래시와 D램(DRAM) 등의 수요증가와 가격 급등이 맞물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4조원 중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분기 100억원 흑자에 그쳤던 스마트폰 정보통신·모바일(IM) 부문도 ‘갤럭시 노트7 쇼크’를 딛고 다시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OLED가 돋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D램 분야는 비트그로스(bit growth)보다는 ASP 프리미엄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D램 영업이익률이 40% 중반에 이를 전망이며 낸드는 3D 낸드에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아우디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되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飛上

▷환율 상승·메모리 가격 안정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가동예정인 삼성전자의 평택공장(18라인)을 통해 수출물량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분기 시장예상치(영업이익 1조290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적향상을 바탕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월 20일 SK하이닉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S&P측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D램 시장 내 양호한 지위를 바탕으로 앞으로 1∼2년 동안 우수한 영업수익성과 안정적인 재무지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D램 시장 재편과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의 영업실적 변동성도 과거 대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고객사 신제품 출시효과 및 IT 수요 호조에 따른 D램 및 낸드 플래시메모리 출하량 증가 등으로 가시적인 실적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양 사는 반도체 산업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의 협력에도 나선다. 2월 양사를 주축으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반도체성장펀드’가 출범된다. 지난해 10월 27일 체결한 반도체성장펀드 조성 협약(MOU)대로 설 전에 본 계약을 체결한다. 출자금은 삼성전자 500억원, SK하이닉스 250억원이다. 펀드 조성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다. 2000억원은 중소 반도체 설계·제조·장비·소재·부품 기업, 소프트웨어 기업,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봇·드론 등 반도체를 응용한 미래 신성장 분야 등에 투자한다.



▶최대실적 정유4사 ‘방긋’

▷석유화학도 기대감 높여

정유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최고의 해를 보냈다. 고유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2011년의 기록을 넘어 영업이익 7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는 원유 수출국의 감산 합의와 정제 마진의 회복세,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 등 대외적인 변수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중장기적으로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실적 개선이 ‘기저 효과’로 작용하면서 올해는 이익이 큰 폭으로 늘긴 어려운 게 현실이나 버팀목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유가의 하방 경직성이 커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석탄과 에탄가스 가격 상승으로 올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탄 가격 상승은 중국 화학업체에 악재다. 중국 화학업체들은 주로 석탄을 기반으로 화학제품을 만든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환경오염 문제로 석탄 생산을 제한하면서 석탄값이 뛰었다. 그 결과 중국 화학사들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졌다. 반대로 국내 화학사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국내 화학사들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나프타로 화학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 업체보다 원가 경쟁력이 커졌다.

에탄가스 가격 상승 등으로 국내 화학사들도 호재를 맞았다. 국내 화학사들이 지난해 중국과 미국 업체의 고전으로 반사이익을 누린 가운데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익이 커졌다. 올해도 제품 수요가 받쳐준다면 호황을 누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빅3는 지난해 사상 5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특히 순수 석유화학 업체인 롯데케미칼이 올해도 가장 안정적인 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휴 없이 늘어나는 승객들”

▷저비용 항공사 고공비행

지난해 1억 명의 여객자 수를 돌파한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올 한 해도 기대감을 높인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내를 찾는 해외 여행객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우려가 큰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세가 멈추고 일본노선의 고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유가상승의 우려가 있어 지난해와 같은 높은 수익을 올리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상존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여객수송량 및 화물수송량 증가율이 개선된 점이 확인되었다”며 “무엇보다 6년 만에 의미 있는 수요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화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의 호황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기업들은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LCC)들이란 의견들이 많다. LCC의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20.4%를 기록하며 20%를 돌파한 이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5명 중 1명 이상이 저비용 항공사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LCC의 노선 및 운항편이 증가하며 저렴한 항공편 공급이 늘어나면서 ‘항공업계 비수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U와 신한은행은 최근 제휴를 통해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편의점에서 통장·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통업 불황에 나 홀로 성장

▷지금은 ‘편의점 시대’

긴 불황에 유통업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도 굳건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업종은 바로 편의점이다. 지난해 3만 점을 뛰어넘는 출점 성적표를 보이면서 급성장한 편의점이 올해는 4만 점 시대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전국에 있는 동네 구멍가게 6만~7만 개 중 절반만 편의점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4만여 개 안팎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를 이끌고 있는 양 사는 지난해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했다. CU에 이어 GS25가 단일 점포 1만 호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지난해 20조원대에 육박한 매출액은 2020년에는 28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각 사들의 PB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세븐일레븐과 GS25의 경우 지난해 기준 담배 매출을 제외한 전체 매출에서 PB매출 비중이 35%대를 돌파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자체상표브랜드의 확대 경쟁이 산업전반에 긍정적인 역할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편의점 업계 전문가는 “향후 같은 품목이라도 지역상권 특성에 맞게 편의점마다 다른 제품이 출시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4만 점 시대를 맞을 편의점 업계는 올해 식음료 판매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넘어선 새로운 서비스 경쟁이 예상된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7호 (2017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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