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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늪에서 피어나는 연꽃기업] (1) 홈쇼핑서 줄줄이 히트친 이동열 팩토리얼 대표 | 이영애 리파캐럿·싸이 안면 근육운동기, 중기제품 발굴해 대박낸 ‘유통의 신’
기사입력 2019.02.01 14:45:58 | 최종수정 2019.02.07 16: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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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많은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적자에 허덕이며 한계기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수출 활로를 찾아보려 했던 중소 제조업체들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혁신성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해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그들의 노하우와 성장스토리는 많은 기업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 호를 시작으로 저성장 늪에서 피어나는 연꽃기업들을 들여다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동열 팩토리얼·코리아테크 대표

‘이영애의 리파캐럿’ ‘싸이의 파오’ ‘김상중의 이지케이(easy-K)’

세상에 없던 굵직굵직한 히트상품을 선보이며 중소기업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남자가 있다. 지금은 업계 유명인사가 됐지만 시작은 1998년 서울 종로 3가의 노점상이었다. 유리창청소기 등 청소용품을 노상에서 시연하며 제품을 판매하던 20대 청년은 20년이 흐른 지금 ‘코리아테크’와 ‘팩토리얼’ 두 회사를 창업해 합산매출 1800억원, 총영업이익률이 30%를 훌쩍 넘어서는 알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동열 코리아테크·팩토리얼 대표는 노점에서 체득한 장사기술과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내는 혜안을 통해 공장 하나 없이 밀리언셀러 제품을 여럿 탄생시켰다. ‘뜰 만한’ 중소기업제품 발굴해 장기투자

이동열 대표는 주로 해외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들여오는 ‘코리아테크’와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발굴해 유통하는 ‘팩토리얼’ 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빛을 본 쪽은 코리아테크다. 전 세계 에 1000만 개가 팔려나간 ‘리파’를 당시 일본의 중소기업이었던 MTG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며 사세는 급격하게 커졌다. 이 대표는 일본 신주쿠에 있는 이세탄 백화점에서 ‘리파’를 처음 체험한 당시 첫눈에 대박 가능성을 봤다. 그러나 제품 수입까지는 험난했다. 내부 직원들의 강력한 반대도 있었다. 리파가 처음 판매된 2013년도만 해도 국내에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삼고초려 끝에 들여온 리파는 결국 성공을 거뒀고 이전까지 소다스트림 등 국내에 주방·생활용품을 판매하던 코리아테크는 리파의 성공 이후 ‘뷰티&웰니스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스무 살에 대학이 아닌 취업과 창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창업이라고 하긴 거창하고 장사부터 시작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린 나이에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잖아요? 고된 막노동도 일당이 몇 만원에 불과하잖아요. 장사는 상한제가 없어서 열심히 해서 많이 팔면 그만큼 벌 수 있어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창업 전 세운상가 노점에서 일을 하면서 홈쇼핑처럼 시연을 했다고 하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거나 다 팔았어요.(웃음) 가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거든요. 청소용품, 주방용품 등 될 만한 아이템이면 다 노점에 깔고 시연을 했습니다. ‘좋으니까 사 가세요’ 하는 것보다 직접 유리창을 놓고 닦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만큼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그때 많이 배웠죠.

▶ ‘유통 R&D 전문 기업’을 표방한다고 하셨는데 다소 낯선 개념인데?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하나의 R&D더라고요. 생산에도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판매에 있어서는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죠. 저희가 세상에 제품을 내놓고 성공을 거둔 사례를 보면 제일 먼저 제품의 기능을 학술논문이나 임상을 통해 명확하게 검증하고 그를 바탕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브랜딩과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을 에비던스(근거 제시)와 프로모션이라 생각합니다. 이 순서로 가야 고객들도 제품에 쉽게 접근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을 유통R&D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생소한 개념이라 사업진행에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과거에는 ‘그게 무슨 기술이냐?’ 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희의 기술은 명확합니다. 코리아테크의 테크는 판매기술, 즉 마케팅이죠. 개인적으로도 길을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제가 제조에는 영 소질이 없거든요. 형광등만 바꾸어 끼우려고 해도 고장이 납니다.(웃음) 그렇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져온 판매 분야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습니다.

▶이영애, 싸이, 김상중 등 중소기업으로 빅네임의 셀럽을 통한 광고가 회사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영애 씨는 특히 제게 너무 고마운 분이죠. 처음 리파를 보고 우아한 모습의 이영애 씨가 광고모델로 제격일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 저희 회사매출이 200억원도 안될 때였는데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황당하다며 웃더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이영애 씨가 제품과 저희 진정성을 보시고 6개월 계약을 해주셨습니다. 지금 햇수로 5년째 모델로 활동하고 계신데 평소에도 열심히 사용하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대표님을 찾아오는 기업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네 많이 있습니다.(웃음) 한 달에 20여 차례 정도 진지한 제안을 받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하고 있는 업무가 많아 사실 모두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능력 범위 외의 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어찌 보면 평생을 같이 가야 할 동반자를 만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신중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제품이 성공하는 데 평균적인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보통 제품이 태어나서 성장하는 데까지 적어도 10년이란 시간이 걸린다고 봅니다. 제품의 기능을 보완해야 하는 부분도 많고 마케팅과 R&D 비용도 수십억원이 투입되어야만 장기적인 연속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패한 제품은 없었나요?

▷운 좋게 아직까지 실패한 아이템은 없어요. 다만 진행이 조금 더딘 제품은 있습니다. 파오도 3년 전에는 실패한 아이템이라고 이야기했던 분들이 있었을 겁니다.(웃음) 검토 중에 그만둔 제품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전개한 이후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투자를 시작한 이후에 멈추면 엄청난 손해가 있거든요.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고려해 신중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근거 없이’ 어떤 제품도 판매하지 않는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판매하는 ‘팩토리얼’은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았다. 요실금 치료기 이지케이(Easy-K)는 단일 제품으로만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초음파음식물세척기 이지더블유(Easy-W)도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제품 발굴부터 시장에 내놓기까지 7년이란 준비 기간이 걸렸다. 이 대표는 그 시간 동안 제품의 효능을 입증할 학술논문과 임상실험 등 에비던스(근거 제시)를 만들기 위해 투자했다. ‘근거 없이 어떤 제품도 판매하지 않는다’는 그의 소신 때문이다. 어떤 제품이든 효능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먼저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상품에 맞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과정을 이 대표는 ‘유통 R&D’라고 명명한다.

▶해외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코리아테크에 비해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을 개발해 유통하는 팩토리얼은 상대적으로 빛을 늦게 보고 있는데요?

▷팩토리얼은 준비기간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들을 지원해주고 제품을 보완하고 장기 전략을 짜야 하거든요.

물리적인 시간이 더 필요한 거죠. 팩토리얼도 올해 잘 준비하면 매출 300억 원 정도(2018년 매출액 150억 원)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팩토리얼의) 가는 방향이 만족스럽습니다.

▶본격적으로 학술논문 등 근거 제시를 위해 투자를 시작한 시점은?

▷얼굴근육을 운동시켜주는 파오가 처음입니다. 처음 파오의 기능을 입증하기 위해 대학과 미팅을 가졌을 때 조금 황당해 하시더라고요.(웃음) 제품 기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기간을 두고 몇 년간 체계적으로 임상과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작년에 해외 유력 학술지에 등재됐고 학술발표회도 열었습니다. 3~4년 전까지는 판매량이 제로였다가 이제는 20만 대가량 팔렸으니 효과는 확인한 셈이죠.

▶이지케이는 의료기 특성상 출시와 마케팅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지케이는 여타 치료기가 삽입형인 것과 달리 앉아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남녀 성기능강화 기능을 보고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제품 원리는 골반저근을 수축·이완시켜 소변이 새는 것을 막아주는 것인데, 남성들이 사용하면 전립선운동이 가능하죠. 그런데 자칫 표현상 오해가 있거나 효능에 대한 확실한 입증 전에 세상에 내놓으면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학협력을 통해 요실금 치료 기능 외에 성기능강화에 효능이 있다는 학술논문을 마치고 독일, 미국, 일본 등에 특허를 받는 과정으로 거치니 자연스레 7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소기업은 철저한 준비 없이 해외시장 진출은 실패

▶미중 무역전쟁 대외 악재가 있는데 수출시장에 문제는 없나요?

▷회사 규모가 작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크게 판매량이 줄어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한국산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정말 중요한 제품은 구매하는 것 같아요.

▶오랜 기간 국내 중소업체들을 만나온 경험으로 봤을 때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말 좋은 기술을 위해 10여 년 동안 발전시켜 반열에 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유통과 판매로 풀어내지 못해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준비 없이 제품을 양산했다가 유사품에 밀려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품에 대한 에비던스를 만들면 반대로 보호가 됩니다. 유사품은 사실 그대로 만들 수는 없고 비슷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어설플 수밖에 없거든요.

▶다른 중소기업들에게 어떤 점을 조언하고 계신지요?

▷내수시장을 확실히 다진 후 해외시장에 진출하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내수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은 해외시장에서도 팔립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메커니즘은 비슷한 것 같아요. 저희도 한국에서 성공한 방식 그대로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제품의 기능에 대한 확신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제가 사용해보고 확신이 드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저희 회원분들의 사용 후기도 중요한 참고 자료죠. 그리고 논문을 쓰기 전에 대학과 산학제휴를 통해 파일럿 실험을 먼저 합니다. 무엇보다 금방 시장에 내놓으면 팔리는 제품보다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인지를 봅니다.

▶올해 목표하고 있는 비전은 있을까요?

▷저희는 사실 매출목표가 없습니다. ‘작년에 이만큼 했으니 올해 이만큼 하자’ 그런 것들에 집착하다 보면 탄탄하게 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매출이) 뒤로 가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100년의 기업을 만들자. 우리 모두가 이 회사에서 은퇴를 하더라도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가 물려받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라고 항상 구성원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유통에서 R&D가 필요하다는 점을 성실하게 알리고 발전시킨 사람’ 정도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특히 최고경영자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누구보다 방해가 되는 존재거든요. 저도 언젠가 방해되는 존재가 되는 순간이 오면 미련 없이 떠날 생각입니다. 비록 작은 회사지만 저로 인해서 유지되는 것을 원치 않거든요.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보이면 미련 없이 자리를 내놓을 생각입니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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