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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브라질 증시 新정부 출범 호재될까…원자재 값 상승에 기대 ‘쑥’ 변동성 커 분산투자 필수
기사입력 2018.12.04 11: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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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에 안개가 걷혔다. 10월 28일 결선 투표에서 브라질 국민은 친 시장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제38대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라 자칭하며 막말을 일삼던 그에게 브라질 국민들이 표를 던진 것은 경제를 비롯한 사회 구조 변화의 열망으로 풀이된다. 13년 동안 좌파 정권의 부정부패와 불안한 경제에 ‘좌파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브라질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함께 요동쳤다. 또한 브라질 대선에는20명에 달하는 후보가 입후보했다. 부패 문제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다른 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해 대선의 향방이 불확실했다.

대선 결과가 불투명한데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금융 불안이라는 외부 악재에 1월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달리던 브라질 증시 역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브라질 증시의 반전 스토리 역시 정치적 이슈와 함께 시작됐다. 지난 9월 브라질 대선 레이스에서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던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은 결국 출마를 포기했고, 보우소나루 후보가 10월 초 대선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나온 10월 8일에는 브라질 증시가 장중 한 때 6%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브라질 증시의 반전은 10월 글로벌 증시의 폭락장에 이룬 성과라 더 두드러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금리 급등 여파로 미국 증시가 휘청이면서 글로벌 증시가 한 달간 몸살을 앓았는데도 브라질 증시는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다우지수(-5.1%), 일본 닛케이(-9.1%), 중국 상하이종합(-7.7%), 러시아 RTS(-5.5%), 우리나라 코스피(-13.4%) 등이 고전한 반면 브라질 증시는 10월 한 달 동안 10.2% 올랐다.



▶바닥 찍은 브라질 증시 향배는 경제 개혁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올해 롤러코스터를 탄 브라질 증시의 향배를 보기 위해서는 연금 개혁 등 새 정부의 경제 개혁 방향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이 원하는 후보는 아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 볼 만하다는 평가다. 최종 당선인이 좌파가 아니라는 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보우소나루의 취임 이후 대선 공약을 잘 실천할지를 관망하는 모양새다.

육군 대위 출신인 보우소나루는 리우데자네이루 시 위원을 거쳐 1991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중앙정치에 진출했다. 그는 연방 하원의원 7선 등의 정치적 경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는 무명(無名)에 가까울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으나 각종 극우 발언으로 SNS에서 인기를 얻었다. 인종·여성 비하 발언 등 잇단 구설수에 오르면서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렸다.

시장에서는 보우소나루를 민족주의 극우파 성향의 정치인이지만 정책적으로 경제·외교 분야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경제성장과 고용 확대를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최대 현안인 연금개혁을 완수해 2020년경에는 재정 수지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의 경제 정책은 자유 경제를 주장하면서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평가다.

보우소나루 취임 이후 브라질 경제 정책은 공공부문 축소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에 재정적 손해를 끼치고 있는 50개의 국영회사를 민영화하거나 폐지 예정인데, 약 150개 공기업 중 40개 기업을 취임 1년 내에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할 경우 약 1조헤알(약 300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정부 소유 부동산 매각, 공무원 감축 등 공공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공공부채 해소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평가와 경제 체질 개선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가 높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8월 국내총생산(GDP)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77.3%를 기록했다는 보고를 내놨다. 7월(77.2%)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중앙은행의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8월 명목 공공부채는 7월보다 374억헤알 증가했다. 총 공공부채는 5조2200억헤알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 개혁이 브라질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연금개혁은 만성적인 재정적자 완화와 투자등급 회복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금개혁이 장기적으로 브라질의 재정을 안정시키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와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도 연금개혁안이 내년 상반기에 연방의회를 통과해야 브라질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되는 시나리오로만 진행된다면 불확실성 해소로 헤알화 환율은 경제 펀더멘탈에 수렴할 것이며 추가 강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도“(단기적으로는) 재정에 따른 부담으로 경제 성장률이 2.5%로 제한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 강세 폭도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에도 우려는 여전

시장 친화적인 경제 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새 정부 출범에도 향후 개혁 정책의 동력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이 존재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연금개혁법안 통과를 위해서 정당간 연합 성공이 중요한데,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이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은 군사정권 지지, 동성결혼 반대 등 시대와 반대되는 정치색으로 극단적으로 양분된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질 북동부의 좌파 지지와 남동부의 우파 지지로 양분된 사회를 통합해 정국 안정을 이뤄야 하는데, 향후 브라질의 당면 과제인 치안 문제 해결을 위한 군 투입, 권위적인 정책으로 되레 정국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의회 기반이 약한 여당의 현실을 감안하면 연금 개혁법안 역시 정당간 연합이 필수적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이 소속된 사회자유당(PSL)은 의석 비중이 겨우 10% 수준으로 중도 진영 정당과의 연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연금 개혁법안 통과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금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상황을 정치권에서 공감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사회자유당(PSL)의 의회 기반이 약하며 노동자당(PT)의 의회기반이 강하다는 점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브라질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연금개혁이 올해 안에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지난 11월 13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도 “연금개혁안이 올해 안에 연방의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애초 방침을 바꿔 내년에 새로 구성되는 연방의회에서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새 정부에서 국정을 총괄하는 정무장관을 맡을 오닉스 로렌조니 연방하원의원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연금개혁안 처리를 내년으로 넘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연방의회에 넘겨졌으나 대선 일정 등을 이유로 표결이 미뤄진 상태다. 보우소나루 당선인 진영에서는 테메르 정부가 마련한 연금개혁안을 ‘누더기’로 표현하면서 새 정부 출범 후 새로운 연금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개혁 의지 역시 인사 정책 등을 면밀히 살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우소나루 당선자가 자유주의 신봉자인 파울로 게데스를 경제 참모로 두고 있지만 과격한 이미지를 완화하기 위한 일시적인 전략인지, 진정한 경제 개혁에 의지가 있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보우소나루 당선자가 게데스를 재무장관에 임명하는 지의 여부가 그의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방법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채권 투자는 유가·원자재 방향이 변수

여의도 일각에서는 브라질 증시와 채권 투자 전략을 세우기에 앞서 원유와 광물자원, 농산물 등 원자재 시장의 방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라질은 ‘자원의 보고’라고 불릴 정도로 풍부한 에너지, 광물자원과 농산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자원인 원유는 세계 10위, 중남미 국가 중 1위이고 철광석 생산량은 세계 2위, 농산물은 세계 3위 수출국이다.

특히 브라질 주요 3대 수출 품목은 대두, 철광석, 석유로 수출의 상당 부분을 원자재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하는 대두는 전체 수출품목 중에서 11.8%, 그 뒤를 이어 철광석이 8.8%, 석유가 7.6%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3대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3%를 차지하고 있어 브라질 헤알화 가치와 증시에 원자재의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은 헤알화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가격을 민감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 채권은 헤알화 환율과 브라질 기준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여기에 연 10% 안팎인 채권이자를 더하면 최종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현지 통화로만 브라질 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탓에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까지 브라질 채권의 잔혹사가 연출된 바 있어 헤알화의 향후 변화 방향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브라질 채권투자 잔액은 8월 말 기준 7조9390억원으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8월 말 기준 수익률로는 -19.2%, 금액으로는 1조원 이상 손실을 봤다. 이후 친시장파 후보 당선에 헤알화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수익률 반등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원자재 중 철광석은 헤알화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이 브라질 주요 수출품목과 헤알화 가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에 따르면 철광석이 0.74로 가장 높으며 석유가 0.71, 대두가 0.65 순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유가가 급락해 연 저점을 형성하면서 헤알화 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지만 철광석 가격 상승이 상쇄 효과를 낳았다.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 하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산유량 감산 반대 등으로 인해 유가하락에 따른 헤알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유가 급락이 헤알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석유는 브라질 수출품목 중에서 3위 수준이지만, 정제 시설 부족으로 인한 석유 수입 물량비중도 7.85%로 수출과 수입이 상쇄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자동차 생산량 증가에 따른 조강 생산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돼 헤알화 가치에 영향력이 큰 철광석 가격 상승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헤알화 가치는 내년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국회의 연금 개혁 법안 통과 가능성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연금 개혁 법안 통과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해소된 이후에는 철강석 가격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브라질 펀드 수익률 좋지만 변동성은 감내 해야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11월 15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브라질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59%,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99%에 달한다. 최근 수익률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 기준으로도 2.5%의 수익을 내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 성과가 가장 좋았다. 중국과 베트남 펀드 등 한 때 잘나간다던 펀드들이 연초 이후 수익률로는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9.54%, 베트남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91%에 달한다.


다만 브라질 펀드는 금융시장의 큰 변동성을 감안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보페스파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0.8배로 2015년 이후 평균인 12배를 하회한다”며 “빠르게 개선되는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증시가 8만8000선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브라질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여타 신흥국 대비 큰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분산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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