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Part Ⅲ | 베트남 공모주에 꽂힌 강남 큰손들 베트남 IPO사모펀드 줄줄이 조기매진
기사입력 2017.05.04 10:55:5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무섭게 성장하는 베트남 증시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기업공개(IPO) 시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내년까지 20조원의 IPO가 예정된 베트남에서 ‘제2의 비나밀크’를 찾아 대박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나밀크는 상장 이후 주가가 80배나 오른 베트남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베트남 공기업의 가장 성공적인 IPO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상장만 했다 하면 줄줄이 대박이 터지는 덕에 한동안 잠잠해졌던 공모주 펀드의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올 들어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가 잇따라 설정되고 있는데 ‘위험’은 크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사모펀드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다. 최근 설정된 베트남 IPO 사모펀드는 일주일 만에 127억원어치가 팔려 나가 조기 마감됐을 정도다.



▶“제2의 비나밀크 찾아라” 투자자 몰려

지난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를 개시한 ‘KB베트남IPO전문투자형 사모K-1호펀드’의 2호와 3호는 일주일 만에 각각 45억원, 82억원씩 총 127억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주말을 제외하면 영업일 기준 5일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그것도 사모펀드에 이만큼의 자금이 몰린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3호의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약 이틀 만에 모였다. 이 펀드를 판매한 삼성증권 관계자는 “너무 일찍 완판되는 바람에 투자금을 넣지 못해 아쉬워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3년 만기 폐쇄형으로 베트남 신규 IPO종목에 투자하는 드래곤캐피탈의 ‘DC알파인베스트먼트펀드’에 일정 비중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나머지는 베트남 국채 등에 직접 투자한다. 설정 이후 2년간 신규 IPO종목에 투자한 뒤 만기 3년 이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지난 1994년 설립된 드래곤 캐피탈은 운용자산(AUM)만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다. 베트남 시장을 눈여겨본 유진투자증권이 드래곤캐피탈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국내에 상품 출시를 타진했고, 이에 개인투자자용 펀드는 KB자산운용과 기관투자가용 펀드는 유진자산운용과 출시하게 됐다.

베트남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전부터 뜨거웠다. 작년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가 도입된 이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국가도 베트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2월 말 도입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가입금액은 1조824억원(올해 1월 말 기준)이다. 이 중 베트남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인 1709억원이 유입됐다. 투자자들의 약 15%가 베트남을 선택한 셈이다.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도입 이후 설정된 베트남 펀드들 가운데선 작년 4월 출시된 유리자산운용(이하 유리운용)의 ‘유리베트남알파펀드’ 환노출형이 설정 이후 수익률 17.4%(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23일 기준)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의 설정규모는 약 450억원으로 베트남의 ‘조인트스톡커머셜뱅크’, ‘페트로리멕스 가스’, ‘호아 팻 그룹’ 등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베트남은 연 6~7%의 지속적인 높은 경제성장률과 젊은 인구구조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장이다. 베트남 증시는 2012년 이후 박스권에서 벗어나 5년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증시 대표지수인 VN지수의 상승률은 5년 누적 약 50%, 작년 15%에 이른다.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데다 환율이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점,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고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있는 점, 외국인 투자 한도가 점차 완화되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베트남 증시가 10년 만에 최고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줄이어 내놓고 있다. 탕우옹 매뉴라이프자산운용 연구원은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하고 제조업이 강세를 보이면서 베트남 경제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 증시 전망 역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2년간 베트남 IPO 시장 180억달러

베트남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 및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250개 공기업이 민영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2년간 베트남 IPO 시장 규모만 180억불(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 평균 10조원 규모의 공모시장이 열리는 것인데, 하노이와 호치민 증시의 시가총액이 약 80조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실제로 호치민 거래소는 요즘 ‘IPO 대박’ 열기에 휩싸여 있다. 상장했다 하면 연일 상한가다. ‘사이공 맥주’를 만드는 사베코(SABECO)는 작년 말 상장 첫날 주가가 상한선인 20%까지 올랐고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상장한 베트남 저가 항공사 비엣젯항공 역시 상장 첫날 주가가 상한선까지 상승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베트남 최대 주유소업체인 ‘PV오일’과 종합상사인 ‘사트라’ 등 공기업들이 줄줄이 IPO에 나설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베트남은 국영기업이나 소수 민간기업이 독과점 체제를 유지해 온 경우가 많은데, 이런 우량 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며 “이 우량 기업들은 베트남 경제 기반이 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기업공개를 실시한 기업은 20영업일 이내 상장을 완료하도록 하는 등 상장 절차를 구체화하면서 공모주에 투자할 만한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베트남 IPO 종목들의 대박 행진은 무엇보다도 ‘시장가 대비 저렴한 공모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베트남에서는 공모주 청약 시 높은 가격을 써낸 순으로 물량을 배정하는 더치 옥션 방식이 사용된다. 기관투자가들이 써낸 공모가가 주로 장부가 근처에서 형성돼 시장 상황이나 정책 이슈에 따라 과열되는 일반 주식에 비해 싸다는 평가다.

이상환 유진투자증권 해외사업팀 차장은 “현재 베트남 상장사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평균 2.1배인데, 2014년 이후 IPO를 실시한 기업들의 공모가 기준 PBR은 평균 1~1.5배 사이였다”며 “베트남 정부가 자국의 취약한 자본시장 기반을 감안해 공모가를 시장가 대비 싸게 내놓는 편”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 베트남공모주펀드 속속 출시

이런 이유로 최근 베트남 공모주펀드 설정이 늘어나고 있다. 유리자산운용은 작년 출시한 알파펀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국내 최초로 베트남 공모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유리베트남공모주펀드’를 선보였다. 자산의 50%는 우리나라 국공채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고 나머지 자산은 베트남 국공채와 베트남 공모주에 절반씩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설계했다. 유리운용은 이 펀드를 통해 ‘베트남 투자 명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아직은 설정 초기여서 수익률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주요 베트남 공모주들을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하는 2분기 이후부터는 수익률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현철 유리운용 대표는 “베트남은 아직 기업회계와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 등에서 선진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현지 사정을 잘 알고 기업의 깊숙한 부분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야만 좋은 종목을 골라낼 수 있어 이런 역량을 갖춘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베트남은 젊은 노동 인구가 많은데 비해 인건비가 싸고, 국민들의 교육열이 높은 역동적인 국가”라며 “국내 투자자들은 베트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윳돈을 갖고 있는 고액 자산가들도 베트남IPO 시장을 주목하면서 사모펀드 설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모펀드보다 설정이 간편한 데다 높은 위험을 감수한 적극적인 투자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IPO 사모펀드들의 기대 수익률은 보통 연평균 20~30%다. 대신 환노출형이어서 베트남 동(VND)화 가치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작년 하반기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베트남 특화 자산운용사인 피데스자산운용이 선제적으로 베트남 IPO 펀드를 선보였다. 베트남 국채와 공모주에 투자하는 ‘피데스 신머이 B&I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은 4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베트남 공모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UPCoM(Unlisted Public Companies Market)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고, 향후 호치민·하노이 거래소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주로 투자할 예정이다. UPCoM은 호치민·하노이 거래소 상장 전 단계 시장으로, 베트남은 정식 상장 전 UPCoM에 먼저 상장시켜 일정 시간과 요건이 충족된 후에 정식 상장시킨다. 최근에는 베트남 에어라인 등 시총 10위권의 기업들이 UPCoM에 상장됐다.


다만 환 변동성에 따라 공모주 투자로 얻은 수익이 줄어들거나 손실까지 입을 수 있어 환율의 방향을 신중히 살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베트남 투자 시에는 원달러 환율과 동달러 환율 모두가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환위험 노출이 크다고 지적한다. 장순모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 부장은 “원, 달러, 동 세 가지 통화를 모두 환헤지할 경우 수수료가 너무 비싸지기 때문에 펀드에 따라 부분적으로 환헤지를 하거나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 시 어떤 환헤지 전략이 사용되는지 충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혜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0호 (2017년 05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UXURY SMART BUSAN

Part Ⅱ | Global 부산

Part Ⅲ | Smart 부산

'둘째임신' 박수진, 배용준이 반한 '청순+우아美'

연남동·망리단길·서촌 다음은? 서울 라이징 상권 BEST 7 Big Data Analysis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