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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제재 풀리자 알리바바 한국서 대규모 설명회-中 전자상거래업체도 한국 시장 잇단 공략
기사입력 2018.07.03 11: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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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와 한국무역협회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알리바바 그룹 신유통 및 한국 핵심사업 전략 세미나 및 상담회’를 개최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논란으로 한중 관계가 경색된 이후 국내에서 ‘정중동’했던 알리바바 등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최근 눈에 띄게 움직이고 있다. 사드 해제 시기에 맞춰 국내에서 대규모 설명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국내 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 물색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들이 국내 시장을 향한 적극적 공략에 앞서 몸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 중국의 한 전자상거래업체가 개최한 설명회를 듣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꽉 찼다.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다. 참석자들은 연사들의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울였고, 보조 자료로 활용된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바뀔 때마다 자신들의 휴대폰에 담기 바빴다.

이날 이곳에서 설명회를 연 회사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거인의 설명회에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한국 설명회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날 풍경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알리바바는 2014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을 뿐, 아직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알리바바가 국내에서 어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지 초미의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런데 알리바바가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논란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가 풀리기 시작한 직후 한국서 대규모 설명회를 가진 것이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는 알리바바 글로벌 사업 그룹 및 핵심 계열사인 티몰, 티몰 글로벌, 타오바오 글로벌, 알리바바닷컴, 플리기, 알리바바 클라우드 및 앤트 파이낸셜 등 본사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행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알리바바 韓 설명회에 천여 명 참석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동닷컴도 최근 ‘한국’ 시장을 향해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달 징동닷컴은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와 함께 역직구 플랫폼인 ‘징동월드와이드’에 한국전문관을 구축했는데, 징동닷컴과 알리바바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정식 오픈에 앞서 진행된 프로모션 결과 11번가 전문관 팔로워수가 2만8000명을 훌쩍 넘는 등 인기몰이를 했다.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소분조라는 전자상거래업체는 평택에 물류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전용 물류단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분조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신흥 강자로, 2014년 설립된 후 4년 만에 매출이 10조원을 넘길 정도로 급성장하는 회사다. 알리바바, 징동닷컴의 플랫폼이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면 소분조는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소분조가 내세우는 것은 “플랫폼 중의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소분조 플랫폼을 이용하면 이베이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의 75개 사이트와 연결된다. 소분조 아이디 하나면 이 사이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지역으로 따지면 45개 지역이 소분조 플랫폼에 의해서 커버된다. 소분조 전략의 기저에는 시진핑 주석의 대표 정책인 일대일로가 깔려 있다. 소분조의 유통망이 일대일로 길과 같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분조는 러시아 아랍에미레이트 바레인 호주 미국 영국 5개국에 해외 영업센터를 운영 중이다.

평택에 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은 소분조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더 힘을 실기 위함이다. 6월 말께 실무진이 평택 현지를 방문에 최종 투자 전 마지막 실사를 할 예정이다. 평택은 알리바바와도 연관이 있는 곳이었다. 경기평택항만공사가 평택항 일대에서 ‘중국 알리바바 O2O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무산됐다.

中 업체, 평택에 물류기지 조성 움직임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상품들을 중국 및 전 세계에 판매토록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와 징동닷컴은 중국내에서 한국 기업들의 상품 판매를 돕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소분조는 국내기업들의 전 세계 유통망을 자처하고 나섰다.

실제 엔젤 자오 알리바바 그룹 부회장 겸 알리바바 글로벌 사업 그룹 사장은 설명회에서 중국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대해 언급하며, “알리바바 그룹은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지원해 왔다”면서 “당사의 핵심 전략인 신유통, 포괄적 수입 및 세계화 전략을 기반으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해 한국 기업이 중국 온오프라인 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형권 알리바바 그룹 한국 총괄 대표도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알리바바의 비전”이라면서 “이번 행사가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알빈 리우 알리바바 그룹 티몰 수출입사업 총괄 대표는 ‘옴니 채널 솔루션’을 선보이며 한국 기업이 중국 온오프라인 시장에 보다 효율적으로 진출할 수는 방법을 소개하고 “온라인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뿐만 아니라 새로 론칭한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허마셴성과 같은 오프라인 상점에도 수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분조 측은 “물류단지 조성은 단순히 상품 보관 용도로만 활용되지 않는다”면서 “한국 중소기업들의 상품의 글로벌 판매의 전초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의 국내 행보와 관련한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어도 되지만 일각에서는 그 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 제품의 중국 내 인기도 여전하고, 한류에 힘입은 우리 상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여전해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과 국내 업체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단순히 우리 기업을 돕기 위해서 이들이 먼저 손을 내밀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우리에게 ‘선의’를 베푸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약 110조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장이 계속 커 나간다면 중국 업체들로서는 아무래도 직접 진출하는 것이 수익적인 면에서는 나을 수 있다. 물론 시장 자체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만일 이익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직접 공략을 꾀한다면 그 이유는 뭘까. 답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석권을 노리는 중국 업체들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알리바바 그룹 엔젤 자오 부회장이 알리바바의 핵심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성장세 지속하는 韓 시장은 여전히 관심

알리바바의 경우 동남아 시장에서 아마존과 맞붙는 등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패권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간의 글로벌 전장이 곧 우리를 포함해 동아시아로 옮겨올 가능성은 항상 상존한다. 이럴 경우 첨단 IT 기술을 바탕으로 탄탄한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때문에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알리바바 등의 움직임은 여전히 초미의 관심이다. 거대 자본과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이용에 필수적인 결제 시장까지 동반 한국 진출에 성공한다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에 닥칠 위기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나친 ‘기우’라고 말하는 이들도 꽤 된다.

이미 직구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또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사용되는 결제수단의 경우 삼성페이 등 편리한 수단이 많아 알리바바의 결제 수단인 알리페이가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들어올 여지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국내 상위권 전자상거래업체의 한 관계자는 “만일 몇 년 전에 알리바바가 알리페이를 앞세워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알리페이는 중국 국내에서만 파워풀할 뿐, 이미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우리가 탄탄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자상거래의 특성상 현지 정식 진출은 크게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중국 업체들이 굳이 자국의 서비스 수단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 보다는 자국 내수 시장을 겨냥해 한국 업체들을 유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업체의 경우 각 전자상거래 업체 플랫폼마다 자체 ‘페이 서비스’를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 안착했다는 평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페이, 신세계는 SSG페이, 롯데그룹은 엘페이 등이 있으며, 사용 빈도도 급증하고 있다.

韓 전자상거래 업체 기반 탄탄

中 업체 쉽게 진입 못 노려

지난해 말 기준 ‘스마일페이’의 경우 누적 거래액은 업계 추정으로 10조원에 달한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이베이코리아 플랫폼 전체 결제 건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형권 대표가 이번 코엑스 설명회에서 “가맹점 확충을 위한 마케팅을 (여전히) 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의미심장하다.

알리바바가 만든 알리페이가 국내에 처음 진출했을 때, 국내 쇼핑몰과 결제 서비업체들과의 제휴 혹은 인수를 통해 코리안페이를 만드는 등 직접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움직임은 그동안 없었다. 그동안 한국서 알리 페이의 타깃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그 와중에 알리페이는 꾸준히 가맹점 확충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렸다. 국내 편의점 2만여 곳에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가 하면, 카카오 등과 손을 잡고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데도 주력해 왔다.
당시 이를 놓고 결국 간편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습관의 문제인 만큼 알리바바가 우리의 결제패턴을 바꾸기 위해 장기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정 대표의 “가맹점 확충” 발언은 ‘알리바바의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장기적인 숨은 전략’이 있다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둘러싼 중국 업체들의 공습은 언제든 본격화할 수 있는 것이다.

[문수인 기자 사진 알리바바그룹 제공]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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