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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과 고금리 동시에 잡는 달러투자 한국기업 외화채권, 시중은행 달러채권 어때요
기사입력 2019.02.08 10: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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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는 대표적 안전자산이었다. IMF 위기 때도 1달러가 1960원까지 올랐고 미국발 금융위기 때도 1달러가 1560원까지 오르면서 어김없이 달러 자산의 몸값은 폭등했다. 올해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식시장이 맥을 못 추었을 때 달러만은 안전자산으로서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 경기가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안전자산=달러’라는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됐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연방정부 셧다운 등 여러 이슈로 인해 달러화 가치는 하락 추세다. 대신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됐다. 앞으로도 한동안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량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M2 통화량 공급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4.5%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8년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며 “2016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었던 통화량 증가율 하락 움직임이 종료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늘어나면 통화가치 약세를 보이게 되므로 달러가치 하락이 추가 예고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제 달러 보유는 실효성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지난해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 자산의 매력은 더 커졌다. 지금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주춤해져 강달러가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기준 금리로 따지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더 높다.

단지 환투자로서의 달러의 효용만 불안정해졌을 뿐 달러화로 표시되고 미국 이자를 주는 달러 자산의 효용은 더욱 올라간 것이다. 자산 다변화 측면에서도 달러는 1순위로 담아야 할 외국 통화다. 어차피 장기투자 시 환율 효과는 상쇄되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달러 투자를 하는 편이 낫다.

달러투자라면 막연히 원화를 환전해 달러를 예금에 넣어두는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미국 국채, 미국 회사채, 외국계은행의 달러예금, 생명보험사의 달러 연금보험, KP물 등 다양한 투자대상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자금과 투자기간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이자 생각하면 국내은행 달러예금보다 해외은행 달러예금

달러 가치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이 때 달러를 담아야 할 첫 번째 이유는 이자 때문이다. 2017년 말 기준 한국의 외환예금 잔고는 830억원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중 80%가 달러일 정도로 기업, 개인 모두 달러 보유는 늘어나고 있다. 다만 그동안 달러 보유의 목적은 해외 투자였지 금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러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더 높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달러화 표시 발행어음의 이자는 연간 3.5%였다. 지금까지 나왔던 국내 발행어음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국보다 낮은 금리는 점차 고착화되고 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2.7242%라면 한국 10년 국채 금리는 1.982%다(1월17일 기준). 당연히 달러 예금 금리와 원화 예금 금리도 0.5%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물론 지금 2% 초반 대 외화예금 시장만 보면 달러예금 금리가 높다는 것을 실감 못할 수도 있다. 아직도 국내 은행의 달러예금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보다 훨씬 낮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2.5% 정도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IT기업 애플이나 아마존이 발행한 회사채보다 국내 은행 금리가 낮은 셈이다.

국내은행이 아니라 외국계 은행이 제공하는 달러예금도 고려해볼 만하다. 최소가입금액이 높기는 하지만 이자가 보통 1%포인트 가량 더 높기 때문이다. 달러예금을 내놓는 중국교통은행 등은 오히려 총자산과 시가총액 면에서 국내 5대 금융지주보다 우위에 있다. 외국계 은행이 제공하는 달러예금은 증권사 고객창구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대부분 3만달러가 넘는 외국계은행의 달러예금 최소 가입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보험사가 내놓은 장기 달러 연금보험도 고려할 만하다. 지난해 AIA생명이 내놓은 골든 타임 연금보험은 10년간 연 3.81%의 확정금리를 제시해 향후 금리가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에겐 괜찮은 상품이었다. 최소 가입금액은 1만5000달러로 거취도 달러로 하고 매달 달러로 이자를 수령한다. 생명보험사 상품이지만 질병관련 심사가 없고 예금자 보호가 되는 금융상품이다.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있으니 10년 만기의 상품이기 때문에 자금을 장기로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입할 만하다.



▶안전성, 수익성 다 잡는 미국 국채

미국 채권은 불확실성시대의 안전자산이면서도 금 같은 실물자산과는 달리 이자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이다.

채권투자는 보유기간에 따라 결국 이자 수익에 수렴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고 기피할 것이 아니라 자본차익이 아닌 안정된 이자 수익확보 차원에서 채권투자를 준비할 때다.

금리 역전은 상당기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을 보면 이미 지난해에도 미국 성장률이 한국 성장률을 능가했다. 한국 경제의 빠른 고령화와 경상수지 흑자 역시 저금리로 귀결된다. 지금 국내 채권발행은 줄어들고 있는데 기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되면서 시장 금리는 낮아지는 추세다.

미국의 채권시장은 한국 채권시장보다 27배 크다. 2017년 채권 발행 잔액 기준으로 미국은 41조달러인데 한국 채권시장은 1조5000억달러다. 또한 국내 회사채 만기는 단기에 집중되어 있지만 미국 회사채는 다양한 만기와 등급으로 구성돼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채권팀장은 “미국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예탁결제원에 2018년 등록발행된 달러표시채권은 그 2017년 대비 61.1%나 증가했다”며 “특히 주식이나 금, 원유 등 다른 위험선호 자산과 상관성이 낮아 함께 투자할 경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올해 특히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달러채권은 국내채권 대비 최저매매 단위가 크고 환전, 세제 등 관련 매매절차도 복잡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투자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러채권의 상품성에 주목하고 증권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달러채권과 관련된 지점현장의 다양한 고객 필요에 대해 종합적으로 안내하고 원스톱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달러 채권 전담데스크를 설치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전담데스크 신설과 함께 미국국채의 투자저변 확대를 위해 최소매매 단위도 업계 최저수준인 미화 1만달러로(약 1100만원) 낮췄다. 이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펀드당 평균 잔고인 1000만~2000만원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투자자들이 원할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쉽게 매도해 현금화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켓메이킹을 제공한다. 마켓메이킹이란 채권을 매수한 고객이 다시 팔고 싶을 때 판매사에서 이를 합리적 시장가격에 적극적으로 매수해 주는 서비스이다. 삼성증권은 미국국채의 국내 매매규모가 크지 않아 투자자들이 시장가격에 근접한 매매가 쉽지 않다는 불편함이 이런 마켓메이킹을 통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담데스크를 통해 최대한 실시간 시세에 가까운 가격으로 달러채권 호가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하게 매매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증권 채권상품팀 고영준 팀장은 “달러채권 전담데스크는 높아지는 고객들의 달러채권에 대한 관심에 맞춰 투자저변을 확대할 수 있도록 채권라인업 다양화와 함께 거래 편의성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투자고객이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환매할 필요 없이 필요자금을 활용 할 수 있는 우량 달러채권 담보대출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오가고 있다.



▶국내 기업 발행하는 달러 KP도 눈여겨볼만

미국 기준 이자율을 제공하는 한국계 외화채권(Korea Paper, 이하 KP물)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최소 가입금액이 20만 달러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이 아니고서는 쉽게 투자하지 못하는 금융상품이지만 우량 회사채이면서도 4~5% 금리를 제시한다는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KP물은 한국기업이 달러 등 외화 조달을 위해서 외국환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가령 달러 KP는 달러를 통해 미국 금리를 기준으로 쿠폰(이자)가 지급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미 국채의 경우는 1만달러 이상이면 투자가 가능하지만 KP물은 20만달러 이상이어야 투자를 할 수 있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저위험, 중수익을 찾는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센터장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채권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데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특히 KP물은 높은 수익도 얻으면서도 안정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투자상품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높은 상황이라 KP물 금리가 한국에서 발행하는 회사채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미국 금리 인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으로 미국 채권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국내 회사들로선 투자자들에게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미국에서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달러채권(신종자본증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회사들이 낯설지 않은 투자자라면 미국 회사들이 발행하는 크레디트물도 고려해 볼만 하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1분기에는 안정적이면서도 이자 수익이 높은 단기 크레디트의 매력이 높아진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가운데 주요 투자등급 달러채권 금리가 동일 만기의 원화 채권 금리보다 100~150bp 높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는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축소된 시점에서 중장기 채권보다는 가격 변동성이 적은 만기 2~3년 정도의 단기 채권을 추천했다. 장기금리가 지금은 과도하게 내려간 상황이라 금리 측면에서 향후 가격 변동성 측면에서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가들은 아시아 국가의 우량 단기 달러표시 채권(KP포함), 미 국채 2년물이 위험분산 효과와 더불어 변동성 대비 수익률 기준으로 가장 선호될 투자대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리 측면에서 보면 달러 크레디트물도 괜찮다. 블룸버그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회사채 AA등급의 10년 신용스프레드는 98bp(1월 8일 기준)로 다른 똑같은 등급의 한국 회사채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회사채 A등급 10년이 120bp이고 미국 회사채 BBB등급 10년물이 187bp다.



▶단기자금 투자자라면 RP

높은 이자율을 원하는 장기 투자자가 아닌, 수중의 달러를 최대한 잘 굴리고 싶은 사람은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를 택하면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1월 기준으로 RP금리를 인상해 단 하루만 맡겨도 연 1.50% 금리를 제공한다.
기간에 따라 1주일 연 2.00%, 3개월 연 2.15%, 180일 이상 연 2.30%의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원화채권을 편입한 달러RP를 출시하는 등 독점적 상품 공급으로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RP운용부 이호종 차장은 “달러RP는 외화자금 운용을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안정성과 고금리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제공하는 상품”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고객들에게 높아진 금리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제림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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