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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석 판교에 가면 대표 | 도시의 모든 것을 플랫폼으로 연결 ‘판교에 가면’ 송도·호치민판도 나온다
기사입력 2018.02.02 14: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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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테크노밸리에서 넥타이를 매면 대부분이 임원” “오후 3~4시 사이는 테크노밸리 내 상가에 가장 손님이 없는 시간”

도시공유플랫폼 업체인 ‘판교에 가면’ 박진석 대표가 회사 소개를 하는 도중에 판교 테크노밸리에서만 알 수 있는 일종의 생활의 팁들을 전했다.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정보지만 이방인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정보들이었다. 이는 판교를 제대를 알지 못하면 나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 1년 남짓한 기업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 비결이 여기에 담겨져 있다.

판교에 가면은 판교 테크노밸리 내 모든 것을 연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지역 내 스타트업·중소기업 등 각 기업들, 공공기관, 음식점 등을 서로 연결해 시너지를 내자는 것이 창업 목표다. ‘단순 연결’이 아니라 이들 각자가 가진 고민을 ‘연결’이란 개념을 통해 해결해 보자는 것이 속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을 제대로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서 ‘판교에 가면’은 판교 테크노밸리 내 발품을 파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역 내 기업 1500개를 일일이 방문했고, 이들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음식점 580개의 정보도 모았다. 여기에 추가로 더 정보를 모아 웹사이트로 구축한 것이 ‘판교에 가면’이다. 판교에 가면에 접속하면 지역 내 모든 빌딩 정보는 물론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장 탐방기, 각 기관 및 음식점 정보 등 판교 테크노밸리 내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표는 “기업의 니즈와 음식점의 애로는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서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결국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판교 내 음식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은 주말이면 공동화 현상으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다는 것. “일주일치 임대료를 내고 기업들이 일을 하는 5일 동안만 문을 열고 있는 현실”이 판교 내 상권의 문제점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해법으로 주말에 판교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여는 방안을 생각했다. 볼거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모여들고 소비를 통해 상권이 활성화된다는 생각에서다.

이 일환으로 판교에 가면은 올해 퓨전국악의 스타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신나는 퓨전국악오디션’을 준비 중이다. 특히 판교 지역구 의원인 김병관 의원이 퓨전국악오디션 추진위원장을 맡아 지역 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 8월 예선을 거친 뒤 9월 본선대회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당연히 개최지는 판교 내다. 연극과 콘서트 등도 계속 열어 지역 상권을 위한 유동인구를 유입시키려 하고 있다. 당연히 이미지 제고를 원하는 지역 기업들의 자발적 관심은 커지고 있다. 서로의 문제를 해결해 주다 보니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판교에 가면은 기업 자체 고민 상담 및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박 대표는 “기업들의 니즈는 홍보에서부터 회사 매각까지 다양하지만 작은 규모의 기업들은 이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받기 힘들다”면서 “우리는 홍보, 자문 및 컨설팅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자발적 참여자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홍보·투자·특허·법률 등 각 분야에서 60명의 멘토링단이 꾸려져 있다. 박 대표는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연 비즈니스 매칭데이에서 실제 수출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역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벌써부터 판교에 가면을 벤치마킹해, ‘송도에 가면’, ‘해운대에 가면’ 등 다양한 지역 플랫폼들이 상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와 베트남 ‘호치민에 가면’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들 플랫폼은 각 지역 특성에 맞게 특화될 예정이다. 송도에 가면은 지역의 특성산업인 바이오, R&D(연구개발)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 같은 ‘가면’ 플랫폼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들도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 당일 박 대표는 모 대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를 앞두고 있었다. ‘송도에 가면’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이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월세 문제로 방문했던 건물주가 사업 내용을 보고 투자를 전격 결정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이에 박 대표는 ‘가면 플랫폼’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모델을 마련했다. 사회공익 사업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기업이지만, 그래도 기업은 수익이 나야 영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판교에 가면이 준비 중인 것은 가상화폐에서 개념을 따온 지역 화폐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이다. 판교 소상공인들과 협업해 만든 모바일 선주문, 선결제 솔루션 ‘큐알몬’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역화폐는 큐알몬으로 불리며 상반기께 시범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앱에는 판교테크노밸리 내 580개 음식점 정보가 담겨져 있다.

박 대표는 “큐알몬은 화폐 가치와 등가의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기성 짙은 가상화폐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1몬이 1원의 가치를 지닌다. 그는 지자체에서 지역 복지 명목으로 책정된 상품권을 큐알몬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각 지역에는 지역 안에서 통용되는 지역화폐인 지역 상품권을 유통 중인 곳이 많지만 여기에는 상품권을 발행, 회수 등과 관련해 비용이 수반된다”면서 “큐알몬이란 지역화폐 개념을 적용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없앨 수 있고, 이용자들이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 방식은 블록체인 방식을 이용하게 된다고도 설명했다. 테크노밸리 내에서 시범 사업을 한 이후 만들어질 각 지역 가면 플랫폼에서 큐알몬을 교차 통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도시공유 플랫폼은 기존의 중앙집중식 포털 사이트와 다른 분권화를 지향한다”면서 “각 지역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한 만큼 이 같은 플랫폼이 더 확산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대표가 발품을 팔아 얻게 된 판교 테크노밸리의 숨겨진 정보 한 가지. “판교에서 일하는 임직원 수는 7만5000명으로 이 중 20~30대의 비중이 73%에 달한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넥타이를 매면 임원’이라는 설명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9호 (2018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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